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14.
랑은 인간의 형상으로 나타났고 그 옆엔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거대한 곰 도웅과 도웅의 큼직한 어깨 위에 얹혀 하품을 쩍 벌리는 다람쥐 석지가 슬그머니 다가왔다.
“해솔아, 무슨 일이라도 생겼느냐? 이른 아침부터 어찌 이리 서둘러 올라왔어?”
걱정이 듬뿍 담긴 랑의 낮고 아련한 음성에도 불구하고 해솔은 랑의 말투와 표정을 그대로 흉내 내며 뾰족하게 빈정거렸다.
“이른 아침부터 어찌 이리 서둘러 올라왔어어어?”
평소와 다르게 조금 삐딱한 해솔의 모습에 세 산신의 동공이 동시에 커졌다.
“해솔아, 왜 그래?”
“너희 밤새 뭐했어?”
“하암. 너무 졸리다… 우리? 어제 우리 산에 있던 동물들 이동했잖아. 찬솔 형님이 도와줘서 진짜 편하게 왔어. 그 뭐더라… 트룩? 트럭? 그거 타고 말이야.”
도웅이 머리를 긁적이며 웅얼거리자, 해솔이 참고 있던 분통을 터뜨리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 눈에 띌까 봐 야밤에 이동한 건 백번 이해해! 근데 왜 그 한밤중에 정겹게 안부 인사를 나누게 놔두는데?! 그것도 온 산이 울리도록 시끄럽게! 밤중에 인사를 시킬 거면 현신시켜서 조용히 하든가! 덕분에 밤새 한숨도 못 잤다고!”
해솔이 눈을 부릅뜨고 쏘아붙이자, 세 산신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시선을 슬그머니 바닥으로 내렸다. 민식의 저택이 산기슭 아래에 있기에 나름대로 조심한다고는 했는데. 랑이 기어들어 가는 듯한 작은 목소리로 눈치를 보며 사과했다.
“미안하다… 나름 소리를 죽이라고 타일렀는데 그렇게까지 울릴 줄은 몰랐구나. 다른 일반 짐승들은 영물이 아니라 현신을 시킬 수가 없어서…”
“어. 엄청나게 시끄러웠어. 대체 어떤 동물들이 왔길래 그렇게 소리가 커?”
해솔의 쏘아붙이는 질문에 도웅이 어제 수송해 온 동물들을 떠올리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삵도 몇 마리 있고 늑대 무리도 있었고…. 작은 들짐승들도 제법 많았지. 대략 백여 마리쯤 되려나…?”
“앞으로는 절대로 야밤에 시끄럽게 하지 마. 알았어?!”
“응. 앞으로 조심할게. 해솔아, 어서 가서 좀 더 자. 도웅이랑 나도 좀 더 자야겠어. 어제 밤새도록 산 안내하느라 조금 전에야 잠들었거든.”
석지가 오동통한 앞발로 도웅의 더부룩한 털을 톡톡 잡아당기자, 거대한 곰은 졸음에 겨워 느릿느릿 몸을 돌려 굴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해솔아, 이따 봐.”
“봐서!”
랑은 해솔이 평소에 가르쳐준 대로 손을 살랑살랑 흔들며 다정하게 인사를 건넸지만, 해솔은 여전히 성이 풀리지 않은 표정을 지은 채 발을 쿵쿵 구르며 집을 향해 내려갔다.
씩씩거리며 멀어져 가는 해솔의 조그마한 뒷모습을 한참 동안 가만히 담아두던 랑의 입가에 이내 사르르 은은하고 옅은 미소가 번져나갔다. 성질을 내는 모습조차 그저 귀엽게만 느껴지는 까닭이었다.
* * *
해솔은 오후에 할머니 댁에 가느라 다음날까지 집을 비웠다. 이틀이 지나도록 해솔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세 산신은 혹시 해솔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걱정이 되어 저택 앞을 서성이며 시간을 보냈다. 늦은 오후, 누군가 저택으로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누구를 찾아오셨습니까?”
“한주구나.”
“이름을 어떻게 아시죠…?”
낯선 듯 놀란 표정의 한주는 이내 서서히 기억을 더듬었다. 민석 저택에서 오래 일하며, 해솔이 태어나던 해 몇 번 마주쳤던 산신과의 기억이 떠오른 것이다.
“혹시… 산신님이신가요?”
“그렇네, 기억하고 있다니 고맙군. 해솔이가 어제도, 오늘도 산에 오지 않아 혹시 아픈 건 아닌가 싶어 와봤네.”
“아… 도련님들 할머니 댁에 갔습니다.”
“할머니 댁이라… 그렇다면 언제쯤 돌아오는지 아는가?”
산신들이 해솔을 걱정하며 묻는 모습에 한주는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해솔이 이미 성인이 되었음에도 그를 어린아이처럼 여기며 걱정하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곧 돌아올 겁니다. 들어오셔서 기다리시겠어요?”
“아니, 그럴 필요는 없네. 다음에 다시 오 마.”
“오셨었다고 전달하겠습니다.”
꾸벅 인사를 한 한주는 저택으로 돌아갔고, 세 산신은 아쉬운 듯 산으로 발길을 돌렸다. 해가 지고 집으로 돌아온 해솔에게 한주가 산신이 들렀다는 이야기를 전달했다.
“할머니 댁 잘 다녀왔니? 산신님들이 방금 왔다 가셨어. 해솔이가 산에 오지 않아서 혹시 아픈 게 아닐까, 걱정되어서 오셨데.”
“아, 간다고 얘기도 안 하고 갔으니… 저 산에 잠깐 다녀올게요!”
“해솔아! 해도 졌는데 위험해. 저녁도 먹어야지.”
“랑이 덕분에 산짐승들도 저한테는 인사하니까 괜찮아요. 얼굴만 잠깐 보고 올게요!”
해솔은 어둡지만, 이제는 익숙한 오솔길을 따라 산을 올랐다.
“랑아! 석지야! 도웅아!”
해솔의 맑고 거침없는 목소리가 저녁 숲의 정적을 깨뜨렸다. 숨을 몰아쉬며 오솔길을 오르던 해솔은 그들이 자주 모이던 나지막한 바위 터 근처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때, 숲의 안개 사이로 서서히 걸어 나오는 기다란 그림자가 있었다.
“응? 왜 혼자야?”
“석지랑 도웅이는 건넛마을 산에 갔어. 할머니 댁은 잘 갔다 왔어?”
“응. 오후에 갑자기 출발하느라 인사도 못 하고 갔어. 집까지 내려왔었다면서. 걱정 많이 했어?”
랑은 가만히 손을 뻗어 해솔의 이마에 어지럽게 붙은 머리카락을 손가락 끝으로 다정히 넘겨주었다. 그러고는 근처의 넓적하고 큼직한 바위를 턱 끝으로 가리키며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앉았다.
“어디 아픈 건 아닐까, 걱정했지. 그래도 어두운데 내일 오지 그랬어. 위험하게. 자, 잠깐 앉아.”
“응.”
해솔은 랑이 앉아 있는 바위 쪽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 그런데 바로 그 순간, 해솔의 발끝이 바위 밑으로 길게 튀어나온 도톰한 칡뿌리에 툭 걸리고 말았다.
“어, 어?!”
해솔은 중심을 잃고 그대로 앞으로 꼬꾸라지듯 쏟아졌다. 하필이면 그 방향이 바위에 앉아 있던 랑의 바로 앞이었다.
앉아 있던 랑은 놀라 순간적으로 두 팔을 벌려 떨어지는 해솔을 받아내려 했으나, 해솔의 몸이 랑의 어깨와 가슴으로 쏟아지는 속도가 훨씬 더 빨랐다. 해솔은 넘어지지 않으려 얼결에, 바위에 앉은 랑의 넓은 어깨를 단단히 잡았고 그 반동으로 고개가 앞으로 확 쏠렸다.
바위에 앉아 고개를 살짝 들고 있던 랑의 눈높이와 해솔의 눈높이가 거짓말처럼 딱 맞아떨어진 찰나였다.
52.해솔뿐만 아니라 세 산신과 지호 역시 촌놈처럼 주변을 천천히 둘러보며 저마다 나지막한 감탄사를 내뱉었다.“랑아, 너는 서울 와본 적 있어?”해솔이 곁에 서서 제 손을 꼭 잡아 오는 랑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랑은 잠시 옛 기억을 더듬듯 묵직하게 생각에 잠기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나도 자주 오진 않았다. 옛날에 왜놈들이 이 땅을 짓밟고 쳐들어왔을 때, 부탁을 받고 서너 번 정도 와서 정세를 살폈을 뿐이다.”“지호는?”“난 서울은 완전히 처음이야. 보통 따뜻한 아랫지방에서 터를 잡고 살아서 와볼 일이 없었거든.”지호가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며 응수하자, 옆에 있던 도웅이 신나서 거들었다.“난 저번에 설범님이랑 한 번 와봤는데… 그땐 밤중에 몰래 온 거라 어두워서 제대로 못 봤어. 낮에 보니까 진짜 넓다!”서울에 여러 번 발을 들여본 랑을 제외하면, 모두가 이 거대 도시의 역동적인 규모와 빽빽한 사람들의 활기에 압도되어 두리번거리기 바빴다.사실 랑 역시 복잡하고 시끄러운 인간 사회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 과거에는 할 일만 빠르게 끝내고 산으로 돌아가기 일쑤였지만, 지금은 제 손을 꼭 쥐고 눈을 반짝이는 해솔의 곁에서 그가 바라보는 풍경을 함께 차분히 눈에 담고 있었다.“내가 왔을 때는 식민지 시절이라 사람들의 표정에 그늘이 깊었는데, 지금은 다들 한결 행복해 보이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인간들의 세상은 참으로 빠르구나. 그때만 해도 이렇
51.여행 날짜는 해솔의 휴가에 맞춰 차곡차곡 정해졌다. 둔갑이 자유로운 세 산신에게는 딱히 챙길 짐이 없었기에, 해솔의 옷가지 몇 점을 나누어 가방에 채워 넣었다. 저마다 작은 가방을 하나씩 멘 다섯 명은 기차역에 일렬로 서서, 쿠르르 소리를 내며 들어오는 거대한 철마를 바라보았다.“와, 기차라니! 나 기차 처음 타 봐!”“난 그래도 설범님과 서울에 갈 때 두 번 타 봤지.”석지와 도웅이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며 거대한 기차를 올려다보는 동안, 해솔은 입술을 다물고 몰래 웃음을 참아야 했다. 다름 아닌, 제 옆에 딱 붙어 서서 껌딱지처럼 떨어질 줄 모르는 지호 때문이었다.옆에 바짝 붙어 선 지호가 귀를 쫑긋거리며 해솔의 표정을 하나하나 살피고 있었기에, 해솔은 내심 튀어나오려던 ‘KTX’ 자랑을 꾹 눌러 담아야 했다.부산까지 세 시간도 걸리지 않는 매끈한 고속 열차가 지금도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해솔은 속으로만 아쉬움을 삼키며, 강릉에서 서울까지 한 시간이면 시원하게 쏘아버리던 현실 세계의 현대식 기차를 머릿속으로 떠올렸다.“근데, 서울에 정말 볼 게 있어?”석지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물었다. 해솔은 햇살처럼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그럼! 강원도 시골보다는 먹을 것도 훨씬 많고 눈이 번쩍 뜨일 만한 것도 많지. 멋진 극장도 있고 말이야. 아마 너희가 보면 신기해서 입이 떡 벌어질걸?”전쟁의 흔적이 채 가시지 않은 시대였지만, 수도 서울은 분명 하루가 다르게 빠른 속
평화는 깨지기 마련이다.답답한 고구마 전개 없이 사이다만 가득한 소설 속 사랑 이야기처럼, 두 사람은 서로의 감정을 자각하는 속도조차 시원시원했다. 첫 만남의 설렘부터 가슴 몽글해지는 데이트 이야기까지 듣고 있노라면, 해솔은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설악산에 머물고 싶어 할 정도였다.“해솔아, 이제 가야 한다. 너무 늦었어.”랑이 해솔의 옷자락을 살짝 끌어당기며 재촉하자, 해솔은 아쉬운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에이, 조금만 더 듣고 싶은데!”어린아이처럼 떼를 쓰는 해솔의 모습에 설범은 참지 못하고 가벼운 웃음을 터뜨렸다.“어서 돌아가 보세요. 저도 잠시 숨 좀 돌렸다가 새벽에는 서울로 올라가야 하거든요.”“헉, 오늘도 만나요? 와, 좋겠다! 그럼, 다음에 만나면 오늘 만난 이야기도 꼭 해주셔야 해요, 아셨죠?”“알았어요. 조심히 가세요. 랑이님도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음.”사실 랑이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해솔을 데리고 설악산까지 찾아오는 이유는 하나뿐이었다. 해솔을 원래 그가 살던 세계로 안전하게 돌려보내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려 함이었다.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해솔은 이 세계에 오래 머물게 된 이유를 진지하게 고민하기보다는 설범의 달콤한 연애 이야기에 온 정신을 빼앗겨 있었다. 랑의 눈에는 그런 해솔의 태도가 도무지 이해되지 않았다. 설악산에서 내려오는 숲길, 랑은 해솔을 자신의 등에 온순히 태운 채 조용히
49.랑과 석지는 영물답게 찬사가 익숙한 듯 아무렇지 않은 낯빛을 유지했고, 도웅은 머쓱한 듯 껄껄 웃었다. 반면 지호는 이 상황이 그저 신나는지 꼬리를 치듯 맞장구를 쳤다.“그죠, 아주머니? 우리 얼굴들이 좀 잘생기긴 했죠?”“네놈은 어디 감히 조동아리를 밀어 넣느냐?”랑이 서늘한 눈빛으로 가차 없이 차갑게 쏘아붙였지만, 지호는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피식 웃으며 사뿐히 걸음을 물렸다.그렇게 소란스럽게 웃고 떠드는 사이,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빨간 떡볶이가 큰 대접에 가득 차려져 나왔다.“오, 은근히 맵다!”평소 집에서 해솔의 취향을 가득 반영해 만들던 떡볶이는 매콤하면서도 달달한 편이었다. 생각보다 붉고 알싸한 장터 떡볶이의 맛에 석지가 붉은 혀를 슬그머니 내밀며 입김을 내뿜었다. 지호는 오물오물 떡을 씹더니 눈을 반짝이며 외쳤다.“형! 우리 더 시켜 먹자!”해솔은 떡볶이를 우물거리다 말고 기겁을 하며 지호를 돌아보았다.“이모님이 이렇게 푸짐하게 주셨는데… 이걸 다 먹고 또 먹겠다고?”“에이, 아직 배고프단 말이야!”해솔이 기가 차서 한숨을 내쉬려던 순간, 옆에 앉아 있던 도웅이 은근슬쩍 거들고 나섰다.“해솔아, 나도 조금만 더 먹고 싶긴 하구나.”“아니, 점심 먹은 지 얼마 안 되지 않았나? 어휴.”
48.저녁까지 거르고 다음 날 아침 해가 어스름히 떠오를 때까지 두 사람은 굴 안에서 밤새도록 서로의 몸을 진득하게 탐했다.정사가 끝난 후, 랑의 신력 덕분에 해솔의 몸에 남았던 정사의 흔적은 깨끗하게 씻겨 나갔고 근육통도 생기지 않았다. 하지만 밤새 사정없이 몸을 뒤흔들린 탓에 아랫도리와 허리께로 찌릿하게 밀려드는 특유의 뻐근한 피로감만큼은 어쩔 수가 없었다.결국 해가 산꼭대기에 높이 뜬 점심때가 되어서야 어슬렁어슬렁 일어난 해솔과 랑은 저택으로 돌아왔다. 간단히 점심을 챙겨 먹은 그들은 지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마을 장터로 내려갈 채비를 마쳤다.집을 나서기 전, 랑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걱정스러운 듯 해솔의 허리춤을 다정하게 쓸어내리고 토닥였다. 그 은밀하고 달콤한 애정 표현을 가만히 지켜보던 지호의 주홍색 여우 눈빛이 오묘하게 반짝거렸다.마을 사람들의 경계심을 피하고자 머리카락 색까지 어두운 검은빛으로 둔갑한 네 사람과 마을로 내려간 해솔은 시장 어귀에 들어서자마자 사방에서 수없이 쏟아지는 시선 세례에 제 선택을 뼈저리게 후회해야 했다.“…아, 진짜 눈에 띄어도 너무 눈에 띄잖아.”해솔은 머리 위로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 햇살보다도 길거리 사람들이 꽂아대는 매서운 시선이 훨씬 더 부담스러웠다.시장 상인들과 길을 가던 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지나가는 자신들을 힐끔거리며 소곤소곤 수군거리는 게 피부로 느껴졌다. 아무리 소란스럽고 활기차게 북적거리는 시골 장터라 해도 그들 다섯이 한데 모여 걷는 모습은 1953년 아늑한 시골 마을의 풍경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이질적이었다.
47.그 자리에는 위압적인 크기로 단단히 부풀어 올라 두꺼운 핏줄이 기괴하게 불거진 랑의 성기가 모습을 드러냈다. 랑은 손가락을 툭 빼내자마자, 채 숨을 돌릴 틈도 없이 그 거대한 성기 끝을 해솔의 젖은 구멍 입구에 맞대고 망설임 없이 단숨에 쑥 삽입했다.“아아아윽!”찢어질 듯한 충격과 뒤이어 밀려드는 압도적인 팽창감에 해솔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비명을 내질렀다. 랑의 기다란 성기가 좁은 내벽을 헤집고 들어와 끝까지 꽉 들어찼다.“하아… 하… 해솔아, 오늘따라 왜 이리 음란해 보이는 게냐. 내가 참을 수가 없잖느냐.”랑은 낮게 짐승 같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해솔의 떨리는 허벅지를 단단히 잡아 제 허리춤에 바짝 밀착시키고는 무섭게 허리 짓을 시작했다.“아읏, 앙! 하아, 랑, 랑아…! 너무, 너무 깊어… 아응!”해솔의 입에서 이성이 모조리 날아간 음란한 신음이 끊임없이 마구 흘러나왔다. 내벽을 무자비하게 헤집으며 들어오는 랑의 거대한 성기에 몸 전체가 흔들릴 때마다, 뇌수가 녹아내릴 듯한 쾌감이 전신을 타고 짜릿하게 퍼져나갔다. 해솔은 완전히 홀린 듯 랑의 단단한 목을 끌어안고 눈물이 고인 채 중얼거렸다.“더, 더 깊게… 랑아, 더 깊이 넣어줘… 아응!”해솔의 자극적인 애원에 랑의 황금빛 눈동자가 짐승처럼 번뜩였다. 랑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해솔의 젖은 뺨을 부드럽게 감싸 쥐고 낮게 중얼거렸다.“뒤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