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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2화

作者: 십일
밤공기는 서늘했고, 달빛은 유난히도 밝았다.

정은과 재석은 손을 꼭 잡고 골목길을 천천히 걸었다.

재석은 몇 번이나 입을 뗐다가 다시 다물었다.

그 모습이 반복되자 정은이 결국 웃음을 터뜨렸다.

“하고 싶은 말 있어요?”

재석은 잠깐 멈칫하더니 어색하게 코를 만지며 헛기침했다.

“아니야, 별거 아니야.”

“그래도 말해줘요. 그렇게 궁금하게 해놓고 안 알려주면 사람 미칠 것 같잖아요.”

“진짜 말해도 돼?”

정은은 고개를 끄덕이며 장난스럽게 눈을 반짝였다.

“네, 궁금해서 못 참겠어요.”

“우리 어머니... 너한테 뭐 불편하게 하진 않았지?”

정은은 한참 생각하더니 고개를 저었다.

‘정확히 말하면 불편하게 한 건 아니야.’

‘그저, 나를 마음에 안 들어 한다는 게 느껴졌을 뿐.’

하지만 강서원은 언제나 예의를 지켰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도 품위가 넘쳤다.

처음 서영숙이 정은에게 퍼부었던 그 비난과 비교하면, 정말 천지 차이였다.

재석은 정은의 대답에 눈에 띄게 안도했다.

“다행이다... 진짜 걱정 많이 했거든.”

“둘이 무슨 얘기 했어? 산책을 꽤 오래 하던데?”

정은은 피식 웃으며 재석을 바라봤다.

그 시선에 재석은 어쩐지 몸을 뒤틀렸다.

“왜 그렇게 봐?”

“재석 씨, 생각보다... 엄청 궁금한 게 많은 타입이군요.”

“어?”

“여자들끼리 무슨 얘기 했는지 그렇게 궁금해요?”

“아니, 난... 그냥...”

“사실 말해도 되는데... 우리 둘이 말한 건 말...”

“그, 그만! 안 궁금해. 진짜 안 궁금하다고!”

재석은 얼굴까지 붉히며 정은의 손을 끌고 성큼성큼 계단을 올랐다.

정은은 뒤따르며 속으로 웃었다.

‘이 사람, 진짜 귀엽네.’

정은은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사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정은은 한 번 고민했다.

‘오늘 있었던 일, 재석 씨한테 말해야 하나?’

하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강 여사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건 확실해.’

‘그렇다고 노골적으로 방해하거나 싸우려는 건 아닌 것 같아.’

‘아마 재석 씨 눈치 봐서, 당분간은 이 정도 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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