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rtir

41화

Autor: 홍피코
last update Fecha de publicación: 2026-09-08 12:25:13

오후 네 시가 조금 넘어서 첫 번째 회신이 들어왔다. 수빈이 통화 내용을 정리한 메모를 들고 태혁의 자리로 왔다.

“서진우 누나랑 통화했습니다.”

태혁이 고개를 들었다.

“뭐래.”

“걸음걸이에 특별한 특징은 없었대요. 다리를 크게 다친 적도 기억나는 건 없고요.”

“다른 사람들은.”

“당시 대학 동기 두 명까지 확인했는데 비슷합니다. 한 명은 워낙 오래돼서 기억 안 난다고 했고요.”

태혁이 메모를 받아 들었다.

예상했던 답이었다.

십 년 전 알고 지낸 사람의 걸음걸이를 정확히 기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계속 확인해.”

“네.”

“지문 대조는.”

“아직 돌고 있습니다. 교정시설 쪽은 오늘 안으로 받을 수 있을 것 같고요.”

태혁은 메모를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오면 바로 붙여.”

“네.”

수빈이 돌아갔다.

태혁의 시선이 모니터 한쪽에 띄워둔 CCTV 화면으로 향했다.

검은 모자를 쓴 남자가 화면 한가운데 멈춰 있었다. 키는 서진우와 비슷했다. 체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
Continúa leyendo este libro gratis
Escanea el código para descargar la App
Capítulo bloqueado

Último capítulo

  • 다정한 지옥   71화

    태혁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잠깐의 침묵이 이상하게 길었다. “십 년 전부터 의심했습니다.” 이재의 눈이 조금 커졌다. “십 년 전부터요?” “네.” “그때부터 아빠가 표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네.” 대답은 짧았다. 이재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걸 확신하게 된 건 언제예요?” 이번에는 대답이 늦었다. “……며칠 전입니다.” 며칠 전. 이재는 가만히 태혁을 바라봤다. “그럼 내가 세림호텔 얘기 물어봤을 때는요?” 태혁의 시선이 멈췄다. “그때도 이미 확인한 뒤였어요?” 잠시 후 대답이 돌아왔다. “……네.” 차 안에서 자신이 물었다. 왜 하필 우리 호텔일까요. 그때 태혁은 확인할 게 있다고 했다. 확인되면 말해주겠다고. 그보다 전에는 서진우의 아버지가 세림호텔에서 일했다는 사실을 자신이 먼저 알아냈다. 그때도 물었다. 지금도 아무 연결이 없느냐고. 태혁은 다시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이재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럼 그때 다시 확인하고 있다고 한 건…….” “김현석하고 현재 사건이 어디까지 연결돼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는 뜻이었어요.” “아빠가 서진우의 표적이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고요.” “……네.” 이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가 날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 머릿속은 차분했다. “왜 말 안 했어요?” 태혁의 입술이 굳었다. “김현석 쪽도 더 확인해야 했고, 지금 사건과 어디까지 연결되는지 확실하지 않았어요.” “그게 다예요?” 대답이 없었다. 이재가 그를 바라봤다. “내가 알면 힘들까 봐요?” 태혁은 끝내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네.” 이재는 그 대답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낯설지 않은 말이었다. 오늘 아침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아빠도 그렇게 말했어요.” “…….” “내가 알아서 좋을 게 없다고.” 태혁의 표정이 굳었다. “아빠는 오늘 나한테 거짓말했어요.” 서진우가 자신을 찾아오겠다고 직접 연락했다는 걸 숨긴 채, 몰랐다고

  • 다정한 지옥   70화

    출근하자마자 메일함을 열던 이재의 손이 멈췄다. 새벽에 들어온 메일 하나가 읽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 제목은 없었다. 발신자는 김현석이었다. 태혁에게 몇 번이나 들어 이미 익숙해진 이름이었다. 이재는 메일을 열었다. [십 년 전, 서진우는 당신 아버지에게 직접 연락했습니다. 미리 찾아가겠다고까지 했는데, 왜 그날 당신의 어머니가 죽었을까요.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세요.] 짧은 문장을 두 번 읽었다. 어제까지 자신이 찾아낸 것들 위로 마지막 한 조각이 떨어졌다. 이재는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 회장실에서 마주 앉은 윤정호는 이재가 서진우의 이름을 꺼내자 예상했다는 듯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서진우 아버지, 세림호텔에서 일했죠?” “……어떻게 알게 됐니. 강 형사가 말하던?” “제가 찾았어요.” 정호의 시선이 이재에게 머물렀다. “사고 난 것도 알고 계셨죠?” “알고 있었다.” “자료를 보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재는 아버지를 똑바로 바라봤다. “당시에 그 사고를 조용히 정리하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정호의 표정이 굳었다. “그중에서도 승계 구도 제일 위에 있던 사람이 누구였을까.” “이재야.” “아빠였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때는 회사가 먼저였다.” 부정은 아니었다. “사고 하나로 회사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었어. 내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고.” “그래서 그렇게 정리하신 거예요?”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을 한 거다.” 정호는 그렇게 말하고 잠시 이재를 바라봤다. “그게 결국 너한테까지 돌아올 줄 알았다면 하지 않았겠지.” 이재의 손끝이 미세하게 굳었다. “서진우가 우리 집에 온 것도 그 일 때문이었던 거죠.” 정호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경찰에서도 지금은 그렇게 의심하고 있다더구나.” “그럼 서진우가 사람들을 죽인 것도…… 아빠 때문인 거예요?” “그것까지 전부 내 탓이라고 할 수는 없지.” 정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 다정한 지옥   69화

    태혁은 잠시 김현석을 바라봤다. “뭘 모른다는 겁니까.” “십 년 전에 자기 집에서 왜 사람이 죽었는지.” “서진우가 윤정호 회장을 노렸다는 뜻입니까.” 김현석은 대답 대신 테이블 위에 놓인 사진을 내려다봤다. “진우 아버지가 세림호텔에서 일했던 건 아시죠.” “압니다.” “사고 난 것도.” “네.” 김현석의 시선이 다시 올라왔다. “알고 계셨네요.” 태혁은 대꾸하지 않았다. “그럼 얘기가 빠르겠네요.” “서진우가 윤정호 회장한테 원한을 품은 것도 알고 있었습니까.” “네.” “그래서 찾아간 겁니까.” “찾으러 간 겁니다. 집을요.” 잠시 정적이 흘렀다. “정확한 주소를 몰랐습니다. 성림동에 산다는 것만 알았어요. 그래서 시설 점검 기사로 위장해서 집집마다 돌아다닌 겁니다.” 십 년 전 수사 기록이 머릿속을 스쳤다. 부유층 주택가. 시설 점검을 핑계로 문을 열게 한 뒤 벌어진 살인. 서로 아는 사이도,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도 아니었다. 재산과 거주 지역을 제외하면 피해자들 사이에서 끝내 공통점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무작위라고 생각했다. “그럼 앞에 죽은 사람들은 뭡니까.” 김현석은 잠시 말이 없었다. “처음부터 죽이려고 들어간 건 아니었습니다.” “그럼…….” “첫 번째 집에서 들켰습니다. 진우가 사람을 찾고 있다는 걸 알았고, 신고하려고 했어요.” 태혁의 시선이 굳었다. “그래서 죽인 겁니까.” “네.” 짧은 대답이 떨어졌다. 김현석은 한동안 테이블만 바라봤다. “그다음부터는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윤정호를 찾는 건 멈추지 않았고, 정체를 들키거나 신고하려는 사람이 생기면 죽였어요.” 목소리는 담담했지만 마지막 말에서 아주 조금 느려졌다. “그때부터는 저도 말릴 수가 없었습니다.” “말릴 생각은 있었습니까.” 김현석의 시선이 멈췄다. “있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할 생각은.” 이번에는 대답이 늦었다. “……없었습니다.” 태혁은 말없이 그를 바라봤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십 년

  • 다정한 지옥   68화

    퇴근 시간이 조금 지나서야 태혁에게 연락이 왔다. [내려와요.] 이재는 모니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는 동안 오전부터 띄워두었던 문서 제목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경영진 보고. 자신의 아버지, 윤정호. 그리고 십 년 전 자신이 살아남았던 그 집. 하지만 더 찾아보지는 않았다. 김현석의 차가 범행 현장 근처에서 확인됐고, 경찰은 영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제는 그쪽에서 답이 나올 차례였다. *** 차는 회사 건너편에 서 있었다. 이재가 조수석에 타자 태혁이 휴대전화를 내려놓았다. “오래 기다렸어요?” “아니요.” 안전벨트를 매는 동안에도 전화가 한 번 울렸다. 태혁은 화면만 확인하고 시동을 걸었다. “바빠 보여요.” “좀.” 차가 도로로 들어섰다. 평소보다 말이 없었다. 이재도 굳이 말을 붙이지 않았다. 태혁의 휴대전화가 다시 울린 건 신호에 걸렸을 때였다. 이번에는 바로 받았다. “어.” 준호의 목소리가 작게 새어 나왔다. 태혁의 표정이 달라졌다. “나왔어?” 잠시 뒤 그가 시간을 확인했다. “알았어. 바로 갈게.” 통화를 끊은 태혁이 말했다. “영장 나왔어요.” 이재가 그를 돌아봤다. “바로 가요?” “네.” “김현석한테?” 태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차 안이 조용해졌다. 이재는 잠시 앞을 바라보다 말했다. “잡아요.” 태혁의 시선이 잠깐 이재에게 향했다. “꼭.” 신호가 바뀌었다. 태혁이 다시 앞을 보며 대답했다. “네.” *** 태혁의 집에 도착하자 이재는 먼저 차에서 내렸다. 태혁은 평소처럼 현관 앞까지 함께 올라왔다. 문을 열던 이재가 돌아봤다. “조심해요.” “알았어요.” “끝나면 연락하고.” “네.” 태혁은 이재가 안으로 들어가는 걸 확인한 뒤 곧바로 돌아섰다. *** 김현석이 사는 곳은 오래된 빌라였다. 골목 안쪽에 들어선 건물 앞에 준호가 먼저 와 있었다. 태혁이 차에서 내리자 준호가 다가왔다. “차는 있습니다.”

  • 다정한 지옥   67화

    이재는 기사 창을 하나 더 열었다. 성 하나만 같았다.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십 년 전 사건 당시 서진우를 다룬 기사들을 찾아 내려갔다. 범행과 피해자에 관한 자극적인 제목 사이로 몇 페이지를 넘기고서야 가족관계를 언급한 기사가 나왔다.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났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았다. 이재는 세림호텔 사고 기사로 돌아갔다. 피해자 역시 아들과 단둘이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난 건 연쇄살인이 시작되기 전이었다. 우연이라고 하기엔 맞아떨어지는 게 많았다. 이재는 휴대전화를 집어 들었다. 태혁은 금방 전화를 받았다. ― 네. “지금 통화돼요?” ― 네. 무슨 일 있어요? 이재는 모니터에 띄워둔 두 기사를 번갈아 봤다. “하나만 물어볼게요.” ― 뭔데요? “서진우 아버지.” 잠깐 말을 멈췄다. “세림호텔에서 일했어요?” 전화 너머가 조용해졌다. 이번에는 이재가 기다렸다. ― ……네. 그 한마디로 충분했다. “알고…… 있었어요?” 다시 짧은 침묵이 흘렀다. ― 네. 이재의 손끝이 천천히 마우스에서 떨어졌다. “언제부터요?” 태혁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 십 년 전 수사할 때 알았습니다. 십 년 전. 이재는 모니터를 바라봤다. 자신이 오늘 하루를 들여 겨우 이어 붙인 사실이 태혁에게는 이미 지나간 수사의 일부였다. “그럼…… 왜 한 번도 얘기 안 했어요?” 한 박자 늦게 대답이 돌아왔다. ― 말했어야 했는데. 이재의 눈이 조금 움직였다. ― 그때는 사고하고 연쇄살인이 직접 연결된다는 증거가 없었습니다. “그때는요?” 태혁이 잠시 입을 다물었다. 이재가 먼저 물었다. “지금도 없어요?” ― 지금 다시 확인하고 있어요. 틀린 말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이상했다. “알았어요.” ― 이재 씨. “네.” ― 어떻게 알았어요? 그제야 이재가 의자에 등을 기댔다. “기사 찾아봤어요.” ― 무슨 기사요? “어제 얘기했던 거요. 네 번째 현장에 있던 세림호텔 기

  • 다정한 지옥   66화

    오후가 되어서도 저장해둔 기사가 자꾸 눈에 밟혔다. 결국 이재는 사내 시스템을 다시 열었다. 오전에 찾아본 건 홍보 자료뿐이었다. 피해자 가족과 책임 공방까지 있었다면 다른 데에도 흔적은 남았을 터였다. 십 년 전 조직도를 찾아보니 당시 사고 대응은 경영지원본부 산하 안전관리팀과 법무팀이 함께 맡고 있었다. 안전관리팀은 몇 년 전 조직 개편으로 사라진 뒤였다. 이재는 현재 경영지원실 조직도를 훑다가 사내 메신저를 열었다. 십 년 전에도 이 회사에 있었던 사람을 찾았다. *** “십 년 전 세림호텔 사고요?” 경영지원실 부장이 잠시 생각했다. “보안 쪽 직원이었던 것 같은데.” “맞아요.” “갑자기 그건 왜?” “예전 자료를 보다가요. 사고 이후 기록이 안 보여서.” “그때 일이 좀 길게 갔을 겁니다. 가족하고도 문제가 있었고.” 이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후속 대응은 법무 쪽에서 했을까요?” “아마 그럴 겁니다. 그때도 법무가 붙었던 걸로 기억해요.” “당시 자료도 남아 있을까요?” “목록은 있을 겁니다. 오래된 건 권한 없으면 본문까지는 못 볼 거고.”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리로 돌아온 이재는 법무 쪽 과거 문서 목록을 열었다. 본문은 볼 수 없어도 제목과 작성 시점 정도는 확인할 수 있었다. 사고가 있었던 달을 따라 내려가자 비슷한 제목들이 걸렸다. 세림호텔 안전사고 관련 법률 검토. 피해자 측 협의 건. 사고 후속 대응 검토. 첫 번째 문서를 눌렀지만 예상대로 접근 권한이 없었다. 대신 목록에는 오전에 본 기사보다 정확한 사고 일자가 남아 있었다. 이재는 날짜를 메모했다. *** “범행일 기준으로 다시 맞춰보고 있습니다.” 수빈이 자료를 넘겼다. 김현석을 용의선에 올린 뒤부터 확인해야 할 범위도 달라졌다. 거주지와 차량, 근무 기록을 다시 보고 네 사건이 발생한 날의 동선을 하나씩 맞추는 중이었다. “회사 기록은?” “확인되는 날은 있습니다. 퇴근 이후가 비어요.” “차량은.”

Más capítulos
Explora y lee buenas novelas gratis
Acceso gratuito a una gran cantidad de buenas novelas en la app GoodNovel. Descarga los libros que te gusten y léelos donde y cuando quieras.
Lee libros gratis en la app
ESCANEA EL CÓDIGO PARA LEER EN L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