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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 화

Author: 금추
밤 10시가 넘은 시각 임유림은 그제야 집에 돌아왔다.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임구택을 힐끗 보고 무슨 말을 하려는 하인에게 눈치를 준 뒤 살금살금 위층으로 살금살금 올라가려 하였다.

“이리 와!” 남자는 소파에 기대어 책을 손에 든 채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임유림은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아예 태연한 척 그에게 갔다. “삼촌, 아직 안 주무셨어요?”

임구택은 그녀를 올려다보았다. “어쩐지 가정교사를 급하게 찾더라니 데이트하려고 그런 거였구나, 남자친구 있니?”

“없어요!” 임유림은 고개를 즉각 고개를 저었다. “그냥 학교 친구랑 쇼핑하다 온 거예요!”

“남자친구야 아니면 친구야?” 임구택은 취조하는 듯한 어조로 물었다.

임유림은 삼촌이 여우라는 것을 깨닫고 맞은편에 앉아 솔직하게 말했다. “저 남자친구 생겼어요. 우리 집이 특별한 집안이라고 해도 전 그냥 평범한 연애가 하고 싶어요. 그의 뒷조사와 우릴 감시하지 않았으면 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는 아주 좋은 사람이고 저도 저희 집안 얘기를 한 적 없어요.”

임구택은 책을 내려놓고 차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유림아, 연애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야, 뒷조사 안 할 테니까 네가 좀 더 조심했으면 좋겠어. 부모님이 집에 없을 땐 내가 널 책임져야 해.”

임유림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고마워요 삼촌, 둘째 삼촌이 최고예요!”

“애교 부리지 말고 올라가 자.”임구택은 가볍게 웃으며 덧붙였다. “참, 유민이가 네 친구 괜찮다고 했으니까 다음 주부터 계속 나오라 그래.”

정말요.” 유림이의 미소가 더 환해졌다. 유림은 휴대폰을 꺼내며 위로 올라갔다. “지금 말해줘야겠다!”

임구택은 유림이 계단에 있는 것을 보고 한마디 외쳤다. “소희야, 자니?”

전화 너머로 상대방이 말하는 소리가 들리자 유림은 웃으며 답했다. “우리 삼촌이 너 잘 가르친다고 하시더라. 네가 유민이 가정교사하는 걸로 하기로 했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오전에 수업하는 거 어때?”

그는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그녀가 좋다고 한 적은 없었다.

임유림은 이미 계단을 올라갔고, 목소리는 점점 희미해졌다. 그는 자신이 사소한 일까지 따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며 손에 들고 있던 책을 마저 읽기 시작했다.

  ......

월요일 오후 소희는 소정과 함께 수업 들으러 갔다. 인문대를 지날 때 갑자기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 맨 앞의 남학생은 키가 크고 잘생겼으며, 계속 소희를 쳐다보며 지나갔다.

“고석이다!” 소정이는 흥분해서 소희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소희는 고석이 갖고 있는 장미꽃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렸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떠나려 할 때 앞에 있는 주경의 몇몇 친구들을 보았다. 그녀들의 안색은 좋지 않은 듯했다.

주경은 고석을 좋아하고 고석은 소희를 좋아하는 이 삼각관계는 강성대에서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져 있었다.

잠시 후 고석은 소희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소희야 난 네가 좋아, 나랑 사귀자!”

소정이는 소희보다 더 흥분한 채 계속 그녀의 팔을 꼬집고 눈치 주며 그녀가 고백을 받도록 부추겼다.

고석의 집안은 돈도 많고 잘생겼으며 학생회의 회장이었다. 이렇게 훌륭한 사람이 소희를 3년 동안 좋아했는데, 다른게 더 필요할까?

주변 사람들은 고석을 도와 더욱더 부추겼다. “사겨라! 사겨라!”

귀청이 터질 것 같은 목소리에 맞은편 본관 복도를 지나던 남자는 고함소리를 듣고 무심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사람들 사이의 낯익은 모습이 보이자 발걸음이 저절로 느려졌다.

소희는 크게 심호흡을 했다. 그녀는 고석을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 “난 너 안 좋아해!”

고석은 얼굴이 굳어졌지만 여전히 포기하지 않았다. 곧 졸업이었기에 그에게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는 주저하지 않고 한 쪽 무릎을 꿇었다. “소희야 이제 밀당 그만해, 너 나 좋아하잖아, 난 이미 알고 있어!”

그는 소희가 자신을 좋아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며 그녀가 계속 밀당한다고 여기고 있었다.

“난 밀당한 적 없어, 나 너 진짜로 안 좋아해!” 소희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고석은 고개를 꼿꼿이 들고 그녀를 바라보았고 다른 사람들 모두 조용해졌다.

고석이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고백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소희가 이렇게 거절할 줄은 아무도 몰랐다. 그는 화가 났지만 애써 감정을 억누르고 아무렇지 않은 척했다. “소희야, 사람들 많아서 불편하면 조용한 곳 가서 얘기할까.”

“난 분명히 말했어.” 소희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 주지 않으려면 싫 을땐 거절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석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진짜 내가 싫어?”

“싫어!” 소희의 말투엔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고석이 들고 있던 장미꽃이 떨어지고 그의 얼굴은 점점 새파랗게 질렸다. 그는 소희를 한참 쳐다보다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 주경을 바라보았다. “너 나랑 사귀고 싶어?”

주경은 이를 악물고 빠른 걸음으로 고석에게 다가와 물었다. “너 무슨 뜻이야?”

고석은 소희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손을 뻗어 주경의 어깨를 감싸며 그녀에게 키스했다.

주위엔 놀란 듯한 목소리로 가득했다.

소희는 지루함을 느끼며 빠르게 몸을 돌려 그 자리를 빠져나왔고 소정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소희를 따라갔다.

“소희야!” 고석이 갑자기 목이 쉰 목소리로 소희를 불렀다.

소희는 발걸음을 멈추었지만 뒤돌아보지 않았다.

“너 한 발자국 더 움직이면 정말 후회할 거야!” 고석은 눈이 충혈된 채 소희를 바라보았다.

소희는 고개도 돌리지 않고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주경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고석의 팔을 밀쳤다. “넌 날 뭘로 보는 거야?”

말을 마친 뒤 소희를 한 번 노려보고 자리를 떠났다.

3층, 임구택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무표정한 얼굴로 한 편의 연극을 감상했다.

“임 대표님!” 교장이 다가오며 우아한 미소를 지었다. “여기 계셨어요? 방으로 가서 차라도 한 잔 하시죠!”

임구택은 소희를 힐끗 쳐다보고는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방은 답답하니 나와서 바람 좀 쐬죠.”

“방금 일이 있어서 너무 오래 기다리게 했네요, 방에 들어가서 얘기합시다.” 교장은 정중하게 임구택을 방으로 안내했다.

아래층에선 고석이 화를 내며 떠났고 다른 사람들도 곧 제 갈 길을 갔다.

소정은 아쉬운 듯 고석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고석도 맘에 안 들면 도대체 누가 맘에 드는 거야? 고석이 주경이랑 진짜 사귀기라도 하면 그땐 울어도 소용없는걸!”

소희는 무력한 표정을 지었다. “진짜 싫은 걸 받아줘야 해?”

소희는 잠시 뜸을 들였다. “아무도 안 좋아해!”

소정은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 “난 네가 나 좋아한다고 말할 줄 알았어!”

소희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너 오늘 급하게 나오느라 뭐 잊은 거 아니야?”

소정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뭘 잊어?”

“네 양심!”

소정은 소희의 말을 듣자마자 소희의 팔을 꼬집었다. “난 마음은 항상 널 향하고 있는데 네가 어떻게 나한테 그래!”

소희는 웃으며 도망쳤다. “그만해, 오늘 백 교수님 수업인데 늦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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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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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정
소희 소정...첨엔 자매인 줄^^ 집에 있는 아이는 소영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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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978화

    하호훈이 말을 이었다.“아빠랑 네 엄마는 20년 넘게 결혼 생활을 했어. 이혼하면서 재산을 나눠주는 건 당연한 일이야.”“하지만 그 재산을 전부 도철민에게 넘기고, 네 몫까지 남에게 주려고 한다는데, 그걸 보고도 어떻게 가만히 있을 수 있겠니?”석유의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다.“엄마 눈에는 그 남자밖에 없어요. 제 말은 들을 리도 없고요. 아빠가 저를 너무 과대평가하신 거예요.”하호훈은 확신에 찬 표정이었다.“우리 부녀가 힘을 합치면 반드시 막을 수 있어. 네 엄마는 지금 누군가에게 홀린 상태야. 그러니 우리가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석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네가 돌아와 준 것만으로도 충분해. 나머지는 천천히 해보자.”하호훈이 온화하게 웃으며 물었다.“그 명빈 씨와는 사귀는 사이야? 집안은 어떤 일을 하는데?”석유는 바로 답했다.“그 사람은 그냥 친구예요.”그러나 하호훈은 전혀 믿지 않는 눈치였다.“지난번 네 외할머니 장례식 때도 왔었고, 이번에도 같이 돌아와서 네 엄마 일까지 도와주는데 단순한 친구일 리가 있어?”석유는 더 이상 설명하고 싶지 않았는지 그저 딱 잘라 대답했다.“어떤 사람이든 이 일과는 상관없어요.”하호훈도 더는 묻지 않고 화제를 바꿨다.“오늘 엄마 만나러 갈 생각이니?”“지금 어디 있어요?”“도철민이 아파트를 하나 사줘서 지금은 아마 거기서 지내고 있을 거야. 가서 만나봐.”석유는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지었다.하호훈의 말투로 보아, 어머니와 도철민의 관계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듯했다.곧 하호훈은 펜을 들어 종이에 주소를 적어 건넸다.석유는 종이를 받아 한 번 훑어본 뒤, 그대로 서재를 나섰다.문을 열고 나오자, 명빈이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석유가 나오자마자 명빈은 고개를 들어 여자를 바라봤다.“가죠.”석유가 담담하게 말하자 명빈은 닫힌 서재 문을 한 번 바라보고는, 석유와 함께 집을 나섰다.별장을 나서자 명빈이 말했다.“내가 운전할게요.”이에 석유는 명빈을 흘겨봤다.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977화

    명빈이 빙그레 웃었다.“그러네요. 근데 안 물어보셔서 제가 대신 물어봤어요.”이에 석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옆에 있던 도우미 명빈이 재미있었는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곧 명빈이 고개를 돌려 도우미를 바라봤다.“아가씨는 집에서 한 번도 안 웃나요?”도우미는 석유를 한 번 보더니 웃음을 거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밥이나 드세요.”석유가 미간을 찌푸리며 한마디 했다.명빈은 손에 들고 있던 샌드위치를 내려놓고, 석유 접시에 담긴 아침 식사를 바라봤다.“그건 뭐예요? 저도 먹고 싶은데요?”도우미가 얼른 설명했다.“저희 지역 아침 음식이에요. 입맛에 안 맞으실까 봐 따로 준비해 드리려고 했고요.”“괜찮아요.”석유가 도우미를 불러 세우고는 자신의 접시를 그대로 명빈에게 건넸다.명빈은 거리낌 없이 받아 들고 만두처럼 생긴 것을 한입 베어 물었다.“맛있네요. 셰프님 실력이 아주 좋은데요?”석유는 명빈을 바라보며, 이 사람이 지금 왜 여기 왔는지 완전히 잊은 것 같다고 느꼈다.명빈은 크게 한입씩 먹으며 말했다.“그렇게 심각한 표정 짓지 마요. 내가 있으면 다 해결되니까요.”석유는 그런 명빈을 한 번 쳐다보고는 아무 말없이 우유를 마셨다.그때 마당에서 도우미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석유가 고개를 돌려 보니, 하호훈이 돌아온 것이었다.하호훈이 들어올 때, 명빈은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있었다.옷차림은 단정했고 자세도 곧은 모습이 조금 전까지의 장난스러운 모습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안녕하세요?”하호훈은 조금 놀란 듯 석유를 한 번 보고, 이내 상황을 이해한 듯 웃었다.“명빈 씨, 왔어요?”석유가 돌아온 것에 하호훈도 내심 안도하고 있었다.“아침 드셨나요?”명빈이 묻자 하호훈은 석유를 보며 대답했다.“이미 먹었으니 두 사람은 계속 먹어요.”하호훈은 석유를 보며 말했다.“석유야, 넌 식사 끝나면 서재로 올라와.”“네.”석유는 시선을 내리며 짧게 답했다.하호훈은 명빈에게 고개로 인사하고는 위층으로 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97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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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97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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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497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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