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해외 정상급 인사가 실종됐습니다!”
로비 전체가 얼어붙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자들의 플래시와 질문으로 시끄럽던 공간이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누군가는 숨을 삼켰고, 누군가는 급히 이어폰에 손을 가져갔다.강시온은 멍한 얼굴로 주변을 바라봤다.
아직도 정신이 없었다.
눈 떠보니 대통령이 된 것도 충격인데, 이제는 국제 실종 사건까지 터졌다.
“…잠깐만요.”
시온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었다.
“경찰에 신고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순간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꽂혔다.
그 눈빛은 마치 초등학생이 핵발전소 운영법을 물어보는 사람을 보는 듯했다.
시온은 괜히 눈치를 봤다.
“아… 아닌가?”
한채린이 차갑게 입을 열었다.
“실종자는 프랑시아 대통령의 외동딸, 엘리아나입니다.”
“…누구요?”
“세계 3위 국가인 프랑시아의 차기 유력 후계자입니다.”
“…아.”
“오늘 대한민국 방문 직후 사라졌습니다.”
“…아아.”
“24시간 안에 찾지 못하면 외교 분쟁으로 번집니다.”
“…아아아.”
이제야 상황이 이해됐다.
단순 실종이 아니었다.
나라가 흔들릴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시온은 속으로 생각했다.
대통령이라는 직업, 생각보다 훨씬 망한 직업일지도 모른다고.
한채린은 곧바로 몸을 돌렸다.
“차량 준비하세요. 이동합니다.”
“어디로요?”
“집무실입니다.”
“아니, 저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국가 위기는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제 멘탈은 좀 기다려줬으면 좋겠는데요.”
아무도 웃지 않았다.
시온만 머쓱하게 입을 다물었다.
그렇게 그는 반강제로 이동하게 됐다.
궁궐 외부 광장.
밖으로 나오자 차가운 바람이 얼굴을 스쳤다.
동시에 엄청난 광경이 펼쳐졌다.
수십 명의 경호 인력이 광장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고, 검은 방탄 차량 행렬이 줄지어 대기 중이었다.
차량마다 태극기와 대통령 휘장이 달려 있었다.멀리 헬기장에서는 회전 날개 소리까지 들렸다.
완전히 영화였다.
아니, 영화보다 더 비현실적이었다.
시온은 넋 놓고 중얼거렸다.
“와… 이거 제 차예요?”
“대통령 전용 의전 차량입니다.”
“한 번만 사진 찍으면 안 돼요?”
“안 됩니다.”
“왜요?”
“위치가 노출됩니다.”
“…아.”
순간 현실감이 확 들었다.
이건 진짜였다.
그때 차량 옆에 서 있던 남자가 앞으로 나왔다.
짧게 정리된 머리.
단단한 체격. 흔들림 없는 눈빛.한눈에 봐도 보통 사람이 아니었다.
“경호팀장 임태건입니다.”
목소리까지 묵직했다.
시온은 반갑게 손을 내밀었다.
“아, 안녕하세요!”
태건은 잠시 그 손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악수했다.
손이 엄청 컸다.
“오늘부터 각하의 생명은 제가 책임지겠습니다.”
“…제 생명, 저도 잘 못 챙기는데 감사합니다.”
임태건은 미동도 없었다.
농담이 통하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그 옆에서 또 다른 남자가 허둥지둥 뛰어왔다.
서류뭉치은 반쯤 떨어질 듯 흔들렸고, 안경은 비뚤어져 있었으며, 넥타이는 완전히 돌아가 있었다.
“가, 각하! 죄송합니다! 자료를 가져오다가 계단에서… 아, USB가!”
그는 바닥에 떨어진 USB를 찾다가 다시 서류를 우수수 쏟았다.
시온은 본능적으로 허리를 숙였다.
“괜찮아요?”
“죄, 죄송합니다!”
“아니, USB 밟겠어요.”
둘은 동시에 바닥에 엎드려 서류와 USB를 줍기 시작했다.
남자는 감격한 표정을 지었다.
“저는 수행 비서관 오민석입니다! 살면서 대통령이랑 같이 바닥 기어본 건 처음입니다!”
“저도 처음이에요.”
한채린이 싸늘하게 말했다.
“두 분 다 일어나시죠.”
순간 주변 공기가 약간 차가워졌다.
시온은 속으로 생각했다.
이 사람은 진짜 얼음 인간인가?
잠시 후.
시온은 대통령 전용 차량에 탑승했다.
문이 닫히자 외부 소음이 완전히 차단됐다.
내부는 거의 고급 라운지 수준이었다.
부드러운 가죽 시트.
작은 냉장고. 대형 화면. 회의용 테이블. 심지어 공기에서 좋은 향까지 났다.시온은 두리번거리며 감탄했다.
“와… 여기서 살아도 되겠는데요?”
“안 됩니다.”
“한 실장님은 농담도 안 하시네요.”
“업무 시간입니다.”
“그럼 퇴근 후엔 하세요?”
한채린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창밖을 바라봤다.
시온은 속으로 생각했다.
저 사람 웃는 얼굴 한 번 보면 나라가 평화로워질 것 같은데.
차량 행렬이 출발했다.
경호 차량들이 앞뒤를 둘러싼 채 도로를 질주했다.
신호는 자동으로 통제됐고, 일반 차량들은 자연스럽게 길을 비켰다.
시온은 창밖을 내다봤다.
서울은 익숙하면서도 낯설었다.
초고층 빌딩마다 한글 간판이 세계적인 브랜드처럼 걸려 있었고, 거리 전광판에서는 한국 기업 광고가 흘러나왔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엄청 많았다.
“진짜 한국이 세계 1위구나…”
“지금 감탄하실 때가 아닙니다.”
한채린은 태블릿 화면을 넘기며 말했다.
“엘리아나의 마지막 위치는 공항 이동 구간입니다. 경호 인력은 전원 제압당했습니다.”
“다쳤어요?”
“중상자는 없습니다.”
시온은 작게 안도했다.
다행이었다.
한채린은 그런 시온을 잠시 바라봤다.
“…남 걱정부터 하시네요.”
“네?”
“아닙니다.”
그 순간.
임태건의 무전기가 울렸다.
“이상 움직임 포착. 고가도로 상단!”
태건의 눈빛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전원 대비!”
탕!
엄청난 폭음과 함께 차량 유리가 흔들렸다.
“으아악!”
시온은 본능적으로 몸을 숙였다.
“뭐예요?!”
“저격입니다.”
“뭐가 이렇게 담담해요?!”
탕! 탕! 탕!
연속 사격이 이어졌다.
앞 차량이 급회전하며 방패처럼 진로를 막았다.
타이어 마찰음이 귀를 찢듯 울렸다.
경호원들의 고함.
무전기 소리. 브레이크 소리.모든 게 뒤섞였다.
오민석은 거의 울먹이며 좌석 밑으로 기어들어갔다.
“저 오늘 연차 쓰고 싶습니다…”
“저도요!”
시온도 거의 울고 싶었다.
한채린은 흔들림 없이 상황판을 확인했다.
“공격 방향 2시. 도주 차량 추적 시작하세요.”
시온은 믿기지 않는 얼굴로 그녀를 봤다.
“이 상황에서도 침착하세요?”
“익숙합니다.”
“전 안 익숙해요!”
차량이 급정거했다.
임태건이 문을 열며 외쳤다.
“각하, 이동하셔야 합니다!”
“어디로요?!”
“안전 지점입니다!”
“차 안이 더 안전한 거 아니에요?!”
대답 대신 태건은 시온을 거의 들어 올리듯 끌어냈다.
“잠깐만요! 저 운동 안 하는—”
시온은 비명을 지르며 뛰기 시작했다.
총성이 멀리서 계속 울렸다.
심장이 미친 듯 뛰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몸을 숨긴 곳은 지하 연결 통로 입구였다.
시온은 벽에 기대 숨을 몰아쉬었다.
“대통령 출근길이 원래 이래요?”
오민석이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아뇨… 오늘이 유독 심합니다…”
한채린은 냉정하게 주변을 살폈다.
“단순 테러가 아닙니다.”
“네?”
“저희의 이동을 지연시키려는 목적입니다.”
시온의 얼굴이 굳었다.
“그럼…”
“엘리아나 실종 사건과 연결됐을 가능성이 큽니다.”
침묵이 흘렀다.
처음엔 꿈이라고 생각했다.
다음엔 몰래카메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알았다.
이곳은 진짜 현실이었다.
그리고 누군가는 이 나라를 흔들고 있었다.
임태건이 이어폰을 누르며 말했다.
“적 차량 하나를 확보했습니다. 도주 경로 확인됐습니다.”
“어딥니까?” 한채린이 물었다.
“서해 항만 구역, 폐창고 단지입니다.”
한채린의 시선이 시온에게 향했다.
“각하, 선택하십시오.”
“뭘요?”
“집무실로 돌아가 안전하게 지휘하시겠습니까.”
잠시 정적.
“아니면 직접 현장으로 가시겠습니까.”
오민석이 경악했다.
“현장은 안 됩니다! 총 쏘는 사람들 있습니다!”
시온도 무서웠다.
당연히 무서웠다.
다리가 아직도 떨렸다.
하지만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만 맴돌았다.
누군가는 지금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자신은 대통령이었다.
진짜든 가짜든.
시온은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
“…가죠.”
“각하!”
“제가 대통령이라면서요.”
그는 떨리는 손을 꽉 쥐었다.
“그럼 도망만 다닐 순 없잖아요.”
한채린은 잠시 시온을 바라봤다.
아주 잠깐.
그 차가운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차량 재정비하세요. 항만으로 이동합니다.”
임태건은 짧게 고개를 숙였다.
“알겠습니다.”
오민석은 거의 울상이었다.
“저 진짜 공무원 시험 다시 볼래요…”
다시 차량에 오른 시온은 창밖을 바라봤다.
멀어지는 도심.
다가오는 바다.그리고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을, 납치된 누군가.
강시온의 첫 출근은 끝났다.
대신 그의 첫 전쟁이 시작되고 있었다.
다음 날 오전 10시 20분.대통령 관저 집무실.강시온은 소파에 앉아 폐막 연설문을 읽고 있었다.“너무 거창하지 않습니까?”맞은편에 있던 한채린이 물었다.“어느 부분이요?”강시온이 태블릿을 돌렸다.“‘대한민국은 새로운 국제 질서를 이끄는 중심 국가가 될 것입니다.’”“외교팀에서 작성한 문장입니다.”“그래서 저랑 안 맞나 봅니다.”“어떻게 바꾸고 싶으십니까?”강시온은 잠시 생각했다.“중심이라는 말을 빼고 싶습니다.”“이유는요?”“이번에 알았잖습니까.”강시온이 그녀를 바라봤다.“혼자 앞에 서는 것보다 옆에 누가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거.”한채린의 시선이 잠시 멈췄다.“대한민국이 세계 위에 서겠다는 말처럼 들리는 건 싫습니다.”“그럼 어떤 나라가 되고 싶으십니까?”“사람들이 필요할 때 모일 수 있는 곳.”강시온이 말했다.“누가 위에 있는지가 아니라 같이 움직일 수 있는 곳이요.”한채린이 그의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그게 훨씬 각하답습니다.”강시온이 고개를 돌렸다.생각보다 가까웠다.한채린은 아무렇지 않게 태블릿 화면을 넘겼다.“그럼 이 문장도 수정하는 게 좋겠습니다.”강시온은 화면보다 그녀를 보
한채린은 다음 동선을 확인했다.“윤 대표님은 각하라는 사람보다 판단을 의심했습니다.”강시온이 그녀 옆으로 다가갔다.“한 실장님은 처음에 저라는 사람도 의심하지 않으셨습니까?”“갑자기 그 이야기를 왜 하십니까?”“윤 대표님한테 인정받고 나니까 욕심이 생겼습니다.”“무슨 욕심입니까?”“한 실장님한테는 언제부터 괜찮은 사람이었는지 알고 싶어서요.”한채린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지금은 업무 중입니다.”“업무 끝나면 물어봐도 됩니까?”“그때까지 기억하고 계시면요.”“그건 절대 안 잊습니다.”한채린이 한 박자 뒤에 덧붙였다.“대신 각하께서 먼저 하셔야 할 말씀도 잊지 마십시오.”강시온의 걸음이 잠깐 멈췄다.그녀는 뒤돌아보지 않았지만 더 이상 그 이야기를 피하지도 않았다.오후 5시 20분.World Harmony Fest 폐막 행사장.아침까지 비어 있던 객석은 각국 대표단과 초청 인사들로 가득 찼다.무대 위 조명이 하나씩 켜졌다.폐막식은 이제 마지막 순서를 향하고 있었다.강시온은 무대 옆에서 객석을 바라봤다.“다시 다 모였네요.”“예. 참가국 전원 참석했습니다.”객석 한쪽에는 윤도현도 약속대로 앉아 있었다.강시온과 눈이 마주치자 말없이 고개를 한번 끄덕였다.곧 행사장의 조명이 어두워졌다.―
다음 날.오전 9시 10분.World Harmony Fest 행사장.한때 폭발과 대피 방송으로 멈췄던 광장은 다시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철거됐던 안내 시설이 돌아왔고, 각국 실무진은 폐막 행사를 위한 마지막 동선을 확인하고 있었다.강시온은 메인 무대 앞에서 복구 현황을 살폈다.“생각보다 빨리 돌아왔네요.”한채린이 태블릿을 확인했다.“참가국들이 일정을 최대한 앞당겨 달라고 요청했습니다.”“오늘 안에 모두 돌아옵니까?”“예. 마지막 대표단도 오후 전에 도착합니다.”강시온은 텅 비어 있던 객석을 바라봤다.끝까지 진행하겠다고 했지만 정말 다시 사람들이 모일지는 확신하지 못했다.“각하, 잠시만요.”한채린이 태블릿을 내려 두고 강시온의 넥타이에 손을 뻗었다.비뚤어진 매듭이 몇 번의 손길로 반듯해졌다.강시온의 몸이 그대로 멈췄다.“제가 할 수 있는데요.”“이미 끝났습니다.”강시온이 주변을 한번 둘러봤다.가까이 있던 행사 관계자 둘이 황급히 시선을 돌렸다.“사람 많은 데서 이러셔도 됩니까?”“넥타이를 바로잡은 것뿐입니다.”“그건 저도 압니다.”“그런데 왜 그러십니까?”강시온이 입가를 눌렀다.“저만 신경 쓰면 될 것 같습니다.”“보기 드문 장면이군요.”뒤에서 낮고 단정한 목소리가 들렸다.
“오 비서관님도 비슷한 말씀을 하셨습니다.”“민석님도 알아봤어요?”한채린이 낮게 말했다.“유진아.”“아무 말도 안 할게.”서유진은 다시 한채린을 바라봤다.“무슨 일이 있었길래 네가 이렇게 편해 보이나 해서.”한채린의 표정이 순간 멈췄다.늘 긴장을 놓지 않던 그녀의 얼굴이 전보다 편안해져 있었다.“별일 없었어.”한채린이 짧게 답했다.“각하와 함께 잘 해결하고 돌아왔어.”서유진은 잠시 그녀를 바라봤다.“그럼 됐어.”자리에서 일어난 그녀가 문 쪽으로 걸어갔다.“두 분 식사 계속하세요.”“방해 아닙니다.”강시온이 말하자 서유진이 웃었다.“그 말씀도 지금은 별로 설득력이 없는데요.”“서유진.”“갈게.”문이 닫혔다.강시온이 웃음을 참으며 물었다.“원래 저렇게 눈치가 빠릅니까?”“쓸데없는 부분에서만 그렇습니다.”“그럼 틀렸습니까?”한채린은 다시 도시락으로 시선을 내렸다.“식사하십시오.”“대답은 안 해 주시네요.”“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으니까요.”강시온은 더 묻지 않았다.하지만 웃음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한채린 역시
오후 4시 42분.대통령 관저.북해에서 돌아온 강시온이 관저 현관을 지나자 가장 먼저 달려온 사람은 오민석이었다.“각하!”강시온이 반사적으로 한 걸음 물러났다.“오 비서관님, 저 살아 있습니다.”“그러니까 말씀드리는 겁니다.”오민석은 강시온을 위아래로 확인하고서야 길게 숨을 내쉬었다.“이번에는 진짜 뉴스로 각하 생존 여부를 확인할 뻔했습니다.”“그 정도였습니까?”“북해 해저 기지에 대통령이 직접 들어갔는데 그 정도가 아니겠습니까?”뒤따라 들어온 한채린이 말했다.“각하께서는 작전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셨습니다.”오민석이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실장님이 그 말씀을 하시니까 더 놀랍습니다.”강시온이 먼저 대답했다.“제가 약속을 잘 지켰습니다.”“각하께서요?”“왜 그렇게 놀라십니까?”“역사적인 날이라 기억해 두려고요.”강시온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오민석의 시선이 두 사람 사이에 머물렀다.북해로 떠날 때와 미묘하게 달랐다.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같은 속도로 걷고 있었다.“두 분… 북해에서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한채린의 걸음이 멈췄다.“무슨 뜻입니까?”“아닙니다.”오민석은 즉시 태블릿으로 시선을 내렸다.“제가 오
임태건이 국제 공조팀과 함께 들어왔다.“레오나르드 크로우.”임태건이 앞으로 나섰다.“국제 테러 조직 운영, 국가 기반시설 공격, 불법 정보 조작 및 다수의 범죄 혐의로 신병을 확보하겠습니다.”레오나르드는 저항하지 않았다.손목에 구속 장치가 채워졌다.그가 강시온을 바라봤다.“후회하지 않나?”“뭘 말입니까?”“대통령이 된 것.”강시온은 잠시 생각했다.“많이 했습니다.”레오나르드가 뜻밖이라는 듯 바라봤다.“지금도 가끔은 합니다.”강시온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그래도 돌아가고 싶지는 않습니다.”“왜지?”강시온은 대답하기 전에 옆을 바라봤다.한채린이 있었다.언제나 그랬듯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이 자리에 와서 만난 사람들이 있으니까요.”한채린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레오나르드는 그 시선을 따라갔다.그리고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임태건과 공조팀이 그를 데리고 명령실을 빠져나갔다.문이 닫혔다.오랫동안 이어진 싸움이 너무 조용하게 끝났다.강시온은 한동안 닫힌 문을 바라봤다.“끝난 겁니까?”한채린이 태블릿을 확인했다.“적어도 여기서는요.”“실감이 안 납니다.”“저도 그렇습니다.”강시온이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