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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화. 7구역의 포식자: 유도 vs 특수부대

Penulis: nawoohj
last update Tanggal publikasi: 2026-09-08 13:09:58

청라 교도소의 공기는 지상과는 차원이 다른 밀도를 가지고 있었다.

지하실의 눅눅한 곰팡이 냄새, 창살마다 눌어붙은 녹슨 쇠 비린내, 그리고 내일이 없는 인간들이 내뿜는 지독한 악취가 뒤섞여 폐부를 찔렀다. 이곳에 들어온 순간부터 인간의 존엄은 거친 죄수복의 질감 아래로 파묻혔다.

‘운동시간’이라 불리는 하루 30분의 짧은 휴식은, 실상 교도소 내의 ‘서열 정리’를 위한 합법적인 아수라장이었다. 감시탑 위에서 총을 든 교도관들은 총구만 겨눈 채 이 잔혹한 유희를 방관했고, 아래에서는 짐승들의 약육강식 논리가 지배하는 사냥터가 펼쳐졌다.

연병장 한쪽, 서열 1위인 조폭 두목 ‘용태’가 십여 명의 부하를 거느리고 서슬 퍼런 살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 반대편에는 아무도 근처에 가지 못하는 진공 구역이 존재했다. 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연쇄살인마 '백도끼'. 그는 무심한 얼굴로 바닥을 기어가는 개미를 으깨며, 도진의 목줄기를 노리는 뱀 같은 눈동자를 번뜩였다.

“도련님, 여기서 살아남는 법은 딱 하나야. 우리 형님 발가락 밑으로 기어 들어오든가, 아니면 오늘 밤 차가운 시체가 되어 실려 나가든가.”

도진의 앞을 막아선 것은 교도소 내에서 이른바 '백정'이라 불리는 거구, 강태식이었다.

전직 특수부대 블랙요원 출신. 그는 한때 국가의 가장 어두운 곳을 청소하던 칼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보상은 훈장이 아닌, 아내를 잔혹하게 살해했다는 누명과 사형 선고였다.

박현석 대표는 이 교도소 안에서도 치밀했다. 그는 교도소장을 통해 강태식에게 은밀한 거래를 제안했다. ‘한도진의 목을 가져오면, 네 아내 사건의 진짜 범인이 담긴 CCTV 원본을 주겠다’는 거짓 희망이었다. 강태식에게 도진은 단순한 사냥감이 아니었다. 아내의 한을 풀고 진실에 닿을 수 있는 마지막 비상구였다.

태식이 투박하고 커다란 주먹에서 칫솔을 갈아 만든 송곳을 꺼냈다. 그는 그것으로 도진의 뺨을 툭툭 건드리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귀하게 자란 놈이라 그런지 살점이 아주 연해 보이는군.”

도진은 피하지 않았다. 대신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태식의 무게 중심과 미세하게 떨리는 발끝의 위치를 읽어 내려갔다. 태화그룹 전략팀장 시절, 수천억 원의 도표를 분석하던 그의 뇌가 이제는 적의 근육 움직임을 데이터로 치환하고 있었다.

“비켜라. 분석할 가치도 없는 근육덩어리에는 관심 없으니까.”

“이 새끼가...!”

태식이 송곳을 머리 위로 치켜들며 전력으로 달려들었다. 특수부대 특유의 살상 본능이 실린, 단 한 방에 심장을 꿰뚫으려는 공격이었다.

순간, 도진의 몸이 유연하게 회전했다. 전직 유도 국가대표 상비군다운 전광석화 같은 보법이었다. 태식의 송곳이 허공을 가르는 찰나, 도진은 놈의 손목을 낚아채며 자신의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 적의 추진력을 그대로 이용하는 유도의 정수였다.

콰드득!

비명 지를 틈도 없었다. 도진은 태식의 무게 중심을 완전히 무너뜨린 채 그대로 시멘트 바닥에 메치기를 꽂아버렸다. 둔중한 타격음과 함께 지면이 진동했다. 거구의 태식이 바닥에 처박히자, 도진은 놈의 목줄기를 팔꿈치로 누르며 체중을 실어 압박했다.

“커헉...!”

도진의 눈동자가 태식의 눈과 단 10cm 거리에서 마주쳤다. 차갑고, 무서울 정도로 이성적인 눈빛이었다.

“박 대표가 네 아내 사건의 진범을 안다고 속였지? 아니면 진범을 잡게 해주겠다고 약속이라도 했나? 국가에 버림받은 네 그 멍청한 충성심을 이용해, 이번엔 박 대표가 널 사냥개로 쓰고 버리려는 거야.”

태식의 눈동자가 격격하게 경련했다. 도진은 그 찰나의 흔들림 속에서 확신을 얻었다. 박 대표는 이 지옥 속에서도 ‘거짓 희망’이라는 가장 악랄한 미끼로 사람들을 조종하고 있었다.

도진은 목을 압박하던 팔꿈치에 힘을 살짝 풀며 태식의 귓가에 차갑게 속삭였다.

“나랑 손잡아, 강태식. 박 대표의 그 비릿한 거짓말에 놀아나지 마. 네 아내를 찌른 진짜 칼, 그 피 묻은 증거물은 지금 태화그룹 조 상무의 개인 비밀 금고 안에 있어. 놈들이 진범을 숨겨주고 있는 거라고.”

태식의 숨소리가 멈췄다. 조 상무라는 구체적인 이름과 증거의 위치가 언급되자, 짐승처럼 울부짖던 태식의 눈에 이성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박 대표가 절대 알려주지 않았던, 그러나 사건의 본질을 꿰뚫는 정보였다.

“...그걸 네가 어떻게 알지?”

“내가 그 금고의 보안 코드를 짠 사람이니까.”

도진이 태식을 일으켜 세우며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주었다. 짐승들이 우글거리는 이 소굴에서, 도진은 단순히 무력으로 상대를 굴복시킨 것이 아니었다. 그는 박 대표가 설계한 ‘거짓 서사’를 ‘진실’이라는 칼날로 박살 내며, 자신을 지켜줄 가장 강력하고 단단한 방패를 포섭하고 있었다.

“내일 1일 차 프로토콜이 시작된다. 거기서 박 대표의 사냥개로 죽을지, 아니면 나와 함께 그 개 주인의 목을 물어뜯을지... 선택해.”

도진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몸을 돌려 수용동으로 향했다. 뒤에 남겨진 강태식의 거친 숨소리가 연병장의 정적을 메웠다.

전 국민이 지켜보게 될 지옥의 쇼, 666 프로토콜의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단 몇 시간.

사냥꾼 한도진은 이제 무력(철수, 태식)과 지력(아란)을 모두 손에 쥐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지옥의 경기장을 박현석의 장례식장으로 바꾸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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