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서현은 황급히 걸음을 옮겼다.그러나 하승민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지서현, 나한테 할 말 없어?”지서현은 맑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할 말?”하승민은 입술을 깨물었다.“네가 몰고 다니는 고급 차, 살고 있는 고급 아파트, 다 어디서 난 거야? 누구 돈 쓴 거냐고.”지서현은 가녀린 등을 꼿꼿이 펴고 말했다.“하 대표님, 어쨌든 당신 돈은 안 썼으니까 상관없잖아요. 더는 말씀드릴 게 없네요.”지서현은 가려고 했다. 그러나 하승민의 큰 키는 마치 벽처럼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지서현은 붉은 입술을 살짝
하승민의 잘생긴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누가 준 거야?”지서현은 눈썹을 치켜뜨며 말했다.“남자친구요!”남자친구?하승민의 잘생긴 얼굴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지서현이 전에도 남자친구가 있다고 했던 게 기억났다. 이제 그 남자친구가 다시 나타난 것이다.“네 그 돈 많은 남자친구 말이야?”“네. 맞아요.”하승민은 냉소했다.“비싼 차를 몰고 좋은 집에 살게 해주다니 돈 좀 쓰는 모양인데. 해성이 좁은 동네인데, 도대체 네 남자친구가 누군지 감도 안 잡히네.”지서현은 입꼬리를 올렸다.“하 대표님, 내 남자친구가 누군지 모
지예슬은 곧바로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붉은 입술을 말아 올렸다.“서현아, 부러워할 것 없어. C신은 내 남자친구야. 우리 곧 결혼할 거라고.”지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재산이 열 배로 늘었다며? 그럼 그 돈은 어디 있어? 그 C신이라는 사람이 언제 준다고 했어?”박경애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그게...”“말 안 했나 보네요. 돈이 들어온 것도 아닌데 C신이 열 배든 백 배든 마음대로 말할 수 있겠죠. 아까도 말했지만 그 C신이라는 사람은 사기꾼이에요. 알아서들 하세요.”지예슬은 곧바로 화를 냈다. 남자친구가 C신이라는 사
소문익이 왔다.지유나 일행은 어제 동연당에서 소문익을 만났었기에 오늘 다시 만나자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소문익은 지서현 옆으로 다가왔다.“서현아, 잠깐 전화 받느라 밖에 나갔었는데 무슨 일 있었어? 뭔가 재밌는 걸 놓친 것 같은데.”지서현은 붉은 입술을 끌어올렸다.“아니. 타이밍 딱 맞춰서 잘 왔어. 다들 내 남자친구인 당신을 보고 싶어 했거든..”지서현은 소문익에게 눈짓했다.소문익은 바로 눈치채고 지서현의 가녀린 어깨에 팔을 둘렀다.“이분들은?”지서현은 한 명씩 소개했다.“이분은 지씨 가문 어르신, 이윤희 씨, 지
지유나, 지예슬, 그리고 이윤희도 마치 따귀를 맞은 것처럼 얼굴이 화끈거렸다.지서현은 하승민을 바라보았다.“하 대표님, 이제 제 말 믿으시겠죠?”그녀의 맑은 두 눈은 영롱하게 빛났고 소문익의 품에 안겨 있는 모습에 하승민의 잘생긴 얼굴은 먹구름이 낀 것처럼 어두워졌다.‘이 요망한 여자가! 소문익까지 자기 치마폭에 둘러싸다니, 정말 대단한 여자야!’“서현아, 너 쇼핑하러 온 거잖아. 어때? 마음에 드는 원피스 있어?”점원은 곧바로 레이스 원피스를 가져왔다. “이 원피스가 손님께 아주 잘 어울리실 것 같습니다.”지서현은 고
지서현은 남편 하승민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되었다.상대는 여대생이었다.오늘은 하승민의 생일이었기에 지서현은 일찍이 생일상을 차려 놓았다. 그때 띵 하는 소리와 함께 하승민이 집에 두고 간 휴대폰에 문자가 도착했다. 여대생이 보낸 문자였다.[케이크 가지러 가다가 부딪혔어. 넘 아파.]문자 아래에는 셀카 사진이 한 장 첨부되어 있었다.사진에는 얼굴이 나오지 않고 다리만 찍혀 있었다. 사진 속 여자는 긴 흰색 양말에 검은색 동그란 앞코의 구두를 신고 있었고, 파란색과 흰색이 섞인 여대생 교복 치마는 허벅지까지 말려 올라가 탄탄하고
지서현도 그를 바라보며 가볍지만 단호한 어조로 다시 한번 말했다. “우리 이혼해요. 승민 씨, 생일 선물 마음에 들어요?”하승민의 잘생긴 눈썹은 움직이지 않았다.“내가 당신과 생일을 함께 보내지 않았다고 이혼하자는 거야?”지서현: “유나가 돌아왔잖아요.”유나라는 이름에 하승민의 입가에 차가운 비웃음이 스쳤다.그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그녀에게 다가갔다.“유나 때문에 그래?”젊은 나이에 재계를 평정한 거물 하승민은 권력과 재력, 명예가 만들어낸 강렬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그가 다가오자 지서현은 반사적으로 뒤로 물러섰다.
하승민은 얇은 입술을 섬뜩한 호선으로 만들었다.“당신, 당장 튀어와.”지서현은 웃었다.“당신이 돌아오라고 하면 돌아가야 해요? 이혼했는데 누가 당신 비위를 맞춰 줘요!”하승민은 이를 갈았다.“이혼 사유 말이야, 당신에게 한 번의 기회를 줄게. 다시 써!”그녀의 웃음소리는 더욱 커졌다.“내가 틀린 말 했어요? 당신이 깨어난 지 벌써 반년이나 지났는데, 그동안 내 손 한 번 잡아본 적 있어요? 3년 동안 식물인간이었으니 이제 다른 신체 기능은 괜찮다고 해도 남성 기능에 문제가 생겼을 거라고 의심할 수밖에 없잖아요. 당신,
지유나, 지예슬, 그리고 이윤희도 마치 따귀를 맞은 것처럼 얼굴이 화끈거렸다.지서현은 하승민을 바라보았다.“하 대표님, 이제 제 말 믿으시겠죠?”그녀의 맑은 두 눈은 영롱하게 빛났고 소문익의 품에 안겨 있는 모습에 하승민의 잘생긴 얼굴은 먹구름이 낀 것처럼 어두워졌다.‘이 요망한 여자가! 소문익까지 자기 치마폭에 둘러싸다니, 정말 대단한 여자야!’“서현아, 너 쇼핑하러 온 거잖아. 어때? 마음에 드는 원피스 있어?”점원은 곧바로 레이스 원피스를 가져왔다. “이 원피스가 손님께 아주 잘 어울리실 것 같습니다.”지서현은 고
소문익이 왔다.지유나 일행은 어제 동연당에서 소문익을 만났었기에 오늘 다시 만나자 얼굴이 흙빛이 되었다.소문익은 지서현 옆으로 다가왔다.“서현아, 잠깐 전화 받느라 밖에 나갔었는데 무슨 일 있었어? 뭔가 재밌는 걸 놓친 것 같은데.”지서현은 붉은 입술을 끌어올렸다.“아니. 타이밍 딱 맞춰서 잘 왔어. 다들 내 남자친구인 당신을 보고 싶어 했거든..”지서현은 소문익에게 눈짓했다.소문익은 바로 눈치채고 지서현의 가녀린 어깨에 팔을 둘렀다.“이분들은?”지서현은 한 명씩 소개했다.“이분은 지씨 가문 어르신, 이윤희 씨, 지
지예슬은 곧바로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붉은 입술을 말아 올렸다.“서현아, 부러워할 것 없어. C신은 내 남자친구야. 우리 곧 결혼할 거라고.”지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재산이 열 배로 늘었다며? 그럼 그 돈은 어디 있어? 그 C신이라는 사람이 언제 준다고 했어?”박경애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그게...”“말 안 했나 보네요. 돈이 들어온 것도 아닌데 C신이 열 배든 백 배든 마음대로 말할 수 있겠죠. 아까도 말했지만 그 C신이라는 사람은 사기꾼이에요. 알아서들 하세요.”지예슬은 곧바로 화를 냈다. 남자친구가 C신이라는 사
하승민의 잘생긴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누가 준 거야?”지서현은 눈썹을 치켜뜨며 말했다.“남자친구요!”남자친구?하승민의 잘생긴 얼굴이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지서현이 전에도 남자친구가 있다고 했던 게 기억났다. 이제 그 남자친구가 다시 나타난 것이다.“네 그 돈 많은 남자친구 말이야?”“네. 맞아요.”하승민은 냉소했다.“비싼 차를 몰고 좋은 집에 살게 해주다니 돈 좀 쓰는 모양인데. 해성이 좁은 동네인데, 도대체 네 남자친구가 누군지 감도 안 잡히네.”지서현은 입꼬리를 올렸다.“하 대표님, 내 남자친구가 누군지 모
지서현은 황급히 걸음을 옮겼다.그러나 하승민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지서현, 나한테 할 말 없어?”지서현은 맑은 눈으로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무슨 할 말?”하승민은 입술을 깨물었다.“네가 몰고 다니는 고급 차, 살고 있는 고급 아파트, 다 어디서 난 거야? 누구 돈 쓴 거냐고.”지서현은 가녀린 등을 꼿꼿이 펴고 말했다.“하 대표님, 어쨌든 당신 돈은 안 썼으니까 상관없잖아요. 더는 말씀드릴 게 없네요.”지서현은 가려고 했다. 그러나 하승민의 큰 키는 마치 벽처럼 그녀의 앞을 막아섰다.지서현은 붉은 입술을 살짝
이윤희와 지예슬은 지유나가 바닥에 엎어져 있는 것을 보고 놀라 급히 달려가 그녀를 구하려 했다.“당장 유나를 놔줘!”“세 번째 경고입니다. 이제 내보내겠습니다!”결국 지유나, 지예슬, 이윤희는 모두 제성아파트에서 쫓겨났다. 쾅 소리와 함께 제성아파트의 대문이 그들 앞에서 닫혔다.세 사람은 모두 할 말을 잃었다.그들은 이런 수모를 당해 본 적이 없었다. 특히 지유나는 하승민과 함께 다니면서 항상 환대받았는데 이렇게 푸대접을 받고 쫓겨나다니, 생전 처음이었다.지예슬도 화가 났다.“다 서현이 때문이야! 유나야, 도대체 어떻게
이윤희가 말했다.“서현아, 하 대표님 미행 안 했다고 하더니, 결국 여기까지 따라왔잖아!”“너 진짜 무섭다. 승민 오빠가 9층에 사는 것까지 알고 있었어? 너 완전 스토커잖아. 정신병원 가 봐야 하는 거 아니야?”지서현은 하승민을 쳐다보며 물었다.“하승민, 9층에 살아요?”하승민은 901호 문패를 가리켰다.“나 여기 살아.”“아.”지서현은 902호 문 앞으로 가서 비밀번호를 눌렀다. 드르륵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지유나, 지예슬, 그리고 이윤희는 너무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지서현이 902호에 산다고?정말 제성
‘아니, 그럴 리가?’하승민은 스스로가 우스웠다. 어떻게 지서현을 그 눈부시게 아름다운 동연당 설립자와 같은 사람으로 생각했을까?‘하 대표님, 저 좀 태워다 주시겠어요?'방금 지서현이 차 밖에서 자신을 태워달라고 했었다. 하승민은 웃음이 나왔다. 자기 차가 있으면서 일부러 저런 말을 하다니, 분명 지유나를 약 올리려는 것이었다.자신을 놀리려는 의도도 있었다.지서현은 점점 더 대담해지고 있었다.그때 지유나, 지예슬, 이윤희가 차에 올라탔다. 지유나는 조수석에, 지예슬과 이윤희는 뒷좌석에 앉았다. 하승민은 액셀을 밟았고 롤스로
지서현은 어이가 없었다. 그때 마침 새로 산 차가 도착했다.“난 여기서 차 기다리고 있었어. 이만 가볼게.”“차를 기다려? 택시?”지유나가 웃었다.“서현아, 병원 앞에서 택시 잡기 힘들 텐데?”지서현은 평소에 택시를 타고 다녔기에 지유나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지예슬은 지서현을 위아래로 훑어보며 말했다. “서현아, 넌 정말 한심해. 다른 선배들은 다들 집도 있고 차도 있는데, 넌 아직도 택시 타고 다니잖아. 천재 소녀라는 말이 아깝다.”이윤희는 지예슬의 팔을 잡아당겼다.“예슬아, 그만해. 서현이도 불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