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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مؤلف: 다섯
그 후 며칠 동안 임수연은 주변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았고, 그저 일에만 매달렸다.

오늘 하루만 버티면 진통제를 살 만큼의 돈을 모을 수 있었다.

그 생각을 하니 무거웠던 발걸음도 조금은 가벼워졌다.

임수연은 주문받은 술을 들고 지정된 룸으로 향했다.

술을 내려놓고 밖으로 나가려던 순간, 뒤에 있던 남자가 갑자기 앞으로 다가서더니 그녀를 막아섰다.

“어디 가려고?”

“이리 와서 나랑 몇 잔만 마셔.”

남자의 힘은 생각보다 훨씬 셌다.

손목이 아플 정도로 거칠게 붙잡힌 임수연은 몸을 돌려 사과하며 손을 빼내려고 했다.

“죄송합니다, 저는 술을 못 마셔요.”

하지만 남자는 놓아주기는커녕 오히려 그녀를 더 가까이 끌어당겼다.

“술을 못 마셔?”

“그럼 나랑 하룻밤 보내는 건 어때?”

말이 끝나자마자, 남자의 손이 임수연의 몸 위로 거칠게 뻗어왔다.

이곳에서 일한 뒤 처음 겪는 일이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진 임수연은 겁에 질린 채 몸부림치며 소리쳤다.

“놔주세요!”

“계속 이러시면 사람 부를 거예요!”

남자는 비웃듯 입꼬리를 올리더니 탐욕으로 가득 찬 눈빛을 보였다.

“사람을 불러? 누가 와줄 것 같은데?”

“똑똑히 말해줄게, 임씨 가문의 아가씨가 나한테 널 망가뜨리라고 시켰어.”

“그러니까 얌전히 있어.”

“그 사람이 준 돈이면 네가 제대로 즐길 수 있게 해줄 만큼 충분하거든.”

임수연은 이렇게까지 두려웠던 적이 없었다.

설마 임유나가 이런 짓까지 벌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눈물을 흘리며 계속 소리쳤다.

필사적으로 버티던 끝에 결국 룸 문을 발로 걷어찰 수 있었다.

쾅!

큰 소리에 복도를 지나가던 두 사람이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소리를 따라온 사람은 하필 신혁준과 송지호였다.

임수연은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서, 두 사람에게 달려가 눈물을 흘리며 다급하게 외쳤다.

“신혁준, 송지호. 제발 도와줘.”

“누가 나를 강제로 데려가려고 해.”

두 사람은 순간 멈칫했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곧 익숙한 차가운 표정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임수연을 바라봤다.

“또 연기하는 거야?”

“이제 그런 식으로 동정심을 얻으려고 해도 우리한테는 안 통해.”

송지호도 차갑게 말을 이었다.

“유나한테 조금만 잘해, 쓸데없는 생각 그만하고.”

“그러면 우리도 너한테 잘해줄 테니까.”

말을 끝낸 두 사람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떠나면서도 두 사람은 임유나에게 무엇을 사다 줄지, 어떻게 하면 그녀의 기분을 풀어줄 수 있을지만 이야기하고 있었다.

멀어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순간, 임수연의 시야가 어지럽게 흔들렸다.

마치 절벽 끝에 홀로 서 있는 기분이었다.

조금씩, 끝없이 깊은 곳으로 가라앉는 것만 같았다.

‘왜 믿어주지 않는 거야?’

‘왜 확인조차 하지 않고 날 거짓말쟁이 취급하는 거야?’

이제 알 것 같았다.

더 이상 누구에게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남자가 다시 그녀를 룸 안으로 끌고 가려는 순간, 임수연은 문 앞에 놓인 꽃병을 발견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들어 올려 남자의 머리를 향해 힘껏 내리쳤다.

팍!

“악!”

남자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그 틈을 놓치지 않은 임수연은 옷매무새를 다급히 정리한 뒤, 도망치듯 밖으로 뛰쳐나갔다.

집 앞에 도착했지만 여전히 온몸이 떨렸다.

현관문 앞에서 한참을 서 있던 임수연은 겨우 마음을 진정시킨 뒤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거실로 들어서자 임철수와 강미란, 그리고 임유나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임수연을 보자마자 두 사람은 다짜고짜 몰아붙였다.

“뻔뻔하기도 하지.”

“유나한테 다 들었어, 네가 그런 곳에 가서 놀고 다녔다며?”

“네가 정말 임씨 가문의 사람이라고 생각해?”

강미란은 차갑게 쏘아붙였다.

“당장 밖에서 무릎 꿇고 있어.”

“날이 밝을 때까지 절대 들어올 생각 하지 마.”

밖에는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임수연은 홀로 빗속에 무릎을 꿇었고, 차가운 빗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커다란 통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거실 안.

그곳에는 세 사람이 있었다.

임철수와 강미란, 그리고 임유나.

세 사람은 소파에 편안히 기대어 함께 TV를 보고 있었다.

부모는 임유나를 바라보며 다정하게 웃었다.

따뜻하고 애정 어린 눈빛이었다.

하지만 저 사람들은 분명 임수연의 부모였다.

원래 저 사랑을 받아야 할 사람은 자신이었다.

어릴 적 민지선은 자신에게 다정한 엄마가 아니었다. 그래서 임수연은 늘 임유나를 부러워했다.

그래서 자신의 진짜 신분을 알게 되었을 때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했다.

임씨 가문으로 돌아온 뒤에는 어떻게든 부모의 마음을 얻으려고 애썼지만, 결국 돌아온 건 이런 결과였다.

세상에는 정말 친딸보다 양딸을 더 사랑하는 부모도 있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이 지옥 같은 시간도 곧 끝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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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죽음의 기록을 재생합니다   제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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