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을 깨고 도하가 먼저 입을 뗐다."식사나 하시죠? 아주 매운 걸 드셔야겠어요,정신 똑바로 차리게!"왠지 이를 앙다물고 도하가 말했다.눈을 가리고 있던 손을 슬그머니 내린 태겸이 도하를 올려다보며 눈을 흘겼다."아,진짜 좀……."도하는 가볍게 그 시선을 무시하며 말을 받았다."삐진 애인처럼 째려보지 마시고 빨리 일어나세요,배고픕니다."도하는 상사이자 사촌 형인 태겸의 어깨를 주무르며 빨리 일어나길 재촉했다.평소엔 귀신같은 감각을 자랑하는 총괄이사였지만,지금만큼은 영락없이 풀 죽은 대형견 같았다.지하 주차장.태겸의 개인 차 운전석에 도하가 익숙하게 올라탔고,태겸은 조용히 보조석 문을 열고 탑승했다.시동이 걸리고 매끄러운 세단이 주차장을 빠져나가는 동안에도 태겸은 멍하니 창밖만 바라볼 뿐이었다."매운 거 뭐,육개장이라도 드실래요?"도하가 차도로 진입하며 툭 던진 질문에,태겸의 시선이 돌연 창밖의 한 지점에 딱 멈춰 섰다.'어……?'지원의 팀이었다.저 멀리 밸루아 빌딩 정문을 나서서 인도변을 따라 걷고 있는 모먼트 1팀의 무리가 태겸의 시야에 선명하게 들어왔다.태겸의 시선 끝에 서지원이 걸렸다.지원은 무어라 열심히 이야기하는 박석민 팀장의 말에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팀원들이 주위에서 그녀를 보며 "차장님 최고!"를 외치는 듯한 생생한 분위기가,두꺼운 차창 너머로도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그녀의 흑발 끝이 봄바람에 살랑이는 모습을,태겸은 시선을 떼지 않고 바라보았다."아니,이사님? 육개장 드실 거냐고요."답답해진 도하가 목소리를 높이자,태겸은 깜짝 놀라 시선을 거두며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퉁명스럽게 내뱉었다."어? 어…… 뭐,네 마음대로 해.""아,그럼 그냥 가요 진짜.육개장집으로 갑니다?"도하가 확정 짓듯 말했지만,태겸의 시선이 자석에 이끌리듯 다시 창밖으로 향했다.마침 앞서가던 모먼트 팀이 횡단보도 앞에 무리 지어 멈춰 섰고,태겸의 차도 신호에 걸려 딱
Terakhir Diperbarui : 2026-10-10 Baca selengkapn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