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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분유값 벌려면 일은 해야 할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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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4-18 08:36:34

아침 8시. 폭풍 같았던 '모닝 기저귀 사투'가 끝나고, 거실에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았다.

말끔하게 네이비 수트로 갈아입은 태준이 거울 앞에서 넥타이를 조여 매며 입을 열었다.

"자, 현실적인 문제를 얘기해 보자. 다들 오늘 일정 어떻게 되지? 나는 오전 10시에 중요한 이혼 소송 재판이 있어서 무조건 나가봐야 해."

태준의 시선이 소파에 늘어져 있는 세 사람을 향했다.

"나도 오늘은 안 돼!"

이수가 물감이 덕지덕지 묻은 앞치마를 벗어 던지며 손을 저었다. "다음 주 갤러리 전시 기획 미팅 있어서 큐레이터 만나야 한다고. 애 데리고 가면 내 예술적 영감이 다 달아난단 말이야."

태준의 눈매가 날카로워지며 마지막 희망인 막내 유준에게 향했다. 유준은 평소처럼 집에서 뒹굴거리는 백수(를 가장한 건물주)였으니까.

"유준아, 네가 오늘 하루만 더 봐라. 너 어차피 집에서 넷플릭스만 보잖아."

그러자 유준이 억울하다는 듯 방에서 노트북을 껴안고 나왔다.

"형! 나도 요새 바쁘단 말이에요! 저 오늘까지 마감인 외주 번역 알바가 산더미란 말이에요! 이거 펑크 내면 이번 달 생활비 끝장이에요. 저번 달 밀린 방세도 내야 하는데!"

태준이 기가 차다는 듯 헛웃음을 쳤다.

수백억 대 자산가인 유준이 형들을 속이기 위해 기획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불쌍한 취준생' 코스프레는 나날이 디테일해지고 있었다. (물론 태준은 유준이 진짜로 가난하고 짠한 동생인 줄 알았지만 말이다.)

"하… 그럼 어떡해. 애 혼자 두고 나가?"

"그냥 112에 신고하자니까요." 유준이 짐짓 심각한 척 휴대폰을 들었다.

"안 돼."

그때, 묵직한 바리톤 목소리가 거실을 울렸다.

거대한 스포츠 가방을 어깨에 멘 강태였다. 그는 조심스럽게 소파에 누워 꼬물거리는 여름이를 제 두꺼운 팔뚝 위로 안아 올렸다.

"오늘은 내가 체육관에 데려간다."

"형! 미쳤어? 거긴 땀 냄새에 쇳덩이 천지인데 애를 어떻게 데려가!" 이수가 경악하며 소리쳤다.

"관장실에 눕혀놓고 문 닫아두면 돼. 그리고…," 강태가 헛기침을 하며 덧붙였다. "우리 체육관 오전반 회원 중에 맘카페 활동하시는 아주머니들 많아. 애기 돌보는 꿀팁 좀 전수받고 올 테니까, 다들 일 끝나면 칼같이 튀어와라."

강태의 결연한 표정에 세 남자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오전 10시 30분. 강태의 유도 체육관 <한판승>.

"으랏차차! 엎어치기!"

우렁찬 기합 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는 매트 위. 평소라면 호랑이처럼 관원들을 몰아붙였을 최강태 관장은 지금 매트 구석에 요가 매트 세 장을 겹쳐 깔아놓고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관장님! 오늘 스파링 안 합니까?"

우람한 덩치의 관원이 땀을 닦으며 다가오자, 강태가 미어캣처럼 몸을 일으키며 쉿! 하고 검지를 입술에 가져다 댔다.

"목소리 낮춰. 여름이 깬다."

관원들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요가 매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커다란 수건을 덮고 세상모르게 낮잠을 자는 쪼그만 생명체가 있었다. 체육관의 거친 수컷(?)들은 순간 숨을 들이켰다.

"허억… 미친… 너무 귀엽잖아."

"관장님, 언제 사고 치셨습니까? 형수님은 어쩌고 애를 체육관에…."

"입 닥쳐라. 아는 형님 딸 잠깐 맡은 거다."

강태가 살벌하게 눈을 부라렸지만, 그의 손은 행여나 매트 바닥이 찰까 봐 여름이 주변을 꼼꼼히 여미고 있었다.

그때, 오전 다이어트 반의 에이스인 50대 왕십리 맘, 박 여사가 다가왔다.

"어머나, 관장님! 애기 안을 땐 그렇게 관절 꺾기 하듯 안으면 안 되지! 목을 딱 받쳐야지!"

박 여사의 호통에 전직 국가대표 출신 최강태가 쩔쩔매며 자세를 고쳐 잡았다.

"아, 예예. 이렇게요? 근데 애가 자꾸 침을 흘리는데 어디가 아픈 겁니까?"

"이빨 날 때 돼서 그래. 이럴 땐 부드러운 치발기를 물려줘야 해. 아이고, 초보 아빠 다 됐네!"

강태의 거친 체육관은 순식간에 임시 육아 상담소로 변모했다.

관원들은 덤벨을 내려놓고 여름이 주변으로 둥글게 모여들어, 행여나 애가 깰까 봐 까치발을 들고 걸어 다녔다. 거친 숨소리와 땀 냄새만 가득했던 공간에, 달콤하고 파우더리한 아기 냄새가 퍼져나가고 있었다.

비슷한 시각, 서울 가정법원 복도.

승소 판결을 이끌어내고 의기양양하게 법정을 빠져나오던 태준은 자신의 고급 서류가방 손잡이에 시선을 고정했다.

거기에는 아침에 유준이 급하게 묶어둔, 노란색 뽀로로 손수건이 나풀거리고 있었다.

"…하."

태준은 황급히 손수건을 풀어 주머니에 쑤셔 넣으면서도, 자신도 모르게 실실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네 남자의 일상에 '여름'이라는 계절이 깊숙이 침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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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74화: 스무 살의 짐가방과 빈 방의 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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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전 5시 30분.이태준의 아침은 언제나 완벽한 통제 아래 시작되어야 했다. 알람이 울리기 1분 전에 눈을 뜨고, 세안 후 피부 수분 유지를 위해 정확히 3초 안에 달바(d'Alba) 미스트를 뿌리는 것. 그것이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승률 99% 변호사 이태준의 철칙이었다.하지만 오늘, 그의 완벽한 아침은 알람 시계 대신 고막을 찌르는 앙칼진 사이렌 소리에 무참히 박살 났다.**"으아아아아앙-!!!"**"아악! 내 귀!"태준이 침대에서 튀어 오르며 방문을 열어젖혔다. 거실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밤새 한숨도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화: 완벽한 루틴을 깨부수는 불청객

    강남 로펌에서 연희동 셰어하우스까지 정확히 45분. 이태준(32세, 변호사)은 대문 앞에 서서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비에 젖은 그의 손에 들린 각 잡힌 루이비통 서류가방이 평소보다 유난히 무겁게 느껴지는 퇴근길이었다. 매사를 분 단위로 쪼개며 철저한 루틴대로 살아가는 그에게, 입주 한 달 차를 맞은 이 셰어하우스는 그야말로 통제 불능의 무법지대였다."하… 진짜 미치겠네."대문을 열고 들어선 태준의 미간이 사정없이 구겨졌다. 마당 한가운데에는 비틀즈와 머라이어 캐리의 희귀 빈티지 LP판들이 위태로운 탑처럼 쌓여 있었다. 비닐도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10화: 핑크색 쿵 방지 쿠션과 VVIP의 비밀 영수증

    "거기, TV 장식장 모서리! 1mm의 틈도 없이 완벽하게 붙여! 애 이마 찢어지면 네가 책임질 거야?!"주말 아침, 이태준의 불호령이 셰어하우스를 뒤흔들었다. 한 손에 줄자를 든 태준은 마치 건설 현장 소장처럼 거실을 누비며 위험 요소를 색출하고 있었다.여름이가 '뒤집기'라는 신기술을 장착한 지 불과 3일. 얌전히 바운서에 누워있던 천사는 사라지고, 눈만 떼면 매트 밖으로 굴러가 바닥을 핥거나 테이블 다리에 머리를 들이미는 '직진형 굴삭기'가 탄생했다.결국 태준은 '제2차 베이비 룸 개조 작전'을 선포했다."아니, 형!

  • 네 남자와 어쩌다 여름이   제4화: 체온계 38.5도, 그리고 경찰서 유턴 사건

    "형… 애 몸이 왜 이렇게 뜨겁지?"퇴근 후 셰어하우스 거실. 하루 종일 체육관에서 육아 전투를 치르고 온 강태가 울상이 된 얼굴로 여름이를 안고 있었다."뭐? 비켜봐."서류가방을 내려놓기 무섭게 태준이 달려와 여름이의 이마에 손을 얹었다. 불덩이였다. 평소라면 방긋방긋 웃어야 할 아이가 힘없이 축 처져서 끙끙 앓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야, 체온계! 누가 체온계 좀 가져와!""우리 집에 그런 게 어딨어! 강태 형 단백질 보충제 스푼은 있는데!" 이수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소리쳤다."비켜봐요! 제가 아까 사 왔어요!"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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