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4화

Author: 금추
임구택은 그날 창문에서 뛰어내린 여자를 조사하라고 지시했고, 명우는 제일 먼저 천위 호텔의 CCTV를 조사했다.

이상하게도 7시와 9시 두 시간대 모두 공백 상태였고 천위 호텔의 보안요원조차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설명하지 못하고 당시 인터넷이 끊겼을 것이라고 추측만 하고 있었다.

그래도 명우는 한 사람을 찾았다. 서이연.

서이연은 B급 배우로 청순하고 러블리한 이미지의 노선을 걷고 있으나 줄곧 뜨지 못했다. 어제 저녁 6시 50분쯤 그녀가 천위 호텔에 들어가 연풍관 쪽으로 걸어가는 것을 CCTV에서 볼 수 있었다. 이후 CCTV 기록에는 공백이 있어 그녀가 어느 방으로 갔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었다.

9시 5분경 서이연의 매니저가 그녀를 부축하고 연풍관 밖에 나타났는데, 그녀는 한쪽 다리를 구부린 채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부상을 입은 것이 분명했다.

그 뒤로 기록이 사라졌기 때문에 명우는 서이연이 어떤 차를 타고 떠났는지 몰라 어느 병원에 입원해 있는지 알아내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어젯밤 그녀는 왼쪽 다리를 수술했다.

명우는 이미 차트를 확인했는데 낙상이었다.

그날 밤, 강성의대 부속병원.

VIP706호. 병상에 누워있는 여인은 두 손을 맞잡고 불안한 표정으로 맞은 켠 소파에 앉은 임구택을 바라보았다.

“임 대표님 무슨 일이에요?”

“다리 어떻게 다쳤어요?”

임구택은 그녀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서이연은 한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반쯤 늘어뜨린 눈꺼풀 아래 눈물을 반짝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임 대표님과 관련이 있나요?”

“숨길 필요 없어요, 사람을 시켜 이미 CCTV를 확인했으니까. 어젯밤 9시쯤 매니저가 당신을 부축해서 차를 타고 떠날 때 다리는 이미 부러져 있었죠. 그날 밤 제 방에서 뛰어내린 사람은 바로 당신이었습니다, 맞나요?”

임구택의 어조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담담했다.

손님의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천위 호텔은 카메라가 객실 창문을 향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서이연이 어디서 뛰어내렸는지는 볼 수 없지만, 그녀의 행적은 분명히 그날 밤의 일과 일치했다.

서이연이 멍해 있다가 고개를 들었다. 눈동자는 아직도 망연함이 남아있지만 머릿속은 생각들이 급속히 돌고 있었다.

옆에 있던 매니저는 대화에 끼지 못하고 숨소리마저 죽여가며 듣고 있었다.

임구택은 다리를 꼬고 담담하게 말했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제가 약속했잖아요. 날 도와줬으니 꼭 보상해 드릴게요!”

명우는 카드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냉담한 얼굴로 말했다.

“카드 안에 20억 원이 있으니 그날 밤의 일을 다시는 꺼내지 않겠다고 약속해줬으면 좋겠네요.”

서이연은 아랫입술을 깨물다가 한참만에야 입을 열었다.

“전 돈은 필요없어요. 당시에도 제가 좋아서 한 일이고요. 임 대표님 안심하세요, 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 약속은 꼭 지키는 사람입니다. 돈을 원하지 않으면 다른 걸 요구해도 좋습니다.”

임구택이 말했다.

서이연은 매니저가 눈치를 주자 손을 꼭 쥔 채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전 원하는 것 없어요. 만약 임 대표님께 실례가 안된다면 저를 친구로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임구택은 냉담한 어조로 그녀의 말을 끊었다.

“제 생각에는 실리적인 요구를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서이연은 갑자기 얼굴이 창백해지더니 불안하고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 지금 회사에서 나가고 싶은데 방법이 있을까요?”

임구택은 잠시 침묵하더니 물었다.

“LS엔터테인먼트로 오실래요?”

매니저의 눈동자가 갑자기 반짝거렸다. LS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수많은 A급 연예인을 양성해냈다. LS에 들어가면 전문적인 지원이 부족할 리 없었다.

서이연은 나긋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임구택이 말했다.

“회사에 연락해서 계약 준비하라 할게요. 현재 회사의 위약금도 저희 쪽에서 해결해 줄 거예요.”

서이연은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건넸다. 그녀의 가냘픈 목소리와 부상으로 인해 창백한 얼굴은 그야말로 청순가련 그 자체였다.

임구택은 나가려다 갑자기 고개를 돌려 물었다.

“어젯밤에 왜 제 방에 오신 거예요?”

서이연은 잠시 멍해져 있다가 재빨리 답했다.

“원래 옆방에 오디션 보러 가려다 방을 잘못 들어갔어요.”

......

임구택이 떠난 지 한참 되었는데도 서이연은 정신 차리지 못했다. 그녀는 어젯밤 일을 당연히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녀는 새로운 연극 오디션을 보려 했고, 조감독이 그녀에게 천위 호텔로 가서 자세히 이야기하자고 했다. 방에 들어갔을 때 웨이터가 옆방이 임구택의 전용 스위트룸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그녀는 주의 깊게 보았었다.

조감독은 그녀가 방에서 거의 한 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곤드레만드레 취해서 들어왔다.

연극 얘기는 무슨... 연극 핑계로 뭐 어떻게 해보려는 거였다.

그녀는 죽을 힘을 다해 한참을 반항하다가 결국 창문 밑에 숨었다가 눈을 감고 뛰어내렸다.

임구택이 오기 전 병실에서 매니저는 이 업계에서 성공하려면 고상한 척 해서는 안 된다고 그녀를 한창 혼내고 있었다.

매니저는 이제야 정신을 차렸다.

“임 대표가 사람을 잘못 찾은 거지? 우리 거짓말 한 거 문제 없겠지?”

서이연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불을 콱 움켜쥐었다.

“아니면 그 돼지 같은 조감독이랑 자라고요?”

LS와 계약을 맺다니, 정말 좋은 기회다. 이보다 더 그녀를 설레게 하는 것은 임구택과 연이 닿았다는 것이다.

임씨 가문은 강성, 심지어 이 나라 전체의 경제를 좌우지하고 있다. 위로는 정부, 아래로는 산업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임씨 가문의 손길이 닿지 않는 것이 없었다. 임구택의 호감을 얻을 수 있다면 그녀는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늘이 이렇게 도와주는데 왜 이 기회를 걷어차겠는가?

예전에 그녀를 무시했던 사람들을 모두 밟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높은 사람들이 자신에게 아부할 생각을 하니 이런 도박 한 번 쯤은 괜찮지 않은가.

그녀는 조감독이 폭로할까 두렵지도 않았다. 그날 밤 조감독도 그녀가 갑자기 뛰어내리는 바람에 놀랐을 것이다. 그는 지금 자신과 그녀가 아무런 연관이 없기를 바랄 것이다.

임구택은 병원에서 나와 어두운 표정으로 차에 앉았다. 상대가 배우일 줄은 몰랐다. 외모도 꽤 괜찮았지만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나고 실망스러웠다.

이 갑작스러운 짜증으로 인해 그는 그녀가 만 원짜리 한 장으로 자신을 모욕했던 일도 재미가 없어졌다. 따지고 싶지도 않았고 그냥 빨리 끝내고 싶을 뿐이었다.

......

토요일, 오전 마지막 수업을 마치고 소희는 차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소희네 집이 있는 완화 별장은 버스가 없어서 소희는 택시를 타야만 했다.

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11시었는데 날이 흐리고 비가 오려고 했다. 하녀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소희를 웃음을 지으며 반겨주었다.

“아가씨, 오셨군요!”

소희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신발을 갈아 신은 뒤 안으로 들어갔다.

장 씨 아주머니는 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선생님은 사모님과 외출하셨어요. 좀 지나야 돌아올 테니 먼저 앉아 계세요.”

“언니 왔어?”

위층에서 깜짝 놀라는 소리가 들렸고 곧 계단에서 예쁜 소녀가 미소를 머금고 뛰어내리더니 금방 소희 앞에 나타났다.

“언니 왜 이제 왔어, 나 오전 내내 기다리고 있었어.”

소희도 웃으며 인사했다.

“소연아.”

장씨 아주머니는 소연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아가씨, 디저트 다 됐는데 블루베리 무스 드릴까요, 초콜릿 맛 드릴까요?”

“좀 이따 먹을게요. 먼저 일 보세요. 언니랑 얘기 좀 할래요.”

소연은 얼굴에 환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네!” 장 씨 아주머니는 공손히 대답하고 나가면서 소희를 다시 한 눈 보고는 부엌으로 들어갔다.

방금 머리를 한 소연은 뾰족한 가위를 손에 들고 옆으로 돌아보며 말했다.

“엄마가 아침부터 머리 하러 가자고 해서 같이 갔었어. 기어코 나도 헤어스타일 바꿔보라고 해서 해봤는데 언니 보기엔 어때? 예뻐?"

소희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뻐.”

소연은 귀밑의 머리카락을 만져보았다.

“내가 한참 동안 거울 봤는데 아무래도 여기 잘 못 자른 것 같아, 내가 다시 잘랐는데도 맘에 안 들어, 언니가 좀 잘라줘.”

소희는 소연이 건네주는 가위를 힐끗 보고는 말했다.

“어디?”

“귀 밑 여기. 내가 잡고 있을 테니 언니가 좀 잘라줘.”

소연은 몸을 돌리고 머리를 한쪽으로 젖히며 귀 밑 머리 한 가닥을 가리켰다.

소희가 가위를 들고 소연이 말한 곳을 막 자르려는데 문쪽에서 겁에 질린 소리가 들렸다.

“소희 너 뭐하는거야?”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atest chapter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73화

    신부는 막 피로연 드레스로 갈아입은 참이었고,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를 띤 채 다가와 물었다.“무슨 일이야?”주효는 좌우를 한번 살핀 뒤 목소리를 낮췄다.“네 남편 전 여자친구가 결혼식에 왔어. 아까 두 사람이 따로 만나기까지 했다니까.”신부의 얼굴에 걸려 있던 미소가 그대로 굳어지더니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뭐?”잠시 생각하던 주아연은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나 승일이랑 사귄 지 거의 1년 됐어. 근데 여자친구가 있다는 말은 한 번도 못 들었는데?”“못 들었다고 없는 건 아니잖아. 그 여자가 결혼식에까지 와서 사람들 보는 앞에서 네 남편 붙잡고 한참 이야기를 했다니까.”“너무 뻔뻔한 거 아니야? 널 아예 안중에도 두지 않는 거잖아.”그러자 주효는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결혼식에서도 저러는데 결혼하고 나면 어떡하려고?”곧 주효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네 남편 쪽 친척 중에도 그 여자 아는 사람이 많더라. 심지어 승일 씨가 사실 네 집안 배경 때문에 그 여자를 버리고 너와 사귄 거라는 말까지 했어.”자신이 모르는 말을 들은 아연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졌다.“그 말 정말이야?”여자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나 아까 화장실에 있었거든? 두 사람이 무슨 말을 하는지 다 들었고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네 남편이 그 여자와 이야기하면서 얼마나 좋아하던지.”“맞아, 아쉬워하는 기색도 조금 있었어. 누가 봐도 이상했다니까.”주아는 아연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다가와 물었다. “아연아, 무슨 일이야?”그러자 아연이는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승일 씨 전 여자친구가 왔대.”그 말에 주아가 달랬다.“그냥 축하하러 왔을 수도 있잖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마.”그러나 옆에 있던 주효가 비꼬듯 말했다.“누가 그 여자 축하받고 싶대요? 이건 아연이 속 긁으러 온 거잖아요. 내가 봤을 때 일부러 온 게 분명해요.”주효는 계속 말을 보탰다.“두 집안 배경 차이가 너무 커서 헤어졌다고 하던데, 어쩌면 아직 감정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72화

    “다 친구잖아요.”주아는 석유를 바라봤다.“저는 신부 쪽에 가 볼게요. 이따가 다시 찾아올게요.”“좋아요.”석유가 고개를 끄덕였다.주아가 떠나자 석유는 곧바로 명빈의 손을 뿌리쳤고, 맑은 눈에는 어이없다는 기색이 살짝 어려 있었다.“제가 어린애예요?”‘손을 잡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남에게 자신을 챙겨 줘서 고맙다는 말까지 하다니.’명빈은 흰 셔츠를 입고 있어 깔끔하고 산뜻해 보였다.하지만 살짝 치켜 올라간 한 쌍의 눈매는 섹시하고 거리낌 없이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그럼 어떡해요? 잠깐이라도 안 보이면 마음이 불안한데.”석유는 이 남자가 사랑의 말을 입만 열면 아무렇지도 않게 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장소도 상황도 가리지 않았다.하지만 석유는 다른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고 싶지 않아 몸을 돌려 안쪽으로 걸어갔다.윤정겸은 예전 직장 동료들과 전우들을 만나 룸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명빈은 공직에 몸담지 않아 복잡한 인간관계나 처세에서 비교적 자유로웠다.하지만 그래도 명빈을 알아보는 사람은 늘 있었다.그래서 두 사람이 막 자리에 앉자마자 누군가 다가와 아첨 섞인 인사와 안부를 건넸다.석유는 명빈이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틈을 타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다.화장실에서 나오자 한 사람이 석유 곁을 급히 스쳐 지나갔다.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걸음을 멈췄다.석유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불렀다.“석유 씨.”주변에는 사람들이 끊임없이 오가고 있었다.석유는 목소리를 듣고 뒤돌아본 뒤에야 자신에게 인사를 건넨 사람이 오늘의 신랑 승일이라는 걸 알았다.승일은 신랑 예복을 입고 있었다.뛰어난 외모에 당당한 기품이 넘쳤고 얼굴에는 행복과 기쁨이 가득했다.목소리마저 평소보다 한층 밝아 보이는 것만 같았다.“결혼식에 와 줘서 정말 기뻐요.”석유는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해요.”승일은 몇 걸음 가까이 다가왔다.“오늘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챙겨 드리지 못했어요. 이해해 주세요.”석유가 가볍게 웃자 승일이 장난스럽게 말했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71화

    두 사람은 걸으며 이야기를 나눴다.주아는 아름다운 들러리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평소의 문학적이고 우아한 분위기에 발랄한 아름다움이 더해져 있었다.곧 주아는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정말 여기서 석유 씨를 만날 줄은 몰랐어요.”주아는 이어서 설명했다.“원래 신부 쪽 친척이라 들러리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미리 정해 둔 들러리 한 명이 갑자기 일이 생겨 못 오게 됐거든요.”“그래서 급하게 머릿수 채우러 온 거예요. 그 바람에 석유 씨한테도 말하지 못했고요.”주아의 말투에서는 이미 석유를 마음이 통하는 친한 친구로 여기고 있다는 느낌이 고스란히 드러났다.이에 석유가 물었다.“근데 본부장님이랑 같이 안 왔어요?”“원래 오기로 했는데 하운이가 갑자기 일이 생겨서 못 왔어요.”석유는 문득 오늘 F국 고객 한 명이 강성에 도착한다는 사실을 떠올렸다.정원에는 사람이 많았고 모두 신부 주변에 몰려 부케를 받으려고 하고 있었다.곧 석유는 멀찍이 서서 주아에게 말했다.“주아 씨, 가 봐요.”“전 안 갈래요. 결혼하고 싶지도 않으니까 이런 기회는 다른 사람한테 양보해야죠.”주아는 석유를 데리고 벤치에 앉았다.햇살은 눈부시게 밝았고 꽃들은 만발해 있었다.강성에는 봄이 일찌감치 찾아왔는지 바람 속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곧 석유는 고개를 돌려 웃으며 물었다.“왜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본부장님이 별로예요?”“좋죠.”주아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다정하고 세심한데다가 일에 대한 열정도 있잖아요.”“다만 우리는 아직 젊고, 둘 다 이제 막 일을 시작한 단계잖아요. 굳이 서둘러 결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주아는 고개를 돌려 석유를 바라봤다.“석유 씨는요? 명빈 사장님과 결혼할 생각이 있어요?”누가 부케를 받았는지 귀가 먹먹할 정도의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석유는 고개를 돌려 그쪽을 바라보자 꽤 많은 사람이 함께 환호하며 뛰고 있었다.수많은 풍선이 푸른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던 그 순간 모든 것이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70화

    석유는 빠른 걸음으로 명빈을 향해 다가갔다.명빈의 손은 이 추운 밤을 녹이고도 남을 만큼 분명 따뜻할 것이다....설 연휴가 지나자마자 오씨 저택에서는 좋은 날을 골라 오승일의 결혼식을 준비했다.결혼식 전날, 오씨 저택에서는 손님들을 초대해 결혼식을 열었다.명빈은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자 예상대로 또 술에 취한 윤정겸을 발견했다.명빈은 윤정겸을 부축해 소파에 앉힌 뒤 직접 주방으로 가 꿀물을 끓였다.명빈이 차를 들고 오자 윤정겸은 등받이에 반쯤 기대고 있던 몸을 일으키며 웃었다.“제법인데, 이 녀석아. 이제 꿀물도 끓일 줄 알고. 석유가 제대로 가르쳤구나.”명빈은 옆에 앉아 차갑게 웃었다.“계속 이렇게 술 마시면 다음에는 꿀물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기분이 좋아서 몇 잔 더 마신 거야. 이 정도는 이해해 줘야지.”윤정겸이 대수롭지 않게 웃자 명빈은 입을 삐죽였다.“정말 기분이 좋으신 거예요? 아니면 속상하신 거예요? 지금 둘뿐이니까 그만 연기하세요.”그 말에 윤정겸이 콧방귀를 뀌었다.“승일이가 결혼하는데 내가 왜 속상해?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형과 형수님이 제때 못 돌아와서 속상하신 거잖아요. 아버지 속마음을 제가 모를 줄 알아요?”명빈은 숙취에 도움이 되라고 귤을 하나 까서 윤정겸에게 건넸다.“형수님이 전화로 곧 돌아온다고 했잖아요. 뭐가 그렇게 급하세요?”그러자 윤정겸은 고개를 젖히며 한숨을 내쉬었다.“난 명우랑 희유가 돌아오면 승일이와 함께 결혼식을 올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 두 집이 같이 결혼식을 치르면 얼마나 떠들썩하고 좋겠냐?”윤정겸의 말에 명빈은 고개를 돌렸다.창밖 너머로는 지금도 오씨 저택을 드나드는 손님들로 시끌벅적한 축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었다.어쩌면 윤정겸은 자기 집도 저런 모습이 되는 장면을 상상했는지도 몰랐다.그 순간, 명빈은 다시 한번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했는지 웃으며 말했다.“기다릴 일이 있다는 게 더 좋은 거 아니에요? 제가 장담하건대, 한 달 안에 형이랑 형수님 분명 돌아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69화

    자리를 찾아 앉은 뒤, 백나라는 후회막심한 얼굴로 입을 열었다.“전에 네가 조리스에 대해 했던 말 전부 맞더라. 그런데 그때의 나는 네 말을 조금도 새겨듣지 않았어.”“네가 외할머니 유산을 내가 가져가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그런 말을 한다고 생각했거든.”“아마 조리스가 너무 완벽하게 위장했던 것 같아. 그래서 그 사람이 왜 나한테 접근했는지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어.”“이제는 명빈 씨도 원망하지 않아. 두 사람이 나를 생각해서 애쓰지 않았다면 N국에서 납치당한 사람은 나였을 테니까.”백나라의 목소리에는 깊은 상실감이 묻어 있었다.“정말 몰랐어. 나한테 그렇게 잘해 준 사람이 사실은 작정하고 내 돈을 빼앗으려 했다는걸.”석유는 맑은 눈으로 백나라를 바라봤다.“이번이 처음도 아니잖아요. 몇 번이나 겪어야 교훈을 얻을 거예요?”백나라는 몹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사람과 감정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했어.”석유가 말했다.“외할머니는 진작 알고 계셨어요. 그래서 엄마가 유산을 매달 나눠 받게 한 거예요. 외할머니는 엄마를 보호하려고 하신 거니까 그 마음을 이해해야 해요.”백나라는 부끄러움으로 가득한 얼굴을 숙였다.이 순간, 고개를 푹 숙인 채 석유의 훈계를 듣는 모습은 전혀 엄마 같지 않았다.반백살 여자가 마땅히 갖춰야 할 성숙함과 지혜도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이에 백나라는 다시 말했다.“네 아빠도 내가 강성에 온 걸 알아. 어젯밤에 전화해서 무슨 일이 있으면 자기를 찾아도 된다고 했어.”“하지만 난 찾아가지 않을 거야. 이제 여자친구도 생겼는데 방해하고 싶지 않아.”백나라는 고개를 들어 죄책감 어린 눈으로 석유를 바라봤다.“너한테도 다시는 폐 끼치지 않을게.”석유는 담담하게 대답했다.“네.”백나라는 자조적으로 말했다.“예전에는 네가 정말 실망스러웠어. 네 아빠처럼 타고나길 정이 없다고 생각했거든.”“일과 돈 말고는 아무것에도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네가 네 아빠처럼 이성적이고 냉정해서 다행이라고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5268화

    명빈이 다음 날이면 N국 쪽에서 답이 올 거라고 했기에, 도숙연은 오전 내내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렸다.하지만 점심이 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도숙연은 석유에게 명빈에게 한번 물어봐 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명빈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두려웠다.그렇게 애가 타는 마음으로 계속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저녁이 되어도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도숙연이 명빈이 혹시 돈을 마련하고 있는 건 아닌지 석유에게 물어보려던 바로 그때, 석유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설리가 이미 강성에 도착했다는 소식이었다.도숙연은 놀라움과 기쁨에 휩싸였고 심지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N국에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려면 적어도 열몇 시간은 걸렸다.‘그런데 지금 설리가 강성에 도착했다면, 혹시 아침부터 명빈이 이미 설리를 구해 낸 것일까?’도숙연은 설리를 직접 눈으로 보고서야 이 모든 것이 사실임을 믿었다.모녀는 서로를 끌어안고 목 놓아 울었고 백나라는 앞으로 다가와 달랬다.“돌아왔으면 됐어.”설리의 얼굴에는 아직 상처가 남아 있었고 울어서 눈도 퉁퉁 부어 있어 전체적으로 우울해 보였다.고개를 돌려 백나라를 본 순간, 설리의 마음속에는 온갖 감정이 뒤섞였다.화도 나고 원망도 치밀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래, 돌아왔으면 됐어.”도숙연은 아직도 가슴이 철렁한 듯 흐느끼며 말했다.그러나 설리는 분한 목소리로 말했다.“다 석유 남자친구 탓이에요. 그 사람이 날 속인 거라고요.”“내가 뭘 속였는지 한번 말해 보죠?”멀지 않은 곳에서 명빈과 석유가 함께 걸어왔다.명빈의 얇은 입술에는 대수롭지 않은 미소가 걸려 있었지만, 목소리는 차갑고 약간의 오만함도 섞여 있었다.설리는 명빈을 보자 순간 굳어졌고 막상 얼굴을 마주하자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설리는 N국에 도착한 뒤에야 조리스의 귀족 집안 후계자 신분이 가짜라는 것을 알았다.명빈을 찾으려 했지만 그때는 이미 모든 연락 수단에서 차단당한 뒤였다.그제야 설리는 명빈이 일부러 자신을 오해하게 만들었다는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010화

    "심명."소희가 다시 일어나 앉았다. 맑은 눈동자에는 무력감이 묻어나 있었다."임구택 때문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거리를 유지해야 해. 난......""잠깐!"그런데 이때 심명이 급히 손을 들어 소희의 말허리를 끊었다."네가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도 잘 알아.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너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는 거야. 내가 무슨 생각을 하든 상관하지도 말고. 나를 친구로 여기고 싶으면 친구로 여겨."그러다 잠시 멈추더니 눈빛이 어두워져서는 자조하듯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나도 알아, 방금 내가 너에게 뽀뽀한 것 때문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833화

    임유민이 흥분해서 말했다. “우리 반에 숨고 팬인 여학생들이 꽤 많거든요. 만약 내 숙모라는 걸 알게 된다면, 아마 정말 부러워 죽을 거예요!”“아, 그래서 나를 부르고 싶었던 것이네.” 소희는 깨달았다. “그 여학생 중에 네가 좋아하는 애 있어?”“흥!” 유민은 귀찮다는 듯 말했다. “나는 어린애 같은 여학생들을 좋아하질 않아요. 나는 엄청난 포부를 가진 사람이니까.”“어떤 포부인데?”“임구택 삼촌처럼 되는 거요!”이에 소희는 할 말을 잃었고 그저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할 게 있는데 드라마 촬영이 끝났어. 성연희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103화

    일찍 방으로 돌아온 장시원은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고 있는데 마침 우민율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시원 도련님, 제 방에 있는 샤워기가 고장 나서 그러는데, 한 번 와서 봐주면 안 될까요?"장시원이 듣더니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담담하게 말했다."정비공을 찾아. 정 안 되면 방을 바꾸든지.""이렇게 이른 아침에 어디 가서 정비공을 찾아요? 게다가 오늘 호텔도 꽉 찼는데 누구와 방을 바꿔요?"우민율의 애교 묻은 어투에 장시원은 여전히 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그럼 어쩔 수 없지, 씻지 말고 그냥 자.""저 지금 땀을 엄청 흘려서 안 씻으

  • 대표님의 달달한 아내 사랑   제1109화

    같은 팀 팀원 리스트를 한 번 훑어본 성준은 갑자기 감격에 겨워 이선에게도 보여주었다."이것 봐! 장승이 나와 같은 팀이야! 장승은 강성 축구팀의 팀원인데, 이 사람도 이런 곳에 오다니!"이때 이선이 휴대폰으로 모 앱에 들어간 후 성준에게 보여주었다."지금 도박판도 세팅되었어. 배당률이 1:10이라는데, 우리도 한 번 걸까?"성준이 보더니 순간 눈빛이 반짝였다."장승이 나와 같은 팀이니까, 우리 팀이 틀림없이 이길 거야!""그럼 우리도 돈을 걸자! 나한테 지금 백만 원이 있어, 다 걸어도 돼!""고작 그 몇백만 원을 거는 게 무슨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