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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거울 속에 비친 그녀의 맨얼굴.

Author: SeuMim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9-22 07:07:47

거실 소파.

내가 털썩 주저앉아 거친 한숨을 채 돌리기도 전이었다.

​"흣, 진우야……."

​허락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눈이 뒤집힌 유라가 내 위로 다짜고짜 올라탔다.

얌전하게 기다릴 이성이 이미 날아간 지 오래인 듯했다.

​"야, 누, 누나! 거리를 좀……."

​말을 잇지 못했다.

좁은 소파 위.

유라의 허벅지.

그녀의 뜨거운 허벅지 안쪽 살이 내 두 다리를 옭아매듯 짓눌렀다.

​뺨에 입술을 대려면 밀착할 수밖에 없다는 핑계지만 우리가 이런자세라니.. 아찔한 구도였다.

내 몸으로 그녀의 체온이 쏟아져 내렸다.

​"가, 가만히 있어. 움직이지 말고."

​목소리가 나도 모르게 미세하게 떨려 나왔다.

나는 양손을 조심스럽게 뻗어 유라의 젖은 뺨을 감싸 쥐었다.

손바닥에 닿는 그녀의 피부는 극도의 흥분으로 고열에 시달리는 환자처럼 뜨거웠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시야가 점점 좁아지며, 오직 유라의 울긋불긋하고 거친 왼쪽 볼만이 눈앞에 가득 찼다.

그녀의 긴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며 두 눈이 꽉 감기는 것이 보였다.

​스윽-.

​혀끝이 그녀의 뺨에 닿았다.

​"흐읏……!"

​유라의 얇은 어깨가 크게 움찔하며 튀어 올랐다.

꾹 다물려 있던 그녀의 입술 사이로, 옅은 신음이 통제력을 잃고 새어 나왔다.

나는 조심스럽게 혀를 움직여 그녀의 왼쪽 뺨 전체를 진득하게 핥아 올렸다.

상처 부위를 완벽하게 덮기 위해 타액을 골고루 도포하는 행위.

하지만 그 모습은 지극히 노골적이고 끈적한 애무와 다를 바 없었다.

​혀끝으로 전해지는 감각이 머리를 어지럽혔다.

피부에서 전해지는 뜨거움.

그녀의 거친 숨결.

그리고 방금 전까지 쏟아냈던 눈물의 짭짤한 맛이, 타액과 함께 엉겨 붙었다.

​할짝. 

​적막이 내려앉은 거실.

살과 살이 노골적으로 마찰하며 타액이 끈적하게 묻어나는 소리만이 질척하게 울려 퍼졌다.

​"하아…… 아앗, 으응……."

​뜨거운 혀가 거친 피부를 쓸고 지나갈 때마다.

허벅지 위에 단단히 올라탄 유라의 몸이 감전된 것처럼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두 손으로 내 어깨의 옷깃을 구겨질 듯 꽉 움켜쥐었다.

참을 수 없는 묘한 쾌감과, 피부 속부터 차오르는 안도감에 취해 유라가 잘록한 허리를 비틀었다.

이것은 더 이상 이성적인 치료가 아니었다.

숨 막히는 열기 속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는, 농밀하고 에로틱한 주술이었다.

​그녀의 뺨 전체를 내 타액으로 흠뻑 적시고 나서야, 나는 천천히 입술을 뗐다.

두 사람의 입술 사이로 길게 늘어지던 은빛 타액이 툭, 하고 끊어졌다.

​"하아, 하아……."

"……."

​거칠고 가쁜 숨을 몰아쉬며 나를 바라보는 유라.

그녀의 눈동자는 알코올과 쾌락에 취해 완전히 풀려 있었다.

안도감, 경이로움, 그리고 알 수 없는 짙은 기대감이 뒤섞인 야릇한 표정.

​"됐, 됐지? 빨리 가서 확인이나 해봐."

​나는 서둘러 그녀의 얇은 허리를 잡아 밀어냈다.

바지 앞섬이 당장이라도 터질 것처럼 흉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장실 안.

밝은 백색 조명 아래.

거울 앞에 선 유라의 뒷모습이 숨 막히는 침묵 속에 멈춰 있었다.

문지방에 비스듬히 기대어 선 나는 묵묵히 그녀의 다음 반응을 살폈다.

​쏴아아아-

​세면대에 물을 틀고 세안을 마친 유라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거울 속에 비친 그녀의 맨얼굴.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남아있던 왼쪽 볼의 지저분한 트러블과 칙칙한 각질.

​그 모든 것들이 눈 녹듯 완벽하게 사라져 있었다.

​오른쪽 뺨처럼, 아니 그보다 더 찬란하고 폭발적인 빛을 머금은 완벽한 백옥 피부.

양쪽 뺨의 균형이 맞춰지자.

그녀가 원래 가지고 있던 화려한 이목구비가, 숨겨둔 발톱을 드러내듯 미모를 뿜어냈다.

​"하아…… 하아아……."

​유라는 완전히 홀린 사람처럼, 떨리는 양손으로 자신의 두 뺨을 쓰다듬고 또 쓰다듬었다.

손끝에 닿는, 갓난아기처럼 맑고 매끄러운 촉감.

그녀의 눈동자가 주체할 수 없는 환희로 요동쳤다.

​"다 고쳐졌어……."

​그녀의 붉은 입술 사이로 몽환적인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네 침 하나로…… 거지 같았던 피부가 전부 다……."

​유라는 황홀경에 빠진 채 거울 표면에 얼굴을 바짝 가져다 댔다.

평생 그녀의 숨통을 조르던 지독한 저주가, 단 한 번의 성스러운 축복으로 완벽하게 씻겨 내려간 순간.

그녀의 머릿속을 억누르고 있던 얄팍한 상식과 이성의 끈이 툭, 하고 끊어지는 소리가 환청처럼 들리는 듯했다.

스윽.

​유라의 번들거리는 시선이, 거울 속 자신의 빛나는 얼굴에서 천천히 아래로 향했다.

차가운 물에 젖어 하얀 쇄골에 달라붙은 헐렁한 셔츠.

그리고 그 아래.

아무런 굴곡도, 생명력도 없이 비참하게 성장을 멈춰버린 '절벽 가슴'.

​술기운과 기적에 완벽하게 도취된 유라의 뇌리 속에서.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위험하고도 치명적인 논리가 비약을 시작했다.

​'이미 완벽하게 죽어버린 피부 세포조차 기적처럼 재생시키는 체액.'

'그렇다면…….'

'발육이 멈춰버린 내 비참한 가슴 세포도, 저 침을 바르면 다시 살려낼 수 있지 않을까?'

​광기에 가까운 끈적한 호기심이 그녀의 두 눈을 짙고 어둡게 물들였다.

​"이제 확인 다 했지? 나 진짜 피곤해서 잔다."

​나는 무사히 위기를 넘겼다는 사실에 안도하며 몸을 돌리려 했다.

얼른 찬물로 샤워를 하고 침대에 처박혀 이 끓어오르는 하반신의 열기를 식혀야만 했다.

​그때였다.

​바스락-

​등 뒤에서, 젖은 옷깃이 피부와 노골적으로 스치는 소리가 났다.

이어서.

​톡-

​무언가 단단하게 조여져 있던 플라스틱 버클이 풀리는, 경쾌하면서도 소름 끼치도록 낯선 마찰음.

나는 의아함에 무심코 뒤를 돌아보았다.

​"……!!"

​그리고, 심장이 그 자리에서 멎어버리는 듯한 엄청난 충격에 숨을 들이켰다.

​유라가 상의를 벗은 상태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빈약한 가슴을 어떻게든 모아보려 억지로 감싸고 있던 검은색 브래지어.

그 후크마저 방금 전의 톡 소리와 함께 완전히 풀리고 어깨끈 마져 내려 떨어뜨렸다.

​"미, 미쳤어?!"

​숨길 틈도 없이 적나라하게 시야를 강타하는 유라의 뽀얀 맨가슴.

나는 경악하며 다급하게 두 손으로 눈을 가리려 시선을 피했다.

​"누나!! 너 대체 뭐 하는 짓이야!"

​목소리가 덜덜 떨려 나왔다.

하지만 유라는 맨살을 드러낸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기는커녕.

맹목적이고 끈적한 눈빛을 한 채, 천천히 내 코앞까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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