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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Penulis: 라라
강시연의 얼굴에는 서늘한 기운이 감돌았다.

진수혁은 줄곧 그날 밤을 그녀의 계략이라 믿어왔다.

그녀가 결혼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고 말이다.

그래서 그동안 그는 단 한 번도 그녀에게 따뜻한 말을 건넨 적이 없었다.

아무리 설명해도 통하지 않았고 그녀도 지쳐서 결국 해명하는 것조차 포기했다.

강시연은 입술을 꾹 다문 채 조용히 테이블 위의 술잔을 집어 들고 단숨에 마시려 했다.

그 순간 누군가 그녀의 손에서 술잔을 빼앗았다.

“시연이는 다리를 다쳐서 술을 못 마셔. 내가 대신 마실게.”

진수혁이 나지막이 말하며 술을 들이켰다.

고개를 숙여 강시연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복잡한 감정이 섞여 있었다.

유태오가 다시 당시 사건을 조사 중이었다.

‘어쩌면 내가 정말 오해하고 있었을지도 몰라.’

강시연은 잠시 멍하니 그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고개를 돌렸다.

그녀는 이제 진수혁이 또 왜 이러는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 후로도 모임이 끝날 때까지 진수혁은 몇 차례나 그녀 대신 술을 마셨고 차가운 그의 얼굴에는 어느새 희미하게 취기가 올라 있었다.

심하은은 손톱이 부러질 정도로 손을 움켜쥐고 있었고 두 눈은 증오로 물들어갔다.

“수혁아, 시간이 너무 늦었는데 나 좀 데려다줄 수...”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곽지훈이 먼저 나섰다.

“수혁이 형, 형수님이랑 먼저 들어가세요. 하은 누나는 제가 가는 길에 바래다줄게요.”

그는 환한 얼굴로 말했다.

예전엔 몰랐지만 오늘 강시연을 보고 나서야 누가 진짜 진수혁을 아끼는 사람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형을 돕는 게 진짜 친구가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혁아, 나 갑자기 숨이 잘 안 쉬어지는 것...”

심하은은 일부러 기침하며 약한 척했지만 그간 누구에게나 통하던 그 수법은 오늘따라 전혀 먹히지 않았다.

진수혁은 마음에 걸리는 게 있어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는데 곽지훈과 다른 친구들의 권유에 못 이겨 저도 모르게 강시연과 함께 먼저 자리를 떴다.

집으로 향하는 길, 서늘한 밤바람이 불며 그의 정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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