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하영은 의아한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면서 축하해 주었다.“보아하니 이제 태호 군을 도우라고 불러야 할 것 같네.”그녀는 말을 잠시 멈추고 부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참... 자네 같은 나이에 성자 경지로 돌파한 사람은 나도 처음 보네. 예전에 내가 자네와 같은 천부적 재능이 있었다면 지금은 벌써 중주에 갔을 거야.”이에 이태호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윤하영은 그래도 명색이 봉주인데 칭찬이 너무 과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이태호가 입을 열기도 전에 윤하영은 짙은 약향을 풍기는 단약 한 알을 꺼내서 건넸다. “정신단(定神丹)이란 단약이네. 자네는 방금 성자 경지로 돌파해서 양신(陽神)을 형성했잖아. 이 정신단은 양신을 안정시키는 작용이 있어.”원신에게 유용한 단약이라는 것을 들은 이태호는 더 이상 사양하지 않고 바로 정신단을 받았다.비록 지금은 중급 7급 연단사이지만, 영약이 부족하고 장기적으로 폐관 수련한 탓에 원신단과 같은 양신에 효과가 있는 단약을 만들 겨를이 없었다.단약을 잘 보관한 후 이태호가 말하려고 할 때 먼 하늘에서 몇 가닥의 무지갯빛이 날아오면서 그의 앞에 떨어졌다.무지갯빛에서 낯익은 그림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제8봉 진남구, 제9봉 사오름, 제5봉...이태호는 이 사람 중에서 나봉 장로를 발견했다.“하하, 이 장로는 역시 심운과 같은 천교를 격살할 수 있는 진전 제자답군. 이제 지난 지 얼마 됐다고 벌써 성자 경지로 돌파하다니.”진남구는 요광섬에 도착한 후 허허 웃으면서 말했다.그 전에 이태호가 돌파할 때 불러일으킨 천지의 이상 현상은 온 태일종을 발칵 뒤집어 놓았다.당시 진남구는 영보를 만들고 있었는데 정신을 집중하지 못한 까닭에 만들고 있던 영보가 망가졌고 자기의 수염마저 태울 뻔했다.옆에 있는 사오름도 얼굴에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이 도우가 성자 경지로 돌파한 것을 축하하네. 우리 제9봉에 좋은 물건이 별로 없어서 이 만년왕옥수(萬年王玉髓)를 축하 선물로 준비했네.”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요광섬 내의 대전에서.상석에 앉은 이태호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찻잔을 들고 묵묵히 양쪽에 있는 각 봉주와 종문 장로들을 바라보았다.이번에 그가 성자 경지로 돌파해서 일으킨 파장은 어마어마하였다.오늘 9대 봉주들이 출동했을 뿐만 아니라 평소에 요광섬과 왕래가 적었던 장로들도 여기에 찾아왔으니까.이태호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종주 선우정혁까지 제자를 보내서 선물을 전달해 주었다.종문 대전에서 종주 선우정혁의 명을 받고 선물을 전달하러 온 제자는 상석에 앉아서 과분한 관심을 받아 놀라워하는 이태호를 부러움이 가득 찬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선우정혁의 곁에 있는 제자로서 그는 이태호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이태호의 과거 일들을 제대로 알고 나서 그는 진심으로 탄복하고 부러워했다.입문한 지 두 달 만에 단탑 랭킹의 3위로 올라갔고 단도 천교인 허지아와 대결에서 이겼다.입문한 지 반년 만에 단탑의 제7층까지 올라가서 종문의 역사상 처음으로 35세 전에 제7층으로 올라갔고 종문 선조의 단도 전승을 물려받은 제자로 되었다.그리고 몇 달 전에 창망산맥에서 이화 성왕의 동부 유적이 열렸을 때 동부 내에서 자기보다 등급이 높은 신소문의 천교 심운을 격살했을 뿐만 아니라 조씨 가문의 천교인 조광학이 중상을 입게 하였다.또한, 얼마 전에 순조롭게 7급 연단사로 진급해서 선우정혁이 단당 장로로 임명하여 종문에서 가장 젊은 장로로 되었다. 지금은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하나하나의 일들이 일반 수사에게 발생했다면 천교라고 불릴 만큼 엄청 대단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태호에게는 모두 과거사에 불과했다.예전에 종문의 대부분 사람은 이태호를 부러워하면서 질투했고 이태호는 그냥 운이 좋아서 종문의 여섯 번째 진전 제자로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지금은 누구도 질투하지 않을 것이다.왜냐하면 상대방이 자기보다 한 발짝 앞설 때 그 사람을 질투할 수 있다.그러나 상대방이 자기보다 열 발짝 앞설 때, 이런 괴물 같은 천교를 상대로 한다면무력감을 느끼게 되고 아무리 노
종문의 제자나 외문 장로가 성자 경지로 돌파하면 종문에서 영보, 단약 등을 선물로 보낸다.첫째, 종문이 제자를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둘째, 성자 경지로 진입한 후 예전처럼 하급이나 중급 영보를 사용하는 것이 더 이상 적합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성자급 수사는 대부분 상급 영보를 사용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종문은 제자가 성자 경지로 돌파할 때 늘 축하 선물을 준비하는데 종문이 그 제자를 중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예전에는 이런 물건들은 모두 종문 장로가 나서서 준비하였다.그러나 이번에 종주가 직접 선물을 보낼 줄이야.천령단은 최상급 단약은 아니지만 이태호가 선우정혁의 마음속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여주기에 충분했다.맹동석의 부러움이 가득한 말을 들은 후 이태호는 말문이 막혔다. 이 사람들이 아직 자기의 딸 신은재가 선우정혁의 제자로 된 사실을 몰라서 다행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또 한바탕 인사치레를 할 것이다.이태호는 연신 손사래를 쳤다.“아닙니다. 저는 운이 좋아서 그래요. 종주님께서 저 같은 보잘것없는 자를 기억하실 줄은 몰랐어요.”대전 내에 있는 열 몇 명의 장로와 봉주들은 이 말을 듣자 모두 입술이 씰룩거리고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입에 바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네?한바탕 인사치레를 주고받은 후 몇몇 장로들, 제1봉, 제2봉 등 몇몇 봉주들은 연달아 떠났다.그들이 떠난 뒷모습을 보고 있을 때 머지않은 곳에 있는 윤하영이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였다.“참, 이 도우는 이번에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보름 뒤에 열릴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할 자신이 있어?”이에 이태호는 대전에 남은 몇몇 장로들을 바라보았다.지금 대전에는 제7봉 맹동석, 제8봉 진남구, 제9봉 사오름, 제6봉 윤하영, 그리고 이 네 산봉우리의 성자급 장로들, 예전에 알고 지냈던 나봉이 남았다.윤하영은 몇몇 봉주들이 떠난 후 이런 질문을 한 것을 본 이태호는 갑자기 마음이 들떴다.‘설마 윤하영 등은 나를 지지할 생각인가?’종문 겨루기 대회는 제
예전 같았으면 그들은 이태호에게 공을 들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그때의 이태호는 방금 종문에 입문한 지 얼마 안 됐고 실력도 높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종문 내의 5대 진전은 각자 장점이 있었다.진전 제자 중에서 서열이 꼴찌인 권민정도 세상에서 보기 드문 단도의 천재였다. 훗날에 7급 연단사, 심지어 8급 연단사로 될 가능성이 있다.서열 1~3위인 고준서, 여경구, 기성우 등은 차례대로 성자의 경지로 돌파하였고 내공은 월등히 앞섰다. 특히 고준서는 이태호 못지않은 신체(神體)를 가지고 있고 출중한 천부를 지니고 있다.더구나 상고시대 대능력자의 환생이라고 해서 순서대로 착실하게 수련하기만 하면 다시 최정상으로 오르고 더 높이 나아갈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따라서 당시의 이태호보다 종문 장로들은 고준서를 더 지지하였다.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이태호는 타고난 천부를 드러냈고 하는 일마다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지금은 후발 주자로서 먼저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괴물과 같은 자질을 가지고 있으니 윤하영 등의 마음이 어찌 움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래서 제1봉~제5봉의 봉주와 장로들이 떠나자 윤하영은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은 것이었다.윤하영이 질문하고 나서 옆에 앉아 있는 맹동석은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그는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이 도우, 이번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한 자신이 있는가?”이에 이태호는 잠자코 있다가 고개를 끄덕이었다.“지금 1위는 장담하지 못하지만 3위 내에 들 수 있을 겁니다.”그가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 육체가 진룡처럼 엄청나게 단단해졌다. 그리고 팽배한 기혈까지 더해서 그는 3급 성자급 수사와도 맞서 싸울 수 있었다. 그가 들은 소식에 따르면 지금 종문 내의 5대 진전 제자 중, 고준서, 여경구, 기성우만이 성자의 경지로 돌파했다고 한다.이태호는 상고 시대 대능력자의 환생인 고준서 외에 기타 두 사람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그렇지만 이태호는 중간에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 것을 대비해서 윤하영에게 꼭 우승
맹동석 등은 이태호의 이런 모습을 보자 저도 모르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들은 이태호의 타고난 자질을 보았기에 그를 지지하고 싶은 것이다.고준서를 지지하는 사람은 매우 많았다.앞의 다섯 산봉우리의 봉주들, 그리고 수십 명의 장로들, 고준서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넘치고 넘쳤다.맹동석 등은 금상첨화(錦上添花)를 하는 것보다 설중송탄(雪中送炭), 다시 말하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 더 낫다는 도리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이들은 이태호를 지지하게 된 것이다.이태호의 말을 들은 후 윤하영의 아름다운 얼굴에 안심하는 듯한 기색을 드러났다.“그럼 우린 자네의 좋은 소식을 기다릴게.”옆에 있는 맹동석은 이어서 말했다.“이제 열흘 지나면 종문 겨루기 대회가 열리네. 먼저 내공을 다지고 성자 경지의 천지의 힘을 익숙하게 다루는 것을 배워.”진남구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자네에게 최상급 영보가 있어서 영보가 부족하지 않은 것을 알고 있네. 그럼 오도석(悟道石) 하나를 줄게. 이것은 내가 예전에 천남의 한 비경에서 얻은 보물인데 수사가 도를 깨우치는 데 도움이 될 거야.”진남구는 말을 마치고 온통 새까만 돌 하나를 꺼냈다.이 돌은 크지 않고 손바닥만 했다. 그러나 복잡한 도운을 발산하였다. 마치 어떤 법칙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범상치 않은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그 오도석을 바라보면서 마음속으로 크게 기뻐했다.그는 거절하지 않고 냉큼 받았다.보물을 받고 나서 진남구를 향해 포권을 취하면서 고마움을 표했다.“진 봉주님의 귀중한 선물에 감사드립니다. 저는 꼭 봉주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겠습니다.”그러고 나서 이태호는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사오름을 바라보았다.그의 눈빛에 사오름은 어이가 없었다.오늘 무엇을 하지 않으면 무사히 요광섬을 떠날 수 없을 것 같았다.그래서 사오름은 천천히 말하였다.“난 진법에만 정통하네. 검도는 맹 봉주보다 못하고 단도는 윤 봉주보다 못하며 연기(煉器)는 진 봉주보다 못하네. 그렇다면 오늘
이태호가 이렇게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자 옆에 있는 맹동석 등도 연달아 웃음을 터뜨렸다.그들은 이태호가 이길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봉주와 장로들이 떠난 후에도 계속 요광섬에 머물지 않았을 것이고 더더욱 이태호를 지지하려는 진심을 솔직하게 털어놓지 않을 것이다.이번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가장 인기 많은 사람은 이태호가 아니라 진전 제자 중에서 서열 1위인 고준서였다. 고준서는 이미 성자급 수사로 되었을 뿐만 아니라 상고시대 대능력자의 환생으로서 매우 심오하고 헤아릴 수 없는 무기나 신통들을 갖고 있었다.일반 제자들은 전혀 고준서의 상대로 될 수 없었다.같은 진전 제자인 기성우, 여경구 등도 고준서에 비하면 실력이 한 단계 낮았다.그래서 종문 내의 많은 봉주와 장로는 그를 지지하게 된 것이다.이태호의 천부를 직접 보거나 겪은 맹동석 등은 이태호에게 ‘설중송탄’하기로 결정했다.이태호가 우승하지 못해서 그들의 투자가 실패를 해도 큰 손실을 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투자가 성공하게 된다면 그들은 엄청난 보답을 받을 수 있게 된다.사오름이 요광섬에 취령진을 배치한 후 천천히 일어나면서 웃음을 머금었다.“나는 요광섬의 영기를 외계보다 열 배 정도 높일 수만 있어. 더 많이는 못 하겠네.” 공기에 너무 짙어서 흩어지지 않는 안개를 느끼면서 이태호는 바로 감사의 인사를 하였다.“열 배의 영기라면 충분합니다.”태일종이 자리 잡은 이곳은 영맥이 있어서 영기의 농도가 원래 다른 곳보다 여러 배나 높았다.지금 요광섬의 영기는 취령진을 배치한 후 외계보다 열 배 이상 많아서 이미 이태호의 예상을 훨씬 초월했다.이렇게 짙은 천지의 영기가 모아서 영액으로 변했고 심지어 물방울이 되어 떨어진 정도라면 요광섬은 보배의 땅이라고 할 수 있었다.이에 사오름은 입꼬리를 올리고 고개를 끄덕였으며 작별 인사를 하였다.“이 도우, 난 일이 있어서 이만 제9봉으로 가겠네.”그녀는 이태호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고는 무지갯빛으로 변해서 날아갔다.사오름
한바탕 축하 인사를 나눈 후 나봉은 잠시 멈추다가 이어서 말했다.“확실히 너를 찾을 일이 있네.”그는 이번에 원래 이태호를 축하하기 위해 온 것이었다. 어쨌든 성자 경지로 돌파했으니 종문 내에서도 큰 경사라 할 수 있었다. 물론 큰 의식을 치를 정도는 아니지만 같은 장로로서 직접 찾아와서 축하해주고 체면을 살려주는 정도는 할 수 있었다. 나봉은 원래 이렇게 생각했다.그러나 그가 요광섬에 와서 맹동석과 윤하영 등이 이태호를 지지하겠다는 진심을 털어놓은 것을 보자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나봉은 원래 외문 장로였는데 무항시에서 천교 이태호를 발굴한 덕분에 종문에서 영단을 장려로 주었다. 그는 바로 이 영단을 통해 성자 경지로 돌파해서 내문 장로로 되었다.어떻게 보면 이태호의 덕을 본 것이라고 할 수 있다.여기까지 생각한 나봉은 황급히 입을 열었다.“맹 봉주 등이 지지한다고 했으니 태호 군은 이 겨루기 대회에 숨은 기연을 알고 있어?”나봉의 질문에 이태호는 문득 의심이 들었다.종문 겨루기를 통해 소종주, 그리고 중주로 갈 인원을 뽑는 것을 알고 있는데, 설마 또 다른 기연이 있단 말인가?그렇지 않으면 나봉은 절대로 이렇게 묻지 않았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한 이태호는 잠자코 있다가 이어서 물었다.“나 장로, 설마 종문 겨루기 대회 뒤에 또 다른 기연이 숨어 있어요?”이태호의 질문에 나봉은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이었다.“대회가 끝나면 5위 내에 든 제자들은 연말에 성공 전장으로 가게 될 것이네. 성공 전장은 예전의 모든 비경 유적과 다른 곳이야. 창란 세계의 13주와 모두 연결된 대형 비경이거든. 10만 년 전에 어떤 선인이 선계에서 내려와서 천남의 요선(妖仙)을 처치하면서 형성한 곳이라는 설이 있네.”성공 전장?!나봉의 대답에 이태호는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마셨다.온 창란 세계를 연결하는 대형 비경이라니!그것도 선인과 관련이 있는 비경!이태호는 놀란 나머지 나봉을 힐끗 쳐다보았다.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한 이태호를 보자 나봉
이태호는 속으로 깜짝 놀랐다.그래서 그는 다급히 물었다.“나 장로, 200년 전의 그 산수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 있어요?”이태호가 놀란 모습을 보자 나봉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깊이 생각하지는 않았다.그는 헛기침하고 나서 다시 입을 열었다.“그때 나는 그냥 무왕급의 수사여서 그 사람의 소식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하네. 하지만 소문에 따르면 그 산수는 갑자기 나타난 것처럼 아무도 그가 어떻게 성공 전장에 들어가게 됐는지 모른다고 하더군. 그는 성공 전장의 돌비석에 이름을 남겼고 많은 성지의 신자, 성자를 격살했어. 그리고 어떤 선연을 얻었는데 탑 모양의 보물이라는 말도 있네... 성공 전장에서 나온 후 그자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성자에서 성황 경지로 돌파하였는데 수십 년도 걸리지 않았고 각 성지가 숨도 쉬지 못하게 억압했다더군...”여기까지 얘기한 나봉은 잠시 멈추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그 산수에 대한 다른 정보는 나도 모르겠어. 당시 나는 태일종의 보잘것없는 무왕급 수사였으니까.”이에 이태호는 속으로 매우 놀랐다.나봉의 얘기를 들을수록 그 산수가 그의 스승인 미친 어르신일 가능성이 높았다.왜냐하면 오직 미친 어르신만이 남의 성녀를 납치하는 일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과거에 그가 미친 어르신의 곁에서 수행할 때 가끔 미친 어르신이 술에 취한 후에 자기는 검을 한번 날리면 천문을 열 수 있고 사면팔방의 백만 수사들을 이긴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하지만 당시 이태호는 미친 어르신이 술에 취해서 횡설수설한 술주정이라고 생각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후에 그가 천청종에 들어간 후 사숙 남두식을 만난 후에 비로소 미친 어르신이 창란 세계에 간 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떤 일들로 인해 창란 세계의 일부 대세력이 그를 죽이려고 추격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당시 이태호는 저 미친 어르신이 도대체 무슨 천인공노한 일을 했는지 궁금했었다.지금 나봉의 얘기를 듣고 나서 비로소 깨달았다.그가 계속 생각하기
이태호에 대해 많이 알수록 연장생은 이태호가 더욱 마음에 들었다.천부적 자질은 말할 것도 없고 선연까지 얻었으니 중도에 죽지 않는 한 앞으로 꼭 수백 년 전의 산수(散修)처럼 신선으로 될 것이다.이태호는 그 산수처럼 불과 백 년 만에 비승해서 신선으로 되어 창란 세계에 아름다운 전설을 남길 것이다.그리고 연장생을 더욱 기쁘게 한 것은 이태호가 연단사의 신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다.비록 아직 7급 연단사에 불과하지만 이태호가 단도에서 뛰어난 천부적 자질을 가지고 있음을 충분히 증명하였다. 최고의 연단사는 한 종문을 만년 이상 번영시킬 수 있다.예전에 태일종의 제8대 종주는 그냥 태일성지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온 진전 제자였으나, 8급 연단사의 실력으로 태일종으로 하여금 천남에서 자리를 잡게 하였다.8급 연단사가 이런 힘이 있는데 9급 연단사로 성장해서 성황급 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단약을 정제할 수 있다면 어느 대세력에 있든 모두 귀빈으로 모실 것이다.게다가 이태호는 검도에도 조예가 깊었다.연장생은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을 통해 이태호가 각성한 검도의 의지는 경금 검기를 훨씬 능가해서 검도 대종사로 자라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남다른 천부적 재능을 하나라도 가질 수 있는 자는 백만 명 중에 한 명이 나올까 말까 하였다.태일성지에서 이런 자는 진전 제자로 될 수 있고 성왕 경지의 장로를 스승으로 택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가졌다. 단도, 검도에서 특별한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다면 성지의 8대 장로도 서슴없이 서로 친전제자로 삼겠다고 다툴 것이다.이태호처럼 여러 가지 천부적 자질을 가진 천교는 성지 종문에 들어가면 폐관 수련 중인 태상 장로도 깜짝 놀랄 것이다.“대장로님, 저는 며칠 더 있다가 가고 싶습니다.”이태호는 가슴을 펴고 차분하게 말했다.“저는 5급 성자 경지로 돌파한 후에 중주로 갈 생각입니다.”진선 정혈을 얻은 후 이태호는 대도를 조금 깨달았고 5급 성자 경지의 장벽을 느낄 수 있었으며 수시로 돌파할 것 같았다.이
다음 날 아침. 금싸라기 같은 황금빛 햇살이 구름을 뚫고 인간 세상에 쏟아졌다.오색찬란한 아침노을은 신선한 공기를 지니고 새로운 날이 다가왔음을 예고하였다.요광섬에서 이태호는 상쾌한 표정으로 기지개를 켜고 방에서 나왔다.어제 요광섬으로 돌아온 후 그는 한 달 넘게 안 본 아내들과 오랜만에 아름답고 황홀한 밤을 보냈다.그가 정원의 우물가로 가서 물을 받고 세수한 후 잠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 허리에 찬 전음 옥패가 진동하기 시작했다.신식으로 살펴보니 종주 선우정혁이 종문 대전에 오라는 소식을 보내온 것이었다.이를 본 이태호는 신식으로 아직 방 안에서 깊이 잠들고 있는 신수민 등 네 여인들을 훑어본 후 고개를 흔들면서 곧장 하늘로 솟아오르고 대전을 향해 날아갔다.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대전의 문 앞에 도착했다.대전 안으로 들어가니 선우정혁과 연장생은 상석의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다정하고 흐뭇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선우정혁은 아마 대장로 연장생 때문에 자신을 부른 것으로 추측했다.중주 태일성지의 대장로인 연장생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를 보호하기 위해 직접 천남 지역까지 왔다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예전에 태일종에서 중주로 간 천교들도 있었으나 이태호처럼 성지의 중시를 받은 자가 없었다.이태호가 예측하건대 선우정혁은 자신이 연장생을 따라 중주의 태일성지로 가길 원한 것 같았다.의자에 앉아서 연장생과 담소를 나누던 선우정혁도 대전으로 들어오는 이태호를 보고 먼저 말을 건넸다.“태호야, 왔구나. 어서 연 장로님께 인사드려.”이태호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서 연장생을 향해 깍듯이 인사를 하였다.“대장로님을 뵙습니다.”연장생은 손을 가볍게 흔들자 가벼운 바람을 일으키면서 절을 하려는 이태호를 일으켰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됐어. 남도 없는데 큰절할 필요가 없지. 너에게 할 말이 있어서 부른 거야. 성지에서 자네가 타고난 천부적 자질을 가졌고 또 선연을 얻은 것을 알고 널 안전하게 성지로 데
맹동석이 자신의 추측을 확인하기도 전에 기타 봉주들도 잇달아 대전 입구에 도착했다윤하영, 진남구 등 8명의 봉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갈 때 맹동석과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그들은 가장 먼저 상석에 앉은 연장생을 주목했다.몇몇 봉주들의 다양한 표정을 보자 연장생의 옆에 앉은 선우정혁은 그들이 연장생의 정체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그는 웃으면서 소개하였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께 인사를 드리라고 자네들을 부른 거네.”맹동석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성지에서 오셨다고요?”태일종의 성지라면 중주의 태일성지였다.봉주인 그들이 꿈에서도 들어가고 싶은 곳이었다.선우정혁은 맹동석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말을 이어갔다.“성지에서 오신 대장로님은 우리 태일종에서 며칠 머물다가 곧 이태호를 호송해서 중주 성지로 가실 거야. 수행과 관련된 궁금증이 있다면 대장로께 여쭤봐도 되네.”맹동석 등이 연장생의 신분을 듣고 받은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선우정혁이 이어서 한 말을 들었다.이번에 맹동석뿐만 아니라 기타 여덟 명의 봉주도 모두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이태호를 중주성지로 호송하기 위해 왔다고?이태호는 천부적 재능이 출중해서 종문 겨루기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중주성지의 대장로까지 직접 나서서 호도자로 되어 이태호를 호송할 필요가 있을까?예전에 태일종의 겨루기 대회에서 1위를 한 자는 모두 자신이 영패를 가지고 중주로 갔다.다들 어리둥절하고 있을 때 맹동석은 바로 성공 전장을 떠올렸다.그는 뭔가를 깨달은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설마 태호가...”상석에 앉아 있는 연장생은 반응이 빠른 맹동석을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9급 성자급 수사가 이렇게 빨리 사실의 본질을 알아봤다는 것에 다소 놀라워했다.하지만 그도 사실을 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이태호가 선연을 얻은 사실은 이미 온 창란 세계의 대세력에 알려졌고 머지않아 곧 천남으로 전해질 것이다.그리고 성공 전장에 같이 갔다 온 고준서 등 목격자도 있지 않은가.더구나 태일종은
남두식과 이태호가 담소를 나누던 중, 대장로가 다가와서 이태호를 유심히 살펴보았다.잠시 후, 대장로는 입을 크게 벌리고 놀라운 표정으로 물었다.“태호야, 이번에 성공 전장에서 내공이 또 오른 것 같구나.”그의 기억에 이태호가 떠날 때 지금처럼 이렇게 큰 압박감을 주지 않았던 것 같았다.그러나 한 달 만에 이태호는 환골탈태한 듯한 느낌을 주었다.이태호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다.“운이 좋아서 거기서 돌파했어요.”사람들은 그의 말을 듣고 한순간에 조용해졌다.‘운이 좋아서?’이태호가 떠날 때 방금 3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 그러나 방금 그의 말에 따르면 성공 전장에서 4급 성자 경지로 돌파했다는 뜻이었다.성자 경지에 이르면 내공을 높이기가 어렵다고 하지 않았는가?그러나 대장로 등은 이미 이태호의 괴물과 같은 천부적 자질에 익숙해졌다.이태호의 경지가 또 높아졌다는 사실을 들은 후 대장로는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자네와 은재는 모두 괴물이야. 네가 천청종에 있을 때 하루가 멀다 하고 돌파했는데 지금 은재도 너와 똑같아.”대장로의 부러워하면서도 못마땅한 표정에 이태호는 어이가 없어서 말없이 웃기만 하였다.남두식은 대장로의 말을 끊고 웃으면서 말했다.“됐소. 오늘 태호가 무사히 돌아왔으니 축하 잔치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소?”사실 이태호가 없는 동안 남두식은 걱정돼서 오랫동안 안절부절못했다.그는 성공 전장이 너무 위험해서 예로부터 성지의 성자들도 적지 않게 죽었다고 들었다.딸인 남유하와 신수민 등 여인들이 마음에 병이 생길 정도로 매일 이태호를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마음도 아팠다.이제 이태호가 무사히 돌아왔고 딸도 매일 슬퍼하지 않아도 되니 그는 어찌 기쁘지 않겠는가?아니나 다를까, 다른 사람들은 이태호를 위해 축하 잔치를 준비하자는 말을 듣고 모두 흔쾌히 동의하였고 서둘러 식재료를 준비하러 갔다....이와 동시에. 제7봉의 대전 내에서 제7봉의 봉주 맹동석은 한창 종문의 사무를 처리하고 있었다.한 달 전에 종주 선
두 여인의 맑은 목소리가 이구동성으로 이태호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그는 하늘에 나타난 남유하와 백정연을 바라보았다.오늘 남유하는 흰 비단옷을 입었고 긴 머리카락을 드리웠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피부는 옥처럼 희고 마치 새벽의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꽃처럼 맑고 투명하며 콧대는 높고 입술은 유달리 부드러워 보였다. 참으로 그림속에서 걸어 나온 선녀처럼 아름다웠다.옆에 있는 백정연은 주홍색 긴 치마를 입었고 온몸에서 활기와 생동감으로 넘쳤다.그녀의 긴 머리카락은 매끄럽고 반짝였으며 검은 폭포처럼 허리까지 내려왔고 바람에 휘날리면서 부용꽃처럼 고귀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두 여인은 빠르게 이태호의 곁에 달려왔고 기쁨에 겨운 눈물을 가득 흘렸다.이태호는 손으로 두 여인의 붉은 눈시울을 닦아주면서 다정하게 웃어주었다.“왜 울어? 내가 돌아왔잖아.”그는 여인들을 데리고 정원에 온 후, 그녀들이 많이 변한 것을 발견했다.변화가 가장 큰 것은 신수민과 남유하였다.그가 떠날 때 신수민은 불과 5급 존황 경지였는데 지금은 7급 존황 경지로 돌파했고 백지연과 백정연 자매도 4급 존황 경지에서 6급 경지로 돌파했다.이런 실력은 중주 성지에서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태일종에서 상위권에 속하였다.그는 웃음을 머금고 말했다.“내가 없는 동안에 모두 열심히 수련했군.”눈물을 훔친 남유하는 입을 삐죽 내밀고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참, 은재는?”이태호는 이제야 딸 신은재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물었다.“은재는 며칠 전에 폐관 수련하기 시작했어.”딸 얘기를 하자 신수민의 얼굴에 어머니로서의 자애로운 표정을 지었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은재의 천부적 자질은 당신보다 좋아요. 이번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려고요.”신은재가 한 달 만에 5급 존황 경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이태호도 다소 놀랐다.그는 너무 빨리 돌파하면 기반이 불안정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던 찰나, 멀리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하하, 태호야, 돌아왔구나.”“돌
요광섬의 고풍스러운 정원에서 긴 두루마기를 걸쳐 입고 황금빛 구름이 수놓은 흰색 장화를 신은 신수민은 지루한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서 정원의 경치를 바라보고 있었다.그녀의 옆에는 하얀 수선화 무늬의 치마를 입은 백지연이 앉아 있는데 주전자를 들고 영기가 넘친 따뜻한 차 두 잔을 따랐다.그녀는 한 잔을 신수민의 앞에 두고 나서 손바닥으로 턱을 괴면서 말을 건넸다.“언니, 태호 오빠가 떠난 지 한 달 넘었는데 언니의 넋까지 나간 것 같아요.”백지연의 농담에 신수민은 눈을 흘기면서 퉁명스럽게 답했다.“태호가 걱정돼서 그래. 한 달이나 지났는데 태호가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어.”그녀는 성공 전장이 지극히 위험하고 창란 세계의 모든 천교가 모였으며 7급 성자 경지의 성자와 신자들도 수두룩하다는 소문을 들었다.이태호는 떠나기 전에 3급 성자 경지에 불과했기에 신수민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백지연도 신수민의 말을 듣고 눈에 그리움과 걱정스러운 기색을 드러냈다.그녀는 고개를 흔들고 마음속에 올라오는 초조함을 억누른 후 가슴을 두드리면서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태호 오빠는 강하니까 분명히 무사히 돌아올 거예요.”그녀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광섬 전체를 뒤흔드는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내가 돌아왔다!”두 여인은 이 목소리를 들은 순간, 몸이 움찔했다.그녀들은 곧바로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고 활짝 웃으면서 요광섬의 입구를 쳐보았다.신수민은 하늘로 솟아오르면서 중얼거렸다.“내가 잘못 들은 게 아니지?”한편으로 백지연은 입을 가리고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태호 오빠, 진짜 맞죠?”이태호는 요광섬의 진법을 해제한 후 바로 신수민과 백지연의 앞에 도착했다. 두 여인이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자 미소를 지었다.“이제 한 달 지났는데 남편도 몰라보는 건가?”이태호의 목소리가 다시 두 여인의 귓가에 울리자 그녀들은 드디어 이태호가 정말 무사히 돌아온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그토록 그리워하던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자
옆에 있던 연장생은 이를 보고 가볍게 손을 흔들자 공포스러운 성황의 힘으로 하늘을 뒤덮은 핏빛 먹구름을 순식간에 깨끗하게 몰아냈다.그러고 나서 그는 턱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이태호를 유심히 훑어보기 시작했다.“내공을 완성한 4급 성자 경지라... 내공이 좀 부족하군. 그런데 전성민이 네가 성공 전장에서 4급 경지의 내공으로 용족의 천교 오현을 죽였다고 하는데 사실이냐?”연장생의 질문에 이태호는 공손히 고개를 끄덕였다.“네, 장로님.”“하하, 좋아!”연장생의 얼굴에 기쁜 기색을 드러냈고 대견스러운 눈빛으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그러고 나서 웃음을 머금고 옆에 있는 선우정혁에게 말했다.“먼저 자네 태일종으로 돌아가자.”선우정혁은 즉시 고개를 끄덕였다.연장생이 등장하고 육무겸과 풍석천 두 사람이 죽을 때까지 잠깐의 시간만 흘렀다.선우정혁의 분노가 가라앉기도 전에 두 성왕이 그의 눈앞에서 목숨을 잃었다.성황급 대능력자인 연장생의 요구에 그는 당연히 소홀히 대할 수 없었다.다른 건 몰라도 그가 태일성지에서 수련할 때 연장생은 이미 창란 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성황급 수사였다.지금 그가 태일종의 종주로 된 지 수백 년이 지났으니 연장생의 실력은 더욱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다.“바로 가시죠.”선우정혁은 말하고 나서 바로 허공을 찢고 연장생을 데리고 태일종을 향해 날아갔다.이들이 떠난 후 수십 리 밖의 공간에서 나온 맹호식과 송현아는 잔뜩 겁에 질린 표정으로 연장생 등이 멀어져가는 뒷모습을 바라보았다.청허파의 문주 맹호식은 육무겸과 풍석천의 숨결이 빠르게 사라진 것을 느끼면서 저도 모르게 한숨을 내쉬었다.“천남의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오.”옆에 있는 묘음문 문주 송현아의 아름다운 얼굴에 아직 두려움이 가시지 않았다.그녀는 깊은숨을 들이면서 말했다.“육무겸과 풍석천를 단번에 죽였다니. 이게 바로 성황급 강자의 무서운 실력인가요?”연장생의 닭을 잡듯이 두 성왕을 죽인 모습을 보자 송현아는 죽음의 문턱에 갔다 온 것처럼 등에서 식은땀이 났다.아
두 성왕은 지극히 빠른 속도로 공간을 찢고 도망쳤다.허공에 서 있는 연장생은 그들의 뒷모습을 담담히 쳐다보고는 시선을 거두었다.그는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육무겸을 노려보면서 냉랭하게 말했다.“네놈이 자결하면 온전한 시체는 남겨두마.”성지의 제자에 손을 대는 것은 죽을 죄였다. 특히 이태호는 선연을 얻은 후 태일성지 장로들의 눈에 들어왔고 그의 신분도 높아졌으며 차세대 성자로 키울 작정이었다.그러나 당당한 성지의 제자가 하마터면 육무겸의 손에 죽을 뻔했으니 연장생이 어찌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육무겸은 그의 말을 듣고 온몸의 털이 곤두섰고 주저하지 않고 바로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고 하였다.이에 연장생은 조롱 섞인 야유를 날렸다. “도망칠 수 있을 것 같냐?”성왕급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장난감에 불과했다.연장생이 미간을 찌푸리자, 몸에서 내뿜은 성스러운 빛은 순식간에 주변 만 리에 이른 구역을 뒤덮었다.이 구역 내의 공간은 바로 봉쇄되었고 공간의 장벽도 더욱 견고해졌다.원래 허공을 찢고 도망치려던 육무겸은 공간이 봉쇄된 것을 보자 얼굴에 당황하기 그지없는 기색을 드러냈다.안하무인으로 살아온 육무겸은 비로소 얼음 구멍에 빠진 듯한 공포에 휩싸였다. 그는 곧바로 무릎을 꿇고 애걸했다.“연 장로님, 소인이 이성을 잃고 미련에 사로잡혀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제발 살려주십시오!”연장생은 피식 웃으면서 조롱으로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도도했던 모습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허공 통로의 입구에 있는 이태호의 앞에 다가가서 말했다.“젊은이, 이 자는 네가 알아서 처리해라.”그는 한손으로 공간이 봉쇄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육무겸을 붙잡고 손끝에서 성스러운 빛을 내뿜으면서 육무겸의 육신을 꿰뚫고 그의 내공을 모두 폐해버렸다.그러고 나서 보이지 않은 공간의 힘으로 초주검이 된 육무겸을 이태호의 앞에 내던졌다.내공이 모두 폐하고 중상을 입은 육무겸은 사색이 되어 죽어가는 개처럼 바닥에 엎드렸다.그는 발악하면
선우정혁은 나타난 사람을 보자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연 장로님, 드디어 오셨군요.”선우정혁은 예전에 태일성지의 제자로서 당연히 태일성지의 장로인 연장생을 알고 있었다.그는 이태호가 종문으로 돌아간 후 중주 성지에서 장로를 보낼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방금 이태호를 맞이할 때 의식적으로 육무겸과 풍석천을 경계하지 않아 미처 준비할 시간이 없었다.비록 그는 천남의 최강자로서 7급 성왕 경지의 내공을 가졌으나 단시간 내에 두 성왕급 수사의 협공을 격파할 수 없었다.특히 두 사람의 목표는 그가 아니었고 육무겸이 자신을 견제하고 동안 풍석천이 이태호를 공격하는 성동격서의 전략을 사용하였다.선우정혁이 무척 당황했고 이태호가 죽임을 당할 찰나에 연장생이 도착했다.허공 틈새에서 나온 연장생을 보자 그는 비로소 한숨을 돌릴 수 있었고 마음이 놓였다.연장생은 선우정혁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바로 이태호를 바라보았다.이태호가 성왕급 수사와의 대결에서 몇 초식을 버티는 모습을 보자,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곧이어, 그는 시선을 이태호의 앞에 있는 풍석천에게 돌렸고 손을 들고 허공을 향해 오므리자 순식간에 보이지 않은 힘이 병아리를 잡듯이 풍석천을 자기 앞으로 끌어왔다.“성왕 주제에 겁도 없이 감히 우리 성지의 제자를 해치다니. 네놈들에게 한 수를 가르쳐 주겠다.”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한 손가락을 뻗어 풍석천을 향해 까닥였다.다음 순간, 천남 지역의 수만 리나 되는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짙은 먹장구름이 밀려왔으며 천둥 번개가 질주했다.연장생의 손가락에서 눈부신 빛줄기를 뿜어냈고 벌레를 밟아 죽인 것처럼 풍석천의 육신을 바로 피안개로 만들어버렸다.강력한 성왕의 신혼은 눈 깜짝할 사이에 도자기처럼 부서졌고 자고자대했던 풍석천은 이렇게 생을 마감했다.허공 통로의 입구에 선 이태호는 풍석천이 갑자기 죽자 그를 엄습해 온 성왕의 위압도 순식간에 사라졌음을 느꼈다.그는 입을 크게 벌리고 연신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신 후 허공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