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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9화

Author: 고능비
“언니가 지금 재혼을 생각하지 않는 건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언니도 아직 젊은데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아?”

“왜 안 되는데? 난 지금이 아주 좋아. 남자를 시중들 필요도 없고, 고부갈등도 신경 쓸 필요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쓰고 싶은 대로 쓰고, 얼마나 자유로운데.”

자유를 되찾은 후에야 하예진은 왜 점점 더 많은 여성이 시집을 가고 싶어 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

“예정아, 걱정하지 말아. 언닌 지금이 정말 좋아. 넌 지금의 내가 이혼 전보다 훨씬 더 행복해 보이지 않아?”

하예정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래. 난 그저 언니가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

“당연하지. 그러니 언니 앞에서 다신 재혼 얘기 꺼내지 마. 이제 막 고생에서 벗어났는데... 하지만 넌 결혼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어, 너의 결혼은 언니와 달라. 태윤 씨는 매우 믿음직해 보여.”

앞으로 어떨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태윤 씨는 출근한 거야?”

“응.”

“날씨도 추운데 태윤 씨보고 옷을 많이 입으라고 일깨워 줘. 몸이 가장 중요하니 일 때문에 너무 무리하지 말고 말이야.”

“애도 아닌데 혼자 알아서 잘 쟁기겠지 뭐. 이번 감기는 면역력이 떨어져서 걸린 것 같아, 매년 이맘때면 감기가 유행되잖아.”

하예정은 전태윤이 감기에 걸린 이유가 그녀 때문에 냉수욕했기 때문은 아닌지 장담할 수 없었다.

“언니, 우빈이를 업고 어디 가려고? 나하고 숙희 아주머니가 우빈이를 볼 테니 여기 두고 가. 아니면 내가 데려다줄까?”

“지금 가게에 할 일이 없어 장 보러 가려고. 고추, 마늘, 생강, 그리고 콩 좀 사서 고추장을 만들어뒀다가 이제 영업하면 쓰려고해. 그리고 장아찌도 다른 사람이 절인 걸 사서 쓸지, 아니면 내가 직접 담글지 고민 중이야.”

하예정은 언니를 도와 우빈이를 등에 업혀주었다.

“직접 담그는 건 번거로우니 그냥 사, 하지만 다른 사람이 절인 것을 사면 원가가 좀 높아질 텐데... 아침 식사는 낮은 이윤에 많이 파는 거니 원가를 낮출 수 있으면 낮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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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부터 사모님께서 크고 아름다운 꽃집을 운영하신다고 들었어요. 가게 꽃들이 모두 예쁘다길래 일찍부터 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 나더군요. 이제 우리 시누이가 방학이라 매일 유치원에 데려다줄 필요가 없어져서 이렇게 들렀어요. 시간이 좀 생겨 나들이 나왔는데 내일이 시어머님 생신이라... 선물은 이미 준비했는데 꽃다발이 빠져서 여기로 찾아왔어요.”용씨 사모님의 연기는 너무도 자연스러워 여운초는 그녀의 가면을 벗기기 전까지는 진짜 여운별이라고 확신할 수 없었다.“사모님은 정말 효성이 지극하시네요. 어떤 사이즈의 꽃다발을 원하시나요? 제가 잘 준비해 드릴게요. 시어머님께서 분명히 만족하실 거예요.”“며느리로서 무난하고 시어머님께 드리기 적당한 거로 해주세요. 큰 꽃다발은 시아버지께서 드리실 텐데 제가 더 큰 꽃다발을 드리는 건 예의에 어긋나겠죠.”여운초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그렇겠네요. 내일 필요하신가요? 몇 시쯤으로 준비해 드릴까요?”“내일 오전 10시로 준비해 주세요. 제가 여기로 들를게요. 다른 선물도 내일 받기로 예약하여 그 선물을 받고 여기로 꽃을 받아 가면 편할 것 같아요.”“알겠어요. 사모님께서 오시면 바로 가져가실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놓을게요.”“이보세요! 정말 이 여자한테서 꽃을 사겠다는 거야? 여기 꽃들은 다 쓰레기통에서 주워온 거라서 하나도 싱싱하지 않거든. 묘지에서 제사 지낸 꽃을 주워올지도 모르는 일이지.”여운별이 일부러 큰 소리로 떠들었다.두 사람이 동시에 가짜 여운별을 쳐다보았다.용씨 사모님이 여운초에게 물었다.“이분은 누구시죠? 뇌를 좀 갖고 다니시지... 쓰레기통에서 주운 꽃이 이렇게 싱싱할 수 있나요? 손님들을 눈 없는 바보로 아시나 보네. 묘지에 하루에 이런 꽃을 몇 송이 주울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게다가 묘지에 있는 꽃은 대부분 국화꽃이잖아요. 둘째 며느님 가게의 꽃들을 보세요. 꽃 하나하나가 싱싱해요. 막 꺾어온 지 얼마 안 된 것으로 보이는데. 그리고 국화도 있지만 많지 않잖아요.”여운초가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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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는 여운별의 대역으로 투입된 시간이 짧아서 진짜 여운별의 손에 어떤 특징이 있는지까지는 알지는 못했다.“이 사람한테 날 놓으라고 해. 손이 너무 아파! 안 때릴게...”여운별은 금세 주눅 들었다.여운초 옆에는 저렇게 무시무시한 경호원이 붙어 있는데 만약 여운초의 머리카락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정말로 두 손을 잃을지도 모르는 일이다.여운초는 카운터 안쪽으로 돌아가 앉으며 경호원에게 풀어주라는 눈빛을 보냈다.경호원은 손을 놓았지만 멀리 가지 않고 여전히 여운별의 가까이 서서 경계하는 눈초리로 지켜보고 있었다.여운별은 다른 손으로 자신의 손목을 가볍게 주물렀다. 잡혔던 손목은 이미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이는 전씨 가문 경호원의 힘이 얼마나 셌는지 알 수 있었다.그때, 두 대의 차가 “꽃필무렵” 가게 앞에 도착했다.한 대는 고급 승용차였고 다른 한 대는 아마도 경호원 차량인 듯했다.뒤에 있던 경호원 몇 명이 차에서 재빨리 내리더니 앞쪽에 주차된 고급 차로 다가가 뒷좌석 문을 열어주었다.여운초가 밖을 내다보니 아니나 다를까 용씨 사모님이 그 고급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그녀는 속으로 비웃었다. 역시 예상대로였다.여운별이 오면 용씨 사모님도 따라 나타난 것이다.그렇게 해야만 그녀가 용씨 사모님과 여운별이 동일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을 테니까. 단지 목소리와 체형이 비슷할 뿐이라고 생각하게 하여 의심을 풀게 하려는 목적이다.여운초가 더 이상 여운별과 용씨 사모님이 동일 인물이라고 의심하지 않으면 하예정 역시 의심하지 않을 게 뻔했다.여운별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바로 여운초였으니까.여운별의 배후에 있는 자들의 목표가 바로 하예정일 텐데 도대체 누가 여운별을 조종하고 있는 건지 이 제멋대로인 바보를 순순히 복종시키다니...용씨 사모님의 신분으로 나타날 때면 여운별은 항상 평정심을 유지했고 심지어 친절하고 우아하기까지 했다.조금의 원한이나 불만도 없는 것으로 보면 훈련이 제대로 된 모양이다.여운별이 교도소에서 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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