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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8화

Author: 빛나냥
권지혁이 챙겨온 저녁밥은 미애 이모가 만든 음식이었다.

어릴 때부터 먹고 자란 손맛인데도 지금은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꼭 소금간이 빠진 음식 같았다.

몇 술 뜨다 말고 권서진은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전화해서 상황을 물어볼까 했지만 차 안에서 양준우가 보인 무례하기 짝이 없는 태도가 떠올랐다.

권서진은 마음이 너무 뒤숭숭했다.

걱정한들 할 수 있는 일도 없었고 양씨 집안에서 모셔 올 의료진 정도면 믿을 만할 테니 권서진이 나설 일이 아니었다.

그 이상은 권서진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설마 그 황당한 제안을 받아들여서 결혼이라도 해야 한단 말인가?

그럴 수는 없었다.

게다가 이미 친구 목록에서 지워버린 뒤였다.

게임을 끝낸 권지혁은 권서진이 제대로 닫지도 않고 소파 위에 던져둔 가방을 발견하고 정리해 주었다.

가방에서 두툼한 봉투 하나가 툭 떨어졌다.

봉투를 열어 보니 일련번호까지 죽 이어진 빳빳한 신권 지폐가 가득했다.

누가 봐도 일부러 은행에 가서 뽑은 것이 분명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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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03화

    순간 멈칫하던 노현우는 휴대폰 잠금을 풀지 않고 그대로 김지유한테 돌려주었다."문자가 온 거 같네요."김지유는 화면에 뜬 문자를 보자마자 미간을 찌푸렸다.권지헌 얘기는 전에 노현우한테 한 적이 있었다. 다만 둘이 만나는 사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문자 두 통을 보자 예전에 받고 무시해 버렸던 문자가 떠올랐다.학부 시절 겪었던 일과, 이제는 다 잊은 줄로만 알았던 사람까지 머릿속에 한꺼번에 떠올랐다.현서.문자 말투가 현서와 지나칠 정도로 닮아 있었다.벌써 출소한 건지 김지유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허설아한테 전화를 걸려다가, 임신 후기라는 게 떠올라 방해할 순 없겠다 싶어 그만두었다.김지유가 아랫입술을 깨물자 노현우가 걱정스레 물었다."아는 사람이에요? 미안해요, 방금 본의 아니게 문자 내용을 봐버렸어요.""내가 아는 사람인지는 확실치 않아요. 전에 학교 다닐 때 권 대표님을 짝사랑했다고 말했잖아요? 그때 누가 권 대표님 여자친구 행세를 하면서 나한테 경고 문자를 엄청 보냈거든요.""그 밖에도 안 좋은 일이 좀 있었고요."김지유는 호감 가는 남자 앞에서 제 상처를 들추는 게 싫었다.학교 다닐 때 괴롭힘당한 일이든, 복수하겠다고 미행해 두들겨 팬 일이든 전부 입에 담기 힘든 과거였다.굳이 꺼내고 싶지 않았다.다 알고 나면 노현우가 어떤 생각을 할지도 알 수 없었다.희박한 가능성만 믿고 사람 마음을 시험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노현우가 알겠다는 듯 콧등에 걸친 안경을 벗어 닦았다."그 얘기라면 나도 어렴풋이 기억나요. 학교 다닐 때 한바탕 시끄러웠잖아요. 지유 씨 일이었을 줄은 몰랐지만."학교 측은 사건을 쉬쉬하며 덮어버렸다.학생들 대부분은 사건이 있었다는 것만 알았지 당사자가 누군지는 몰랐다.노현우도 사건이 권지헌과 얽혀 있고 현서가 일을 벌인 장본인이라는 것까지만 알았다.허설아가 현서한테 사과하라고 강하게 밀어붙였던 것도 그 무렵이었다.다른 피해자가 누군지는 아무도 몰랐다.김지유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9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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