เข้าสู่ระบบ"바꿀게요, 당장 바꿀게요. 지금 바로 사러 가요!"다른 건 몰라도 재물운에 영향 준다면 하늘이 무너질 일이었다.김지유는 외투를 걸치고 김지수한테 당부한 뒤 곧장 집을 나섰다.단지 밖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철물점이 하나 있었다. 노현우가 사이즈 사진을 찍어놔서 바로 맞는 수도관을 고를 수 있었기에 김지유는 서둘러 QR코드를 스캔해 결제했다.노현우가 힘들게 자기 집 물건을 수리해 주는데 돈까지 쓰게 할 수는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주머니를 더듬던 김지유는 그제야 너무 급하게 나오느라 열쇠를 챙기지 않은 걸 깨달았다.문을 두드려도 김지수는 들리지 않는 듯했고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았다.샤워 중인 듯했다.김지유가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지수 샤워하는 데 삼십 분은 걸리는데… 이거 저 주시고 먼저 가보세요, 제가 고쳐볼게요."김지유가 산 집은 한 층에 두 세대가 사는 구조였다.옆집은 아직 인테리어 공사 전이라 건축 자재가 복도에 잔뜩 쌓여 있었다.노현우는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괜한 걱정이 아니라 인터넷에도 인테리어를 하지 않은 빈집에 이따금 갈 곳 없는 노숙자들이 들어가 지낸다는 기사가 종종 올라오곤 했다.김지유와 김지수, 여자 둘만 있는 집이었다.아무리 생각해도 안심할 수 없었다.노현우는 손으로 담뱃갑을 더듬다가 라이터를 쥐고 달칵달칵 불을 켰다. "그냥 가버리고 지유 씨 혼자 문 앞에서 기다리게 하라고요? 그럼 나중에 밥 먹자고 해도 다신 얼굴 못 보겠는데요."김지유가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며 바람 부는 방향을 내어주었다."담배 피우실래요?""아니요."김지유는 김지수한테 샤워 끝나면 문을 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꼭대기 층은 평소 사람이 드나들지 않아서 이 시간엔 이따금 순찰 도는 경비원 말고는 김지유와 노현우 둘뿐이었다.노현우는 권지헌보다 키는 살짝 작았지만 다부진 근육질 몸매였다.보기만 해도 든든한 타입이었다.묘한 분위기 때문인지 노현우가 손에 든 라이터 불꽃이 일렁거리며 얼굴을 비출 때마다 짙은 이목구비에서 왠지 모를
노현우는 김지유네 아파트 단지 입구까지 차로 데려다주었다.김지유가 말을 꺼냈다. "올라가서 잠깐 앉았다 가실래요?""아니에요, 내일 봬요."성인 사이에서 내일 보자는 말은 암묵적인 약속이나 다름없었다.김지유가 고집을 부렸다."사실 저희 집 수도관이 고장 나서 그래요. 방금 동생이 집에 물이 샌다고 하던데 올라가서 좀 봐주시면 안 될까요?"노현우가 눈썹을 살짝 치켜올렸다.차 옆에 서 있는 김지유는 단아하고 자태가 고왔다. 아직 학교를 다녀서인지 왠지 모를 편안하면서도 지적인 특유의 분위기가 있었다. 같이 있으면서 가장 편한 건 뭘 하든 늘 솔직하고 직설적이며 빙빙 돌려 말하거나 숨기지 않는다는 거였다.노현우가 손등으로 김지유를 살짝 밀며 말했다."뒤쪽으로 서 있어요, 부딪히지 않게."노현우는 차를 후진해 주차한 뒤 차에서 내렸다.김지유가 산 집은 크지 않았지만 단지 환경은 괜찮은 편이었다. 녹화율이 높아 들어서자마자 향긋한 재스민 향이 은은하게 풍겼다. 노현우가 주위를 한번 둘러보며 말했다."단지 괜찮네요, 대출은 얼마나 돼요?""주택청약 적금으로 해결돼요. 다만 입주가 급해서 인테리어는 대충 했으니 올라가셔서 흉보지 마세요."노현우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그리고 김지유가 메고 있던 곰돌이 가방을 받아 한 손에 든 채 앞장서라는 손짓을 했다."앞장 서요."어둑어둑한 데다 가로등 불빛까지 어스름한 길가 나무가 살짝 흔들렸다. 길고양이나 강아지가 숨어 있는지도 몰랐다. 어쩌면 사람일 수도 있었기에 경계를 늦출 수 없었다. 노현우는 여자인 김지유를 따라가며 자연스레 뒤를 지켜주었다. 수풀이 흔들리더니 안에서 얼룩 강아지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고개를 돌린 김지유는 바로 알아본 눈치였다."흰둥이예요. 근처에 할아버지가 키우시는 강아지인데 아마 친구 찾아왔을 거예요." 김지유는 노현우를 데리고 엘리베이터에 올랐다.김지유의 집은 꼭대기 층인 24층이었다.엘리베이터는 금방 위층에 도착했다. 열쇠를 꽂자마자 김지수가 먼저 문을
노현우도 따로 해명하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출퇴근용이고 가끔 외출도 할 거라 성능에 대한 요구가 좀 까다로워요." "문제없습니다."직원이 노현우를 데리고 몇 가지 차종을 둘러보았다.노현우가 한 차량 앞에 서서 곁눈질로 물었다."어떤 게 더 나아 보여요?""제가 사는 것도 아니고 대표님 차를 사시는 건데 직접 마음에 드시는 걸로 하셔야죠.""지유 씨도 차 살 때 그렇게 생각했어요?"김지유가 눈을 깜빡였다."제 고물 차는 그냥 출퇴근과 통학 편하려고 산 거예요. 대표님, 저희 집에서 àl'aube까지 도시 하나를 넘어야 하는 거 아세요?""얘기는 들었어요. 비룡에도 지유 씨랑 같은 동네 사는 사람 꽤 있더라고요. 그래서 어느 게 더 마음에 들어요?""저한테 고르라면 당연히 보라색 차량이죠."노현우가 직원을 보며 말했다."저 보라색으로 시승 한번 해보죠.""네, 고객님."차에 오른 뒤 김지유는 뒷좌석에 앉았고, 직원은 조수석에서 노현우한테 차량 성능을 설명했다.김지유가 감탄하듯 한마디 했다."제 고물차보다는 훨씬 낫지만 그래도 허 대표님 차가 더 편하긴 해요."노현우가 피식 웃었다."제 능력을 너무 높이 보네요. 허 대표님 차는 무려 컬리넌이에요." "노 대표님도 언젠가 컬리넌 모는 날이 올 거라고 믿어요." 노현우는 사실 차에 큰 애착이 없었다."병원 오픈하기 전에 한 대 샀는데 나중에 자금 부족해서 팔았어요. 권 대표님 말이 맞아요, 저는 투자에는 안 맞나 봐요. 지유 씨 보기에 이 차 괜찮아요?""괜찮은데요."노현우가 고개를 끄덕였다."나중에 지유 씨가 몰기에도 괜찮겠네요. 그럼 이걸로 하죠." 이렇게 시원시원한 고객은 처음 본 직원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매장으로 돌아간 직원은 바로 구매 리스트를 작성했다.차량 구매 시 선팅 필름 서비스가 제공되었기에 필름 컬러를 물어보러 온 직원은 바로 김지유한테 물었다."나중에 어떤 색으로 하실지 봐두실래요?"김지유가 한번 훑어보더니 말했다."지금 컬러도
두 사람이 앉은 자리는 창가였다.창밖에서 봄바람이 훑고 들어와 테이블 위 조화 소품과 김지유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흩날리게 했다.김지유는 자연스럽게 머리를 틀어 올리고 테이블 위 고정한 뒤 계속 밥을 먹었다."노 대표님, 놀라셨어요?""그런 건…… 아니지만 이렇게 직설적인 여자는 처음 봐서요."김지유가 눈썹을 치켜올렸다."사업판을 주름잡아 오셨으니 저보다 직설적인 여자는 더 많이 보셨겠죠. 다만 저처럼 뻔뻔한 사람이 처음이신 거겠죠."노현우는 순간 멍해졌다.예전에 강성시에서 일할 때 만났던 직설적이던 여자들이 떠올라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그 사람들이 직설적인 거랑 지유 씨는 결이 달라요."전에 노현우 업무용 계정에 매일같이 만나자는 여자들의 연락이 쏟아졌는데 대부분은 식사 정도는 생략하기 일쑤였다.목적지는 전부 호텔이었다.노현우는 한 번도 응한 적 없었고 이후 업무상으로도 티 나지 않게 거리를 두곤 했다.하지만 김지유가 말하는 건 왠지 거슬리지 않았다.노현우는 몸을 뒤로 살짝 기대어 좀 더 편한 자세를 잡고 밥을 먹는 김지유를 바라보았다.남자로서 이럴 때 못 알아듣는 척하거나 딴청 피우면 딱 찌질해 보이기 십상이었다.이득 볼 거 다 보고 시치미 떼는 짓은 노현우 취향이 아니었다.김지유가 먼저 입을 열었다."그냥 그렇다는 거니까 딴생각하실 필요 없어요. 대표님이 조건이 잘 맞는다는 거지, 제가 좋아한다거나 그런 정도까지는 아직 아니에요.""노 대표님이 더 좋은 여자나 재벌가 딸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면 축하해 드릴게요."노현우가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피부가 가무잡잡한 편이라 활짝 웃으면 하얀 이가 유독 도드라져서 오히려 좀 우스꽝스러웠다.보조개도 꽤나 선명했다."저는 아직 한마디도 안 했는데 지유 씨가 먼저 결론부터 내리네요? 재벌가에 관심 있었으면 강성시에 있을 때 이미 결혼했겠죠."강성시에 있을 때 재벌가 딸들이 노현우한테 앞다투어 달려들었다. 게다가 노현우의 집안 형편이 좋지 않다는 소리에 더 안쓰럽게
김지유가 속으로 불길하다고 생각하던 찰나, 아니나 다를까 선생님이 말을 꺼냈다. "저희 집에 조카가 하나 있는데 지유 씨랑 나이가 비슷해요. 한번 만나볼래요?""저번에 지수 상담 오셨을 때 마침 저를 찾아왔다가 지유 씨를 보고 반했나 봐요, 소개해달라고 계속 조르네요."김지유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렸다. 오늘 대체 개똥이라도 밟은 걸까?아침 저녁으로 소개팅 상대 소개해 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네?김지유는 맞은편에 앉은 노현우를 힐끗 보고는 깔끔하게 거절했다. "저 이미 만나는 사람 있어요. 감사해요, 선생님. 나중에 헤어지면 그때 조카분 소개시켜 주세요."선생님은 아쉽다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고 나서야 전화를 끊었다.그때 마침 음식도 나왔다.테이블 위 음식을 보는데도 김지유는 입맛이 확 사라졌다. "노 대표님과 밥만 먹으면 자꾸 소개팅 상대 소개해준다고 하는데 혹시 환생한 월하노인이세요?"노현우가 두 손을 들며 말했다."저랑은 상관없죠. 철한선에서 우리가 밥을 몇 번이나 먹었어요, 그땐 지유 씨한테 그런 말 한 사람 없었잖아요."김지유도 사실 농담 삼아 한 말이었다.나이나 외모, 학력까지 있으니 지금 딱 시집 갈 타이밍이라는 걸 김지유도 알고 있었다. 집에 결혼 적령기의 남자만 있으면 다 어떻게든 이어주려 했다.다짜고짜 결혼하겠냐고 물으면서 말이다. 그 생각에 김지유도 순간 멍해졌다가 이내 고개를 숙이고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노현우가 젓가락을 닦아 김지유한테 건네며 말했다."차라리 진짜 애인이 생겨야 다들 그만하지 않을까요?""그것도 나쁘지 않은데 적어도 여러가지로 제가 우러러볼 만한 사람이어야죠. 집안 형편은 좀 안 좋은 게 좋아요. 그래야 서로 부담 없고 서로 발목 잡는다는 소리도 안 나오죠."김지유의 논리는 꽤 독특했다."여자들은 다 좋은 집안에 시집가고 싶어 하지 않아요?""현실적인 조건도 따져야죠. 저 같은 남자들도 데릴사위 노리는 사람이 많은데요."사람이라면 높은 곳을 바라보는 건 당연했다. 김지유는 자
수업이 끝나고 김지유와 강보라는 서둘러 식당으로 향했다. 점심을 먹고는 같이 도서관에서 공부하기로 했다.그때 휴대폰에 메시지가 하나 도착했다.김지유가 확인해보니 저녁에 시간이 있으면 밥을 사고 싶다는 노현우의 메시지였다. 김지유는 입꼬리가 올라간 채 그 자리에 서서 답장을 보냈다.한창 얘기하던 강보라가 아무 답이 없는 옆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니 김지유는 한쪽 어깨에 가방을 멘 채 멈춰서서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170센티미터가 좀 넘는 김지유는 마르고 늘씬한 키에 단정하게 포니테일 머리를 묶고 있었는데 가느다란 손으로 휴대폰을 쥔 풋풋한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잠시 그 모습을 감상하던 강보라가 소리쳐 불렀다."지유야, 뭐 해?"김지유가 고개를 들더니 가방에서 식권 카드를 꺼내 강보라한테 건네며 말했다."약속 펑크낼게, 대신 밥은 내가 사줄게. 3층 가서 제일 비싼 닭볶음탕 먹어." 강보라가 입꼬리를 씰룩이며 카드를 받아 들고는 코웃음을 쳤다."닭볶음탕은 겨우 5천 원밖에 안 하거든. 나 5층 가서 장어 덮밥 먹을 거야." 건영대 식당에는 계절 특선 메뉴가 있었는데 장어 덮밥은 닭볶음탕보다 두 배는 더 비쌌다.김지유가 통이 크게 손을 저으며 말했다."먹어, 밀크티도 사 마셔! 나 먼저 간다."강보라는 뛰어가는 김지유의 뒷모습을 보며 저도 모르게 따라 웃었다.저렇게 서두르는 걸 보면 데이트 가는 줄 알겠지만 강보라는 김지유를 너무 잘 알았다.데이트일 리는 절대 없었다. 십중팔구 또 어느 업무 관계자와 저녁 약속이 잡혔을 게 뻔했다.뒤쫓아 온 노준서는 자전거를 타고 교문을 나서는 김지유의 뒷모습을 발견했다. 치맛자락이 바람에 나부끼고 봄날의 가로수 사이로 비친 햇살에 머리카락도 반짝였다.노준서가 강보라에게 물었다."학우님, 지유 씨 어디 가는 거예요?""저녁 약속 있다고 갔어요."조금 전 본 실시간 검색어가 떠오른 강보라는 노준서에게 왠지 모를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노준서가 김지유한테 마음이 있다는 건 다들 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