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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Author: 십일
‘이 순간부터 도겸은 정식으로 아웃되었군.’

...

연희는 체질이 나쁘지 않았고, 제때에 혈청을 주사했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병원에서 검사를 받고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두 사람은 다시 섬으로 돌아왔다.

안전을 위해 도겸은 한 의사를 동행시켜 연희를 돌보게 했다.

방 안에서 연희는 허약하게 침대에 누워 있었고, 의사는 그녀를 위해 검사를 하고 있었다.

도겸은 침대 옆에서 연희를 지키고 있었지만, 몇 번이나 나가서 담배를 피우고 싶어 했다. 그럴 때마다 연희는 입을 열며 말했다.

“오빠, 너무 무서워요...”

“저 혼자 두고 가지 마세요, 네?”

“만약 또 독사가 저를 물면 어떡하죠? 흑흑...”

연희가 스스로 다칠지언정 자신을 구했다는 것을 생각하자, 도겸은 마음이 약해졌다.

“그래, 가지 않을 테니까 너도 의사 선생님 말 잘 들어.”

“네.”

연희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의사는 검사를 마친 다음, 링거를 뽑고 몸을 돌려 떠났다.

방에는 두 사람만 남았는데, 이때 연희는 일어나고 싶었다.

도겸이 그녀를 부축하자, 연희는 일부러 힘없이 남자의 가슴에 기대었다.

“저 종아리가 너무 아픈데. 흉터 남는 건 아니겠죠?”

“그럴 리 없어, 의사 선생님도 그렇게 말했고.”

“그런데 정말 아프단 말이에요...”

“금방 약을 발랐으니까 좀 참아.”

말하는 사이, 도겸은 딴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는 대학 시절 운동회에 참가한 정은을 떠올렸다. 그녀는 스타트하자마자 발목을 삐었지만, 이를 악물고 끝까지 달렸다.

종점에 도착할 때, 정은의 복사뼈는 이미 말이 안 될 정도로 부었다.

도겸은 얼른 정은을 병원에 데려다주었고, 의사는 책상을 두드리며 하마터면 뼈를 다칠 뻔했다고 그녀를 나무랐지만, 정은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눈시울만 약간 붉혔다.

도겸도 정은을 바보라고 욕했다.

“처음부터 멈췄어야지. 왜 굳이 달린 거야?”

“그래도 이건 시합이잖아... 이를 악물고 버티면 돼! 너도 참, 내가 이렇게 아픈데 왜 계속 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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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5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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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251화

    정은은 핸드폰 화면을 힐끔 봤다.재석이었다.“여보세요? 자기야, 새...”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말하려던 참이었다...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수화기 너머로 거칠게 몰아쉬는 남자의 숨소리가 들렸다.정은의 눈이 살짝 흔들렸다.“당신...?”[나와, 정은아.]“뭐라고?”[집 앞이야. 나와.]순간, 뭔가를 직감한 정은은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 현관으로 달렸다.“어, 정은아...”소진헌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뒤에서 불렀지만, 이미숙이 남편의 팔을 잡아끌었다.“됐어요. 보내 줘요.”“아니, 정은이 어디 가는데? 2분 뒤면 새해야...”“방금 그 전화, 조 교수였잖아요.”“네? 조 교수 전화면 그냥 안에서 받아도 되는 거 아니에요? 꼭 밖에 나가서...?”이미숙의 입꼬리가 살짝 떨렸다. ...별장 밖, 철제 대문 너머로 가로등 불빛 아래 정은의 눈에 익숙한 남자가 들어왔다.두꺼운 점퍼에 캐리어 하나, 얼굴에는 먼 길을 다녀온 사람이 보이는 특유의 피곤함과 미소가 동시에 얹혀 있었다.재석이었다.그가 정은을 보자마자 두 팔을 벌렸다.정은은 그대로 대문을 열고, 그의 품에 와락 안겼다.두 사람이 맞닿은 순간, TV 프로그램 속 진행자가 외쳤다.“삼! 이! 일...!”머리 위로 폭죽이 터졌다.순간, 밤이 대낮처럼 환해졌다.재석은 정은의 귀에 입을 가까이 대고, 드디어 그 말을 꺼냈다.“정은아, 새해 복 많이 받아. 우리의 네 번째 해가 왔다.”정은은 재석에게 꼭 안긴 채, 귀 옆으로 느껴지는 남자의 뜨거운 숨결과 가슴 너머로 전해지는 심장 박동을 또렷하게 느꼈다.쿵-쿵-정은은 고개를 들어 밤하늘의 불꽃을 배경으로 재석의 얼굴을 똑바로 바라봤다.“재석 씨, 재석 씨도 새해 복 많이 받아요.”두 사람은 찬란하게 터지는 불꽃 아래, 말없이 서로를 더 깊이 끌어안았다....이른 아침, 창문 너머로 들어온 햇살이 방 안을 부드럽게 물들였다.정은은 살짝 눈썹을 찌푸리다가, 천천히 눈을 떴다.어젯밤 터진 불꽃놀이, 그리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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