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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Author: 취미
관청에 도착한 김아영이 이곳에 온 이유를 말하자 사또가 문서를 한참 뒤져보더니 석연치 않은 안색으로 힐끔 김아영을 바라봤다.

“마님, 관청에 올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들은 김아영은 멈칫했다.

“그게 무슨 뜻입니까?”

그러자 사또가 문서를 펼치더니 텅 빈 어딘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대제의 율법에 따르면 혼서에 관인이 있어야 효력이 있습니다. 헌데 장군님께서는 관인을 받지 않았으니 엄밀히 말하자면… 이 혼사는 무효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인이 기억하기론 장군님께서 그때 혼인하고 싶은 자와 혼인할 수 없다고 해도 혼서에 다른 여인의 이름을 올리고 싶지 않다고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들은 김아영은 제자리에 굳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그녀는 웃음을 터뜨렸다. 김아영 마음속의 마지막 기대는 완전히 부서지고 말았다.

윤준호의 혼사는 그가 뺏은 거라고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준호는 늘 김아영을 먼저 생각하고 양보해 줬다.

심지어 김아영의 허락 없이 그녀에게 손도 대지 않았다.

시간이 길어지니 김아영도 윤준호에게 진심을 담기 시작했다.

그런데 윤준호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작정하고 있었다니.

‘그래, 쉽게 끝낼 수 있으니 차라리 잘됐어.’

관청을 나서는 김아영의 뒤로 난감한 얼굴을 한 진이가 따라 나왔다.

하지만 김아영은 미련 없이 부두 쪽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남해를 오가며 진주를 채취하는 상인들의 배가 있었다.

김아영은 그 무리의 두목을 찾아가서 말했다.

“저를 좀 태워 주실 수 있겠습니까?”

두목은 햇볕에 까맣게 탄 중년 사내였다. 그는 김아영을 아래위로 훑어보더니 입을 뗐다.

“마님, 남해는 좋은 곳이 아닙니다. 길이 멀고 험합니다.”

“압니다. 저를 영남에 내려주시면 됩니다. 친인척을 찾으러 가려고 합니다.”

김아영의 안색을 눈치챈 두목은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

“알겠습니다. 헌데 일주일 뒤에 떠날 예정입니다. 마님께서 정말 떠나고 싶으시다면 그때 부두로 오십시오.”

그 말을 들은 김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선금을 치렀다.

김아영은 더 이상 윤준호의 옆에 있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계곡으로 돌아가 박우진을 만나고 싶지도 않았다.

마침 저번에 부모님께 김아영의 고모가 영남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서 김아영은 그곳으로 갈 생각이었다.

두 사람 곁만 아니라면 김아영은 어디든지 좋았다.

김아영이 장군부 문 앞에 다다랐을 때, 한 무리의 사람들과 마주쳤다.

윤준호가 크고 작은 보따리를 든 채 앞에서 걷고 있었고 옆에 윤지혜가 있었다. 두 사람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서로를 보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윤준호는 고개까지 숙여가며 윤지혜의 말을 들어줬다.

김아영은 그 모습을 보니 관청의 사또가 했던 혼인하고 싶은 자와 혼인하지 못한다는 말이 생각났다.

김아영은 씁쓸하게 웃으며 그들을 지나치려고 했다.

“아영아.”

그런데 윤준호가 김아영을 불러세웠다.

윤준호는 김아영에게 다가가 그녀를 살펴보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몸이 아직 낫지 않았으니 들어가서 쉬거라. 무슨 일이 있거든 하인에게 명하거라. 내가 대신 해주마.”

“답답해서 나왔습니다.”

김아영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윤준호는 무언가를 더 말하고 싶은 듯했지만 창백한 김아영의 얼굴을 보곤 누그러진 말투로 말했다.

“돌아가서 쉬거라. 내 인삼차를 내오라고 하마.”

김아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처소로 돌아갔다.

날이 조금 어둑해졌을 때, 처소의 문이 열리더니 윤준호가 인삼차를 들고 들어왔다.

김아영이 창가에 앉아 있던 모습을 본 윤준호는 인삼차를 내려놓더니 그녀를 안아 들고 탁자 옆으로 갔다.

“몸이 낫지도 않았는데 어찌 바람을 쐬는 거냐? 자, 따뜻할 때 마시거라.”

하지만 김아영은 인삼차를 힐끔 보더니 말했다.

“저는 이미 저녁을 먹었습니다.”

윤준호는 그 말을 듣고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건 인삼차다. 몸에 무척 좋다고 했다. 의원이 네가 기력이 쇠해서 몸보신을 해야 한다고 했다. ”

윤준호는 김아영을 걱정하는 듯 말했지만 그녀와 감히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런 윤준호를 본 김아영의 심장이 차갑게 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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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돌릴 수 없는 마음   제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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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돌릴 수 없는 마음   제1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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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돌릴 수 없는 마음   제17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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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되돌릴 수 없는 마음   제16화

    김아영의 담담한 얼굴을 보니 박우진은 가슴이 아팠다.“그날 네 연등을 가지러 가지 않은 게 후회된다. 네가 없는 일 년 동안 매일 후회했다.”박우진의 목소리는 너무 작아서 거의 들리지 않았다.“네가 잘 지낸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널 찾아오지 말았어야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널 못 잊는다는 걸 알게 됐다. 네가 경성에 있다는 걸 알아내서 여기로 왔다. 네 얼굴을 보고 싶어서.”박우진이 빨개진 눈으로 말을 이었다.“아영아, 날 용서해 주겠느냐?”김아영은 그런 박우진을 바라봤다.“박우진, 네가 윤지혜를 마음에 품어서 내 연등을 가지러 오지 않은 것에 대해서 원망한 적 없다. 감정을 강요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까.”김아영의 말을 들은 박우진의 눈이 밝아졌다.“하지만 네가 말하는 용서가 윤지혜를 위해서 나한테 업보를 뒤집어씌우고 수모를 당하게 하고 사당에 갇히게 한 그걸 얘기하는 거라면 절대 용서할 수 없다.”순간, 박우진의 안색이 다시 어두워졌다.김아영은 그런 박우진을 보며 다시 물었다.“할 말 다 끝났어?”박우진은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다 했으면 나는 가겠다.”김아영은 그 말을 끝으로 이성호에게 다가갔다.이성호는 여유롭게 매화나무 아래에서 꽃구경을 하고 있었다.발걸음 소리를 들은 그는 고개를 돌렸고 김아영의 표정을 살피더니 아무것도 묻지 않았다.“가자, 내가 차를 준비하라고 했다.”이성호의 말을 들은 김아영이 고개를 끄덕이곤 그를 따라갔다.두 사람은 나란히 걸으며 방금 전의 일은 꺼내지 않았다.이성호는 가는 길에 보이는 꽃을 소개했다. 늘 그렇듯 편안한 말투였다.김아영은 이성호의 말에 대답하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불안해졌다.‘박우진도 경성에 찾아올 수 있는데 윤준호는? 윤준호도 경성에 온 건 아닐까?’그렇게 생각하던 김아영은 억지로 불안함을 지우려 애썼다. 그래서 밤낮으로 일에 매달렸다.하지만 결국 올 것이 올 게 말았다.그날, 김아영은 점포에서 나오자마자 옆에 있던 찻집 손님들이 하

  • 되돌릴 수 없는 마음   제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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