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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종이 표면을 긁어낸 결재란

Author: 데이지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24 09:27:25

세레나가 다음 문장을 읽었다.

재제출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신 황실 군수조달국에서 특별 승인서가 내려왔다.

‘황실 구호 긴급 물자로 재분류되었으므로 원산지 재검증 생략.’

승인 담당.

리오넬 카르트.

당시 직급으로는 단독 승인 권한이 없었다.

그 아래 상급 결재자가 있어야 했다.

그러나 상급자 칸은 검게 지워져 있었다.

세실이 종이를 등잔에 비춰 봤다.

“잉크로 지운 게 아니라 종이 표면을 긁어냈습니다.”

세레나는 손을 대지 않았다.

“복원 가능합니까?”

“흔적은 볼 수 있겠지만 이름까지 확정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확정하지 못하면 추정으로 남겨 주세요.”

세실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레나는 날짜와 물량 번호를 현재 사건 기록과 대조했다.

일곱 해 전 회수된 품질 재검사 장부.

원산지를 지운 뒤 드레이크 제3정제소 물량으로 바뀐 백휘석.

그리고 지금 루멘 성전의 무료 구호품과 성기사단 전용 약품에서 반복해서 나온 회색 불순물.

같은 광맥의 물건인지 아직 증명되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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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도움을 주는 일도 점점 번거로워졌다.그녀는 그 번거로움이 싫지 않았다.적어도 누군가 훗날 물 한 통을 받았다는 이유로 결속을 찬성했다고 기록하는 것보다는 나았다.해가 지기 직전, 첫 번째 사체 감정 결과가 나왔다.소형 개체 네 구 가운데 세 구의 위장에서는 눈과 나무껍질, 작은 돌 조각이 나왔다. 문제는 네 번째였다.위장 안에서 검은 금속편 세 개가 발견됐다.왕핵 정제분 4호가 묻어 있었고, 표면에는 옛 성유 보존수지가 굳어 있었다. 성녀 잔류도 검출됐지만 아델라이드와 엘리시아 어느 한 사람에게 완전히 일치하지 않았고, 여러 표본이 섞인 폐목초지 혼합액과 더 가까웠다.“실제로 먹었습니다.”테사가 감정서를 보며 말했다.그동안 ‘먹이’가 단순한 기술자 은어인지, 길에 바르는 재료를 뜻하는지 불분명했던 부분이 처음으로 좁혀졌다. 적어도 일부 소형 개체는 혼합 잔류가 묻은 금속 자체를 삼켰다.더 이상한 것은 금속편의 모양이었다.그냥 부서진 갑옷 조각이 아니었다.세 개를 원래 형태대로 맞추자 작은 고리 하나가 됐다.목걸이나 족쇄에 가까운 크기.테사는 사체 목 주변을 다시 확인했다.털 아래 피부에 둥근 눌림 자국이 있었다.“원래 목에 걸려 있었던 것 같습니다.”하겐의 얼굴이 굳었다. “누가 마물한테 직접 걸었다는 건가?”“가능성은 있지만, 사람이 직접 접근했는지는 모릅니다. 덫이나 먹이에 섞어 걸리게 했을 수도 있습니다.”고리 안쪽에는 숫자가 새겨져 있었다.13.흑갑 13번과 같은 번호.회의실 안의 공기가 가라앉았다.엘리시아가 천천히 물었다. “갑주 번호와 같은 체계입니까?”테사는 합금과 획을 비교했다. 금속 자체는 갑주용 흑철보다 훨씬 얇았지만, 숫자 13의 각인 방식은 북쪽 우편소에서 발견된 신규 갑주 조각과 일치했다.“같은 제작 체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흑갑 13번은 아직 사람을 찾지 못했다.그런데 13번이 새겨진 고리는 이미 소형 개체의 목에 있었다.사람과 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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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리시아는 북벽으로 가지 않았다.경계종이 네 번 울리는 동안 그녀가 향한 곳은 성녀 사무실도 아니었다. 미하일이 임시 치료소로 확장해둔 북부 곡물창고였고, 그곳에서는 이미 외곽 숙영지에서 돌아온 노인과 아이들, 성벽에서 내려온 부상병들이 서로 다른 구역으로 나뉘고 있었다.미하일은 엘리시아를 보자 가장 먼저 환자 숫자를 건넸다. 전투 부상 둘, 외곽 복귀 중 미끄러져 손목을 다친 주민 하나, 추위 때문에 호흡이 나빠진 노인 셋, 불안 증세로 과호흡을 보이는 아이 둘. 아직 대량 부상 상황은 아니었지만, 북벽이 실제 공격을 받기 시작한 이상 치료소의 준비단계를 올려야 했다.엘리시아는 신성력을 쓰기 전에 물었다. “제가 직접 치료해야 할 환자가 있습니까?”“현재는 없습니다. 전투 부상자 둘도 봉합과 고정으로 처리할 수 있습니다.”“그럼 저는 병상과 인력부터 보겠습니다.”그녀는 성녀가 왔다는 이유로 모든 환자를 자기 앞으로 모으게 하지 않았다. 신성력은 응급순환이 무너지거나 일반 치료로 버틸 수 없는 경우에만 쓰기로 했고, 현재는 미하일의 지휘 아래 약품과 붕대, 난방, 수송 동선을 먼저 정리했다. 이름 없는 지원품 가운데 성분 검사가 끝난 진통제는 사용할 수 있었지만, 신성 파장을 억제하는 성분이 든 약은 성녀 치료와 섞이지 않도록 별도 선반으로 옮겼다.첫 번째 성벽 부상자가 들것에 실려 들어왔을 때 엘리시아는 그의 곁으로 달려가지 않았다.미하일이 먼저 상처를 확인하고 종아리 열상을 봉합했으며, 엘리시아에게 필요한 것은 출혈이 아니라 다른 문제였다.“성벽 돌에서 이상한 냄새가 납니다.”부상병이 이를 악문 채 말했다.미하일이 봉합하던 손을 멈추지 않고 물었다. “어떤 냄새지?”“쇠 비린내 같은데 단내도 섞였습니다. 놈이 들이받은 뒤 돌가루가 얼굴까지 튀었어요.”엘리시아의 시선이 그의 장화와 바짓단에 묻은 회색 먼지로 향했다.왕핵 정제분 4호.성유 보존수지.그동안 먹이점과 흑갑에서 반복해 발견된 조합이었다.“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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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처형에 서명한 공작과 계약 결혼했다   273. 구해달라 허락하지 않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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