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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3화

Author: 십일
재석의 칭찬 세례에 소진헌은 기분이 좋아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하하... 조 교수 말이 참 재미있네!”

그때, 재석이 자리를 정리하며 일어섰다.

“그럼, 아버님. 시간도 늦었으니 이만 들어가 보겠습니다.”

“어...?”

소진헌은 순간 당황했다. 원래는 재석과 함께 바둑이라도 두고 싶었는데...

하지만 장거리 비행에 피곤할 테니 붙잡아 두는 것도 예의가 아니었다.

소진헌은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오늘 피곤할 텐데 푹 쉬게.”

“네, 감사합니다.”

재석은 정은을 바라보며 말했다.

“문 앞까지 바래다줄래?”

정은은 그 말에 자연스럽게 소진헌을 바라보았다.

소진헌은 잠시 멈칫했다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 녀석아, 날 쳐다보면 내가 뭐라고 하겠냐? 얼른 갔다 와.”

정은은 웃음을 참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어요. 아버지 말씀 잘 들을게요!”

소진헌은 살짝 민망해하며 고개를 돌렸다.

“에휴... 얼른 다녀와.”

정은은 재석을 현관까지 바래다주었다.

재석은 현관문 앞에서 자연스럽게 정은의 손을 놓고, 문을 연 후 들어갔다.

정은은 돌아서서 집으로 향했다.

그 모습을 본 소진헌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벌써 왔어?”

정은은 고개를 갸웃하며 대답했다.

“그래봤자 바로 앞 집인데 얼마나 걸리겠어요?”

“그래도... 전에 비하면 너무 빨리 온 거 아니냐?”

소진헌은 중얼거리듯 말하다가, 이내 민망해졌다.

“아이, 됐다. 네 맘대로 해. 난 설거지할 테니까.”

그렇게 말한 소진헌은 주방으로 향했다. 설거지하면서도 마음속에 복잡한 감정이 교차했다.

‘정은이도 이제 다 컸구나.’

소진헌은 딸이 좋은 사람을 만나길 간절히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너무 빨리 결정을 내려버릴까 봐 걱정스러웠다.

‘하긴... 딸 키우는 아버지 마음이란 게 원래 이런 거겠지...’

한숨을 내쉰 소진헌은 다시 그릇을 닦기 시작했다.

밤이 깊었다.

창밖으로는 맑은 달빛이 내려앉았고, 귀뚜라미 소리가 들려왔다.

한여름의 밤, 매미 소리가 간간이 울려 퍼지며 더위 속의 고요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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