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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심장을 공격하는 건 반칙인데]

Autor: silver구슬
last update Data de publicação: 2026-05-06 00:05:13

유환과 정식으로 사귀기로 한 뒤 맞이하는 첫 번째 토요일.

장하늘은 이른 아침 씻고 나온 순간부터 거울 앞을 떠나지 못한 채 분주하게 움직였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맨투맨 티셔츠에 늘 입던 청바지일 뿐인데, 무엇이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지 거울 속의 자신을 뜯어보고 또 보았다. 

어차피 학교에 도착해 훈련을 시작하면 유환에게 보여줄 모습은 땀에 젖어 엉망이 된 야구 유니폼 차림뿐일 텐데 말이다.

게다가 간밤에 간지러운 문자를 주고받은 것도 아니었고, 오늘 따로 데이트를 하자는 약속이 잡힌 것도 아니었다. 무심한 녀석은 먼저 온다는 기별조차 없었다. 하지만 유환은 야구에 누구보다 진심인 놈이었고, 4월 1일 첫 경기를 목전에 둔 시점이었으니 당연히 연습하러 나타날 터였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장하늘은 가슴이 울렁거려 상반신만 간신히 비치는 낡은 거울 앞에서 연신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3월도 어느덧 하순을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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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80. [말해, 어서]

    하긴, 이제 장하늘은 유환의 불안증에 더 이상 불을 지피면 안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늘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처럼 위태롭게 굴고, 녀석에게 흉포한 불안함만 안겨 준 데다가 오늘처럼 제 앞에서 픽 쓰러지기까지 해 버렸으니 유환의 속이 얼마나 까맣게 피폐해졌을까 싶었다.유환이 가장 극도로 싫어하는 유약한 소리였다. 마치 마지막을 고하는 처연한 유언처럼 제 미래를 걱정하며 선을 긋는 장하늘의 오랜 습관에 유환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둡고 사납게 가라앉았다.녀석은 장하늘의 쓸쓸한 입술을 부수어 버릴 듯 막아내며, 얇은 허리를 부러뜨릴 듯 단단히 결착했다. 그리고 더 거칠고 깊숙하게 몸을 겹쳐 왔다. 침대 시트가 비명을 지르며 찢어질 듯 구겨졌다.“벌 좀 받아야겠어, 넌. 그 잘난 머리로 딴생각 못 하게.”유환의 뜨거운 손길과 단단한 육체가 폭풍처럼 장하늘을 집어삼키며 휩쓸었다. 도망칠 구멍 따윈 단 1밀리미터도 주지 않겠다는 듯한, 완벽하고도 지독한 구속의 밤이었다.머릿속이 하얗게 점멸하며 아찔한 열락의 감각이 전신을 지배했다.“아··· 하윽! 으응··· 유환, 아···!”간지러우면서도 아슬아슬하게 쏟아지는 치명적인 쾌감에 장하늘은 허리를 뒤틀며 정신을 놓은 채 짐승 같은 신음을 흘렸다. 장하늘의 젖은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는 애절한 비명에 유환의 입꼬리가 희미하게 잔인한 호선을 그렸다.그의 거친 숨결이 목덜미와 귓가를 거칠게 스칠 때마다 온몸에 소름이 돋아났다. 벌이라더니, 이토록 농밀하고 숨 가쁜 쾌락은 처벌이 아닌 축복에 가까웠다.“장하늘···! 이제 다 왔어, 윽!”속도를 높이는 질척이는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79. [벌(Punishment)]

    장하늘은 잠시 머릿속을 정리했다. 어찌 되었든 조기범의 기억 속에서 자신은 꽤나 장수하며 야구선수로서 정점을 찍었다.서정우와 10년간 호흡을 맞춘 배터리이자, 메이저리그를 누비는 마흔 살의 베테랑 포수. 전생의 자신이 그토록 찬란하고 긴 인생을 살았다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하지만 차마 조기범에게 유환의 행방까지 물을 수는 없었다. 과거를 회상하는 것조차 지독한 고통이라는 사람에게 꼬치꼬치 타인의 안부를 캐묻는 건 예의가 아니었다.조금 더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제발 유환도 그 전생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며 제 오래된 곁에 함께 있어 주었다는 확답을 듣고 싶었다.‘만약 유환이 그 생에서도 나를 두고 먼저 떠나고, 나 혼자 외롭게 성공한 거라면···.’그 찬란한 성공조차 비참하리만치 무의미하게 느껴질 것 같아 가슴 한구석이 아리게 시려 왔다. 가장 두려워하는 잔인한 진실이 조기범의 입에서 나올까 봐 덜컥 겁이 났다. 어차피 지나간 전생일 뿐이고 현재가 중요하다고 다짐해 보지만, 기묘한 동질감을 느낀 장하늘은 진심을 담아 답신을 보냈다.[답장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어떤 말씀을 해 주실까 내심 기다렸거든요. 메이저리거라니, 전생의 저는 참 행복했겠네요. 선배님의 전생이 힘드셨다니 저도 마음이 무겁습니다.]길게 숨을 내쉬며 전송 버튼을 누르자, 기다렸다는 듯 곧바로 답장이 도착했다.[장하늘 후배, 대신 내가 깨달은 게 하나 있어. 전생이 반복되지 않도록 애를 쓰면 돼. 우린 전생을 알기에 대비할 수 있잖아. 이것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기회 아닐까?]일순간 장하늘의 가슴속에 굳게 닫혔던 눈이 번쩍 뜨이는 기분이었다.그 단순하고도 명료한 이치를 왜 지금까지 잊고 두려워만 하며 살았을까. 단 한 번도 전생과 현생이 완벽히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78. [틈새를 파고들어]

    다행히 그날 오후, 신속하게 퇴원 수속이 마무리되었다. 장하늘은 U그룹 관계자들의 깍듯한 배웅과 난데없는 경호원들의 철저한 호위 속에 유환의 집으로 향하게 되었다.“김 비서님, 잘 부탁드립니다.”“네, 장하늘 군. 회장님의 지시이니 댁으로 안전하게 모시겠습니다.”어제는 비명 소리와 붉은 사이렌 가득한 응급차에 짐승처럼 실려 왔지만, 오늘은 유환 가문의 상징과도 같은 최고급 전용 세단 뒷좌석에 몸을 실었다. 가죽 시트 너머로 U빌딩을 향해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차 안에서 장하늘은 묘한 기분에 젖어들었다. 평생 누려보지 못한 과분하고도 무거운 호강이었다.졸지에 극적인 승리 세리머니를 병원 침대 위에서 제대로 치른 셈이 되었다. 이번 사건으로 장하늘은 유환의 머릿속에 공식적으로 '언제 어떻게 쓰러질지 모르는 시한부처럼 병약한 존재'로 확고히 낙인찍혀 버렸다.“많이 놀랐지만··· 한편으론 다행이다. 이렇게라도 네 몸 상태가 얼마나 엉망인지 제대로 알게 되어서 말이야.”낮게 가라앉은 유환의 나지막한 음성이 좁은 차안을 무겁게 채웠다. 장하늘은 밀려오는 민망함에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자신을 옭아매듯 응시하는 녀석의 묵직한 호의와 걱정이 오로지 자신을 향한 깊은 집착적 애정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기에, 하늘의 가슴팍엔 애틋함과 간지러운 기류가 동시에 밀려들었다.“앞으로 몸 관리 정말 잘할게. 걱정 끼쳐서 미안하고··· 고맙다. 병원비랑 약값도 엄청나게 들었을 텐데.”“지금 그까짓 돈이 문제냐? 네가 내 눈앞에서 숨 쉬고 무사한 게 제일 중요하지. 헛소리할 거면 입 닫아.”장하늘은 제 한 몸 가누기도 벅찬 듯 처방 약봉지를 부스럭거리며 유환을 향해 피식 미소를 지어 보였다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77. [유약한 도망자가 된 신세라니]

    다음 날 아침, 창틈으로 쏟아지는 새하얀 햇살이 도리어 잔인하게 느껴질 만큼 병실 안은 고요했다.꿀 같은 연휴의 시작을 이 삭막한 병원 침대 위에서 망쳐버리다니.장하늘은 가늘게 뜬 눈으로 천장을 응시하며 마른 숨을 내쉬었다. 결국 어제는 유 씨 가문, 정확히는 유도완 회장이 붙여준 서슬 퍼런 간병인들이 장하늘의 곁을 감시하듯 지켰다.제 아비의 등장에 짐승처럼 날뛰며 멱살잡이라도 할 기세였던 유환은, 경호원들에 의해 강제로 집으로 끌려가다시피 퇴장당했다.이제는 언제 아팠냐는 듯 아무렇지도 않은 몸으로 널찍한 VIP 병실에 덩그러니 남겨져 있자니, 장하늘은 도리어 숨이 막히고 좀이 쑤셔 죽을 맛이었다.유도완이라는 존재가 이 공간에 흘리고 간 잔혹한 압박감이 환각처럼 전신을 짓누르는 것 같았다. 때마침 회진을 돌러 온 주치의의 하얀 옷깃을, 장하늘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붙들며 매달리듯 간청했다.“저 진짜 괜찮습니다, 박사님··· 제발 집으로 보내주세요.”장하늘은 이마 위로 흘러내린 머리카락 사이로 맑고 처연한 눈빛을 빛내며 퇴원 허락을 구했다. 그 유약하면서도 절박한 태도에 노련한 의사의 눈빛이 미묘하게 흔들렸다.“이제야 안정제와 진통제가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나 봅니다.”장하늘은 의사의 흰 가운에 선명하게 새겨진 「대한종합병원 원장 강현 박사」라는 자수를 확인하며 다시금 화려한 병실을 둘러보았다.국내 최대 재벌인 U그룹이 운영하는 최첨단 병원, 그중에서도 극소수의 선택받은 자들만 들어올 수 있다는 최고급 VIP실에 누워 있다니. 전생의 비참했던 삶을 떠올리면 인생 역전도 이런 호사가 없었으나, 장하늘에게 이 방은 그저 유 씨 가문이라는 거대한 맹수의 우리에 불과했다.&ldq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76. [맹수의 우리 안에 갇힌 기분]

    유환은 병실 문이 열리기 무섭게 병상에 앉아 있는 장하늘에게로 사납게 달려들었다.“너! 아프면 아프다고 진작 말을 했어야지!”사실 지금의 그는 전생의 기억이 돌아오며 기적처럼 너무나 멀쩡해진 상태였기에 선뜻 내뱉을 말이 없었다.“별거 아니야··· 미안해, 걱정 끼쳐서.”“경기 분석하느라 무리하게 몸을 써서 이 지경이 된 거 아니겠냐고!”윽, 설마. 장하늘은 마른침을 삼켰다. 그저 전생의 기억을 치트키처럼 활용해 몇 가지 사소한 데이터를 검색하고 지시했을 뿐인데.제 모든 것을 꿰뚫어 보려는 듯한 유환의 과분한 칭찬에 장하늘은 뒷덜미부터 귓불까지 화끈하게 달아올랐다.‘이 모든 건··· 네가 천재 투수였기에 가능했던 거야.’그렇게 반박하고 싶었지만, 유환의 뜨거운 손아귀에 붙잡힌 하늘의 입술은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았다.“무슨··· 우리 팀 다 같이 고생한 거지.”유환은 장하늘의 손목을 홱 채어 잡으며 사납게 으르렁댔다.“앞으로 너! 내 눈앞에서 한 발짝도 못 움직이게 묶어둘 줄 알아!”그때, 병실 문이 두드려진 뒤, 나이 지긋한 주치의가 차트를 살피며 두 사람 사이로 다가왔다.***“정말 놀라운 정신력이군요. 이 정도의 쇼크 상태에서 이렇게 단시간에 바이탈이 안정되다니.”의사의 시선이 닿자 하늘은 민망함에 쑥스러운 듯 고개를 숙였다.“강 박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제 친구를··· 이렇게 살려 주셔서요.

  • '도SS'의 퍼펙트 배터리(The SS-Class Perfect Battery)   #75. [시한 폭탄이 된 예쁜 거짓말쟁이]

    장하늘은 평생 병원 신세를 질 일이 거의 없었는데, 누워 있는 상태로 제 생사를 저울질하는 대화들을 듣고 있자니 기묘한 갈증이 목구멍을 태웠다.깊은 수면 아래 갇힌 와중에도, 지독한 격통을 잠재워 줄 진통제나 저를 기절시켜 줄 강력한 수면제라도 처방해 주길 바라며 의사의 입술 끝에 온 신경을 잔뜩 곤두세웠다.“강 원장. 은인은 무슨 유난이야. 젊은 놈이 갑자기 저 모양으로 고꾸라진 건 분명 숨기는 지병이나 이유가 있을 텐데.”유도완의 가시 돋친 음성이 병실 벽을 날카롭게 때렸고, 주치의는 차트를 거칠게 넘기는 소리를 내며 조심스럽게 설명을 이어갔다.“MRI도 찍고 정밀 혈액 검사도 방금 마쳤습니다만. 사실, 이 환자는 운동선수를 하기에는 모든 신체 수치가 평균치에 한참 못 미칩니다. 백혈구 수치는 비정상적으로 무너져 있고 혈압도 지나치게 낮습니다. 언제 숨이 넘어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빈혈이 심각하고, 간 수치 또한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습니다.”이게 대체 무슨 헛소리인가. 뇌리를 강타하는 진단에 장하늘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번 생은 참혹한 사고사가 아니라, 속에서부터 서서히 갉아먹히는 병사(病死) 시나리오였단 말인가.순간 모골이 송연해졌다. 늘 예측할 수 없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생을 마감했기에, 질병으로 쓰러진다는 가능성은 아예 배제하고 있었다.만약 오늘 혼자 있을 때 쓰러졌더라면, 차가운 방 안에서 누구의 구원도 받지 못한 채 고통 속에 버둥거리다 그대로 고독사했겠구나 싶어 선득한 소름이 척추를 타고 내달렸다.“아, 이것 보세요! 이 녀석 이렇게나 비실비실하잖아요! 박사님, 그럼 이제 어떻게 됩니까? 고칠 수는 있는 건가요? 예?”유환이 이성을 잃고 비명 섞인 다급한 소리를 질렀다. 곁에서 할아버지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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