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세윤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허태강의 손을 뿌리치며 말했다.“사장님, 먼저 가보겠습니다.”진세윤은 몸을 돌려 가려고 했다.그러자 허설은 당황한 목소리로 다급하게 외쳤다.“세윤 씨.”허태강도 성큼 다가서며 그를 붙잡았다.“세윤아, 넌 이미 약에 취했는데 왜 굳이 가려고 하는 거야? 사람을 보내 너와 내 딸을 호텔 방에 데려다줄게.”진세윤은 단호하게 거절했다.“괜찮습니다.”예상치 못한 거절에 허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빼어난 미모에 육감적인 몸매, 거기에 탄탄한 재력까지 그녀는 누구나 부러워할 만큼 완벽한 여자였다.
그럴 수는 없었다.진세윤은 마음을 굳게 먹고 엄수아를 밀어냈다.“엄수아,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안 돼. 어서 집으로 돌아가.”“하지만 난...”엄수아가 무언가 말하려 하자 진세윤은 더욱 단호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엄수아. 제발 더 이상 나를 힘들게 하지 마. 어서 돌아가.”그는 더 이상 자신을 힘들게 하지 말라고 했다.다른 말이었다면 엄수아는 떠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힘들게 하지 말라고 했다.엄수아는 그의 손을 놓고 뒤돌아서서 걸어갔다.두어 걸음 걷다가 아쉬운 듯 그녀는 진세윤을
엄수아는 진세윤을 똑바로 쳐다보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진세윤, 네 마음속에는 내가 있어. 넌 나를 좋아하고 있잖아!”그녀는 그의 대답을 묻는 것이 아니었다.진세윤은 굳어졌다.“부정하지 마. 내 마음은 이미 결정됐으니까. 부정하는 건 비겁한 변명일 뿐이야. 진세윤, 넌 나를 좋아하고 나도 너 좋아해!”엄수아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들어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진세윤은 예상치 못한 엄수아의 대담한 키스에 당황하며 그녀를 밀어내려 했다.“엄수아...”하지만 소용없었다. 엄수아는 그의 목을 꽉 끌어안고 더욱 깊숙이
허설은 주먹을 꽉 쥐고 질투에 휩싸였다. 비록 진세윤과 약혼은 했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늘 엄수아가 있다는 것을 여자로서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그런데 지금 엄수아가 다시 나타나 진세윤을 맴돌자 그녀는 불안감을 느꼈다.진세윤을 정말 좋아했기에 그를 잃고 싶지 않았다.“허설 씨, 무슨 일이에요?”허설은 짜증을 내며 소리쳤다.“다 꺼져!”그러자 사람들은 황급히 흩어졌다.그때 허설의 아버지인 허태강이 나타났다. 그는 허설을 보며 물었다.“설아, 무슨 일이니? 누가 널 기분 상하게 했어?”허설은 아버지에게 안기며 말했다.“
엄수아의 속눈썹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사실 그녀는 진세윤이 계속 자신을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진세윤이 자신을 구해줄지 내기를 하고 싶었고 그의 마음속에 자신에 대한 감정이 남아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녀는 정말로 포기할 생각이었다.“네, 남자친구 있어요!”“네 남자친구는 어떤 사람인데?”“어떤 사람이든 상관없어요. 어쨌든 제 남자친구는 사장님보다 키도 크고 잘생겼어요. 저는 제 남자친구를 정말 사랑하고 제 남자친구도 절 끔찍이 사랑해요!”주변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태식아
엄수아는 재벌 2세를 쏘아보며 그의 손아귀에서 자신의 가냘픈 손목을 빼내려 애썼다.“저는 술 따르는 웨이터일 뿐이에요. 술은 못 마시니 놔주세요!”그러나 재벌 2세는 엄수아를 놓아주기는커녕 오히려 엄수아의 저항에 더욱 흥미를 느꼈다.“아가씨도 돈 벌러 나온 거 아니겠어? 오빠들이랑 술 몇 잔만 하면 돈 많이 벌 수 있어.”엄수아는 고개를 저었다.“돈 같은 건 필요 없어요!”그러자 재벌 2세는 손가락을 튕겼고 곧 그의 부하가 커다란 돈 가방을 들고 나타났다.가방을 열자 그 안에는 온통 노란 지폐로 가득했다.재벌 2세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