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ZER LOGIN순간 유라의 한쪽 눈 근육이 경련을 일으켰다. 그것도 잠시 재밌다는 픽 웃었다.
"몰라요? 은성이 싱가포르로 가기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가기 전에요?"
은성은 한국에 있었을 때 어떻게 지냈는지는 별로 언급하지 않았다. 막연하게 선우로 인해서 힘들었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유라의 뉘앙스가 묘했다.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는데 유라가 피식 웃었다.
"굳이 알 필요 없는 일이예요. 곧 알게 될거기도 하고."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유라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또 연락할게요."
그렇게 유라가 자리를 떠났다. 더 앉아 있을 필요가 없었지만 유라가 한 말이 떠돌았다.
"굳이 알 필요 없는 일?"
선우가 어쩔 줄 몰라하면서 눈을 굴렸다. 지난번 은성의 상처를 들은 이후 그는 다시 그녀에게 반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그러만큼 주머니속 반지도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했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미련이 남아서 계속 가지고 다니다가 그렇게 된 것이다.그녀가 물끄러미 반지를 응시하다가 그의 손에 끼워주었다. 무슨 뜻인지 몰라서 멍하니 보는데 그녀가 주머니에서 반지를 꺼내어 그의 손에 쥐어주었다. 커플링으로 산 그녀의 반지였다.“끼워줘.”“안,안 끼워도 돼. 억지로 그럴 필요 없어.”반지를 돌려놓지 못할 만큼 미련이 가득했다. 그럼에도 감히 은성에게 강요할 수 없다. 그녀가 피식 웃으면서 자꾸만 눈치를 보는 그에게 말했다.“억지로 아니야. 하고 싶어서 그래. 안 끼워줄거야?”“끼워줄게…!”선우는 얼른 반지를 은성의 약지에 끼워주었다. 그렇게 처음으로 커플링을 끼게 되었다. 그는 감격스러워서 눈시울을 붉혔다.*선우가 은성의 손을 꼭 잡고 주차장으로 들어섰다. 그녀의 반지가 느껴져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차가 있었다. 기사가 운전석에서 내려서 묵례했고, 두 사람 또한 인사했다. 은성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선우를 봤다.“걱정하지 마. 회사 가는 거 아무것도 아니야.”“그래도…”선우는 은성의 손가락을 보았다. 그곳에서 반지가 빛나고 있었다. 그의 손에서도
그 문자를 보고 선우는 자신도 모르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기다리고 있었던지 한번 통화 연결음이 끝나기도 전화 전화를 받았다.“많이 궁금했던 모양이야. 바로 이렇게 전화를 한 거 보면.”“이제 와서 굳이 이런 식으로 관계를 이야기하려는 이유가 뭡니까?”“선희 때문에 내 꼴이 아주 우스워졌어. 한직으로 물러났고 후계자 자리는 날아갔다. 이 정도면 충분한 답이 되지 않나.”선희가 태양 자동차 새모델 디자인을 유출시켰다. 그로인해서 경범은 물류로 쫓겨났고 태양그룹의 후계자가 될 수 있는 기회도 날아갔다.세상 돌아가는 것에 그닥 관심이 없는 그였지만 경범이 현재 어떠한 처지에 있는지는 알았다. 그러니까 자신에게 연락한 건 복수인 것이다.“그래서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겁니까?”“선희 이혼하기 전에도 나하고 만났다.”선우가 멈칫했다. 그간 의심했던 것들이 당사자의 입에서 나왔다. 하지만 그는 동요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아니 적어도 동요하는 것을 들키고 싶지 않았다.“글쎄요. 안 좋은 목적을 갖고 저한테 연락하신 거 같은데 제가 그 말을 어떻게 믿죠?”“증거라면 있다. 나를 만나러 오면 보여주지.”뚝 전화가 끊겼다. 증거를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정말… 회장이 만난건가?’그런거라면 선우는 선희를 용서할 수 없을 거 같았다. 주먹을 꽉 쥔 손이 부르르 떨렸다.&n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애초에 은성은 약속한 기간 동안만 일을 그만둔 것이었다. 곁에 계속 있기로 했지만 그건 일과는 별개의 문제였다.그렇기 때문에 그녀가 일을 찾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그렇지만 그는 지금의 생활에 취해 그러한 것들을 잊어버렸다.“그렇지... 일 찾아야지...”“내가 일을 안 했으면 좋겠어?”그렇다고 답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지금의 생활이 그에게는 더없이 좋지만 그녀에게도 그럴지는 알 수 없었다. 서로 만으로 가득차 있는 생활을 답답해할 수도 있었다.“그런 건 아니야...”“솔직하게 말해봐.”부드러운 은성의 미소가 선우의 마음을 순식간에 녹였다.“응. 안 했으면 좋겠어. 지금처럼 계속 이렇게 살고 싶어.”“나도 이렇게 사는 거 좋아.”선우의 눈이 희망으로 반짝였다.“그럼 계속 이렇게 살면 안돼?”“그런데 이렇게만 살고 싶진 않아. 사회생활을 하는 한은성도 있었으면 좋겠어.”선우에게 사회생활 따위는 필요 없었다. 한성그룹 후계자라는 대단해 보이는 명함도 싫었다. 그는 오직 은성만을 원했다.하지만 은성은 그렇지 않았다. 조금 서운한 기분이 들기는 했지만 그걸 강요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은 알고 있다. 강요하고 싶지도 않았다.그녀가 원하는 일이라면 그가 잘 뒷받침을
“싫어. 오늘 안해도 아침에 또 할 생각 아니야?”“…”당연히 그럴 생각이였기에 입이 다물어졌다. 그때 핸드폰 진동이 울렸다. 선우가 자신의 핸드폰을 확인했다. 꺼져 있었다. 아까 꺼두고 켜지 않았기에 꺼져있는 것이 당연했다. 울리는 건 은성의 핸드폰이었다. 그녀가 발신인을 확인하고 고개를 갸웃했다.“응. 도희야.”“언니. 이사님하고 같이 있어?”수화기 너머 까칠한 목소리에는 피로함이 가득했다. 그러나 선우는 도희의 목소리가 어떤지는 관심이 없었다.‘강도희 은성이의 관심을 뺏어가다니…!’은성한테 거부당한 직후라서 더 불만이 컸다. 뭐 사실 그녀와 감정이 어떻든 간에 누군가 끼어드는 게 싫었다. 감정이 좋을 때는 좋아서, 안 좋을 때는 안 좋아서 누가 끼어드는 게 싫다. 아무래도 더 일을 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도희가 깊게 한숨을 쉬었다.“그럼 핸드폰 좀 켜라고 말해줄래? 회장님이 자꾸 전화하셔서 미치겠어.”“회,회장님이 전화하셨어?”“응. 이사님한테 전화하셨는데 처음에는 이사님이 통화거절했고 두번째 걸었을 때는 아예 꺼버렸다. 회장님이 화가 단단히 나셨어… 아까는 이사실로 직접 오셨단 말야.”거의 울 것 같은 목소리였다. 은성이 날카롭게 선우를 노려봤다. 그는 사고친 강아지처럼 딴청을 피웠다. 그녀가 최대한 차분하게 말했다.“알았어. 내가 바로 연락하게 할게.”“언니. 고마워. 흐으윽….”도희가 흐느껴 울기까지 하자 은성의 시선이 더 날카로워졌다. 선우는 속으로 도희를 욕했다.&n
“또 하게..?”“싫어...?”선우가 비 맞은 강아지처럼 시무룩한 표정을 지었다. 은성이라고 싫은 건 아니었다.“싫은게 아니라... 요새 너무 자주 하는 거 같아서.”24시간 붙어있고 어디를 나가지도 않았다. 그러다 보니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관계를 가지기가 너무 편했다.둘 다 성관계를 꽤 오랜 시간 가지지 않아서인지 욕구 쌓여있기도 해서 꽤 많이 관계를 가졌다. 많이 하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기도 하니 걱정이 됐다.“자주라니 그렇지 않아. 우리는 붙어 있는 시간이 길잖아. 그러니까 자주하는 게 아니야.”붙어있는 시간이 길면 자주 관계해도 된다는 기적의 논리가 어디서 나오는건지 은성은 퍽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 감정이 채 갈무리되기도 전에 선우가 다시 입을 맞췄다.“하아...”입맞춤은 빠르게 깊어졌고, 선우의 아래도 몸집을 부풀렸다. 한시라도 빠르게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그러려면 은성이 준비가 되어야 했다. 그녀의 바지 안으로 손을 집어넣어서 자극했다.“으읏…!”아까의 여운이 남은 탓인지 몸은 빠르게 달아올랐다. 이제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되었다. 은성의 목덜미를 자극하면서 바지와 팬티를 내리는 그때 핸드폰이 울렸다.선희에게 온 전화였다. 그는 발신인을 뻔히 보았으면서도 통화거절을 눌렀다. 발신인을 보지 못한 은성이 물었다.“누구야?”“스팸이야.”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한성그룹의 회장의 전화가 순식간에 스팸으로 전
4년동안 조금 더 높이 올라가려고 안간힘을 썼다. 공부를 하고 어렵게 취직을 했다.중소기업에 다니면서 회사를 다녀오면 힘들어서 뻗어버리는 삶, 그것이 그녀가 그토록 열심히 해서 얻은 전부였다.선우를 생각하면 이가 아득바득 갈렸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닿을 수조차 없었다. 그러니 유라는 눈 앞에 이 사람을 반드시 잡아야 했다.“별장에서 일이 있었어요.”대략적으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설명했다. 처음에는 무감하던 경범이 조금씩 흥미를 드러냈다. 어떤식으로 일을 벌일지도 말했다. 끝까지 듣고 나서 그가 물었다.“그러니까 내가 맡은 건 선우를 끌어들이는 건가?”“네. 맞아요.”사장 자리에 그냥 있었던 건 아닌지 이해가 빨랐다. 담배 연기를 뱉어내면서 경범이 물었다.“내가 박선우를 끌어들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나?”“한성그룹 김선희 회장님하고 약혼하셨다고 알고 있습니다.”그 말에 경범은 조금 신난 얼굴로 물었다.“그걸 아직도 기억하는 사람이 있군.”“네. 그 일로 박선우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것도 알아요.”동식이 거론되자마자 경범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 인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불쾌했다. 외모, 학벌, 재력 무엇하나 모자른 것이 없이 자란 그였다. 하지만 선희는 동식을 선택했다. 그것이 그를 화나게 만들었다.“그래서 그걸로 뭐 어쩌자는 건가.”“박선우의 정신을 흔들어야죠.”유라가 설명을 이어갔다. 끝까지 들은 경범이 눈을 가늘
무거운 발걸음으로 고용인 숙소를 빠져나왔다. 다행히 경자는 이미 본채로 넘어가서 볼일이 없었으나 감정이 좀처럼 다스려지지 않았다.“오늘은 버스타고 간다고 할까?”학교까지는 걸어서 1시간 정도 걸렸지만 버스를 타면 30분이면 도착했다. 선우하고 같이 다닐때는 걸어서 다녔다. 사실 그가 걸어서 학교를 다니는 것을 선희는 못마땅하게 여겼다. 차가 없는 것도 기사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선우는 차로 이동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고 정체된 도로도 싫어했다. 무엇보다 은성과 둘이서만 있기를 바랬고 그래서 걸어서 다녔다. 고3이 되면서
“고민할게 뭐가 있어. 유학 가서 잘 배우고 선우랑 같이 한성그룹 들어가면 되는 거지.”“엄마, 유학가고 싶은 생각 없어. 한성그룹에 들어갈 생각은 더더욱 없고.”경자는 은성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했다.“남들은 다 가고 싶어서 난리치는 유학, 너는 왜 가기가 싫어?”“내 돈으로 가는 게 아니잖아. 회장님한테 빚지고 싶지 않아.”“네가 잘 해서 한성그룹에서 일하면 되는 거야.”말이 도무지 통하지 않았다. 은성이 무엇을 걸려하는지 경자는 이해하고 싶지 않아했다. 더 이상 대화가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고 은성은 자리에서 일어났
‘착각이겠지?’착각일 것이다. 선우는 자신의 남자친구였고 항상 은성에게 충실했다. 잘생긴 얼굴, 뛰어난 운동실력, 무던한 성격, 좋은 집안 모든 이들이 탐낼만한 조건을 갖고 있었지만 한번도 이성문제로 은성의 속을 썩인 적이 없었다. 사귀기 전에도 그랬다. 그러니 분명히 착각일 것이다. 그래야 했다.그런 생각을 하면서 교문을 지나 기계적으로 걸어갈 때였다. 갑자기 몸이 확 끌어당겨지더니 좁은 골목으로 들어갔다. 은성을 끌어당긴 사람은 선우였다.“박선우! 깜짝 놀랐어.”“이렇게 안 하면 네가 나를 안 봐주잖아.”다시 입이 나
“한번도 사랑한다고 말한 적 없으니까…”그는 한번도 사랑한다는 말을 한적이 없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하는 유치원 시절에도, 가까운 친구이던 시절에도, 연인이 된 이후에도 단 한번조차고 말한적이 없었다. 은성이 용기내어 말해도 그는 사랑한다고 말한적이 없다.“내가 괜히 쓸데없는 거에 집착하는 건가?”겨우 한마디 말에 불과한데 고집을 부리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우의 행동은 ‘사랑한다’는 말을 넘어서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도 자꾸만 그것이 마음에 걸렸다. 게다가 가끔 그의 시선이 유라에게 향할 때 알 수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