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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8화

Author: 십일
방으로 돌아오자마자, 정은이 먼저 입을 열었다.

“혹시 따로 생각해둔 계획이라도 있어요?”

재석은 웃음을 머금은 얼굴로 대답했다.

“입주자 명단쯤이야, 어렵지 않지.”

‘뭐...?’

정은은 눈을 크게 떴다.

그날 밤.

안내 데스크 직원이 야간 근무를 서던 중, 새벽 1시, 재석은 룸서비스를 불렀다.

“물 두 병만 부탁드립니다. 수고 많으세요.”

심야라 여유 인력이 없었던 탓에, 직접 물을 가져온 건 다름 아닌 그 안내 직원이었다.

그로부터 15분 후.

직원은 물을 전해주고 방을 나섰고, 재석은 자연스럽게, 이 호텔 최근 5년간의 투숙 기록을 손에 넣었다.

가격은 100달러였다.

“어떻게 확신했어요? 그 직원이 줄 거라고?”

정은이 감탄 섞인 눈빛으로 물었다.

“사기꾼들이나 스팸 전화나 다 똑같아. 손님 정보 팔아먹는 거, 누구한테 파는지가 중요하겠어? 많이 팔수록 더 남는 거지.”

재석은 태연하게 웃었다.

‘진짜... 대단하다, 이 사람.’

정은은 속으로 혀를 찼다.

그러다 문득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근데 이거... 불법 아닌가요, 조재석 교수님? 타인의 개인정보 불법 취득이잖아요?”

“국내에서라면 그렇지. 근데 우린 지금 해외잖아.”

정은이는 반박할 수 없었다.

‘뭐야, 이 사람. 왜 이렇게 논리 정연해...’

어쨌든 명단은 손에 넣었다.

이미 새벽 2시에 가까워진 시각.

두 사람은 말없이 눈을 마주치더니 동시에 결론 내렸다.

“일단 자자. 내일 일어나서 보자!”

다음 날 아침.

잠깐 비가 내렸다가 멈췄다.

둘이 일어났을 땐, 이미 햇살이 찬란했고, 바닷물은 여전히 맑고 푸르게 일렁였다.

조식을 먹고 방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각자 소파에 편히 기대어 앉은 채, 전송받은 파일을 열어봤다.

당시 정은과 수민이 머물렀던 날짜를 기준으로 전후로 대조하기 시작했다.

물론, 뭔가 단서를 바로 발견할 거란 기대는 크지 않았다.

투숙 인원도 많았고, 외국인 이름은 중복도 흔하니, 드넓은 바닷속에서 한 마리 특별한 물고기를 찾는 기분이었다.

정은은 그렇게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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