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ER LOGIN제3장
리나
병이 거의 비었다. 입술은 마르고, 머리는 어지럽고, 나는 여전히 잊지 못했다. 회색 눈의 이미지가 화상처럼 내 안 깊은 곳에 달라붙어 있었다.
일어난다. 다리가 불안정하고, 굽이 너무 높다. 비틀거리며 라운지 안쪽으로, 아까 그 남자가 앉아 있던 빈 안락의자 쪽으로 간다. 그는 더 이상 거기 없지만, 여전히 그의 존재가 느껴진다. 공기에 그의 향이 배어 있다. 가죽, 시더, 무언가 탄 듯한 냄새.
— 누군가 찾으세요?
목소리가 등 뒤에서 떨어진다. 낮고. 차분하고. 어쩌면 즐기는 듯한.
돌아본다. 그가 몇 걸음 떨어진 곳에 서 있다. 두 손은 바지 주머니에. 셔츠 깃은 여전히 열려 있다. 랜턴 빛이 광대뼈 아래에 그림자를 드리워 얼굴의 강인함을 더한다. 그가 내려다본다. 키가 크다. 아주 크다.
— 당신이요. 혀가 꼬인다. 당신은 절 동물원의 동물처럼 쳐다봤어요.
— 혼자 앉아 몸무게만큼 샴페인을 마시는 여자를 보고 있었어요. 흥미로웠거든요.
— 흥미로웠어요, 아니면 한심했어요?
입꼬리 한쪽이 올라간다. 미소가 아니라, 얼음에 난 금. 처음 생긴 금.
— 둘 다요. 그가 말한다.
뻔뻔함. 그가 그 말을 내뱉는 차분함에 피가 끓는다. 그를 향해 한 걸음 내딛는다. 어쩌면 너무 가까이. 그의 향이 나를 감싼다. 굽이 흔들려, 중심을 잡으려고 그의 팔에 손을 얹는다. 재킷 천은 부드럽고, 아주 값비싸다. 그는 물러서지 않는다.
— 오만하시네요. 내가 말한다.
— 그런 말을 듣는 데 익숙합니다.
— 그게 신경 쓰이지 않아요?
— 왜 신경 쓰여야 하죠? 사실이니까.
믿기지 않는 얼굴로 그를 본다. 그의 얼굴은 완벽하게 무표정하고, 도발은 전혀 없다. 그는 그저 진실을 말하고 있다. 마치 오만함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그저 하나의 사실인 것처럼.
— 제가 누군지 아세요? 그가 묻는다.
— 아니요. 그리고 상관없어요.
— 잘됐네요. 저는 제 이름이 아니라, 제가 어떤 사람인지로 사랑받거나 미움받는 걸 선호하니까.
— 전 당신을 사랑하지도, 미워하지도 않아요. 당신을 모르니까.
— 그럼 왜 저에게 말을 걸러 온 거죠?
질문이 나를 당황하게 한다. 대답이 없다는 걸 깨닫는다. 샴페인 탓이겠지. 아니면 그의 회색 눈이 내 안에 점화한 그 이상한 감각, 배 아래의 열기, 침묵의 도전.
— 당신이 절 봤으니까요. 말한다. 오늘 밤 아무도 절 보지 않았어요. 모두가 절 보긴 했지만, 당신은, 당신은 절 바라봤어요. 그건 달라요.
그가 잠시 침묵한다. 그의 눈이 내 얼굴을 천천히 훑는다. 마치 한 줄 한 줄, 보이지 않는 흉터 하나하나를 읽는 것처럼.
— 상처받았군요. 그가 말한다.
— 취했어요.
— 둘 다요.
— 이제 심리학자라도 되세요?
— 저는 사람을 읽습니다. 그게 제 직업이니까.
— 무슨 직업이요?
그가 대답하지 않는다.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내 손목을 잡고, 아직 그의 팔에 얹혀 있던 내 손가락을 부드럽게 펼친다. 그의 접촉은 건조하고, 뜨겁고, 단호하다. 그는 붙잡는 게 아니라, 이끈다. 내 손을 허벅지 옆에 내려놓게 하고, 한 걸음 물러난다.
— 집에 가시는 게 좋겠어요. 그가 말한다.
— 왜 제 걱정을 하세요?
— 걱정하는 게 아니에요. 저는 쓰러지는 여자보다 대화하는 여자를 선호합니다.
— 전 쓰러지지 않아요.
— 쓰러지고 있어요. 그리고 제가 목격자가 되길 바라고 있고요.
이를 악문다. 그가 맞다. 견딜 수 없다. 이 낯선 남자가 마크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나를 더 잘 본다.
— 당신은 밉살스러워요. 내가 말한다.
— 알아요.
— 그리고 차가워요. 얼음덩어리 같아요.
— 그런 말을 들어본 적 있어요.
— 상처가 되지 않아요?
— 아니요.
그가 눈도 깜빡이지 않고 나를 본다. 그의 회색 눈은 강철 날만큼이나 표현이 없다. 그러나 그 차가움 아래에서 무언가 진동한다. 긴장. 억눌린 에너지. 새장 속의 맹수처럼.
— 왜 혼자예요? 묻는다. 여자 있어요? 아이 있어요?
— 그건 술기운 오른 저녁 대화잖아요.
— 대답해요.
— 아니요.
— 뭐가 아니에요?
— 아니요, 여자 없어요. 아니요, 아이 없어요. 아니요,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 없어요.
문장이 떨어진다. 밋밋하게, 단정적으로. 그는 연민을 구하지 않는다. 그는 사실을 말할 뿐이다.
— 저도요. 이제는 없어요.
— 남편이요?
— 약혼자요. 절 차버렸어요. 제 사촌 때문에.
그는 눈썹을 올리지 않는다. 동정하지 않는다. 그저 한 번, 고개를 끄덕인다.
— 사람들은 실망시키죠. 그가 말한다.
— 당신도요?
— 특히 저요.
그의 목소리에 어떤 뉘앙스가 있다. 이름 붙일 수 없는 무언가. 자기 비하인지도. 아니면 후회인지도. 그저 한 번의 억양, 그리고 가면이 다시 닫힌다.
— 저랑 춤춰요. 바보 같은 충동에 이끌려 내가 말한다.
— 저는 춤추지 않아요.
— 왜요?
— 남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니까.
— 저도요.
그가 오래 나를 본다. 음악이 바뀌었다. 더 느리고, 더 관능적인 것. 스페인 기타, 허스키한 목소리. 다른 손님들은 커플로 춤추고, 스치고, 서로를 끌어안는다.
— 제 이름조차 모르잖아요. 그가 말한다.
— 상관없어요. 당신이 누군지 알고 싶지 않아요. 그냥 춤추고 싶을 뿐이에요.
— 취했어요.
— 판사처럼 멀쩡해요.
— 비틀거리고 있잖아요.
— 왈츠를 추고 있는 거예요.
침묵이 흐른다. 그리고 어떻게 된 건지 모르게, 그가 나를 향해 한 걸음 내딛는다. 그의 손이 내 손을 잡는다. 부드럽게가 아니다. 단호하게. 그가 나를 자기 몸쪽으로 끌어당긴다. 단 1초, 셔츠 천 너머로 그의 가슴의 온기와 심장 박동을 느낄 시간만. 그러고 나서 나를 놓아주고, 물러서고, 내 손을 놓는다.
— 안 돼요. 그가 말한다.
— 안 돼요?
— 오늘 밤은 안 돼요. 이렇게는 안 돼요.
그의 목소리가 한 톤 낮아졌다. 낮고, 거의 허스키하다. 그의 회색 눈이 내가 몰랐던 빛으로 반짝인다. 욕망인지도. 아니면 분노인지도. 더 이상 모르겠다.
— 두려운 거죠. 내가 말한다.
— 저는 절제하고 있는 겁니다.
— 같은 말이에요.
그가 대답하지 않는다. 다시 물러서고, 우리 사이에 거리를 둔다. 그의 턱은 굳어 있고, 두 주먹은 주머니 속에 깊이 쑥 들어가 있다. 자기 자신과 싸우는 남자처럼 보인다.
— 집에 가세요, 리나.
나는 얼어붙는다. 나는 그에게 내 이름을 말한 적이 없다. 말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 어떻게 아세요……
— 바텐더가 당신이 온 이후로 계속 이름을 부르잖아요. 십 분 전에 «리나, 한 잔 더?»라고 했어요. 저는 귀머거리가 아니에요.
내가 바보같이 느껴진다. 샴페인, 또 샴페인.
— 그럼, 알랭. 아무 이름이나 지어내며 내가 말한다.
그는 정정하지 않는다. 확인하지도 않는다. 무표정하게 내 시선을 받아낸다.
— 잘 자요, 리나.
그가 돌아선다. 뒤돌아보지 않고 라운지를 가로질러, 붉은 벨벳 엘리베이터 속으로 사라진다. 나는 춤추는 사람들 한가운데에 멍하니 서 있다. 팔은 축 늘어지고, 입은 마르고.
심장이 너무 빨리 뛴다.
방금 나는 그를 도발했다. 그는 맞섰다. 그는 떠났다.
하지만 등을 돌리기 전, 그의 눈에서 나는 무언가를 보았다. 약속. 아니면 위협.
다시 만날 거다. 어떻게, 언제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 만날 거다.
그리고 다음엔, 그는 떠나지 않을 거다.
제34장에이드리언사흘째, 그녀는 나를 만나기를 거부한다. 내 전화에 답하지 않고, 내 메시지에 답하지 않고, 내가 문을 두드리러 가도 에바의 아파트 문을 열지 않는다. 그녀의 룸메이트는 나에게 검은 눈길을 던지고 문을 내 코앞에서 쾅 닫으며, 리나는 아무도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특히 나는 더더욱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나는. 그 말은 가슴에 박히는 칼날이고, 그녀의 소식 없이 흐르는 매 시간은 나를 태우는 고문이다.무슨 일이 일어났다. 심각한 일이. 마지막으로 그녀를 보았을 때, 그 골목에서, 그녀는 내 팔에 안겨 울면서 나를 미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늘, 그녀는 나에게 말하기를, 만나기를, 나와 같은 세상에 존재하기를 거부한다. 그리고 이 갑작스러운 부재, 이 잔인한 침묵이, 내가 한 번도 느껴본 적 없는 공포로 나를 채운다. 내 아버지. 내 아버지가 행동에 나선 것일까? 그가 그녀를 협박하고, 해치고, 납치한 것일까?오늘 밤, 나는 더는 견딜 수 없다. 에바의 아파트로 가서, 노크하고, 또 그녀가 문을 연다. 굳은 얼굴, 팔짱을 낀 채로.— 에이드리언, 리나가 당신을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이미 말했어요. 가세요.— 가지 않겠습니다. 낮은 목소리로 말한다. 그녀와 이야기하기 전에는.— 그녀는 당신과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아요.— 상관없습니다.에바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문을 밀고 억지로 들어가, 거실을 가로질러 리나의 방까지 간다. 문은 닫혀 있다. 노크한다, 처음엔 부드럽게, 그러고 나서 더 세게.— 리나, 문 열어. 제발. 이야기해야 해.침묵. 문 뒤에서 억눌린 흐느낌이 들리고, 그 소리가 내 심장을 찢는다. 그녀는 울고 있다, 혼자, 이 방에 갇혀, 그리고 나는 이유조차 모른다.— 리
제33장리나초대장은 회색빛 아침에 도착한다. 비가 에바의 아파트 창문을 두드리고, 나는 아직 케슬러로 돌아갈 힘을 찾지 못한 때. 금빛으로 정교하게 새겨진, 케슬러 가문의 문장과 내가 알아가기 시작한 가늘고 날카로운 필체로 쓰인 몇 마디가 있는 소박한 흰 카드. "바렐 씨, 내일 오후 세 시에 저택에서 기다리겠습니다. 차가 데리러 갈 것입니다. 늦지 마세요. — 빅토르 케슬러." 예의의 표현도, 설명도, 도피구도 없다. 케슬러가 할 줄 아는 모든 것처럼, 초대장으로 위장한 명령일 뿐.에바는 가지 말라고 애원한다. 함정이라고, 이 남자는 위험하다고, 에이드리언에게 전화해서 도움을 청하고, 최소한 알려야 한다고. 하지만 나는 할 수 없다. 에이드리언은 나에게서 멀리 있으라고 했고, 빅토르 케슬러의 팔에 안긴 내 어머니의 사진은 볼 때마다 손가락을 태운다. 나는 알아야 한다. 그들 사이에 그 모든 세월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운명이 우리의 삶을 얽히게 하려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래서 에바의 항의에도, 배를 조이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나는 가장 좋은 정장, 내게 없는 태연함을 주는 네이비 블루 세트를 입고, 나를 데리러 오는 검은 세단에 오른다.케슬러 저택은 도시에서 한 시간 거리, 숲이 우거진 언덕 위에 자리한 빅토리아 양식의 저택이고, 차가 철제 문을 지나 사이프러스가 늘어선 진입로로 들어설 때, 가슴이 조여드는 것을 느낀다. 저택은 거대하고, 엄숙하고, 회색 돌 외벽을 타고 오르는 어두운 담쟁이의 수의에 싸여 있다. 좁은 창문들은 내가 다가가는 것을 지켜보는 눈처럼 보이고, 처마를 장식한 가고일들은 오후의 침묵 속에서 조롱하는 듯하다. 이곳의 모든 것이 권력, 힘, 케슬러의 냉기를 내뿜는다.검은 제복의 집사가 현관에서 나를 맞아, 크리스털 샹들리에로 밝혀져 벽 위에 움직이는 그림자를 드리우는 목재 벽판 복도의 미로를 지나 나를 안내한다. 그가 육중한 문을 열고, 옆으
제32장리나골목에서의 에이드리언의 고백 이후 며칠은 고통과 혼란의 안개다. 나는 케슬러에 돌아가지 않았다. 그 뒤에 숨은 부서진 남자를 본 후에 그의 얼음 같은 시선을 마주할 수 없었고, 이 모든 것이 나를 보호하기 위한 가면극임을 이제 아는 상태에서 굴욕당한 직원의 연극을 할 수 없었다. 나는 델쿠르 부장에게 전화해 병가를 핑계 댔고, 에바의 아파트에 틀어박혀, 맴돌고, 곱씹고, 존재하지 않는 해결책을 찾는다.그때 전화가 온다. 낯선 번호, 무겁고 직업적인 목소리가 자신을 사설 탐정이라고 소개한다. 모렐 씨, 그는 오래된 사건을 조사 중이고, 나에게 흥미로울 정보가 있다고 한다. 내 어머니에 관한 정보.내 어머니. 이리나 바렐. 내가 열두 살 때 돌아가셨다, 어떤 기회도 주지 않은 벼락같은 암에 데려가셨다. 내게 그녀에 대해 남은 것은 흐릿한 기억, 누렇게 바랜 사진, 예고 없이 때때로 떠오르는 그녀의 향수 냄새뿐. 아버지는 그녀에 대해 말하기를 한 번도 원하지 않았다. 내가 그녀의 이름을 말할 때마다 그는 닫혔고, 화제를 돌렸고, 늘 나를 궁금하게 만들었던 그 무뚝뚝함으로 주제를 바꿨다. 그리고 이제, 사설 탐정 하나가, 오늘, 그 모든 세월이 지나, 그녀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나는 그를 케슬러 타워에서 멀리, 빅토르와 그의 첩자들의 편재하는 시선에서 멀리, 한적한 카페에서 만나기로 한다. 내가 도착했을 때 그는 이미 거기 있다. 쉰 살쯤의 남자, 주름진 얼굴, 날카로운 눈, 필름 누아르 영화의 인물 같은 분위기를 주는 베이지색 트렌치코트를 입고. 그가 내가 다가가자 일어나, 악수하고, 서류 가방에서 크라프트 봉투를 꺼내 우리 사이 테이블 위에 놓는다.— 바렐 씨,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몇 주 전, 당신 가족과 케슬러 가문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는 분에게 고용되었습니다. 이분은, 기밀 유지를 위해 이름을 밝힐 수 없지만, 제
.제31장에이드리언나는 그녀를 카페에서 멀리, 마테오 랑베르티와 그의 포식자 같은 미소에서 멀리, 우리가 지나갈 때 뒤돌아보는 행인들의 호기심 어린 시선에서 멀리 끌고 간다. 내 손은 내가 바라는 것보다 세게 그녀의 팔을 쥐고, 나는 그녀의 저항, 분노, 혼란을 느낀다. 그녀는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내가 어디선가 나타나 도둑이 경쟁자의 손에서 보석을 낚아채듯 그녀를 그 남자에게서 빼앗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녀는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게 다행이다. 그녀가 이해하면, 진실을 알면, 그녀는 남고 싶어 할 것이고, 싸우고 싶어 할 것이고, 그 싸움이 그녀를 죽일 것이다.— 놓으세요, 에이드리언! 몸부림치며 그녀가 말한다. 아파요!나는 그녀의 피부가 나를 태운 것처럼 즉시 놓는다. 우리는 한산한 골목에 있다, 대로에서 떨어져,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침묵은 압박적이고, 며칠 동안 우리가 서로에게 하지 못한 모든 것으로 가득 차 있다. 그녀가 팔을 문지르고, 눈은 분노의 눈물로 가득 차 있고, 그녀는 적을 보듯 나를 본다.— 왜 이러세요? 그녀가 소리친다. 당신은 공개적으로 나를 굴욕시키고, 내 모든 책임을 빼앗고, 나를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대하고, 이제 어디선가 나타나 나에게 도움과 존경을 제안하던 남자에게서 나를 끌어내요? 무슨 권리로요, 에이드리언? 무슨 권리로요?— 무슨 권리로? 그녀를 향해 한 걸음 내딛으며 말한다, 목소리는 쉰, 주먹은 쥐어져. 당신을 잃을까 봐 하는 두려움이 내게 주는 권리로, 리나. 나 때문에 당신이 죽는 것을 볼까 봐 하는 공포가 내게 주는 권리로.그녀가 굳고, 눈이 커지고, 나는 그녀 얼굴에서 분노가 경악으로 변하는 것을 본다.— 죽는다고요? 중얼거린다. 무슨 소리예요?나는 눈을 감고, 깊게 숨을 들이쉬고, 가면을 떨어뜨린다. 여기, 이 골목에서, 시선에서 멀리, 아버지에게서 멀리, 모든 것에서 멀리, 나는 마침내 진실을 말할 수 있다, 며칠 동안 나를 질식시키는 이 진실을.— 아버
제30장마테오나는 그녀를 멀리서 알아본다. 카페 테라스에 홀로 앉아, 시선은 허공에 잃어 있고, 두 손은 오래전에 식어버린 컵을 감싸고 있다. 리나 바렐. 케슬러 갈라에서 나와 춤춘 여자, 몇 년 만에 느껴보지 못한 호기심을 내 안에 불러일으킨 여자, 냉랭한 디렉터가 그의 감정을 말해주는 소유욕으로 내 팔에서 끌어간 여자. 그날 밤 이후로, 나는 그녀를 생각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의 헤이즐넛 눈, 그녀의 슬픈 미소, 결연함의 갑옷 아래 감춘 그 여림. 그리고 오늘, 그녀가 이렇게 홀로, 이렇게 낙담한 것을 보며, 내 안에서 분노가 치솟는 것을 느낀다. 에이드리언 케슬러를 향한 분노, 눈앞에 있는 여자를 가질 자격이 없으면서도 파괴하기를 고집하는 그 남자를 향한.나는 차에서 내린다, 이 늦은 오후의 회색 풍경과 어울리지 않는 붉은 알파 로메오에서, 그리고 그녀의 테이블로 다가가려고 길을 건넌다. 그녀는 내가 오는 것을 보지 못한다, 생각에 너무 잠겨 있어서, 그리고 내 그림자가 그녀의 컵 위로 길게 드리우자 그녀가 움찔하며 고개를 들고, 그녀의 헤이즐넛 눈이 내 눈과 마주친다.— 마테오? 놀라며 그녀가 말한다. 여기서 뭐 하세요?—그 질문은 제가 하고 싶군요. 초대도 받지 않고 그녀 맞은편에 앉으며 말한다. 카페 테라스에 홀로 앉은 아름다운 여자, 화요일 오후, 케슬러 타워 전체가 분주한 시간에? 슬픈 이야기 같군요. 그리고 슬픈 이야기는, 나는 좋아하지 않습니다.그녀가 지친 미소를 짓는다, 눈까지 닿지 않는 미소, 그리고 컵 쪽으로 고개를 숙인다. 그녀의 손가락은 가늘고, 손톱은 완벽하게 관리되어 있지만, 나는 그녀가 그것을 물어뜯었다는 것을, 그녀가 신경질적이라는 것을, 그녀가 한계에 몰렸다는 것을 본다. 에이드리언 케슬러가 그녀를 부쉈다, 그리고 그 생각이 나를 차가운 분노로 채운다.— 저는 더 이상 케슬러에서 제대로 일하지 않아요. 낮은 목소리로 그녀가 말한다. 공식적으로는 아직 직원이지만, 모든 책임을 빼앗겼어요. 하루 종일 기록을
제29장리나그 다음 주는 깨어 있는 악몽이다. 더 이상 알아보지 못하는 현실로의 느리고 고통스러운 추락. 에이드리언 케슬러, 지하 주차장에서 절망적으로 내게 입 맞춘 남자, 차의 어둠 속에서 부서진 과거를 고백한 남자, 내 앞에서 울 뻔한 남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 자리에 냉랭한 디렉터가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차갑고, 잔인하고, 무자비하게.모든 것은 월요일 아침, 그에게서 이메일을 받으면서 시작된다. 간결하고 채찍 같은 이메일이 내게 알린다. 내 직무 정지는 해제되었지만, 나는 하찮은 업무로 재배치된다는 것을. 하트웰 건에서 멀리, 내 역량에 걸맞은 어떤 책임에서도 멀리. 경비 청구서 확인, 기록 보관, 아무도 다시 보지 않을 표에 데이터 입력. 인턴의 업무, 굴욕적인 업무, 나를 낮추고,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이해시키려 설계된 업무.고개를 들고, 눈은 흘리기 거부하는 눈물로 타들어 간다. 소피와 시선이 마주치고, 그녀가 자기 책상에서 안타까운 눈길을 보낸다. 그녀는 이해하지 못한다,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다, 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다. 밤에 내게 입 맞추는 남자가 낮에 나를 굴욕시키는 바로 그 남자라고 어떻게 설명하는가? 에이드리언과 그의 아버지가 벌이는 이 비밀 전쟁, 내가 원치 않게 인질이 된 그 전쟁을 어떻게 설명하는가?최악은 수요일에 찾아온다. 에이드리언이 회의를 위해 오픈 스페이스를 가로지르다 내 책상 앞을 지나면서, 나를 보지 않은 채, 마치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마치 내가 가구, 초록 식물, 배경의 일부인 것처럼. 나는 그의 경멸을 뺨 때림처럼 느끼고, 그 뺨 때림은 더 아프다, 그것이 연출이고, 계산된 것이고, 내가 헤아리지 못하는 위험에서 나를 보호하기 위한 것임을 알기 때문에.— 케슬러 씨. 절망의 충동에 떠밀려, 나도 모르게 일어나며 말한다.그가 멈추고, 나를 향해 돌아서고, 그의 회색 눈이 내 피를 얼게 하는 냉정으로 나를 꿰뚫는다.— 네, 바렐 씨?— 왜 제가 하트웰 건에서 제외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