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애쓴다 태겸이. ㅜ_ㅜ
태겸은 곧장 침실 안쪽 욕실로 들어갔다.찰칵.욕실 문에 등을 기댔다.방금 전까지의 여유로운 표정은 온데간데없었다.두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미쳤나.’심장이 말도 안 되게 뛰고 있었다.태겸은 손으로 자신의 귀를 만졌다.뜨거웠다.어젯밤 제대로 잠도 못 잔 데다, 긴장과 두근거림이 한꺼번에 몰린 탓인지.눈가까지 붉어지고, 귀끝에는 열이 잔뜩 올라 있었다.‘……이렇게 뜨겁다고?’지원이 눈치채지 못한 게 신기할 정도였다.태겸은 가슴 위에 손을 얹었다.쿵.쿵.손바닥 아래로 빠르게 뛰는 심장.진정될 기미가 없었다.결국 답답한 듯 옷자락을 잡아 몇 번 펄럭였다.“후우…… 더워.”태겸은 세면대 앞으로 다가갔다.수도꼭지를 틀자 차가운 물이 쏟아졌다.촤아.손에 물을 받아 목덜미와 귀끝에 묻혔다.차가운 감촉에도 좀처럼 열이 가라앉지 않았다.그는 거울 속 자신을 바라봤다.“아…….”미간을 찌푸리며 두 눈을 질끈 감았다.“좋아한다는 말을 그렇게 멋없게 하냐…….”쯧.짧게 혀를 찼다.그렇게 마음을 전할 생각은 아니었다.지원이 아픈 게 다 나으면.그때 제대로 이야기하려고 했는데.‘…….’그녀가 캐리어를 끌고 돌아서던 순간.그대로 보내면 안 될 것 같았다.결국 참지 못하고 고백해 버렸다.“하아…….”태겸은 고개를 푹 숙였다.다시 찬물로 손을 씻고 털어낸 뒤, 거울 앞에서 손부채질을 했다.그러다 문득.움직이던 손이 멈췄다.천천히 엄지손가락을 들어 자신의 입술에 가져갔다.‘…….’조금 전 지원에게 닿았던 입술.그 따뜻한 감촉이 떠올랐다.그리고.두 번째 입맞춤에서 자신을 밀어내지 않았던 지원.오히려 자신의 옷자락을 살며시 움켜쥐던 손까지.“…….”태겸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결국 한 손으로 눈을 가렸다.“하…….”웃음이 새어 나왔다.어이가 없었다.이런 상황이 될 줄은 정말 몰랐다.한참을 혼자 웃던 태겸은 이마를 꾹 누르며 고개를 숙였다.“미친놈.”스스로에게 하는 말이었다.그런데
태겸은 턱을 살짝 들어 올렸다.그러고는 사탕을 입술 사이에 문 채 지원에게 천천히 얼굴을 가까이했다.“……!”지원의 시선이 그의 입술에 머물렀다.그때.“으.”입술을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 새어 나온 소리.마치.‘자.’라고 하는 것처럼.‘……설마?’지원의 얼굴이 순식간에 붉어졌다.태겸은 아무 말 없이 눈웃음만 지었다.지원은 그의 눈과 입술 사이에 물린 사탕을 번갈아 바라봤다.‘…….’잠시 후.지원은 입술을 앙다물었다.무언가 결심한 듯 눈빛이 달라졌다.‘진짜……!’괜히 얄미웠다.그녀는 검지를 쓱 뻗었다.“이잇!”톡.태겸의 입술 사이에 물려 있던 사탕을 손끝으로 살짝 밀었다.쏙.사탕이 그대로 태겸의 입안으로 들어갔다.“……!”예상하지 못한 반격에 태겸이 잠시 멈칫했다.혀끝으로 굴러 들어온 사탕.달콤하면서도 상쾌한 딸기 향이 입안에 퍼졌다.태겸은 지원과 눈을 마주쳤다.그리고.입꼬리를 천천히 올리더니.앙.“……!”지원의 검지 끝을 아주 살짝 깨물었다.“히익!”손끝에 닿은 감촉에 지원이 움찔하며 손을 뒤로 뺐다.태겸은 이미 놓아준 뒤였다.“…….”지원은 자신의 검지 끝을 내려다봤다.닿았던 감촉이 너무 생생해서 괜히 손끝이 간질거렸다.그런 지원을 바라보던 태겸이 천연덕스럽게 물었다.“놀랐어?”웃음기 어린 낮은 목소리.“아니…….”지원은 어이없다는 얼굴로 그를 바라보다가두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진짜!”작게 새어 나온 중얼거림.태겸의 눈썹이 살짝 올라갔다.손바닥 사이로 빨갛게 달아오른 지원의 귀가 보였다.태겸은 웃음을 참으며 그녀를 바라봤다.“사람 놀리는 것도 정도가 있죠.”“내가?”“네!”지원이 손을 내리고 억울하다는 듯 그를 흘겨봤다.“방금도……!”차마 말을 잇지 못하고 입술만 달싹였다.태겸의 입가에 웃음이 번졌다.그러다 그녀의 손끝으로 시선을 내렸다.“미안.”“……?”“아팠어?”지원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아, 아니. 그게 아니라…….”수줍은
“……!”지원의 심장이 또 한 번 크게 내려앉았다.태겸이 천천히 거리를 좁혀 왔다.이번에는.지원도 놀라거나 피하지 않았다.비스듬히 가까워지는 태겸의 얼굴.그리고.그의 입술이 다시 따뜻하게 닿아왔다.스르르.지원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조금 더 길어진 입맞춤.하지만 여전히 다정했다.소중한 것을 다루듯.조심스럽게.지원은 자신도 모르게 태겸의 허리춤에 닿은 옷자락을 살며시 움켜쥐었다.촉.맞닿아 있던 입술이 천천히 떨어지고.지원은 감고 있던 눈을 조심스레 떴다.가장 먼저 보인 건.눈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윤태겸이었다.‘…….’잘생긴 얼굴이.저렇게까지 다정하게 웃을 수도 있구나.지원의 입술 끝에도 작은 미소가 번졌다.태겸은 그녀의 볼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잠시 눈을 맞췄다.그리고 나직이.“……자고 가.”“……!”순간.지원의 커다란 눈이 동그래졌다.온몸으로 잔잔한 소름이 번지고, 목부터 귀끝까지 순식간에 열이 올랐다.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태겸만 바라보는 지원.그 반응에 태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그는 지원의 양쪽 허리를 조심스럽게 감싸며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섰다.그리고 몸을 살짝 숙여 귓가 가까이 얼굴을 가져갔다.웃음 섞인 낮은 목소리.“안 잡아먹을게.”“……!”지원은 눈을 한껏 크게 뜨더니 얼른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읍……!”새어 나오려던 숨이 그대로 막혔다.빨갛게 달아오른 얼굴.휘둥그레진 눈.그 모습에 태겸은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하하.”지원은 여전히 입을 가린 채 눈을 살짝 치켜뜨고, 얄밉다는 듯 태겸을 흘겨봤다.‘……이 사람이 진짜!!’그때 태겸의 손이 그녀의 앞머리를 장난스럽게 헝클어뜨렸다.스윽.“아……!”간지러운 듯 눈을 살짝 찡긋 감았다 뜨는 지원.태겸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하게 말했다.“약 먹었으니까, 사탕 줄게.”“……?”지원은 얼떨떨한 얼굴로 눈을 깜빡였다.‘……사탕?’방금 전까지.고백하고.입 맞추고.자고 가라고 하더니.갑자기
“……!”지원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무서워?’그 한마디에.툭.눈물 한 방울이 바닥으로 떨어졌다.“…….”지원은 놀란 눈으로 태겸을 바라봤다.“…….”태겸은 그런 지원을 가만히 바라봤다.조금 전까지 자신을 피하며 어색하게 웃던 지원.그런 그녀가 지금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었다.태겸의 눈빛이 부드러워졌다.그는 지원을 조심스럽게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다.스르륵.지원의 몸이 살며시 그의 품 안에 안겼다.태겸은 그녀의 등을 감싸 안았다.그리고.토닥.토닥.손바닥으로 등을 느리게 토닥였다.“……괜찮아.”낮고 다정한 목소리.지원의 눈이 천천히 감겼다.따뜻했다.자신을 감싸 안은 태겸의 품도.귓가에 닿는 그의 목소리도.“…….”지원은 움직이지 않았다.그저 가만히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태겸은 그녀를 재촉하지 않았다.아무것도 묻지 않았다.토닥.토닥.그의 손이 지원의 등에서 느린 박자로 움직였다.잠시 후.지원의 떨리던 숨이 조금씩 고르게 변했다.태겸은 품에 안긴 그녀를 내려다봤다.“……지원아.”“……응.”작게 대답하는 목소리.태겸이 품을 조금 풀었다.지원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눈가에는 아직 물기가 남아 있었다.태겸은 그녀의 얼굴을 한참 바라봤다.촉촉한 속눈썹.조금 붉어진 눈가.그리고 자신을 올려다보는 커다란 눈.“…….”그의 손이 조심스럽게 올라갔다.엄지손가락으로 눈가에 남아 있던 물기를 살며시 훔쳐 주었다.지원은 그를 바라봤다.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태겸의 손길이 닿는 동안 눈을 피하지 않았다.“…….”태겸의 시선이 잠시 그녀의 입술에 머물렀다.그리고 다시 눈으로 향했다.조금씩 가까워지는 얼굴.지원은 숨을 삼켰다.‘…….’바로 눈앞에 태겸이 있었다.평소보다 낮게 내려앉은 눈빛.자신을 조심스럽게 살피는 얼굴.태겸은 아주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그리고.두 사람의 입술이 살며시 맞닿았다.“……!”지원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아주
“……큰일?”태겸의 미간이 좁혀졌다.“무슨 큰일? 또 어디 아파?”“…….”지원은 그제야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아!’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아, 아니!”“……?”“안 아파! 그런 거 아니야.”태겸은 여전히 걱정스러운 얼굴이었다.“진짜? 어디 불편한 거 아니고?”“응! 아니야.”지원은 얼른 고개를 저었다.“그냥…….”“……?”“아, 시간이 너무 늦어서!”지원은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태겸이 잡고 있던 손목을 놓자, 그녀는 옆에 세워 둔 캐리어 손잡이를 붙잡았다.“저, 저도 이제 얼른 들어가 봐야겠어요.”“…….”태겸이 눈을 깜빡였다.지원은 애써 웃었다.“하하.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요.”조금 전까지 자연스럽게 나오던 편한 말투가 갑자기 어색해졌다.괜히 태겸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볼 수가 없었다.“오늘 정말 감사했습니다.”“…….”“그리고…… 얼른 쉬세요.”그 순간.태겸의 표정이 굳었다.‘……?’조금 전까지.자신을 보며 웃고 장난치던 사람이었다.‘오빠.’그렇게 부르며 자연스럽게 다가오던 지원이.갑자기 존댓말을 쓰며 거리를 두고 있었다.마치 도망치려는 사람처럼.‘……설마.’태겸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들켰나?’자신이 지원을 좋아한다는 걸.조금 전의 행동들로 눈치챈 걸까.‘…….’그런데.태겸은 조금 전까지 자신을 바라보던 지원의 눈빛을 떠올렸다.함께 웃고, 장난치고.자신이 내민 새끼손가락에 기꺼이 손가락을 걸어 주던 지원.가까이 다가와 아무렇지 않게 이마에 손을 얹던 모습까지.그 모든 순간에 자신만 설렜던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분명 지원에게도 호감이 있었다.그걸 모를 만큼 둔하지 않았다.그런데 왜.‘……왜 갑자기.’지원은 애써 입꼬리를 올리고 있었다.하지만 눈은 마주치지 않았다.“저는, 그럼…….”캐리어를 끌고 현관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드르륵.바퀴가 바닥을 구르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태겸의 시선이 그녀의 뒷모습을 따라갔다.
“……어?”지원은 턱 바로 아래까지 올라온 후드집업의 지퍼를 내려다봤다.그러고는 태겸을 올려다봤다.“……고마워.”어딘가 얼떨떨한 얼굴이었다.태겸은 시선을 슬쩍 피했다.조금 전까지 지퍼를 올리던 손을 가볍게 말아 쥐었다.“……아니.”크흠.낮게 헛기침을 했다.“가운이 자꾸 풀려서.”“…….”“불편해 보여서.”지원은 그제야 바닥에 떨어진 샤워가운을 발견했다.“아, 그래서…….”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구나.”태겸은 대답 대신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후우.아직도 얼굴이 뜨거웠다.그는 식탁 위에 놓인 맥주 캔을 집어 들었다.벌컥.벌컥.차가운 맥주가 목을 타고 넘어갔다.거의 다 비웠는데도 가슴속 열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결국 남은 맥주까지 그대로 들이켰다.꿀꺽.“……카.”길게 숨을 내쉬며 빈 캔을 내려다봤다.콰직.손안에서 알루미늄 캔이 찌그러졌다.그 순간.지원의 눈이 동그래졌다.“아니, 오빠.”태겸이 고개를 들었다.“응?”지원은 그의 손에 들린 빈 맥주 캔을 바라봤다.“술 마시면 얼굴 빨개지는 사람이 그렇게 빨리 마시면 어떡해?”“……어?”태겸은 잠시 자신의 손에 들린 캔을 내려다봤다.“아니.”괜히 시선을 피했다.“갈증이 좀 나서.”“……?”지원이 눈을 깜빡였다.태겸은 더는 말을 잇지 않았다.‘……잘 참았다.’조금만 더 가까웠으면.정말 무슨 실수라도 할 뻔했다.태겸은 찌그러진 캔을 식탁에 내려놓고 애써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지원을 바라봤다.“약 먹자.”“아, 응.”태겸은 전기포트에 남아 있던 따뜻한 물을 컵에 따랐다.찬물을 조금 섞어 온도를 맞춘 뒤 손등으로 컵을 살짝 짚어 봤다.“……됐다.”그는 약 봉지를 뜯어 알약을 손바닥 위에 올렸다.그리고 컵과 함께 지원 앞으로 내밀었다.“자.”“……응.”“이제 먹어.”지원은 컵을 받아 들며 배시시 웃었다.“고마워.”알약을 입에 넣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꿀꺽.태겸은 지원이 약을 삼키는 모습을 확인한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