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회동 장소는 북란관 성문 밖 1리 지점으로 정해졌다.이서영이 행차할 때, 그녀의 뒤에는 정예병 2천 명이 따랐고 곁에는 무림 고수인 냉전이 호위하고 있었다.탁서수는 온몸이 묶인 채 끌려 나왔다.아버지의 그런 모습을 본 평소 온화하기로 소문난 탁서우는 끝내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섰다."무례하군요! 감히 저희 아버지를 이렇게 대하다니! 당장 줄을 푸십시오!"이서영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은 채 천천히 걸어가 주인석 에 앉았다.이내 그녀가 손을 한 번 흔들자 호위병이 탁서수를 밀쳐 그의 두 아들 앞으로 데려갔다.그러자 탁서의는 손가락을 움켜쥐더니, 빡 하는 소리와 함께 술잔을 힘껏 깨뜨렸다.깜짝 놀란 이서영의 입가에 걸린 미소가 순간 굳어졌다."냉전!"그녀의 부름에 냉전은 즉시 뒤에서 걸어 나와 그녀의 곁에 섰다.그는 절대적인 고수였다.그의 등장에 탁서의와 탁서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이내 탁서의가 차갑게 말했다."남진 전하께서는 지금 뭘 하자는 겁니까? 회동을 하러 오신 겁니까, 아니면 저희를 모욕하러 오신 겁니까?""당연히 회동을 하러 온 거지. 협의서까지 가져왔잖아."냉전이 곁을 지키고 있으니 이서영은 아무것도 두렵지 않았다.게다가 그녀의 뒤에는 정예병 2천 명도 있었다.반면 탁 씨 집안 두 형제의 뒤에는 겨우 수백 명의 병사들뿐이었다.그렇기에 이서영은 조금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곧이어 그녀가 손을 흔들자 뒤에 서 있던 호위병이 협의서를 들고 와 탁서의와 탁서우 앞에 가져다주었다."먼저 저희 아버지를 풀어주시죠!"탁서우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하, 창랑 대왕은 우리 남진의 인질이야. 그를 풀어주면 우리가 굳이 회동을 할 필요가 있어?"이서영은 그의 요구를 단호히 거절했다.인질이라.사실 이번 회동의 본질은 회동이 아닌 협박이었다.탁서의와 탁서우는 서로 눈을 마주친 뒤 다시 아버지인 탁서수를 바라보았다.탁서수의 안색은 몹시 좋지 않았지만, 포로가 된 상황에서도 대왕다운 위엄과 기품을 잃지 않고 있었다."아버지…."
삼황자가 떠났다니…부하에게 보고를 들은 장암은 마치 마지막 희망마저 잃은 듯 얼굴이 흑빛으로 질려 버렸다. 삼황자는 단순히 자리를 떠난 것이 아니라, 경노궁까지 모두 이끌고 떠나 버렸다.부장군의 말에 따르면, 삼황자는 떠나기 전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이 성은 구공주와 세자가 목숨을 걸고 되찾아 온 평화로운 성이야.너희 모두의 목숨도 구공주와 세자가 구해낸 거고.이제 겨우 평화를 되찾고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이제 와서 너희는 오히려 총구를 그들에게 겨누려 하는구나.어쩜 다들 이렇게 인정이 메마른 건지. 너희처럼 은혜를 저버리는 사람들은, 구공주가 지켜줄 가치도 없어!"그 말을 들은 장암은 하마터면 울음을 터뜨릴 뻔했다.그녀는 은혜를 저버리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은혜를 저버리는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세자와 구공주를 체포하라는 명령을 내린 것도 분명 그녀 자신이었다.비록 전하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긴 했지만, 사람을 파견한 것도 결국 그녀였다.장암은 울고 싶어도 눈물조차 나오지 않았고, 마음은 무겁기만 했다.부장군의 말을 들은 병사들 역시 하나같이 눈빛이 어두워지며 마음속에서 죄책감이 밀려들었다.목숨을 걸고 성을 지켜 준 사람들을 이제 와서 자신들이 죽이려 하다니.이게 과연 사람이 할 짓이 맞단 말인가?"나리, 저희…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부장군의 얼굴에도 불안이 가득했다.은혜를 저버리는 일에는 그 또한 한몫했으니.하지만 전하의 명령을 감히 거역할 수는 없었다.그것은 엄연한 황실의 명령이었다.장암도 어찌해야 할지 몰랐다.바로 그때, 화려한 의복을 차려입은 이서영이 궁녀와 호위병들의 호위를 받으며 도도하게 모습을 드러냈다."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울 것 같은 장암의 얼굴을 본 이서영은 눈을 가늘게 뜨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어마무시한 적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장암. 네가 그런 모습을 보이면 병사들까지 낙담하게 되잖아?""전하, 오셨습니까."장암은 이서영의 지나치게 화려한 차림새
영은이 도망간다고? 도망가기 전 그녀의 눈빛은, 마치 귀신을 본 것처럼 두려움에 가득 차 있었다. 저 여자도 두려워하는 게 있었던가? 도대체… 이경과 무연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이내 문득 깨달았다. 그들은 뒤 편에서 다가오는 강력하고도 위압적인 기운을 느끼게 됐다. 이경이 손을 풀기도 전에, 그녀는 자신의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끼게 됐고 순식간에 그녀는 누군가의 손에 끌려가게 됐다. 이내 그녀는 누군가의 차가운 품에 부딪히게 됐다. "세자…" 역시, 세자가 아니고서야 누가 영은을 그렇게 두려움에 떨게 만들 수 있겠는가? 영은은 겉으로 보이게는 매우 강하긴 하지만, 자신이 절대 윤세현의 상대가 되지는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윤세현을 마주한 그 순간, 이경의 불안했던 마음은 비로소 안정되었다. 그의 존재는 정말로 비바람을 막아주는 듯한 안정감을 안겨다 주었다. 그만 있으면, 모든 사람이 평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나한테 제대로 설명해!" 차갑게 굳어진 얼굴의 윤세현은 고개를 숙여 이경의 손을 바라보았다. 방금 그는 분명히 보았다. 그녀가 먼저 무연의 손을 잡은 것을. 윤세현의 싸한 눈빛에 이경 역시 자신의 손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녀는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무연의 몸 상태가 너무 나빠서 제대로 걸을 수가 없었어. 그래서 내가 방금까지 끌고 같이 달린 거야. 구해내려고." 그녀는, 자신이 정말로 사람을 구하기 위하여 손을 잡은 것이지 조금의 사심도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하지만 윤세현은 전혀 다른 뉘앙스로 받아들였다. "계속 잡고 있었던 거야?" 이경은 그런 그의 태도에 기가 찼다.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중요한 건, 내가 사람을 구해냈다는 거잖아! "지금 이 꼴로, 제가 과연 공주 마마랑 무슨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 보다 못한 무연이 두 사람에게 다가갔다. 그는 애써 기침을 참으려 했지만, 얼굴은 새하얗게 질렸고 입술은 이미 갈라져 있었다. "게다가 나리께서는 이렇게
"그 여자 지금도 여전히 동굴 안에 있을 거야. 바로 불을 지르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을 거야."무연은 계속해서 돌을 힘껏 두드렸다. 그는 영은이 너무나도 두려웠다.다시 그녀에게 붙잡혀서 목숨을 잃는 건 아깝지 않았지만 공주까지 해를 입게 될까 봐 두려웠다."안 돼. 이 동굴에 불을 질러서는 안 돼."이경은 힘껏 그의 손을 끌어당겨 손에 쥔 돌을 빼앗은 뒤 땅에 던져 버렸다."얼른 가! 저 여자가 곧 쫓아 나올 거야!""왜 불을 질러서는 안 되는데?"무연은 구공주가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그런데 대체 왜 영은을 죽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네가 모르는 게 하나 있는데, 저 동굴 안은 온통 석유로 가득해. 그 양이 얼마나 많은지는 우리도 상상할 수 없어.""한 번 불이 붙으면 큰 폭발이 일어날 거야. 안에 있는 석유가 엄청나다면 이 계곡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어."그녀는 힘껏 무연을 잡아당기며 설명했다."대규모 폭발이 일어나면 우리도 살아남을 수 없어.""폭발?"무연은 여전히 석유가 어떻게 폭발할 수 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하지만 이경이 떠나자고 하니,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따라 발걸음을 재촉했다.비록 그에게 남은 체력은 거의 없었지만."안은 완전히 밀폐된 공간은 아니지만, 동굴이 너무 깊어 한 번 불이 붙으면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해 결국 폭발할 거야.""됐어. 더 자세히 설명해도 이해하기 어려울 거야. 일단 나를 따라와. 어서."무연은 더 이상 묻지 않았다.적어도 공주가 자신보다 훨씬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믿었다.그러니 공주가 가자고 하면 따르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걱정 마. 북란관 전쟁만 해결하면 그다음에는 반드시 저 여자를 죽일 거야. 약속할게."영은이 죽지 않으면 앞으로 더 많은 사람의 목숨이 위협받을 것이다.그렇기에 반드시 그녀를 죽여야만 했다."어서 가자!"하지만 그들은 멀리 달아날 수 없었다.무연은 이를 악물고 버텼지만, 경공을 펼치려 발을 내딛
"너 지금 동굴 입구까지 최소 15장은 떨어져 있어. 석유가 불에 타는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알기나 해?"이경은 여전히 느린 걸음으로 걸어 나가고 있었다.사실 그녀도 영은을 속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 큰 확신이 없었다.하지만 이경의 말은 반은 진실이고 반은 거짓이었기에, 영은 또한 그 진위를 분간할 수 없었다."네 경공이 아무리 뛰어나도 밖으로 나가는 데까지는 꽤 시간이 필요할 거야. 하지만 방금 이곳으로 들어올 때 네 몸에는 분명 석유가 많이 묻었을 거야.""석유가 불에 타는 속도는 네 경공의 열 배야! 어디 한번 불을 붙여 시험해 볼까?"그 말에 영은은 방금 꺼낸 부싯깃을 다시 집어넣었다.그녀는 이곳에서 동굴 입구까지 어둠 속을 더듬어 가야 했기에, 정말로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지도 몰랐다.그런데 석유가 불에 타는 속도가… 과연 정말 영은의 경공보다 열 배나 빠를까?영은은 이에 대해 전혀 확신이 없었다.그녀가 망설이는 사이, 은침이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순간 영은의 얼굴은 굳어졌고, 마음속에는 분노가 치밀었다.또 날 기습하다니!그녀는 발걸음을 틀어 즉시 피하려 했지만, 어느새 그녀의 발아래에는 석유가 묻어 있었다.석유는 꽤나 끈적하고 미끄러웠다.한 걸음 내딛자마자 영은은 균형을 잃었고, 발이 미끄러지며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 하지만 그녀는 뛰어난 능력으로 이내 균형을 되찾았다.그런데 바로 그때, 그녀의 어깨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젠장, 또 당하고 만 것이다."무연, 얼른 가!"어둠 속에서 이경이 크게 외쳤다.순식간에 동굴 전체에 메아리가 퍼졌다.그 메아리 때문에 영은은 이경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었다.어느 방향으로 진기를 날려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그 순간 왼쪽에서 정체 모를 짝짝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그러자 영은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허를 찌르려는 거야?"이내 쾅하는 소리와 함께 오른쪽에서 무언가가 떨어졌다.그녀의 강력한 내력에 의해 석벽이 무너졌고, 순식간에 모래
"이경, 안에 석유 냄새가 나는 것 같은데, 당장 나오지 않으면 내가 불을 질러버릴 거야. 너희들 영원히 살아나지 못하게."영은의 음산한 목소리가 동굴 전체에 울려 퍼졌다.무연은 저도 모르게 이경의 손을 꼭 쥐었다.영은의 말대로 동굴 안 사방에는 석유가 가득했다.불씨 하나만 떨어져도 순식간에 불길이 번질 것이다.안에 갇히게 된 이상, 불에 타 죽지 않더라도 연기에 질식할 수 있으니 살아남을 가능성은 전혀 없었다.무연은 갑자기 이경을 잡아당겨 뒤로 물리고는 그녀의 손을 놓았다.이내 그가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이경의 작은 손이 그의 손을 다시 붙잡았다."나가 봐야 소용없어. 저 여자가 원하는 건 내 목숨이야."이경은 무연을 살짝 잡아당겼다."넌 여기 있어.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게다가 무연의 공력은 평소의 십 분의 일도 남지 않아, 이대로 나가면 죽으러 가는 것이나 다름없었다."안 돼."무연은 이경을 꼭 붙잡으며 말했다."내가 나갈게!""무연, 벌써 나를 잊은 거야?"영은의 음산한 목소리가 다시 바깥쪽에서 들려왔다.어느새 그녀는 아주 가까이 다가온 듯했다.이내 그녀는 무언가를 꺼내고는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벌써 잊었다면, 다시 네가 떠올릴 수 있게 해 줄게. 누가 네 진정한 주인인지 알게."말이 끝나자마자 피리 소리가 울려 퍼졌다.순간 무연의 온몸이 경직되었다.피리 소리는 마치 마성의 소리처럼, 분명 먼 거리에서 들려오는데도 귓가에 바로 울려 퍼지는 듯했다.무연의 의식은 점차 흐릿해지기 시작했고,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게 됐다.겨우 빛을 되찾았던 그의 눈동자는 점점 모든 빛을 잃어 갔다.피리 소리는 계속해서 울려 퍼졌고, 그의 정신은 점점 더 흐릿해졌다.결국 그의 온몸은 굳어졌고, 손바닥에는 식은땀이 배어났으며 이마와 얼굴에도 땀방울이 맺혔다.그는 당장이라도 통제당할 것 같은 불길한 감각에 맞서 홀로 버티고 있었다.하지만 그의 의식은 점점 더 무너져 갔다….절망에 빠진 순간, 그는 갑자기 손바닥에
한편 이경은 돌아간 뒤, 붕대로 상처를 잘 감싸고는 잠에 들었다. 그녀는 의사가 치료해 주는 건 원치 않았다. 그 상처는 초아가 보기에도 매우 끔찍했지만, 정작 이경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픈 줄도 모르고 약만 먹고 대충 붕대로 싸맸다. 그렇게 말 한마디 없이 옷을 갈아입고는, 누운 지 얼마 되지 않아 깊이 잠들었다. 연지는 원래 문밖을 지키려 했지만, 초아는 혹시나 공주가 너무 슬픔에 빠진 나머지 밤에 안 좋은 생각이라도 할까 봐 불안했다. 필경 세자는 지금 이서영의 곁에 남아 있으니까. 결국 연지는 초아의 말을 들을
초아는 그 말을 듣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우리 공주마마께서 친히 황명을 받들어 출정하신 몸이시거늘, 어찌 세자 저하와 나란히 입성하지 못한단 말입니까!”만일 지금처럼 입성할 때조차 공주마마를 세자 곁에 세우지 않는다면 앞으로 대군의 장졸은 물론 멀리 변방 백성들까지 모두 공주마마를 업신여기게 될 터였다.문정수는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송구하오나, 소인은 세자 저하의 뜻을 전할 뿐이니 감히 거역할 수 없사옵니다. 그리고 공주마마, 이곳은 황명이라 하나, 군영 안에서는 세자 저하 말씀이 곧 법이니 소인이 전한 뜻을 받으시옵
이내 설 신의는 자신의 약상자에서 작은 상자 하나를 꺼냈다.이 상자의 재질은 일반 나무 상자와는 달랐다. 매우 습하고 차가운 상자 안의 기운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설 신의가 상자를 열자 그 안에서는 온 몸이 하얀 무언가가 튀어나왔다.보기에는 개구리 같지만, 일반 개구리와는 전혀 달랐다.“이게 바로 지명 개구리인 건가?”연유월은 식견이 넓은 편이긴 하지만, 이런 지명 개구리는 아직 본 적이 없었다.“그렇습니다.”설 신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지명 개구리를 들어 올렸다.“이 지명 개구리가 어떻게 누구의 피가 현주를 구해낼
사실 그들은 이경이 최선을 다하여 윤세현을 구해낼 거라고 믿지는 않았다. 필경 이경은 윤세현의 어머니를 모함하여 해쳤을뿐더러, 어머니의 다리를 불구까지 만들어 온갖 모욕을 당하게 했었다.심지어는 세자를 속이고 이용하기까지 했지만, 이경은 설명하고 싶지 않았고, 설명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했다. 이내 약상자를 침대 위에 올려놓고는, 가벼운 장풍을 날려 청지를 밀쳐냈다. "나를 방해하지 말거라." 청지는 감히 맞서지 못하였고, 장풍에 의해 방 밖으로 밀려나게 됐다. 그렇게 방 안에는 이경과 의식 없는 윤세현 두 사람만 남게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