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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Author: 빛나냥
허설아가 웃으며 말했다.

"오후가 되면 다 알게 되실 거예요, 함께 공개할 거니까요."

허설아 옆에 앉은 한 여성 대표가 가까이 다가오며 말했다.

"정말 못 찾은 거예요? 이 한겨울에 정말 안 좋은 소식이라 해도 저희한테는 알려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오늘 주주총회에서 여러분 모두 원하는 답을 얻게 되실 거예요."

뭐라도 캐내려던 사람들은 허설아가 한마디도 흘리지 않는 걸 보고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권지헌 아내인지라 나이는 어려도 생각이 깊었다.

어떤 질문을 해도 전혀 말려들지 않았다.

이번 회의의 내막을 알고 있는 일부 오랜 주주들은 하나같이 흔들림 없었다.

자신들은 모르는 일이다, 물어봐도 소용없다고 얼굴에 쓰여 있는 듯했다.

다른 주주들도 마음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주주총회가 시작되었다.

권지헌의 시선이 권지호에게 향했다.

"네가 소집한 회의니까 네가 먼저 진행해."

권지호가 권지헌과 눈을 마주쳤다.

그 순간, 권지호의 마음속에서 왠지 모를 불안감이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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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893화

    김지유는 권서진의 호의를 잘 알고 있었다.평소 김지유는 이런 명품 가방을 메고 다닐 성격이 아니었다. 그런데 아침에 현관에 놓인 가방을 드는 순간, 자동차 매장에서 차를 보던 그날이 떠올랐다.수천만 원짜리 맞춤 정장을 갖춰 입은 노현우가 커다란 곰돌이 가방을 손에 들고 있던 모습은 생각만 해도 어울리지 않았다. 문을 나서려던 김지유는 결국 다른 가방으로 바꿨고 책을 넣기에도 딱 맞춤했다. 강보라의 질문에 김지유가 차분하게 답했다."설마 그 가방 메고 비즈니스 리셉션 갈 순 없잖아.""하긴 그렇네. 그런데 지유 너 참 체력도 좋다. 출근하면서 수업까지 듣다니, 연애할 마음이 없는 게 당연하겠어." 김지유는 답을 하지 않고 물건을 다 챙겨 가방에 넣고는 강보라와 함께 강의실을 나섰다.고개를 드니 건영대 캠퍼스의 무성한 플라타너스 잎이 온 세상을 다 가릴 만큼 우거진 채 머리 위를 뒤덮고 있어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김지유가 솔직하게 말했다."연애 안 하고 싶은 건 아니야. 아직 딱 마음에 드는 남자를 못 만나서 그렇지.""말은 잘하네, 꼭 무슨 눈에 들어온 사람이라도 있는 것처럼. 너희 회사에 엘리트들이 그렇게 많은데 설레는 사람 하나 없어?"김지유가 담담하게 말했다."사내 연애는 국법으로 금지야. 회사에서 동료한테 반하면 그걸로 끝장인 거야."강보라가 자지러지게 웃었다.도서관에 거의 도착했을 때, 뒤에서 누군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김지유 씨."노준서가 멀지 않은 곳에서 김지유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강보라가 김지유의 팔을 잡아끌며 경계하듯 말했다."저 사람 왜 또 왔어? 설마 진짜로 너 좋아하는 거 아니지?"김지유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최근 알게 된 사실이 있다면 봄날의 경쟁사인 한 유명한 귀금속 브랜드의 매장 건물을 노준서가 디자인했다는 것이었다.건축학과 우수 학생인 노준서는 건축 분야에서 큰 상도 몇 차례 받은 적이 있으니 주얼리 매장 건물 디자인을 맡는 것 자체는 이상할 게 없었다.하지만 김지유는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892화

    허설아는 연달아 몇 개의 회의에 참석했다. 송원영과는 앞으로 봄날의 라인을 하이주얼리와 일반 골드 제품으로 나누기로 상의했다. 금값 시세가 오르거나 내려도 봄날은 일주일 동안 가격을 변화하지 않고 일주일 뒤 실제 시세를 반영해 조정하기로 정했다.따지고 보면 봄날의 금 주얼리는 다른 금 브랜드들보다 저렴한 편이었다.요즘 핫하다고는 해도 오래된 브랜드들과 경쟁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면 아직 갈 길이 멀었다.봄날과 àl'aube 모두 디자이너 규모도 늘렸다.분기별 메인 제품 디자인은 여전히 권서진이 맡았지만 나머지 제품은 각 팀에서 우수한 디자이너의 시안 중에서 고르기로 했다.회의가 끝난 뒤, 송원영이 나날이 불러오는 허설아의 배를 보며 조심스레 물었다."한번 만져봐도 돼요?""그럼요."송원영이 조심스레 손을 갖다 댔다.감촉이 참 신기했다. 물이 가득 찬 풍선을 만지는 느낌이었는데 안에서 새 생명이 자라고 있다고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손길이 조심스러워졌다."너무 신기해요." 결혼도 출산도 안 해본 여자로서 임신해서 이렇게 배가 불러온다는 건 상상조차 안 가는 낯선 경험이었다.송원영의 손바닥에 아이의 발길이 느껴졌다.송원영이 화들짝 손을 떼며 놀란 눈으로 허설아를 쳐다보았다."방금 저 찬 거 맞죠?""맞아요, 이 아이는 연희보다 훨씬 활발해요. 태어나면 지헌이와 함께 운동하고 공 찰 상대가 하나 생길 것 같네요."요즘 연희는 야외 운동 한 번 하려면 권지헌이 몇 번씩 재촉해야 했다.허설아는 연희를 가졌을 때 참 얌전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이번 아이는 활발한 성격인 듯했다. 송원영은 회의 자료를 챙겨 들고 허설아 팔을 부축하며 걸었다."아이한테 나중에 꼭 얘기해 줘요, 원영 이모 노후 책임져야 한다고." 허설아가 웃으며 놀렸다."원영 이모는 본인 아기 낳을 생각은 없고요?""지금은 생각이 없어요. 애 낳을 생각만 해도 너무 괴로워요. 지금은 일단 저부터 잘 챙기는 게 우선이고 다른 건 나중에 생각할래요.""은석 씨 생각은요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891화

    이런 서류는 사실 노현우가 직접 가져올 필요까지는 없었다.하지만 노현우의 속셈은 따로 있었다. 이맘때면 김지유가 학교에 없을 테니 àl'aube에 있을지도 모른다고만 생각했는데 오는 길에 마침 마주칠 줄은 몰랐다.마침 오늘 차도 갖고 오지 않은 상황이었다. 정말 둘 사이에 인연이란 게 있는지도 몰랐다.아이들을 데려다주고 김지유는 바로 퇴근했다.몇 시간이나 월급 받으면서 쉰 셈이니 이득이었다. 노현우가 옆에서 함께 걸으며 김지유의 작은 차를 찾아 주차장으로 향했다. "데려다줄까요?""괜찮아요, 저희 집 여기서 좀 멀어요."노현우가 바깥 도로를 가리켰다."번거롭겠지만 저 앞 갈림길까지만 태워줄래요? 비서한테 데리러 오라고 할게요."김지유는 일단 타라고 한 뒤 차를 몰며 물었다."노 대표님, 제 차가 작다고 마음에 안 들어요?"이 시간에 비서를 부르느니, 차라리 데려다주는 게 나았다."그건 아니고 지유 씨가 왔다 갔다 하면 한 시간은 걸릴 텐데 집에 도착하면 늦은 밤이 되잖아요." 노현우가 잠시 뜸을 들이다 덧붙였다."마음이 안 놓여, 지유야."김지유의 손이 순간 멈칫했다.그러고 보니 오후에 마주쳤을 때도 이렇게 불렀던 것 같았다.노현우라는 사람은 가끔 의외로 솔직한 구석이 있었다.그 점이 김지유는 왠지 편하게 느껴졌다.갈림길에 도착하니 일처리가 빠른 노현우의 비서가 이미 기다리고 있었다. 노현우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조심히 가요, 저 먼저 갈게요."김지유가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남자는 성큼성큼 걸어가 길가에 세워진 차에 오르며 손을 흔들어 답하고는 김지유의 차가 먼저 출발하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자리를 떴다.차를 몰고 집으로 향하는 김지유의 휴대폰에 새 메시지가 도착해 있었다.지역 표시도 안 뜨는 익명 번호의 문자였다.[너 좋은 날도 얼마 안 남았어.][김지유, 반드시 지독하게 갚아줄 거야.]김지유는 순간 멍해졌다.누가 장난이라도 치는 걸까. 번호에 전화를 걸어봤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문자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890화

    이렇게 거침없이 말하는 사람은 김지유밖에 없었다.허설아는 메시지를 보며 웃고 싶었지만 몸을 조금만 움직여도 배 속 아이가 발로 툭툭 찼다."그럼 파이팅해서 빨리 넘어오게 만들어. 그래야 오늘 맥도날드 값을 내가 안 내지."김지유가 살짝 웃었다.생각해 보니 두 아이를 사무실로 데려가 봐야 허설아가 퇴근하고 권지헌이 데리러 올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할 뿐이었다.연희는 얌전한 편이지만 전서준은 도통 진정하지 못해서 허설아 일하는 데 방해라도 되면 곤란했다.김지유는 휴대폰을 꺼내 옆 상가의 영화 상영 시간표를 확인했다.마침 최신 애니메이션을 발견하고 아이들에게 물었다."애니메이션 볼래?"아이들은 모두 애니메이션은 거절하지 않았다. 김지유는 노현우한테도 물었다."노 대표님도 시간 괜찮아요?""당연하죠."오늘 마지막 일정이 서류 전달하는 것이었다.이미 àl'aube 코앞에 와 있으니 아무 때나 전달해 주면 되었다.김지유가 이렇게 신나 하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김지유는 허설아한테 알리고 티켓을 끊은 뒤 두 아이를 데리고 영화관으로 향했다. 관객 대부분이 아이들과 함께 온 어른들이었고 나름 너무 지루하지도 않아서 김지유도 중반부터는 흥미진진하게 보았다.영화가 끝났을 땐 벌써 9시가 다 되어 있었다.허설아한테서는 여전히 아무 연락이 없었다.영화관을 나서는데 직원이 웃으며 말을 걸었다."저희 인증샷 찍으시면 굿즈 드리는 이벤트 하고 있는데 두 분 아이들이랑 사진 남기실래요? 가족분들 모두 너무 잘생기고 예쁘셔서 여기 붙여두면 완전 예쁠 것 같아요!"사은품은 영화 관련 굿즈인 귀여운 머리띠 두 개였다.연희와 전서준 둘 다 눈이 반짝였다.김지유가 노현우를 쳐다보았다. 영화가 끝나고 관객들이 나오는 극장 앞 비상구 표시등 불빛이 눈앞의 남자를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노현우가 고개를 숙여 김지유를 내려다보았다.사실 철한선에서 둘이 함께 찍은 사진도 있었지만 다 대충 찍은 것들이었고 그마저 대부분은 김지유가 찍어서 김지수한테 보여주려던 용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889화

    노현우는 순간 목이 메었다.그러다 이내 나직이 웃었다."다행이네요.""그 사업, 노준서 때문에 시작한 거예요?"노현우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저도 성인인데 당연히 저를 위한 결정이었죠. 준서랑은 상관없어요."다만 노준서를 데리고 병원들을 전전하는 동안 수도 없이 거절을 당했다.괜찮은 의사를 찾고 수술비를 마련하고 그 뒤 영양 보충과 재활까지 챙기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노현우는 그저 지난날의 자신을 도와주고 싶었을 뿐이었다.비바람을 뚫고 걷던 시절 미래의 자신이 내미는 우산 하나 있었다면 얼마나 반가웠을까.둘의 대화를 듣던 연희가 앳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무슨 사업인데요?"김지유는 연희를 어린애 취급하지 않고 대략적인 내용을 일러주었다."나도 돈 기부하고 싶어요. 우리 유치원에 심장병 있는 친구가 있는데 며칠 전에 수술받으러 갔어요. 이 수술 돈 많이 들어요?"아이들은 돈이라는 숫자에 감이 없었다. 김지유가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연희야, 엄마랑 예전에 살던 작은 집 기억나? 수술비로 그 집 한 채는 살 수 있어.""아, 알겠어요. 지유 이모가 나를 도와 조금 기부해 주면 안 돼요?""연희 아빠 엄마가 이미 많이 기부했어."연희가 고개를 저었다."그건 다르죠. 그건 권지헌이랑 허설아가 한 거지 연희가 한 게 아니잖아요.""그래, 그럼 이모가 도와줄게."확답을 받고 나서야 연희는 다시 그림책으로 눈을 돌렸다.노현우가 말했다."권 대표님 따님, 의외로 참 어른스럽네요."연희를 본 사람들은 하나같이 아이가 차분하고 또래보다 눈치가 빠르고 똑똑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먹는 것만 신경 쓰는 전서준에 비하면 연희는 한참 의젓했다.연희가 느긋하게 말했다."아니에요, 삼촌. 사람마다 다 잘하는 게 있는 거예요.""연희 말이 맞아."àl'aube에 도착하자 허설아한테서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밥을 먹으라며 나중에 계산해 주겠다는 메시지가 도착했다. 김지유가 답장했다."우리 넷이니까 대표님이 다 같이 계산해 줘요.""

  • 내 아이를 모르는 그가 내 상사라니!   제888화

    전서준의 진심 어린 고백을 김지유는 정중히 사양했다.노현우가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인기가 많나 보네요."네 살배기한테 좋다는 소리를 들었으니 인기가 많다면 많은 셈이었다.조수석에 앉은 김지유는 서류로 얼굴을 가렸다.그때, 연희가 물었다."삼촌, 아빠 엄마 친구예요?""그런 셈이지, 네 고모도 알아. 나쁜 사람 아니니까 걱정 마."연희는 짧게 대꾸하고는 고개를 숙여 그림책을 보다가 가끔 전서준과 대화를 나누었다. 전서준의 머릿속에는 온통 저녁에 뭘 먹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지유 이모, 여기 맛있는 거 있어요? 나 배고파요.""방금 밥 한 그릇 먹었잖아?""난 사나이라고요, 한 그릇으로 어떻게 배가 차요!"àl'aube 건물이 요즘 도심으로 옮겨서 주변에 먹을거리가 많은 걸 노리고 그 핑계로 뭐라도 얻어먹을 속셈인 듯했다.김지유는 넘어가지 않았다."너희 엄마한테 전화해서 물어볼게.""에이, 그런 사소한 일은 엄마한테 안 물어봐도 돼요." 전서준이 입을 삐죽대더니 이번엔 노현우를 타깃으로 잡았다. "삼촌도 남자니까 대신 말해봐요. 우리 나이 남자들은 원래 한창 크는 중 아니에요?"노현우는 다시 환하게 웃었다. "넌 아직 남자도 아니지." 갓 네 살인 데다 작은 공처럼 동글동글한 녀석이 입만 열면 "남자" 타령이니, 웃음이 절로 났다.연희가 그림책을 내려놓으며 심드렁하게 말했다."나도 배고파, 햄버거 먹고 싶어."전서준이 물었다."너 돈 있어?""있어, 엄마가 준 워치에 돈 있어."전서준이 냉큼 연희한테 아부의 눈빛을 보냈다."연희야, 나도 한 입만 주면 안 돼?""혜원 고모가 괜찮다고 하면 줄게."뒷자리 꼬마들은 햄버거 한 입을 두고 내내 옥신각신했다.노현우가 미소를 띤 채 말했다. "꼬맹이들은 걱정도 참 소소하고 좋네요."아이들과 어울린 지 워낙 오래돼서 요즘 아이들이 어떤지 잘 모르고 있었다. 김지유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전에 병원 운영하지 않았어요? 아이들 자주 못 만났어요?""잘 안 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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