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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7화

Author: 십일
조사관 두 명이 서로 시선을 주고받았다.

“총장님 말씀은 소정은 씨가 개인 실험실을 설립하게 된 책임이 학교 측에 있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되겠습니까?”

솔직히 말해, 듣기 좋은 표현은 아니었다.

학교로서는 더욱 불리한 해석이었다.

이 질문의 의도는 명확했다.

송영한에게 말을 바꾸게 만들고,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것.

그리고 그 책임을 떠안기 가장 좋은 대상은... 이미 연행돼 조사받는 입지가 위태로운 정은이었다.

사실, 아주 잠깐.

송영한의 마음이 흔들린 순간도 있었다.

총장이라는 자리는 본질적으로 학교와 한편이 되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학교의 명성과 체면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나 송영한은 한 사람의 인간이기도 했고, 교육자로 살아온 시간이 훨씬 길었다.

‘만약 나까지 사실을 왜곡한다면... 그때는 무슨 자격으로 학생들 앞에 설 수 있지?’

‘교육의 의미는 어디로 가고, 한 사람으로서의 양심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지?’

고민은 길지 않았다.

불과 몇 초였다.

송영한은 고개를 들고 분명하게 말했다.

“우선, 이 사안에 대해 학교 측에 과실이 있었던 점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조사관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그리고 ‘무한 실험실’의 설립 과정은 모든 행정 절차를 거쳤고, 법적으로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이 부분은 이미 조사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송영한은 잠시 말을 멈췄다가, 가장 중요한 말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무한 실험실’의 연구 성과는 누구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서비대는 개방적인 학문 환경을 지향하며, 학생의 연구 역량을 최대한 보장하는 학교입니다.”

“만약 학생이 스스로 실험실을 설립할 능력을 갖추고, 그 결과로 학문적 성과를 확장할 수 있다면, 학교는 당연히 이를 지지하고 장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 캐물을 여지는 없었다.

두 조사관은 다시 한번 시선을 교환했다.

“협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총장님. 이제 한중기 부총장님을 모셔도 되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송영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다 문득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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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831화

    전화기 너머에서 무슨 말이 오갔는지, 임용재의 표정이 서서히 밝아졌다. 눈빛이 살아나더니, 목소리에도 힘이 실렸다.“어서 들여보내.”임정식이 놀라서 물었다.“아버지, 누가 옵니까?”임용재가 짧게 답했다.“재석이다.”...경호원의 안내를 받아 재석은 여러 겹의 출입 통제와 확인 절차를 거친 뒤에야 저택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긴 복도를 지나 거실에 도착했을 때, 이미 세 사람의 시선이 그를 향하고 있었다.“할아버님, 삼촌, 이모.”재석은 허리를 깊이 숙이지는 않았지만, 예의를 갖춰 고개를 숙였다.임용재가 자리에서 일어나 재석을 맞이했다.“어쩐 일이냐. 설마... 정은이 일로 온 거냐?”재석은 숨을 고르고 고개를 끄덕였다.“네.”임정식과 장인화가 서로를 바라봤다. 임정식이 먼저 입을 열었다.“재석아, 네 마음이 많이 급한 거 안다. 우리도 십분 이해하고 있어. 하지만 이 일은 우리가...”말을 잇지 못하고 멈췄다. 설명을 시작하려던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아버지 말씀이 맞다. 정은이는 우리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대신 감당해야 할 이유도 없지.’임정식은 재석이 정은을 빨리 나오게 해 달라고 재촉하러 온 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서둘러 해명하려 했다.그런데 다음 순간, 재석의 말이 상황을 뒤집었다.“전해 들었습니다. 정은이가 조사팀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했다고.”“뭐라고?”임정식의 표정이 굳었다.“예. 조금 전에 통화하면서 이미 할아버님께도 말씀드렸습니다.”“그래.”임용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방금 전의 격앙된 반응에는 이유가 있었다.“정은이는 왜 안 나온다는 거냐?”재석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자세한 사정까지는 들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정은이가 그렇게 판단했다면, 분명 이유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혹시... 가능하다면...”재석의 본래 생각은 임씨 집안의 힘을 빌려, 정은과 직접 잠시라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이었다. 직접 얼굴을 보고 이유를 듣고 싶었다.임정식의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83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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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82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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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8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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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82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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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 없이도 눈부신 나날들   제1826화

    이 판은 오래전부터 치밀하게 짜여 있었다.당연히 정은의 협조도 포함돼 있었다.졸업식에서 정은이 국가안보 관련 부서에 연행되는 장면은 시호의 경계를 효과적으로 낮추는 역할을 했다.그 덕분에 시호는 짧은 시간 안에 조씨 집안을 향해 움직일 수 있었고, 결정적인 수를 두는 데 주저함이 없었다.이제 시호는 완전히 만천하에 드러났다.계획대로라면, 이쯤에서 모든 판은 끝나야 했다.정은 역시 풀려났어야 했다.그런데 아무 소식이 없었다.‘이상해.’재석의 표정이 굳었다.“어머니 잘 부탁해. 난 먼저 가볼게.”짧게 말한 뒤, 재석은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멀어지는 뒷모습에는 차가운 기운과 함께, 설명하기 힘든 살기가 서려 있었다.지훈이 낮게 중얼거렸다.“설마... 또 무슨 일 생기는 건 아니겠지?”...막이 내려간 연극에서 배우들은 차례로 무대를 떠난다.강서원 역시 마침내 ‘집이 된 병원 생활’을 끝낼 수 있게 됐다.퇴원 전날, 강서원은 각 VIP 병동 간호 스테이션의 간호사들에게 선물을 하나씩 건넸다.“세상에... 금이잖아요?”상자를 열자 윤기가 흐르는 금팔찌가 모습을 드러냈다.간호사들의 눈이 동시에 커졌다.최근 몇 년 사이 금값은 미친 듯이 올랐다.이제는 현금보다 금이 더 반갑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강서원의 선물은 말 그대로 마음을 정확히 찔렀다.“강서원 사모님 퇴원하신다니까... 괜히 섭섭하네요.”“야야야, 섭섭하긴 뭐가 섭섭해. 여기가 좋은 데도 아니고, 나가면 다시는 안 오는 게 최고지.”“아 맞다, 맞다. 내가 말실수했네.”“와... 이게 진짜 재벌인가 보다. 금을 선물로 주네. 갑자기 내가 여기 있어도 되나 싶다.”“...”해가 질 무렵, 강서원은 남편과 아들, 그리고 며느리의 부축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왔다.오랜만에 마주한 익숙한 저택이었지만,강서원의 마음은 예전과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이제는 무언가를 바라지도... 무언가를 더 가지려 애쓰지도 않았다.그저 살아 있다는 것.그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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