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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3화

Author: 고능비
아침 식사를 마친 후 전태윤은 또 카톡으로 하예정에게 1000만 원을 보냈다.

하예정은 이를 확인하더니 냉큼 말했다.

“나 돈 있어요.”

그가 준 생활용 카드만 해도 돈이 바닥난 적이 없었다.

“내가 출장 가면 언제 돌아올지도 모르고 구정이 코앞이라 장만해야 할 것들도 많을 거야. 다 돈 들어갈 일이니 어느 정도 남겨두고 있어. 그리고 네가 알아서 장만해.”

전태윤의 이유는 아주 충분했다.

“구정 전에 본가로 돌아가서 설 연휴를 보낼 거야. 본가엔 친척들이 많아서 선물을 많이 준비해야 해. 뭘 드리면 좋을지 할머니께 여쭤보고 미리 사놔. 1000만 원으로 부족하면 바로 얘기해. 더 줄게.”

그의 대답을 들은 하예정은 1000만 원을 받아야만 했다.

혼인 신고한 지 한참이 지났는데 그는 처음으로 하예정을 데리고 본가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꺼냈다.

전에 상견례를 할 때 그는 부모님과 이모 삼촌들에게 이리로 오라고 통보만 했었다.

어르신은 전태윤의 말을 듣더니 두 눈을 반짝거릴 뿐 아무 말 없이 미소만 지었다.

하예정이 발코니에 가서 꽃에 물을 줄 때 어르신은 봄이를 안고 손자 곁에 다가와 나지막이 속삭였다.

“설에 예정이 데리고 가서 어디서 지내려고?”

본가일지 아니면 아무 집이나 찾아서 어물쩍 넘어갈 것인지 몹시 궁금했다!

“할머니, 우리 집 진짜 본가 말이에요, 제대로 정리하면 안에 들어가서 지낼 수 있겠죠?”

할머니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물론이지. 정리하면 얼마든지 들어가서 지낼 수 있어.”

지금의 전씨 일가 저택은 전태윤의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직접 쌓아 올린 건물인데 리조트 형식이고 이름은 서원 리조트이다.

전씨 가문의 조상님들이 남겨주신 집이야말로 진정한 본가이고 고풍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긴다. 서원 리조트와도 차로 10분 거리라 매우 가깝다.

매년 설마다 할머니는 손자들을 데리고 본가에 돌아가 조상님들께 향을 피운다.

“우린 설 때마다 본가에 돌아가 며칠 지내잖아.”

진정한 본가는 더욱 저력이 있지만 면적이 서원 리조트보다 작다. 다만 이렇게 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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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951화

    도아영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저도 잘 몰랐어요. 전이혁 씨가 그 말을 하기 전까지는 저도 이런 일들이 있었는지도 몰랐거든요. 전씨 할머니는 뵌 적이 있어요. 저의 스승님을 따라 서원 리조트에 방문했을 때 그분과 잠시 함께 시간을 보냈죠. 정말 인품이 훌륭한 어르신이에요. 편안하게 대해주셔서 오히려 제가 편안하더라고요. 겉모습만 보면 그렇게 대단한 분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예요. 소씨 가문조차 존경하는 어른이시니까 그럴 법도 하죠. 제 스승님도 전씨 할머니를 대할 때는 늘 공손했어요. 전씨 할머니는 젊은 시절부터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고 전씨 가문이 오늘날처럼 성장한 건 그분의 공이 크다고 제 스승님께서 말하셨거든요. 전씨 할머니와 이미 세상을 떠난 전씨 할아버지가 길러내신 여덟 명의 손자만 봐도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 알 수 있죠.”황서진이 고개를 갸웃했다.“여덟 명? 전씨 가문에 손자가 아홉 명이라고 하지 않았어?”“아홉째는 손자는 아직 어려요. 그 손자는 대부분은 부모님과 형들에게서 배웠고 전씨 할머니는 가끔만 지도하셨대요. 그러니까 직접 손으로 키워낸 손자들은 여덟 명이라고 볼 수 있죠.”아홉째 손자 전지율은 아직 미성년자였다.아무리 장래가 밝아 보인다 한들 아직은 용이 될지, 평범하게 자랄지는 세상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아영아, 전이혁 씨가 결국 사랑한 사람이 너였다면 그때 왜 솔직히 말하지 않았어? 괜히 상처만 받았잖아.”황서진이 딸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했다.그녀에게는 ‘여우’든 ‘도아영’이든 결국 같은 딸이었다.처음부터 사실을 말했더라면 상처받지 않았을지도 몰랐다.“저는 괜찮아요. 슬펐던 건 아니고 그때 좀 민망했을 뿐이에요. 우리 해주시에서 저도 꽤 잘나가는 사람이잖아요. 나름 훌륭한데 결국 저의 가면 쓴 모습이 진짜 저보다 더 매력적이었다는 게 좀 웃기더라고요. 전이혁 씨는 가면 쓴 제가 누군지도 몰라요. 이름도, 얼굴도, 집안 배경도 아무것도 모르면서 사랑에 빠졌죠. 결국 제가 저 자신한테 진 셈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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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은 억만장자   제3946화

    사람들은 흔히 천년만년 변치 않는 사랑을 말하지만 세상에 그런 사랑이 얼마나 되겠는가.전이혁은 입을 달싹였지만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그가 감히 도아영이 ‘여우’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입 밖에 낼 수 없었다.그건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 아무 증거도 없었으니까.도아영의 또렷한 눈빛에 전이혁은 더는 피하지 못하고 사실대로 말했다.“사과하러 왔어요.”도아영이 가볍게 눈썹을 올렸다.“사과요? 지난번에 이미 저에게 사실대로 말도 하셨고 정식으로 사과하셨잖아요. 다시 오실 필요 없어요. 전이혁 씨를 원망하지도 않아요. 감정이란 건 원래 서로의 마음이 맞아야 하는 거잖아요. 억지로는 안 되는 일이죠. 억지로 맺어진 인연은 행복하지 않아요. 저도 전이혁 씨에게 저를 받아들이라고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이제는 다 지난 일이에요. 그리고 그 덕분에 빨리 마음을 정리할 수 있었죠. 그때는 막 좋아하기 시작할 때라서 금방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거든요.”전이혁은 얼굴이 붉어지며 머뭇거렸다.“도아영 씨... 그건 그때 일이 아니고요. 최근에 제가 몰래 도아영 씨를 따라다녔습니다.”도아영은 모르는 척 고개를 기울였다.“저를요? 왜요? 제가 뭘 했길래 저를 따라다니신 거죠? 어젯밤 우리 집에서 키우는 늑대개가 밤새 짖어댔어요. 경비원이 도둑이 든 것 같다고 했는데 결국 잡지는 못했거든요. 혹시... 그 도둑이 전이혁 씨였던 건 아니죠?”전이혁의 얼굴은 순식간에 더 붉게 물들었다.“진짜 전이혁 씨였어요? 그런 짓 정말 위험한 거 아세요? 만약 그 늑대개가 진짜 물기라도 했으면 어쩌실 뻔했어요. 우리가 전씨 할머니께 손자를 하나 배상해 드릴 수 있는 집안도 아닌데... 전씨 할머니께서 이 얘기 들으시면 당장 지팡이 들고나와서 전이혁 씨 다리를 부러뜨리실걸요. 그래서 왜 그랬어요? 저를 따라다닌 데다 도둑까지 자청한 이유가 뭐예요?”전이혁은 잠시 말이 막힌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그렇게 보세요? 저는 그 뒤로 전이혁 씨를 찾은 적도 없어요. 우리 몇 달째 못 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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