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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화

작가: 용생
앞에 서 있던 주정수와 주연수가 고개를 돌리자, 마침 옆 옷가게로 돌진하듯 뛰어 들어가는 주도현의 뒷모습이 보였다.

두 아이는 망설임 없이 곧장 뒤를 쫓았다.

유리문에 달린 종이 청량한 소리를 내며 울리자, 서은아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

“어서 오세...”

“은아!”

“엄마!”

주도현과 주정수, 주연수가 그녀의 앞에 멈춰 섰다.

세 사람의 시선이 그녀에게 뜨겁게 내리꽂혔다.

서은아의 미소가 순간 얼어붙더니, 이내 서서히 사라졌다.

세 사람의 눈시울은 이미 붉어져 있었다. 주도현은 서은아의 손목을 잡으면서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은아, 당신 정말 독해.”

“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

서은아의 시선이 주도현을 빠르게 스치더니, 주정수와 주연수에게 잠시 머물다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녀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없었다. 목소리는 그저 예의 바르고 냉랭할 뿐이었다.

“여긴 여성 의류 매장입니다. 나가 주세요.”

주정수와 주연수는 온몸을 떨면서 믿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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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늦은 사랑은 한 줌의 재가 되어   제2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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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은아의 의류 매장은 브랜드 체인점이었다. 이전에는 주로 남부 지방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는데, 이번 시내 중심가 거리에 오픈한 매장은 그녀가 이곳에 처음으로 내디딘 발판이었다.이번 여름 방학 동안 서은아는 시내에 머물 계획이었다. 초심 매장의 영업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눈여겨보았던 몇몇 좋은 상권과 매장들을 찾아다니며 계약과 인테리어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스케줄이 워낙 빽빽하다 보니 서은아가 매일 매장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가 가게에 나오는 날이면 어김없이 주정수와 주연수가 문앞을 지키고 서 있었다.지점장이 미간을 찌푸리며 보고했다.“사장님, 저 학생 두 명이 매일 문 앞을 지키고 서서 가라고 해도 가질 않네요. 사장님을 찾으러 온 거라는데 어떡할까요?”서은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하던 일을 계속해 나갔다.점심시간이 되었는데도 아이들은 떠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밥도 먹지 않은 채 유리창 너머로 자신을 애처롭게 바라보는 모습을 보자, 서은아는 결국 한숨을 내쉬면서 아이들 앞으로 걸어갔다.“엄마!”주정수와 주연수의 눈에 기쁨이 가득 차올랐다.“밥 먹으러 가자.”서은아는 앞장서서 아이들을 바로 옆의 맥도날드로 데려갔다. 점심시간이라 매장 안은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었고, 그녀는 겨우 빈자리 두 개를 찾아 아이들을 앉혔다.그리고 카운터로 가 세트 메뉴 두 개를 주문했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주정수가 다가와 같이 앉자고 붙잡았으나 서은아는 거절했다.주문한 음식을 받아 쟁반을 아이들 테이블 위에 내려놓은 서은아는, 불안해하는 두 아이를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다 먹으면 돌아가렴. 앞으로는 오지 마라.”서은아는 아이들의 반응은 살피지도 않은 채 미련 없이 돌아서서 매장으로 가 버렸다.주정수와 주연수는 눈시울이 붉어진 채 눈앞의 햄버거를 바라보았다. 목구멍이 꽉 막힌 것처럼 답답했다.주정수가 먼저 햄버거를 집어 들고는 커다란 입으로 베어 물며 억지로 삼켰다. 주연수 역시 서은아가 사준 음식을 입

  • 뒤늦은 사랑은 한 줌의 재가 되어   제18화

    열 살 안팎의 남자아이가 가게 안으로 들이닥치더니, 주정수를 세차게 밀쳐내고 두 팔을 벌리면서 서은아의 앞을 가로막았다. 아이는 눈을 부릅뜬 채 눈앞의 세 남자를 노려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그러면서도 서은아에게 슬쩍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엄마, 무서워하지 마세요! 조금 있다가 싸움이 나면 엄마는 바로 경찰서로 도망쳐서 신고해요! 나 싸움 엄청 잘해요!”서은아는 자기 앞을 든든하게 막아선 서주영을 바라보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그녀는 서주영의 손을 꼭 잡고 미소를 지으며 달랬다.“괜찮아, 주영아. 엄마가 아는 사람들이야...”주정수와 주연수는 눈에서 불을 뿜을 듯한 기세로 서주영을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너 뭐야! 우리가 엄마 진짜 아들이라고!”주도현 역시 이를 악물고 서주영을 노려보았다. 폭발하기 직전인 주정수와 주연수를 등 뒤로 끌어당긴 그의 굵직한 목소리에는 분노가 서려 있었다.“서은아, 주정수랑 주연수는 당신 친자식이야. 저 녀석은 대체 누구 자식이야?”“당신, 재혼했어?”서주영은 저도 모르게 서은아를 쓱 쳐다보았다. 이들이 바로 엄마가 말했던 전남편과 아이들이라는 것을 눈치챈 것이다. 다시 한번 서은아를 자신의 등 뒤로 숨긴 서주영은 기죽지 않고 큰 소리로 외쳤다.“우리 엄마가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아저씨가 무슨 상관이에요? 난 엄마가 가슴으로 낳은 아이이고, 앞으로 엄마는 내가 지킬 거예요!” “그러니까 다들 당장 나가요! 다신 우리 엄마 괴롭히지 마시고요!”“엄마! 밖에서 데려온 애는 키우면서, 우린 이제 본체만체하겠다는 거야?”주정수가 붉게 충혈된 눈으로 따져 물었고, 주연수 역시 억울함과 원망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서은아를 쏘아보았다. 주도현의 눈빛에도 아픔과 이해할 수 없다는 감정이 소용돌이쳤다.서은아는 헛웃음을 지으며 서주영의 머리를 쓰다듬었다.“그래, 난 주영이가 참 좋아. 앞으로 이 아이가 내 아들이야.”“당신들 세 사람하고 난 이미 남남이니까, 앞으로 다신 내 인생에 참견하지 마.”주정수와 주연

  • 뒤늦은 사랑은 한 줌의 재가 되어   제17화

    앞에 서 있던 주정수와 주연수가 고개를 돌리자, 마침 옆 옷가게로 돌진하듯 뛰어 들어가는 주도현의 뒷모습이 보였다. 두 아이는 망설임 없이 곧장 뒤를 쫓았다.유리문에 달린 종이 청량한 소리를 내며 울리자, 서은아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들었다.“어서 오세...”“은아!”“엄마!”주도현과 주정수, 주연수가 그녀의 앞에 멈춰 섰다. 세 사람의 시선이 그녀에게 뜨겁게 내리꽂혔다. 서은아의 미소가 순간 얼어붙더니, 이내 서서히 사라졌다.세 사람의 눈시울은 이미 붉어져 있었다. 주도현은 서은아의 손목을 잡으면서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서은아, 당신 정말 독해.”“엄마, 너무 보고 싶었어...”서은아의 시선이 주도현을 빠르게 스치더니, 주정수와 주연수에게 잠시 머물다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녀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없었다. 목소리는 그저 예의 바르고 냉랭할 뿐이었다.“여긴 여성 의류 매장입니다. 나가 주세요.”주정수와 주연수는 온몸을 떨면서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서은아를 바라보았다. 주도현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복잡한 눈빛을 보냈다.“은아, 너...”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문에 달린 종이 다시 울렸다. 서은아는 세 사람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바로 돌아서서 손님을 맞이했다.아이들이 앞으로 나서려 하자 주도현이 가로막았다. 세 사람은 구석에 서서 간절한 눈빛으로 서은아를 바라볼 뿐이었다.오픈 첫날이라 가게에는 손님이 끊이지 않고 밀려들었다. 서은아와 두 직원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세 사람은 밀려드는 인파에 결국 가게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그럼에도 세 부자는 그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주도현이 간단한 먹거리를 사 왔고, 세 사람은 문밖에서 밤이 될 때까지 기다렸다.영업이 끝나고 정리 마친 직원들이 퇴근하자, 서은아 혼자 남아서 오늘 매출을 정산했다. 그때 주도현이 두 아이를 데리고 다시 들어왔다.막상 서은아 앞에 서자, 세 사람은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할지 몰라 말문이 막혔다.지금의 서은아는 3년 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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