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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1화

مؤلف: 고성하
그녀는 손가락으로 정윤재를 살짝 찔렀다.

“이보세요, 설마 고마움이랑 호감을 헷갈린 건 아니겠죠?”

그녀의 황당한 추측에 정윤재는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몰랐다.

“내가 연애 경험이 없어서 다른 사람 좋아해 본 적은 없지만, 그렇다고 고마움을 호감으로 착각할 정도는 아니야. 말이 되는 소릴 해요, 심하온 씨.”

그녀도 배시시 웃었다.

“알았어. 농담 좀 한 거야.”

정윤재와 함께 지내는 동안, 이 남자의 진심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럼 언제부터인데? 첫눈에 반했어? 아, 알겠다! 운정에 있을 때, 내가 식당에서 배 아파 쓰러진 걸 윤재 씨가 봤잖아. 그때 반했구나, 맞지?”

정윤재는 그저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이에 심하온은 자신의 추측을 더욱 확신했다.

“그럴 줄 알았어!”

그녀는 정윤재의 귓불을 살살 만졌다.

“그때부터 날 좋아한 거야?”

정윤재는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온이 바보!”

그가 심하온을 좋아하기 시작한 건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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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남편의 아내   제1119화

    허도영이 폭우 속에서 형광봉을 미친 듯이 흔들었다.차 문이 열리자 뼛속까지 시린 바닷바람이 진흙 모래를 가득 머금고 들이닥쳤다.심하온의 오른쪽 어깨 옷감은 이미 얼어붙어 빳빳해졌고, 손가락 마디는 창백하게 질려 있었다.배 난간 위에서 블랙 스완호의 선장이 기름때가 번들거리는 철제 사다리를 밟고 내려왔다. 그는 낡은 군용 외투를 걸치고 있었다.낯선 얼굴이었다. 그가 제복 모자를 벗자, 15년 전 남양 청산 현장에서 고압 전기 아크에 타 버린 왼쪽 얼굴이 드러났다. 눈꺼풀조차 남지 않은 흉측한 얼굴이었다.늙은 선장은 휠체어에 앉은 외팔이 대표와, 정윤재의 부러진 왼쪽 어깨를 번갈아 보았다.“쯧, 정 대표님. 15년 만에 정씨 가문으로 돌아오면서 이 꼴로 나타난 겁니까? 대서양 세인트루시아 쪽 심해 폭탄 진동 때문에 블랙 스완호 하부 레이더가 다 부서질 지경입니다.”늙은 선장이 모래 섞인 가래를 뱉었다.“쓸데없는 소리 말고 용골이 안 부러졌으면 당장 출항해. 임민정 씨의 데드 사인을 담보로 강성의 밑바닥부터 털어버릴 거니까.”정윤재가 폭우를 맞으며 고함쳤다.콰당.심하온은 휠체어째 강철 와이어 크레인에 매달려 풍력 12급의 바람 속에서 거칠게 블랙 스완호 상공으로 끌려 올라갔다.폭우가 얼굴을 때렸다. 고열로 달아오른 피부가 타들어 가는 듯했다.2분 뒤, 휠체어의 바퀴가 녹슨 블랙 스완호의 철갑 갑판 위에 거칠게 내리꽂혔다.그러나 바퀴가 무쇠 바닥에 고정되고 허도영이 와이어를 풀기도 전이었다.삐이이이.블랙 스완호 하부 기계실, 평소 잠잠하던 역외 마이크로파 소나 레이더가 아무런 예고 없이 터져 나왔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던, 쇠갑판을 찢어버릴 듯한 초고주파 비명이 울려 퍼졌다.그건 강성 탐사선 같은 수면 무기와는 차원이 다른 울림이었다.심하온은 고개를 홱 숙였다. 발밑의 기름투성이 검은 철판 넘어, 바다 가장 깊은 곳에서 거대한 실체가 물을 밀어내며 다가오는 듯한 소름 끼치는 감각이 전해졌다.역방향 레이더 화면에 대서양 익명 암

  • 내 남편의 아내   제1118화

    그러나 바다로 향하는 길이 순탄할 리 없었다.복도 끝에서 군 병원의 낡은 화물 엘리베이터 철문이 딩 소리를 내며 열렸다.차 비서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 아니, 강성 캐피탈 역외 펀드의 수석 청산인인 그는 조금 전까지 쓰고 있던 정중한 법률의 가면을 완전히 벗어 던졌다. 그의 뒤로 방탄 검은 우의를 입고 소형 자동화기를 든 가문 소속 결사대 6명이 바짝 붙어 있었다.차 비서의 손에는 해외 시장에서 방금 역출력되어 나온 실물 거래 정지 명령서가 들려 있었다. 해외 청산 센터의 최신 암시장 강철 도장이 선명하게 찍힌 문서였다.“심하온 씨, 정 대표님. 오늘 이 건물에서 나갈 수 없습니다.”차 비서는 안경을 밀어 올리며 차가운 총구를 휠체어에 앉은 심하온에게 겨눴다.“대서양에서 강성 캐피탈의 시장은 아직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두 분이 강제로 해외 데드 서약서를 체결한 것은 중대한 불법 해외 상업 청산 신탁 행위입니다. 임민정 씨의 상자를 내려놓으십시오. 그렇지 않으면...”“그렇지 않으면 지금 당장 총이라도 쏴서 물리적으로 쓸어 버리겠다는 거야?”심하온은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오른쪽 어깨에서 흐른 피가 손가락 사이를 타고 떨어지고 있었지만, 멀쩡한 왼손은 여전히 암호 상자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그녀의 새까만 눈동자는 흔들림 없이 총구를 넘어 차 비서가 쥔 새 압류 문서를 차갑게 꿰뚫었다.그녀의 시선은 종이 맨 아래, 출력 장치의 과열로 살짝 그을리고 일그러진 잉크 가장자리에 멈췄다.아무 쓸모도 없어 보이는 기계적 결함이었지만 심하온은 그것만으로 상대 후방이 얼마나 허술한지 단숨에 알아차렸다.“차 비서, 내 앞에서 허세 부리지 마. 강성 캐피탈의 본토 기초 자산은 30분 전에 정윤재가 특별형 집행실에서 모조리 날려 버렸어. 지금 대서양에서 구축함이 폭격하는 건, 선을 넘은 막장 청산 수법 아니야?”심하온의 목소리는 칼날처럼 차가웠다.짧게 끊어지는 문장들에는 뼛속까지 금융 도박꾼인 그녀 특유의 텐션이 묻어났다.“네 손에 든 거래 정지 명령서는

  • 내 남편의 아내   제1117화

    쾅.허도영의 손에 든 위성 통신기가 미친 듯이 잡음을 쏟아냈다. 그건 평범한 전류음이 아니었다. 지구 반대편, 대서양 2000m 심해 아래에서 중형 심해 폭탄이 폭발하며 일으킨 저주파 공명이었다.진동은 음성 신호를 타고 군 병원 중환자실 안까지 그대로 들이닥치는 듯했다.심하온은 화면에 표시된 데이터 흐름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방금 서명한 심하온이라는 비뚤어진 글자가 핏빛 경보등 아래에서 막 찢겨 나간 상처처럼 보였다.3개월? 아니, 이런 폭격 강도라면 임민정이 남긴 심해 연구소는 3개월은커녕 3일도 버티지 못하고 가루가 되어 심해에 가라앉을 것이다.“귀환 항로가... 흡입 밸브가 잠겼습니다.”허도영이 박살 난 화면을 보며 비명을 질렀다.“그만 좀 짖어.”심하온이 갑자기 욕설을 내뱉었다.그녀는 0.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그녀는 성한 왼손을 번쩍 들어 올려 손등에 꽂힌 고압 수액 관을 거칠게 잡아 뜯었다. 역류 방지용 바늘 끝이 살점을 훑고 지나가며 붉은 핏방울이 터져 나왔다.그게 끝이 아니었다. 동작이 지나치게 컸던 탓에 의사가 14바늘이나 꿰맨 오른쪽 어깨의 관통상이 근육의 격한 움직임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터졌다.환자복이 순식간에 피로 흠뻑 젖었다.“아이고, 심 대표님. 미쳤어요? 어서 누우세요. 주치의 선생님.”문 앞에 서 있던 간호사들이 질겁하며 그녀를 제지하려 달려들었다.“꺼져.”심하온은 고개도 들지 않았다. 고열로 인해 눈가가 온통 핏발로 가득 찼지만 그녀는 한 손으로 정강제 코드 상자를 끌어안고 야만적일 정도로 거친 자세로 하반신을 조금씩 침대 밑으로 옮겼다.쾅.정윤재는 어느새 흰 이불을 걷어 내고 침대 아래로 내려와 있었다. 그는 말라붙은 피딱지로 뒤덮인 오른손으로 스테인리스 침대의 고정 장치를 꽉 움켜쥐고 있었다. 온몸의 핏줄을 세운 그는 순전히 완력만으로 꼼짝도 하지 않던 무쇠 장치를 기괴한 직각으로 꺾어 버렸다.큭.과도하게 힘을 쓴 탓에 가문의 형벌을 받은 후유증이 아직 가라앉지도 못한 채 다시 역류했다.

  • 내 남편의 아내   제1116화

    하지만 허도영은 제 꼴이 얼마나 엉망인지 신경 쓸 겨를조차 없었다. 품속에서 방폭 백으로 꽁꽁 싸맨, 새까만 가죽 파우치를 거칠게 꺼내 들었다.그 위에는 정씨 가문 해외 산업의 최고 무력을 동원할 수 있는 구릿빛이 나는 도장이 박혀 있었다. 서늘한 공기 속에서도 그 도장은 잔혹하기 이를 데 없는 무장 특권을 과시하고 있었다.“정 대표님, 심하온 씨, 드디어 가졌습니다. 해외 역외 지점의 그 늙은이들이 아직 다 죽진 않았나 봅니다. 데드 서약서에 도장을 찍어 보냈어요.”허도영은 목이 터지라 외치며 그 서류를 다리를 매단 채 병상에 누워 있는 심하온의 침대 가장자리에 내려놓았다.차 비서는 그 구릿빛이 나는 도장을 확인하는 순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몸이 차가워졌다.정씨 가문의 해외 데드 서약서.일단 서명하면, 대서양 해역에 등록된 정씨 가문의 모든 원양 개조 화물선과 민간 보안 전력이 상법상 본토의 공급망에서 완전히 분리되어 가장 야만적인 역외 자위 상태로 들어간다는 뜻이었다.“하온아, 오른손이 망가졌으니 오늘 왼손으로도 이름을 못 쓰겠다면, 난 지금 당장 허도영을 데리고 황금대로에 나가서 구걸할 거야.”정윤재가 삐딱하게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는 신경질적으로 데드 사인의 표지를 긁어대며, 죽든 말든 상관없다는 듯 광기 어린 말투로 내뱉었다.“이거 서명하는 순간, 대서양에 있는 정씨 가문의 그 수십 척 개조 구축함은 전부 날아가는 거야. 이기면 명예 회복이지만, 지면 우리 둘 다 뼛가루도 안 남고 바다에서 상어 밥 되는 거라고. 너, 감당할 수 있겠어?”“쯧, 윤재 씨, 웹소설에나 나올 법한 유치한 대사로 사람 자극하지 마.”심하온이 낄낄 웃었다.그녀는 유일하게 멀쩡한 왼손으로 허도영의 품에서 펜을 거칠게 낚아챘다. 오른팔이 사라진 빈 소매가 등 뒤에서 소리 없이 흔들렸다. 익숙하지 않은 왼손에 힘을 주려니, 척추의 절반을 기괴한 각도로 비틀어야 했다.펜촉이 데드 서약서 마지막 장을 긁으며 귀를 찢는 듯한 마찰음을 냈다.왼손으로

  • 내 남편의 아내   제1115화

    “하씨 가문의 허가문서는 폐기됐지만, 강성 역외펀드의 대서양 창구 청산 절차는 여전히 합법적으로 진행 중입니다.”차 비서는 안경을 밀어 올렸다. 사무적인 시선이 심하온의 왼손이 필사적으로 지키는 강철 암호 상자에 곧장 꽂혔다.“심 대표님, 임민정 여사가 남긴 원형주는 여기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심해 시세판의 지시를 이미 받았습니다. 심해 고도의 생체 활성화 키가 없다면 이 활성 세포의 수명은 길어야 3개월입니다.”“3개월이 지나면 전면 자폭해 죽은 물이 됩니다. 청산팀의 뜻은 명확합니다. 몸 절반씩 망가진 두 분이 다시 해외로 나가 위험을 자초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암호 상자를 넘기십시오. 현장에서 압류·격리하겠습니다.”차 비서는 말하면서 심하온 품속의 상자를 향해 잘 관리된 오른손을 천천히 내밀었다.심하온은 세워진 병상 등받이에 기대 멀쩡한 왼손으로 몸 아래의 창백한 시트를 세게 움켜쥔 채 상자를 내주지도, 입을 열지도 않았다.그녀는 눈 한 번 깜박이지 않은 채 최고 법정 권력의 표식이 붙은 압류 명령서를 보지 않고, 마치 시세 흐름을 심사하듯 사납고 날카로운 시선으로 차 비서의 옷깃에 달린 강성 휘장을 뚫어지라 바라봤다.순은 휘장이 찬바람 속에서 아주 조금 비뚤어져 있었다.치명적인 것은 휘장 가장자리와 검은 정장 원단 사이에서 아직 깔끔하게 잘리지 않은 흰 폴리에스터 실밥 반 토막이 기이하게 삐져나와 있다는 점이었다. 실밥은 병실 중앙 냉방기에서 나오는 찬 공기에 아주 미세하게 흔들렸다.아무 쓸모도 없어 보이는 흠이었지만, 심하온의 가슴이 순간 세차게 뛰었다.강성 역외펀드 고위층의 제복은 모두 대제상가의 전통 양복점에서 수작업으로 맞춘다. 가장 엄격한 금융 청산 내부망 공정을 거치기에 두 줄이 교차해 풀린 실밥 따위는 절대로 생길 수 없었다. 단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이 정장이 지난 일주일 사이 어딘가 불법적인 곳, 심지어 남양의 지하 실험실에 딸린 기성복 작업장에서 역 탁본 방식으로 뜯겨 분석됐다는 뜻이었다.고위 청산팀

  • 내 남편의 아내   제1114화

    조금 전 외과 의사가 황동 휘장에 관통된 피 구멍을 굵은 실로 열네 바늘이나 꿰맸다. 마취 기운은 이제 깨끗이 사라졌다. 숨을 쉴 때마다 오른쪽 몸 절반을 녹슨 연마기에 올려놓고 갈아 대는 것 같았다.왼쪽 다리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우스꽝스러울 만큼 두꺼운 흰 깁스를 한 채 차가운 강철 와이어에 매달려 허공 높이 들려 있었다.참으로 포스트모던한 꼴이었다.심하온은 속으로 눈을 굴렸다. 고열과 격통에 생각이 심각하게 엉뚱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예전 금융가에서 그 큰 공매도 꾼들과 파이를 나눠 먹을 때는 감기 한 번 걸리지 않았는데, 오늘은 단숨에 1급 장애인 꼴이 됐네. 해외 신탁의 구경꾼들이 보면 심 대표가 물리적으로 조기 폐기됐다며 로마네콩티 두 병은 그 자리에서 따겠어. 안 되지. 이 치료비는 나중에 정윤재에게 무조건 두 배로 청구해야겠다.’“쯧, 심 대표. 그 부러진 다리만 계속 쳐다보지 마. 보고 있으면 그 자리에서 꽃이라도 피어날 것 같아?”옆 병상에서 몹시 느긋한 비웃음이 들렸다.정윤재는 흰 침대 시트 속에 비스듬히 누워 있었다. 영구적으로 내려앉은 왼쪽 어깨의 낮은 곡선은 아무리 봐도 처참했다. 회색 면 티셔츠는 간호사가 가져가 물리적으로 세탁했고, 지금은 체크 무늬 환자복을 입고 있었다.그는 흰 붕대 끝을 이로 꽉 물고 오른손을 거칠게 뒤로 잡아당겨, 흑강 수갑 자국이 가득한 오른쪽 손목에 몹시 난폭하게 매듭을 묶었다. 손목의 살이 뒤집혀 핏방울이 배어 나오는데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정 대표, 그 재수 없는 입 좀 닫으시지? 본인은 정씨 가문으로부터 회초리에 맞아 몸이 두 동강 나기 직전이면서, 내가 꽃을 피우나 마나 신경 쓸 여유가 있나 봐?”심하온은 좋은 표정 하나 내주지 않았다. 입을 열자 막 내린 고열 탓에 목구멍에서 끈적한 피비린내가 올라왔다.“그거랑 같아? 나는 그래도 오른손에 힘은 들어가잖아.”정윤재는 입에 문 붕대를 놓고 도발하듯 한쪽 눈썹을 치켜들었다. 지하 감옥에서 묻혀 온 죽음의 기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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