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51화

Author: 빛나냥
하지만 연동근이 세상을 떠난 뒤론 조금 전을 제외하면 연씨 집안 친척들을 다시 본 적이 없었다.

친척이 아무리 가깝다 해도 결국 강 건너 불구경하는 식이었다.

인생은 결국 스스로 살아가야 했다.

허설아가 천천히 말했다.

"권지헌 씨, 전에 이런 말을 본 적 있어요. 누군가를 생각하면 그 사람의 인연에 들어가게 된대요."

"제 전남편이 그렇게 신경 쓰여요?"

허설아는 권지헌이라면 말속에 숨은 뜻을 알아들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권지헌이 되려 되물었다.

"내가 뭘 신경 쓰는지 몰라서 그래?"

허설아는 몰랐다.

헤어지고 나서 바로 다른 사람과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았다는 게 남자로서 자존심이 상한 건가?

아니면 딸인 연희가 신경 쓰이는 건가?

허설아가 권지헌을 쳐다보며 물었다.

"내가 알아야 해요?"

맑은 눈동자 속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함과 막막함, 혼란, 그리고 경계가 드러나 있었다.

권지헌에게 이런 감정들은 낯선 것이었다.

예전의 허설아 눈에는 절대 이런 감정이 드
Patuloy na basahin ang aklat na ito nang libre
I-scan ang code upang i-download ang App
Locked Chapter

Pinakabagong kabanata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12화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 공세에도 고아현이 반박하는 건 허설아와 관련된 질문뿐이었다.고아현이 차분하게 말했다."연예계로 돌아갈 생각은 없어요. 그곳은 저와 맞지 않아요.""이번 기회에 많은 분이 동물 보호 활동에 동참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구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니까요."말을 마친 고아현은 경호원들에 둘러싸인 채 병원을 떠났다.권씨 집안 본채 안, 허설아는 러닝머신 위에서 꾸준히 걷기 운동을 하고 있었다.곁을 지키던 허민정은 TV에 나오는 고아현의 인터뷰 영상을 보며 감탄했다."참 야무진 아가씨네. 착한 아이야."허설아가 손으로 허리를 짚으며 따라 웃었다."내 안목이 원래 좋잖아."허설아가 고아현을 홍보 대사로 밀어붙였을 때 회사 내부에서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과거 악성 기사가 너무 많아 앞으로의 브랜드 이미지에 안 좋다는 이유였다.하지만 허설아는 이번 콘셉트가 고아현에게 꼭 맞다고 생각했다.고아현한테는 거칠고 자유로운 매력이 있었다.TV 속에서 빈틈없이 아름답던 여배우 시절보다 지금이 훨씬 더 고아현 삶의 테마와 색깔을 찾은 듯 빛났다.허설아는 그런 고아현을 보며 기뻐했다.광고를 본 권정민은 고아현에게 몇 번이나 연락했지만 영화배우로 타고난 얼굴을 낭비하지 말고 연예계로 돌아오라는 얘기뿐이었다.고아현은 거절했다.폐부종이 다 낫는 대로 다시 초원으로 돌아가 좋아하는 일에 계속 몸담을 생각이었다.임신 기간 내내 체중 관리를 엄격히 한 허설아의 영양사가 짜준 식단표를 처음 봤을 때 허민정은 미간을 찌푸리기까지 했다.꼭 다이어트 식단 같았다.이미 마른 편인데 임신을 하고도 다이어트를 하다니 이해되지 않았다.허민정은 영양학과에 직접 확인하고 나서야 요즘은 산모와 아이 모두를 위해 이렇게 관리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임신 기간 동안 허설아의 체중은 5kg밖에 늘지 않았고 그마저도 거의 배에만 붙었다.요즘 권지헌도 집에서 일했다.서재에서 나온 권지헌이 다가와 러닝머신에서 내리는 허설아를 부축하며 물었다."힘들어?""괜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11화

    예쁘장한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했다.하지만 출장 때문에 운동화 대신 굽이 가는 힐을 신고 왔다는 사실은 깜빡했다.경사를 오르며 힘을 너무 준 탓에 뒤꿈치를 제대로 디디지 못해 뒷굽이 미끄러지면서 넘어질 뻔했다.노현우가 재빨리 손을 뻗어 김지유의 허리를 감싸고 품으로 끌어당겼다.끌려온 힘 때문에 둘 다 뒤로 밀려 길가 벤치에 털썩 앉고 말았다.노현우가 벤치에 주저앉았고 김지유는 그대로 무릎 위에 올라앉은 채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있었다.얼떨떨해하던 김지유는 나지막한 노현우의 웃음소리에 금세 얼굴이 붉어졌다.노현우가 손을 아래로 내려 김지유의 발목을 만지며 부드럽게 물었다."삐끗했어요?""아, 아니에요……"노현우의 손바닥은 따뜻했다.단단한 손으로 김지유의 가느다란 발목을 어루만지자 뼈밖에 잡히지 않았다.김지유를 안았을 때는 허리가 손안에 쏙 들어올 만큼 잘록했는데 아까 잠에서 막 깨어났을 때 얼핏 봤던 실루엣은 제법 볼륨감이 있었다.노현우의 낮게 울리는 목소리에 묘한 웃음기가 섞였다."지유 씨가 이 경사를 너무 얕봤나 보네요.""운동화 안 신은 걸 깜빡했어요……"어쨌든 김지유 본인의 잘못이었기에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괜찮아요, 고마워요."김지유가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노현우는 허리를 잡은 채 놓아주지 않았다. 손등이 살며시 뺨을 스쳤지만 피하지 않았다.이 시간에는 공원에 들어오는 관광객이 적었고 대부분 조명이 환한 실내 포토스팟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벤치 주변의 조명은 높은 나무 덩굴에 가려져 있었고 늘어진 가지마다 작은 꽃들이 눈부시게 피어 있었다.꽃송이마다 은은한 향이 감돌았다.노현우가 고개를 살짝 기울여 김지유에게 가볍게 입을 맞췄다.입술만 가볍게 닿았다가 금세 끝난 입맞춤이었다."가요."노현우의 목소리는 갈라져 있었고 김지유를 보는 눈빛에도 스스로 미처 알아채지 못한 위험한 기운이 감돌았다.김지유가 당황하며 허둥지둥 몸을 일으켰다.둘 다 약속이나 한 듯 스치듯 짧았던 입맞춤에 대해선 아무 말도 하지 않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10화

    무대 위 조명이 어지럽게 움직였다.몽롱하고 야릇한 빛과 실루엣이 고전적인 유럽풍 음악에 맞춰 새로운 멜로디로 바뀌었다.공연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장면이니 노골적이라고 해봐야 이 정도가 한계였다.예술적인 표현에 온갖 암시를 담은 무대 연출일 뿐이었다.노현우는 꼭 아이를 데리고 뮤지컬을 보러 온 부모 같았다.노골적이다 싶은 장면이 나올 때마다 손을 뻗어 김지유의 시야를 가리고 못 보게 했다.손을 떼자 마침 무대 위 남녀 주인공이 입을 맞추기 시작했다.김지유는 가늘고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며 여전히 눈앞에 있던 노현우의 손을 덥석 잡았다.방금 포옹 장면은 못 보게 하더니 키스 장면은 봐도 되냐고 말없이 묻는 듯했다.노현우가 소리 없이 헛기침을 했다.사실 김지유는 학부생 때 이 뮤지컬을 본 적이 있었다.건영대 연극 동아리는 해마다 공연을 했는데 지금 보고 있는 작품도 단골 레퍼토리 가운데 하나였다.무대 위 배우들이 서로 껴안은 채 춤을 추기 시작했다.전부 영어 대사였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몇몇 장면을 빼면 나머지 연기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공연이 끝나고 객석에 불이 들어오자 배우들이 인사를 했다.김지유네 앞줄에 앉아 있던 사람이 갑자기 일어나더니 옆자리 여자한테 프러포즈를 했다.자리를 뜨려던 관객들도 순식간에 걸음을 멈추고 뜻밖의 이벤트를 구경했다.인터넷에서야 프러포즈 영상을 자주 봤지만 현실에서 직접 보는 건 김지유도 처음이었다. 그것도 공연장 안에서라니.주변 사람들의 환호 속에 여자는 프러포즈를 받아들였다.그리고 남자가 준비한 꽃다발을 주변 관객들에게 한 송이씩 나눠주었다.김지유도 탐스럽게 핀 장미 한 송이를 받아 기분 좋은 행운까지 덤으로 얻었다.공연장을 나서니 밖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어 도시 전체에 몽롱한 물안개가 드리워져 있었다.노현우가 한 손으로 김지유의 머리 위를 가려주고 다른 손을 빗속으로 내밀었다."비가 많이 오진 않네요. 차 부를게요."김지유가 보기에도 비가 세게 오지 않았다.지금 호텔로 돌아가 봐야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09화

    마침 그 무렵 김지유도 마음이 여리고 예민했던 탓에 현서의 수작에 넘어가 괴롭힘을 당했다.노현우는 권지헌에게 연락한 적이 있었다.하지만 권지헌한테서는 아무런 답도 얻지 못했다."현서가 감옥에 가기 전에 둘 사이에 일이 좀 있긴 했지. 그런데 그건 김지유 씨 일이잖아. 그걸 왜 나한테 물어봐?"권지헌 말투에는 조롱하는 느낌이 가득했다.궁금한 게 있으면 직접 물어볼 것이지 다른 남자한테까지 전화를 걸어 캐묻는 노현우가 유난스럽다는 뉘앙스였다.혼자 갈팡질팡하는 모습도 우스웠다.권지헌이 한마디 덧붙였다."누군가를 좋아할 때 제일 중요한 건 진심이야."노현우는 괜히 한바탕 놀림만 당하고 말았다.그래도 권지헌의 말투에서 거리낌 없는 솔직함이 느껴졌다.노현우도 겁부터 먹고 망설이는 자신이 우스웠다.게시글을 다 읽고 나서야 노현우는 김지유의 과거 때문이 아니라 질투라는 걸 깨달았다.다만 김지유가 생각하는 것처럼 마음이 넓고 쿨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차마 인정하지 못했을 뿐이었다.노현우도 평범한 남자였고 스스로도 몰랐던 강한 소유욕까지 갖고 있었다.김지유가 밥을 먹다가 눈에 띄게 멈칫했다."그 일 알고 있었어요?""지유 씨가 말해주지 않아서 교내 커뮤니티에서 글 몇 개 찾아보고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충 알아요. 지유 씨는 잘못 없어요."김지유가 잠시 머뭇거리다 말했다."……나도 딴마음이 있었던 건 사실이잖아요.""그냥 누군가를 좋아했을 뿐이잖아요. 지헌이가 매력적인 남자인 것도 사실이고요. 좋아하는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죠."노현우가 소매를 걷어붙이고 김지유 그릇에 큼직한 새우를 집어주었다."그래도 권지헌보다 나를 좋아하는 게 가성비는 더 좋을 거예요."김지유는 말을 잃었다.노현우의 노골적인 말에 순간 얼굴이 화끈거리며 멍해졌다."그때는 노 대표님을 몰랐잖아요……"사실 그때는 권지헌과도 잘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한때 김지유에게 권지헌을 좋아했다는 사실은 입 밖에 내기 힘든 과거였다.그런데 어둡고 우울했던 그 기억은 이미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08화

    남자가 노현우를 슬쩍 보더니 가까이 다가와 귓속말을 했다."여자친구가 이렇게 예쁘다고 진작 말하지 그랬어요. 나 같아도 애가 탔겠어요."노현우는 말없이 웃으며 반짝이는 눈으로 남자와 아내를 바라보았다.남자가 얼른 덧붙였다."물론 우리 집사람한테는 좀 못 미치지만요. 애 낳기 전엔 얼마나 예뻤는지 몰라요.""티켓 고마워요. 꼭 보러 갈게요."노현우와 김지유가 가고 나서야 남자의 아내가 불쑥 물었다."뮤지컬 수위가 있다는 거 말 안 했어?"유럽 뮤지컬은 연령 제한까지 있을 만큼 수위가 만만치 않았다.남자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손을 내저었다."성인 커플인데 수위 좀 세면 어때서?""그건 그러네."-다시 식당을 찾으니 사장님이 두 사람을 보자마자 미리 준비해 둔 요리를 차려주었다.점심에 남긴 두 가지 요리에 새로 끓인 국까지 곁들여 있었다.갈비 연근탕은 냄새만 맡아도 구수하고 달큰했다.사장님이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오후 내내 푹 끓였어요. 마른 오징어도 넣었으니까 밤에 잠을 푹 잘 거예요."노현우가 고맙다며 인사했다.주말 저녁이라 작은 가게가 손님으로 북적였는데 메뉴판에도 없는 음식을 먹는 건 두 사람 테이블뿐이었다.집밥 냄새가 물씬 났다.이 지역 식당 메뉴야 다 거기서 거기였지만 건영시 토박이가 아닌 김지유는 집밥을 먹어볼 일도 드물었다.국을 한 모금 마신 김지유가 실눈을 떴다.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신이 난 고양이가 눈을 가늘게 뜨는 모습 같았다.그 모습을 바라보던 노현우는 저도 모르게 마음이 몽글몽글해졌다.노현우는 밥을 먹으며 김지유한테 학창 시절 얘기를 꺼냈다."학교 다닐 때 제일 싫었던 사람이 권지헌이었어요.""……네?""지헌이만 있으면 내가 1등을 못 했거든요. 진짜 사람 열받게 했어요."사뭇 진지한 노현우의 표정에 김지유는 웃음을 꾹 참았다."난 또 두 사람이 같이 나타날 때마다 커플로 엮는 사람들 때문인 줄 알았어요."노현우가 멈칫하더니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그러긴 했죠. 그런데 그땐 커플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07화

    "머리가 아파서 잠깐 눈 붙였어요."권서진은 투덜거리긴 했지만 정말로 나무라는 건 아니었다."현서 아직 출소 안 했대, 이건 좋은 소식이지? 최근에 누가 면회 갔는지는 바로 찾아보기가 어려워서 월요일에 준우 씨가 출근하면 다른 부서에 물어봐 준대.""네. 고마워요, 서진 씨."소식을 듣자마자 제일 먼저 김지유에게 알려준 게 분명했다.잠시 더 얘기를 나눈 뒤, 김지유는 전화를 끊고 침대에서 일어났다.거실에서 계속 일하고 있던 노현우는 자다 일어나 얼굴이 발그레하고 머리가 헝클어진 김지유를 보며 웃었다."잘 잤어요? 마침 저녁 먹을 때 다 됐으니까 준비하고 밥 먹으러 나가요."점심에 남긴 요리가 사장님 냉장고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당연히 먹으러 가야 했다.김지유는 얼굴이 확 붉어졌다."미안해요, 너무 오래 잤네요……"30분만 자고 일어날 생각이었는데 눕자마자 머리가 지끈거려서 진통제를 먹고 다시 누웠더니 약기운이 도는 바람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잔 것이다.노현우를 그동안 계속 기다리게 했다는 게 왠지 미안해졌다.노현우가 무심하게 슬쩍 바라보았다.하필이면 낮에 담배 피우러 내려갔다가 마주친 남자의 말이 지금 머릿속에 떠올랐다.정 기분이 내키지 않으면 키스해서 빚이라도 받아내라던 말.노현우의 목젖이 꿀렁였다.오후 내내 자고 일어난 김지유는 얼굴이 발그레하고 머리카락은 얼굴에 달라붙어 있었으며 셔츠 가디건도 걸치지 않은 채 타이트한 니트 원피스 차림이었다.몸에 착 붙은 원피스가 늘씬하고 고운 몸매 라인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김지유를 안아본 적 있는 노현우도 들어갈 데는 잘록하게 들어가고 나올 데는 볼륨이 있는 몸매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노현우는 컵을 들어 물을 한 모금 마시고 냉수가 잡생각도 가라앉혀 주기를 바랐다."괜찮아요. 어차피 집에 있어도 일했을 거예요. 가서 준비해요."김지유는 조금 전 자신을 바라보던 노현우의 시선이 왠지 뜨겁게 느껴졌다.그렇게 영문도 모른 채 욕실로 들어갔다.거울을 확인하고서야 자는 사이에 원피스

Higit pang Kabanata
Galugarin at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Libreng basahin ang magagandang nobela sa GoodNovel app. I-download ang mga librong gusto mo at basahin kahit saan at anumang oras.
Libreng basahin ang mga aklat sa app
I-scan ang code para mabasa s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