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우는 성준영에게 예의 있게 인사를 한 후 윤슬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재원이 형이 누나 춤 배웠다던데 저도 좀 알려줄래요?” 윤슬이 기분 좋게 말했다. “그래, 좋아.”윤슬과 유신우는 손을 잡고 무대로 향했다. 성준영은 그 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며 혼잣말을 했다.“저 녀석도 만만치 않은 상대군.”유신우는 모델 출신이라 춤을 금방 배웠다. 이미 DJ에게 조명을 바꿔달라고 부탁한 후 두 사람은 화려한 조명 아래에서 다정하게 춤을 췄다.육재원는 무대 아래에서 휘파람을 불며 술을 마시고 있었다. 윤슬은 춤을 춘지 너무 오
윤슬은 가는 길 내내 차 안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얼마 나지 않아 부시혁 집에 도착했다. 할머니는 교외에 살면서 절에 가서 부처님께 절하고, 가정부들이 할머니를 보살펴주고 있었다. 윤슬은 멀리서 할머니의 기침소리를 들었다 할머니는 안색이 창백하고 몸이 안 좋아 보였다. “너는 문 앞에서 기다려라.” 할머니가 부시혁에게 차갑게 말하고 윤슬을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내가 나간 지 얼마 안 됐을 때 이런 큰일이 생길 줄 생각도 못 했어. 윤슬아, 너무 충동적인 선택이었어.”윤슬은 할머니가 두 사람의 이혼에
다음 날, 부시혁은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책상 위에는 이혼 서류가 놓여 있었다. 부시혁은 이혼 서류를 보다가 휴지통에 버렸다. 이때, 장 비서가 들어와 말했다. “삼성 그룹 회장님께 전화 왔습니다.”‘고유나 아버지?’부시혁이 마음을 가다듬고 전화를 받았다. “네, 아버님.”전화기 너머로 허스키한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혁아, 요 며칠 유나가 너희 집에서 지내면서 말썽 안 피우지? 내가 요즘 갈 시간이 없어서 너희 어머니께서 보살펴주고 계시는데, 유나가 날 원망할까 걱정되네.”부시혁이 침착하게 말했다. “걱
윤슬은 뭔가 이상했다. 부시혁은 재능도 출중하고, 부가 집안은 부잣집인데 왕수란은 왜 시골 사람처럼 하고 다니는 걸까?윤슬은 왕수란게 말했다. “확실히 알아주셨으면 해요. 저는 이미 부시혁 씨랑 이혼했고, 부가 집안의 돈 한 푼도 받지 않았어요.”“헛 소리 하지 마!” 왕수란이 윤슬의 말을 믿지 않고 노발대발했다. “우리 아들 아니면 네가 무슨 돈으로 백화점을 와? 내 앞에서 무릎 꿇고 빌어도 절대 용서 못 해!”‘무릎 꿇고 빌어?’윤슬은 그야말로 웃음이 났다. 품격 있는 왕수란은 제대로 된 사고방식으로 생각한 적이 없었
부시혁은 사무실 안에서 초조해하며 손끝으로 책상을 탁탁 치며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했다. 5분 후, 장 비서가 사무실로 들어왔다. “화장님,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찾아냈습니다. 부시혁은 고개를 들어 장 비서를 쳐다보며 물었다. “무슨 우여곡절?”“영빈로 거리 CCTV에서 6년 전 영상은 너무 오래돼서 찾기가 쉽지 않았아요. CCTV 수리기사님이 6년 전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혹시 몰라 영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제가 그 영상을 찾는 걸 알고 넘겨주셨어요.”장 비서는 말을 끝낸 후 조심스럽게 부시혁을 쳐다봤다. “CCTV 영상을 보
오후 1 시쯤, 왕수란이 어두운 얼굴로 집에 돌아왔다. 게임을 하고 있던 부민혁이 왕수란을 보며 물었다. “엄마, 누가 화나게 했어요?”왕수란이 가방을 소파에 던지고 씩씩거리며 앉았다. “이게 다 그 망할 윤슬 계집애 때문이야!”“누구요?’ 부민혁이 게임기를 내려놓고 왕수란에게 다가가 물었다. “엄마, 윤슬 만나고 왔어요?”“내가 할 일이 그렇게 없어서 걔를 만났겠니? 저번에 백화점에서 윤슬이랑 젊은 남자 두 명이서 나를 괴롭혔는데 걔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오늘 백화점 가니까 경호원들이 못 들어가게 막더라니까? 내가 무슨 블
고유나의 얼굴에 웃음기가 사라지며 이내 고개를 숙여 눈물을 뚝뚝 흘렸다. 부시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할머니에게 불만스럽게 말했다. “유나가 할머니 건강 생각해서 좋은 마음으로 챙겨온 거예요. 할머니 손자가 좋아하는 여자예요. 저에게 화난 건 저한테만 푸세요.”할머니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답하지 않았다. 부시혁은 고만음의 손을 잡고 일어서며 할머니에게 말했다. “늦었으니 좀 쉬세요. 저희는 이만 가볼게요.”두 사람은 10분도 채 되지 않아 집 밖을 나왔다. 가정부 아주머니는 할머니에게 다가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르신,
같은 시각 부시혁의 집.부시혁은 떠들썩한 인기 검색어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장 비서는 전전긍긍해하며 말했다. “절대 제가 그런 게 아니에요. 분명 누군가 고의로 터뜨린 게 틀림없어요. 사람 시켜서 검색어 내릴까요?”“됐어. 그럴 필요 없어.” 부시혁은 알 수 없는 눈빛을 말했다. “고가 집안에서 한 짓일 거야.”장 비서는 부시혁의 말을 이해했다. 고가 집안에서 윤슬을 압박하려고 올린 영상을 부시혁이 도와준다면 고가 집안에서 기분 나빠할 것이다. 부시혁은 윤슬 때문에 미래 장인에게 미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 “그럼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