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IN타라가 집에서 절대적인 안정을 취하라는 지시를 받은 지 이틀이 지났다. 당분간 그녀는 더 이상 무리한 업무를 맡지 않았고, 의사의 조언을 따르는 생활에도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빅터가 마련해 달라고 했던 방도 완성되었다. 맨션 구석의 정원 가까이에 있는 1층 방으로, 이제 타라의 취향에 맞게 꾸미기만 하면 되었다. 빅터가 말했던 것처럼 그곳은 다른 공간보다 한결 조용하고 편안했으며, 집 안의 다른 곳보다 훨씬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여러 부티크에서 구입한 물건들도 하나둘씩 도착하기 시작했다. 리오라는 아기용품들을 보자 무척 들뜬 모습이었다. 동생이 사용할 방에 작은 물건 몇 가지를 직접 옮겨 놓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
며칠 후, 빅터는 해외로 출장을 가야 하는 회의 일정을 통보받았다. 다른 사람에게 대신 참석해 달라고 할 수 없는 자리였고, 회의는 며칠 동안 진행될 예정이었다. 적어도 일주일은 해외에 머물러야 했다.그 사실을 알게 된 뒤로 빅터는 좀처럼 마음을 놓지 못하는 듯했다. 업무 때문이 아니었다. 지금과 같은 상태의 타라를 두고 떠나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정말 가야 하는 거야?” 빅터가 출발 일정을 다시 확인하자 타라가 물었다.“응.”“그럼 가. 미룰 수 없는 일이잖아.”빅터는 타라가 이렇게 짧게 대답할 줄은 몰랐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타라는 작게 미소 지었다. “그냥 일이잖아, 빅터. 나 걱정하지 않아도 돼. 난 괜찮을 거야.”“네가 스스로를 잘 돌볼 수 있다는 건 알아.”“그런데 왜 그런 표정을 짓는 거야?”빅터는 곧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이미 여러 번 확인했던 것들을 다시 점검하기 시작했다.
타라가 집에서 절대적인 안정을 취하라는 지시를 받은 지 이틀이 지났다. 당분간 그녀는 더 이상 무리한 업무를 맡지 않았고, 의사의 조언을 따르는 생활에도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다.빅터가 마련해 달라고 했던 방도 완성되었다. 맨션 구석의 정원 가까이에 있는 1층 방으로, 이제 타라의 취향에 맞게 꾸미기만 하면 되었다. 빅터가 말했던 것처럼 그곳은 다른 공간보다 한결 조용하고 편안했으며, 집 안의 다른 곳보다 훨씬 따뜻한 분위기가 느껴졌다.여러 부티크에서 구입한 물건들도 하나둘씩 도착하기 시작했다. 리오라는 아기용품들을 보자 무척 들뜬 모습이었다. 동생이 사용할 방에 작은 물건 몇 가지를 직접 옮겨 놓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방 안에 있는 물건들을 하나하나 구경하는 데 쏟았다.“이건 동생 거지?” 리오라가 아기 옷 하나를 들어 올리며 물었다.“응.” 타라가 대답했다.“그럼 이건?”“그것도.”리오라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동생이 태어나기 전에 이 모든 물건을 제대로 알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첫 번째 부티크에서 쇼핑을 마친 뒤, 타라는 곧장 집으로 돌아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빅터에게는 이미 다른 계획이 있었다.“우리 또 어디 가는 거야?” 다시 다른 아기용품 부티크 앞에 멈춰 섰을 때 타라가 물었다.빅터는 타라가 탄 휠체어를 돌려 안으로 들어갔다. “아직 사지 못한 물건이 몇 개 더 있어.”타라는 믿을 수 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아까도 충분히 많이 샀잖아?”“아직 부족해.”“하지만…….”“아직 필요한 게 있어, 타라.” 빅터는 그저 미소를 지었다. “가자. 일단 천천히 둘러봐. 마음에 드는 게 없으면 아무것도 사지 않아도 돼.”타라는 결국 빅터의 말을 따랐다. 하지만 두 번째 부티크에 들어서자마자 그의 말이 완전히 사실은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두 사람은 다시 아기 옷과 침구류, 담요를 비롯해 타라가 보기에는 아직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자잘한 물건들까지 살펴보았다.빅터가 아기 담요 하나를 집어 들자 타라가 물었다. &
병원에서 타라는 마침내 자신이 겪었던 통증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의사는 전반적인 상태가 괜찮다고 말했다. 뱃속 아기의 성장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통증은 피로와 출산 예정일이 가까워지면서 나타난 증상이었다. 걱정할 만큼 심각한 문제는 없었지만, 의사는 타라에게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활동량을 줄이라고 당부했다.“출산 예정일은 한 달 정도 남았습니다.” 타라의 상태를 다시 확인한 의사가 설명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출산 휴가를 준비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무리하지 마세요.”타라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임신 기간이 출산 예정일에 가까워질수록 업무가 문제가 될 거라는 사실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한동안 일을 완전히 쉬어야 한다는 말을 들으니 여전히 조금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침대 옆에 앉아 있던 빅터는 의사의 말을 하나하나 빠짐없이 기억했다. 심지어 병원을 나서기도 전에 타라를 위한 특별한 일정을 짜기 시작했다.그는 몇몇 일정을 재조정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타라가 지나치게 많은 일을 하지 않도록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다. 심지어 타라가 정말로 충분히 쉴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까지 고민하기 시작했다.빅터의 진지한 모습에 타라는 오히려 작게 웃었다.
타라의 일상은 서서히 예전의 모습을 되찾아갔다. 빅터는 가끔 함께 아침 식사를 했고, 때로는 자신의 일정에 따라 저녁 식사까지 함께하기도 했다.타라는 그가 곁에 있든 없든 한 번도 문제 삼지 않았다. 빅터에게는 처리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이해했고, 자신 역시 거의 여유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그렇게 많은 일을 넘겨받은 뒤로 타라의 일정은 오히려 더욱 빡빡해졌다. 그녀는 하루 대부분을 회의실에서 보내며 보고서를 검토하고, 결정을 내리고, 회사의 모든 업무가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확인하는 데 익숙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오라를 돌보고 아이에게 최선의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책임을 잊지 않는 것이었다.적어도 한 가지는 이제 한결 편안해졌다. 리오라는 더 이상 아빠와 엄마에 관해 의문을 품지 않았다. 어린 소녀는 학교생활과 학습 진도에 관한 이야기를 더 많이 했고, 자신이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소식도 자주 전했다. 타라는 그런 변화를 진심으로 기뻐했다.리오라 역시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답을 계속 찾으려 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을 서서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타라는 아이에게 그들을 잊으라고 강요하지도 않았다. 그저 리오라가 안전하고 사랑받는다고 느끼는 한, 아이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장하도록 내버려두었다.그러던 어느 날 오후, 타라가 막 스타링크 그룹과의 회의를 마쳤을 때였다. 길버트가 태블릿을 들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는 별다른 말
타라의 말에 면회실의 분위기가 순식간에 바뀌었다. 지금까지 감정을 억누르고 있던 카라는 결국 더 이상 분노를 숨길 수 없었다.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고, 숨은 거칠어졌으며, 타라를 향한 눈빛에는 그동안 그녀에게 익숙했던 증오가 다시 가득 차올랐다.“넌 항상 이래!” 카라가 소리쳤다. “항상 네가 가장 고통받은 사람인 것처럼 굴잖아! 이 모든 일이 벌어지고도 네가 내 아이를 그렇게 쉽게 데려갈 수 있다고 생각해?”타라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리오라의 곁에 서서 카라가 자신의 감정을 쏟아내도록 내버려두었다. 더 이상 말다툼을 이어갈 이유를 주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카라는 자신이 원하던 반응을 얻지 못하자 오히려 더욱 화를 냈다.“리오라는 내 딸이야!” 카라가 소리쳤다. “이 모든 법적 문제가 끝나면 리오라는 나와 함께 돌아갈 거야. 내가 직접 데리러 갈 거야. 아이를 엄마에게서 떼어놓을 권리가 너한테는 없어!”지금까지 타라의 손을 꼭 잡고 있던 리오라가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점점 커지는 카라의 목소리에 눈빛에는 약간의 두려움이 스쳤지만, 이번에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미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난 타라 엄마와 함께 살고 싶어.”작은 목소리였지만 카라를 침묵시키기에는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