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로맨스 / 다시, 나의 이름으로. / 81화. 되찾은 가족

Share

81화. 되찾은 가족

Author: 빵울이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4-18 23:37:39

저녁이 되자, 부엌에서는 따뜻하고도 향긋한 냄새가 집 안 가득 퍼져 나왔다.

종욱은 김이 은은하게 오르는 국그릇을 조심스럽게 들고 나오며 말했다.

“삼선 해물탕이야. 새로 배운 건데, 한번 맛 좀 봐라.”

유진은 식탁 위에 가득 차려진 음식을 바라보았다.

감자와 함께 푹 졸여 윤기가 흐르는 삼겹살, 담백하게 볶아낸 채소, 부드럽게 쪄낸 농어,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삼선 해물탕과 큼직한 고기완자까지, 하나같이 그녀가 어릴 적부터 좋아하던 음식들이었다.

이민은 생선 배 쪽의 가장 부드러운 살을 조심스럽게 발라 그녀의 그릇 위에 얹어 주었다.

“네 아빠가 생선 요리는 좀 서툴긴 한데, 이건 아까 내가 먹어봤거든. 네가 좋아할 맛이야. 자, 많이 먹어.”

그러자 종욱이 곧바로 못마땅한 얼굴로 반박했다.

“내가 생선 요리를 못 한다고? 혀가 좀 잘못된 거 아니야?”

“풉!”

“그래요, 그래.”

이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일부러 건성으로 맞장구를 쳤다.

“당신 요리는 아주 훌륭하지. 요리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다시, 나의 이름으로.   106화. 호의라는 이름의 간섭

    어차피 숨긴다 해도 결국은 알게 될 일이었다.종욱이 입을 열었다.“근처에 새로 개발된 단지가 하나 있는데, 대명 프로젝트 단지라고 해.”“고층 아파트?”“아니.”그는 고개를 가볍게 저으며 말했다.“별장이야.”미애의 얼굴에 절묘하게 계산된 듯한 놀라움이 떠올랐다. 마치 방금 처음 들은 이야기인 것처럼 자연스럽고도 완벽한 표정이었다.“셋째 오빠, 돈은 어디서 난 거야? 호숫가 별장이면 제일 싼 것도 칠팔억은 할 텐데, 설마…”그녀는 말을 흐리며 잠시 멈췄다. 그리고 눈빛에 은근한 걱정을 담아 물었다.“혹시… 불법적인 일에 손 댄 건 아니지?”“아니야, 아니야. 내가 그럴 배짱이 어디 있다고.”종욱은 난처한 웃음을 지으며 손사래를 쳤다.“그럼 그 돈은…”“유…”“아빠!”그 순간, 발코니 쪽에서 들어온 유진이 그의 말을 단번에 끊어 세웠다.“왜 아빠 얘기만 하고 있어요? 작은고모가 갑자기 왜 오셨는지는 안 물어봐요?”“아, 맞다.”종욱은 그제야 고개를 돌렸다.“미애, 무슨 일로 온 거야?”평소에는 좀처럼 발걸음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찾아왔으니,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터였다.“어… 그…”소미애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이 타이밍에 유진이 끼어들 줄은 예상하지 못했고, 그것도 단 한마디로 자신의 의도를 가로막을 줄은 더더욱 생각하지 못했다.“오늘 이 근처에서 고객을 만날 일이 있어서… 가까운 김에 잠깐 들른 거야.”“아, 그러셨구나. 고모 이번에 지점 책임자로 승진하셨다면서요? 많이 바쁘시겠네요.”미애는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바쁜 와중에 잠깐 시간 낸 거지… 아, 그리고 유진아, 지난번 큰아버지 댁에서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얘기를 못 했잖아.”유진은 눈썹을 살짝 들어 올리며 물었다.“저랑 무슨 얘기를 하시려고요?”“설 지나고 나면 다시 올라갈 거야?”“별일 없으면, 서울로 돌아갈 생각이에요.”“거기서 지금 뭐 하고 있어? 일? 공부? 아니면 다른 거?”소유진은 잠시 말을 고르듯 침묵했다.“

  • 다시, 나의 이름으로.   105화. 입을 빌린 질문

    “그건 괜찮아. 물건값만 회수해서 자금에 조금이라도 숨통이 트이게 되면, 그때 가서 값을 조금 더 얹어 다른 사람에게서 다시 사오면 되지.”기영은 입술을 달싹이며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끝내 입을 다물었다.신혼집을 중고로 사고 싶지는 않다고, 그 말이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지만 이미 남편이 이만큼까지 결정을 내린 데다 회사 사정 또한 실제로 빠듯한 상황이었으므로, 더는 반박할 여지가 없었다.결국 그녀는 그 말을 삼킨 채, 억지로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호숫가 별장에 대한 생각은 그녀의 마음속 깊은 곳에 단단한 응어리처럼 자리 잡았다.사지 않자니 마음이 편치 않았고, 그렇다고 사자니 턱없이 부족한 자금이 발목을 잡았다.그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갈피를 잡지 못하는 심정이었다.“정말… 그 호숫가 별장이 맞아?”기영은 수화기를 귀에 댄 채, 다시 한 번 확인하듯 물었다.정애는 입꼬리를 슬쩍 끌어올렸다. 역시나, 누구라도 쉽게 믿지 못하는 반응이었다. 그렇게나 존재감 없고 눈에 띄지 않던 셋째 집에서 별장을 샀다니,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당연했다.“구매 계약서도 제가 직접 봤어요. 종이에 또렷하게 적혀 있었으니 틀릴 리가 없죠! 게다가 셋째 동서도 직접 인정했다니까요. 유진이가 부모님께 효도하려고 사드린 거라더라고요. 아이고, 나는 왜 저렇게 능력 있는 딸 하나 없을까?”“유진이가 여자아이라 해도, 지금 보니 진홍이보다 훨씬 낫네요!”진홍은 회사를 차린 뒤로도 부모님께 별장 하나 사드린 적이 없었다.그 말을 듣는 순간, 기영의 목소리는 미묘하게 식어 들었다.“유진이가 효심이 깊은 건 맞지만… 그 아이가 어떻게 그렇게 큰돈을 가지고 있지?”“그건 저도 모르죠. 형님, 요즘 젊은 여자애들 너무 만만하게 보지 마세요.”기영은 더 이상 별장 이야기를 이어가지 않았다. 대신 담담한 어조로 말을 마무리했다.“시간 날 때 와서 물건 가져가.”“내일 갈게요. 남편한테 운전해서 가자고 할게요.”“응, 그래.”통화를 마친 정애는 휴

  • 다시, 나의 이름으로.   104화. 의심을 심는 법

    종수는 잠시 침묵했다.이상하지 않을 리가 있나.너무나도 이상했다.마치 거지가 하루아침에 부자가 된 것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 이유를 궁금해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동서가 말했잖아. 유진이가 샀다고…”정애는 코웃음을 쳤다.“하, 이유진 같은 애가 어디서 그런 돈이 나? 몸이라도 판 거야?”“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종수가 인상을 찌푸렸다.하지만 그 순간, 정애의 생각이 문득 멈췄다.‘몸을 팔아서 번 돈…?’‘왜 이제야 그 가능성을 떠올렸지?’그녀의 눈빛이 번뜩였다. 겉으로는 노골적인 경멸과 혐오를 드러내고 있었지만, 그 밑바닥에는 분명 질투와 불만이 짙게 깔려 있었다.정애는 곧바로 휴대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여보세요, 아가씨? 바빠?”“둘째 올케, 무슨 일이세요?”“나 오늘 대명 프로젝트 단지에 집 보러 갔다가 누구 만났는지 알아?”미애는 별 관심 없다는 듯 건성으로 되물었다.“누군데요?”“아가씨 셋째 올케랑 유진이!”“그 사람들이 분양사무소를요?”정애는 일부러 숨을 고르듯 말을 끊었다가, 천천히 덧붙였다.“그것도 그렇고… 별장까지 샀다니까.”“…뭐라고요?”미애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아니면 정애의 말이 잘못된 건가 싶었다.‘별장’이라는 단어가 셋째네와 연결된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정말 셋째 올케 맞아요? 큰오빠네 아니고요?”정애의 입꼬리가 미묘하게 떨렸다.“내가 설마 사람도 못 알아보겠어?”게다가 큰올케 기영과 이민은 분위기부터 전혀 달라, 헷갈릴 가능성조차 없었다.미애는 침을 꿀꺽 삼켰다.“셋째 오빠네가 별장을 샀다고요? 잘못 본 거 아니에요?”“내가 계약서까지 직접 봤다니까. 그게 가짜겠어?”“말도 안 돼…”정애는 한숨을 길게 내쉬며, 일부러 체념한 듯한 목소리를 흘렸다.“처음엔 나도 아가씨랑 똑같이 생각했어. 그런데 뭐 어쩌겠어? 유진이가 잘 나가니까. 몇 년 동안 집에도 안 오더니, 큰돈 벌어서 돌아오자마자 부

  • 다시, 나의 이름으로.   103화. 질투는 질문으로 시작된다

    “아빠, 저예요. 오늘 대명 프로젝트 단지에 와서 새 집 알아보고 있어요… 네, 그 요즘 핫한 아파트요!”“저랑 남편, 둘 다 봤는데 환경이 정말 좋아요… 네, 엄청 인기 많아요! 오늘 바로 오셔서 계약하시는 게 어떠세요? 그게 더 안전하잖아요…”정애의 계산은 치밀하고도 노골적이었다.지금 살고 있는 집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대명 아파트와 비교하면 분명히 부족했다. 마침 부모님 역시 집을 바꾸고 싶어 했기에, 먼저 고층을 사게 만든 뒤 시간을 두고 부모님을 자신의 현재 집으로 옮기고, 자신과 종수는 새 집으로 들어갈 계획이었다.어차피 부모님의 재산은 외동딸인 자신에게 돌아올 것이었다. 결국은 모두 자신의 것이 될 터였다.단지 시기의 문제일 뿐.등기 명의는 일단 부모님으로 해두고, 전액 납부가 끝난 뒤 자신의 명의로 이전하면 된다. 그 과정에서 증여 형식을 취하면 세금도 절약할 수 있었다.“…그럼 그렇게 하죠. 아빠, 엄마, 얼른 택시 타고 오세요. 네, 양산 고등학교 근처요…”정애가 어떤 계산으로 움직이든, 그 집이 누구 명의로 되고, 누가 살고, 최종적으로 누가 소유하게 될지는 유진과 이민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그들은 그 계획을 끝까지 지켜볼 만큼 한가하지도, 인내심이 넉넉하지도 않았다.왜냐하면 이미 종욱이 전화를 걸어 재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금방 온다더니 왜 한 시간이 넘었어? 여보, 직접 와 보니까 앞마당이랑 뒷마당 설계가 진짜 끝내줘! 방금 한 바퀴 돌아봤는데 꽃도 심고, 텃밭도 만들고, 과일나무도 키울 수 있겠더라니까…”남편의 한껏 들뜬 목소리를 듣자, 이민 역시 더 이상 참기 어려웠다. 아직 새 집을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한 상태였기 때문이다.“조금 일이 있어서 늦었어요. 지금 바로 갈게요.”……부모가 계약을 마치고 카드 결제까지 모두 끝낸 뒤, 정애와 종수는 두 분을 집까지 모셔다드리고 나서야 비로소 자리를 떠날 수 있었다.차 안으로 들어서자 정애는 차 시트에 몸을 깊이 기대며 길게 숨을 내쉬었다.“휴… 드디어

  • 다시, 나의 이름으로.   102화. 말 대신 서류로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서류를 조심스럽게 앞으로 내밀었다. 다소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이었다.유진은 서류를 받아들고 천천히 내용을 확인했고, 몇 번 더 꼼꼼히 살핀 뒤 그것이 분명 원본임을 확인했다. 그러고는 자신이 들고 있던 사본을 꺼내 조용히 건네주었다.서류를 서로 교환하고 나서야 소진은 그제야 마음이 놓인 듯, 길게 숨을 내쉬었다.“정말 죄송해요. 제가 별장 거래를 맡아본 게 처음이라 절차가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요… 괜히 시간을 지체하게 했네요…”“괜찮아요.”유진은 담담하게 답하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고개를 살짝 저었다.한편, 옆에서 모든 상황을 지켜보던 정애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분명히 다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어지는 맥락이 도무지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는 듯했다.그녀의 미간이 점점 좁혀졌다.“방금… 그게 무슨 계약서라고 했죠?”정애는 소진의 손에 들린 서류를 가리키며 물었다.“매매 계약서요.”“누구 건데요?”소진은 당연하다는 듯 아무런 의심도 없이 대답했다.“이유진 고객님 거죠. 이 집은 이유진 고객님이 산 거예요.”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정애의 몸이 크게 휘청였다. 중심을 잃은 사람처럼 한순간 제대로 서 있기조차 힘들어 보였다.“그럼… 얘, 유진이? 여기서 집을 샀다고요?”“네.”소진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정애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이 사람은 누구기에 계속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질문만 이어가는 걸까 하는 기색이었다.“말도 안 돼!”정애의 동공이 순식간에 수축하며, 마치 번개를 맞은 사람처럼 몸이 굳어버렸다.“19동이야? 아니면 20동? 몇 층이야? 몇 평인데? 전용면적은 얼마나 돼?”소진은 잠시 말을 고르더니, 차분하게 설명했다.“고객님, 뭔가 오해하신 것 같은데요. 19동, 20동은 일반 고층이고요. 이유진 고객님은 별장을 구매하셨어요.”“뭐라고!”“별… 별장이라고?”정애의 목소리가 거의 찢어질 듯 높아졌다.“별장을 샀다고? 대명 빌라 별장? 이… 이게 말이 돼?”도대체

  • 다시, 나의 이름으로.   101화. 자랑이 길어질수록

    그 말을 하는 순간, 정애의 눈썹은 금방이라도 하늘 끝에 닿을 듯 치솟았고, 입꼬리는 도저히 눌릴 수 없다는 듯 한껏 올라가 있었다. 이민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하는 것을 포착하자, 그녀의 내면에 차오르던 은근한 우월감과 만족감은 순식간에 절정에 이르렀다.생각도 못 했지?부럽지?질투 나지?아쉽지만, 너희는 못 갖잖아?이민이 놀란 것은 사실이었다. 다만 그 놀라움의 방향은 정애가 기대한 것과는 조금 달랐다.둘째 종수 내외가 또다시 집을 바꾸려 한다는 점 때문이었다.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 불과 3년 전에도 한 번 이사를 하지 않았던가?그런데 또 바꾼다고?“…아휴, 그 집은 너무 작아서 말이야. 살다 보니 영 마음에 안 들더라고. 게다가 환경이랑 인프라도 여기랑 비교가 안 되지 않겠어?”정애는 마치 당연한 결론을 내리듯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이민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지금 집은 팔 거예요? 아니면 전세나 월세로 돌릴 생각이에요?”종수가 입을 열었다.“우리는…”하지만 그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정애가 재빨리 그의 팔을 끌어당기며 웃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팔지도 않을 거고, 세도 안 줄 거야. 우리 그 정도 돈이 부족한 것도 아닌데 왜 팔아? 그냥 부동산으로 묶어두고 값 오르길 기다리는 게 훨씬 낫지.”서씨 집안은 원래부터 부유했고, 정애는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라온 사람이었다. 이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배경이 충분했다.“동서, 여기 고층은 아직 안 봤지?”“아직 못 봤어요.”어제는 유진이 도착하자마자 별장부터 보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고층은 제대로 둘러보지도 못한 채 곧바로 계약까지 진행해버렸기 때문이다.“내가 말해주는데, 내부 인테리어가 진짜 끝내줘! 후드며 온수기며 전부 브랜드 제품이고, 구조도 얼마나 잘 짜였는지 몰라. 외국 유명 디자이너를 따로 불러서 설계했다더라니까.”“게다가 조경도 말이야, 직접 보면 깜짝 놀랄 걸? 잔디가 전부 깔려 있고, 트랙은 전부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