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적으로 말하면 자음은 이태호가 위험을 무릅쓰고 종문 밖으로 나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가 망설이고 있을 때 갑자기 대전에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보내거라.”청제탑에서 수련 중인 윤고현이었다. 그는 대전 내의 화면을 보고 말한 것이었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무한의 성스러운 빛을 발산한 옥패가 이태호의 앞에 불쑥 나타났다.곧이어 윤고현의 목소리가 다시 울렸다.“태호야, 이것은 내가 직접 만든 호신부이다. 반선 경지 수사의 일격을 저항할 수 있단다.”이태호는 금세 웃음꽃을 활짝 피면서 포권을 취하며 인사하였다.“감사합니다, 스승님.”반선이 만든 호신부를 보자, 자음 등 몇몇 성황급 수사들도 미간을 펴게 되었다.“노조님께서 허락하셨으니 소사숙님과 연 장로는 같이 가시지요.”자음은 웃으며 말하였다.대리국으로 갈 인원이 확정된 후 이태호는 다시 마음을 움직이자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그는 먼저 청제탑으로 돌아가서 폐관 중인 아내들과 딸 신은재에게 알린 후 그들에게 7급 영약을 많이 남겨두었다....반나절 후 이태호는 연장생의 장검에 올라탔고 두 사람은 바로 무지개 빛으로 되어 하늘로 솟아올랐으며 순식간에 천리 밖으로 날아갔다.그들이 수만 리를 비행하여 중주와 대리국 경계인 상앙산맥을 통과한 후 정식으로 대리국의 범위 내에 들어갔다.대리국에 막 도착한 후 이태호는 높은 하늘과 구름 속에서 금룡 한 마리가 그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접근 금지!”길이가 만 리에 달한 기운 금룡이 고공에서 갑자기 내려오면서 웅장한 황금빛 현황의 기운을 내뿜었고 심지어 9급 성황 경지보다 더욱 강한 압박감을 주었다.이태호는 이 기운 금룡을 본 순간, 마치 혼돈 속에서 나온 선천적인 생명체를 마주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체내의 영력이 다소 지체된 것 같았다. 갑자기 나타난 기운 금룡을 보자 연장생은 팽배한 기운을 내뿜으며 웃었다.“태일성지에서 왔으니 어서 성제님께 아뢰시오.”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수만 리 떨어진 대리국 국도
대리국은 중주와 지리적으로 멀지 않았고 중주 각 대성지와의 관계도 좋았다.지금 대리국의 황족 노조 강허명도 반선 경지의 내공을 가지고 있었다. 실력은 다른 성지의 노조에 비해 부족하지만, 그래도 한 지역의 거물이라 할 수 있었다.자음은 대리국과 같은 동맹을 얻을 수 있다면 태일성지는 앞뒤로 적의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그럼 대장로와 같이 갈 사람은 있소?”자음은 전성민, 도승현 등 진전 제자 네 명을 일일이 훑어보았다.대리국과 동맹을 맺으려면 대장로 외에도 진전 제자를 같이 보내야 상대방의 중시를 받을 수 있다.동시에 자음은 이번 기회를 통해 진전 제자들에게 중임을 맡기고 그들이 빨리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대전에 있는 전성민을 비롯한 진전 제자 네 명이 자음의 말을 듣고 모두 생각에 잠겼고 얼굴에 망설인 기색을 띠었다. 이태호가 청제탑을 내놓은 후 외부보다 10여 배 빠른 시간 흐름 속에서 이들은 전후로 성왕 경지로 돌파했다.청제탑은 그들의 수련 시간을 수십 년 절약해 준 셈이었다.그러나 대장로와 함께 대리국에 간다면 청제탑에서 수련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위험이 수반할 수도 있다.어쨌든 혼원성지가 암암리에 태일성지를 노리고 있기에 대리국으로 가는 도중에 무슨 사고를 당할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으니까.우유부단한 네 제자를 본 자음은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당당한 4대 진전 제자가 이렇게 대범하지 못하다니!그가 할 수 없이 직접 지명하려고 할 때 옆에 있는 이태호가 입을 열었다.“종주, 내가 한번 가볼게요.”이태호의 말을 들은 현장의 장로와 진전 제자들은 모두 그를 바라보았다.특히 대장로 연장생은 눈살을 찌푸리고 다급히 말하였다.“안 돼요. 사숙님은 지금 혼원성지의 눈엣가시로 되었을 겁니다. 계속 종문에서 수련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제2장로 유태양도 맞장구를 쳤다.“대장로의 말이 맞아요. 사숙님, 지난번에 경지를 무시하고 성황급 수사를 처치해서 허필수는 아마 사숙님을 빨리 제거하고
청마는 자기가 계획을 잘 세운다면 서문겸이 최후의 승자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잠자코 있다가 그는 결정을 내리며 포권을 취했다.“허허. 저는 예전부터 명문 정파들이 우리 마문을 진압하는 것이 싫었습니다.”허필수는 이 말을 듣고 바로 입꼬리를 올렸다.그는 두말없이 손에 들고 있던 먹색 소책자를 청마에게 건네 주었다. 동시에 오랜 세월을 거쳐 역외 천마의 정혈에 대한 깨달음을 상대방에게 알려주었다.‘미천한 개미 같은 놈이 천마의 법을 깨닫는 자격이 있는가? 일단 잘난 척해도 좋아. 이 공법을 수련하면 조만간 노조의 꼭두각시로 될 테니.’허필수는 속으로 냉소를 머금었으나 겉으로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차분하게 청마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나서 허공을 가르고 유명성지를 떠났다.며칠 후.허필수는 기운이 넘친 모습으로 혼원성지로 돌아왔다.그는 이미 유명성지, 황천성지와 용족과 단합하는 데 성공했다.건주와 나주의 유명성지, 황천성지는 천마진구 공법의 유혹에 별로 주저하지 않고 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오히려 뇌택의 땅에서 그는 많은 정력을 들여서 결국 동맹을 맺을 수 있었다.허필수가 며칠 동안 건주, 나주 등 지역에 모습을 드러내서 자연스레 중주에 있는 성지들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특히 태일성지에서 더욱 경계하였다.태일성지의 제1봉에서 방금 폐관 수련을 마친 자음은 건주와 나주에 잠복하고 있는 제자의 보고를 듣고 미간을 찌푸렸고 안색이 어두워졌다.“흥. 마문도 관여할 작정이군. 안 돼, 우리 태일성지도 동맹을 찾아야겠다!”이렇게 생각한 자음은 바로 5대 장로, 몇몇 진전 제자들, 그리고 이태호를 소환하였다.이윽고 청제 공간 내에서, 공간 법칙의 힘을 깨닫고 있는 이태호는 자음의 소식을 받은 후 바로 폐관을 마치고 일어섰다. 그가 마음을 움직이자 곧바로 종문 대전에 나타났다.이때 5대 장로와 진전 제자들은 이미 대전에 모였다.상석에 앉은 자음은 모두 모인 것을 보고 수심에 찬 표정으로 말했다.“혼원성지는 아직 우리 성지를 파멸시키려는 꿈
청마 노조는 허필수의 말에 눈을 번쩍 뜨고 소리를 질렀다.“정말요?”건주와 나주의 마도 성지, 유명성지이든 황천성지이든 개파 조사들은 모두 천마의 피를 통해 마도 법문을 깨닫고 마문 성지를 세운 것이었다.그리고 두 성지의 가장 강한 수련법이 바로 천마대법(天魔大法)이었다.그러나 이 천마대법은 지나치게 잔인한 공법이었다. 수사의 정혈을 빨아먹고 인간의 혼백을 삼켜야 해서 창란 세계에서 꺼리고 비난받은 존재였다. 기타 대성지, 혹은 동황의 상고 세가, 혹은 북해의 만족, 서역의 불문 등은 모두 천지의 영기로 정도의 길을 닦는 법문을 수련해서 육신과 원신을 다지고 천겁을 거치면 신선으로 비승할 수 있었다.그러나 두 마문의 공법이 너무 악독하고 음험해서 정도와 어긋나기에 사도로 분류되었다.그래서 마문이 성립된 후로 각 성지의 협공과 토벌을 받았다. 여러 차례의 대전 끝에, 마문은 완전한 천마대법을 잃게 되어 더 이상 천마진구를 제련해낼 수 없었다.당시 마문을 세운 조사(祖師)만 천겁을 거쳐 진선 경지의 천마로 되어 비승하였고 후에 비승할 수 있는 마문 노조가 없었다.마문 공법은 수렵하기 쉽고 여러 가지 사악한 방식으로 빨리 수련할 수 없었다면 아마 벌써 멸문을 당했을지도 모른다.그래서 청마 노조는 혀필수가 제시한 조건을 들은 후 이렇게 흥분하게 된 것이었다.두 마문의 공법은 과거 역외 천마에서 유래된 것으로 어쩌면 조신과도 어느 정도 인연이 있었다. 다만, 그들이 마도를 수련해서 마수라고 불렀지만 실제로 여전히 인간의 육신이었다.과거의 흉수족처럼 육체로 천마의 정혈을 흡수해서 인간도 아니고 귀신도 아닌 형태로 변하지 않았다.눈앞에 있는 조신의 분신이 변한 허필수야말로 진정한 마두라 할 수 있었다.“당연하지.”청마 노조의 뜨거운 시선을 마주한 허필수는 너털웃음을 지었다.“그럼 조신 대인은 우리 마문에게 무엇을 원하십니까?”청마 노조는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금 노조가 직접 찾아왔고 천마대법을 보완할 수 있다고 말하
이런 붉은 빛 속에 피비린내가 진동하였다.이윽고 허필수가 발산한 검은 기운은 붉은빛을 모두 흡수해 버렸다.잠시 후, 폐허가 된 성에서 더 이상 혈기를 느껴지지 않자, 허필수는 배부른 듯이 트림을 했다. 그러고 나서 배를 어루만지며 중얼거렸다.“괜찮군. 매우 순수한 정혈의 힘이야. 신선하지 않은 것이 흠이지만.”“이제 혈식을 삼켰으니 건주와 나주의 마문에 가봐야겠다. 옛날에 마문의 두 노조는 계관에서 이 조신의 몸을 감지한 후 천마의 대법을 깨달았는데. 내가 손쓰지 않게 마문이 눈치 좀 챙겼으면 좋겠다.”허필수는 입술을 핥은 후 허공을 가르고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얼마 전에 혼원성지가 태일성지에게 패배를 당한 후, 허필수는 기타 종문과 손을 잡을 생각이었다. 지금 태일성지에게 전쟁을 선포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었다. 모든 인족은 혈식일 뿐, 아무리 많이 죽어도 마음이 아프지 않았다. 다만 지금 서문겸과 합작한 상태라 다소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다.허필수는 며칠 동안 여러 성지의 죽은 원혼과 남은 혈기를 깨끗이 삼킨 후 마문에 가볼 계획이었다.지금 그것의 육체는 분신이고 본체는 아직 계관 내에 있는 조신의 땅에 있다.계관을 무너뜨리고 창란 세계의 다른 곳으로 가려면 반드시 충분한 혈식이 있어야 했다.특히 수사 정혈의 기운을 많이 삼켜 먹을수록 그에게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다....반나절 후, 허필수는 건주와 나주 지역에 도착했다.건주와 나주는 하나로 연결되어 해외 대륙을 이루었다.건주에 도착한 허필수는 빠르게 신식을 방출하자 무시무시하고 장엄한 기운이 전체 대륙을 뒤엎었다.이윽고 그는 건주 유명성지의 위치를 확인하였고 허공을 찢고 들어갔다. 잠시 후 그가 허공에서 나왔을 때 백골이 무더기로 쌓여 있고 끝없는 검은 마기(魔氣)를 내뿜은 큰 산이 시야에 나타났다.이 큰 산에 수많은 원혼이 감돌고 있어서 마치 한없이 넓은 지옥에 들어간 것 같았다.이 광경을 본 허필수은 너무 조잡하다고 생각하고 눈에 경멸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상식적으로 말하면, 성왕급 수사가 아무리 강해도 성황급 수사의 신식을 피할 수 없었다.어쨌든 두 경지의 격차가 존재하니까.그러나 지금 이태호가 이런 격차를 뛰어넘었으니 자음이 어찌 놀라지 않을 수 있겠는가?그의 신식을 피할 수 있는 자는 내공이 자기보다 더 강한 반선 경지이거나 공간의 규칙을 장악했거나...이태호는 얼굴에 놀라운 기색이 역력한 자음을 보고 웃으며 설명하였다.“하하. 운이 좋아서 이번에 7급 성왕 경지로 돌파할 때 공간 규칙을 깨달았어요.”자음이 그의 기운을 느낄 수 없는 것은 공간의 힘이 이태호의 내공 파동을 가렸기 때문이다.이태호가 공간 규칙의 힘을 깨달았다는 것을 들은 순간, 자음은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충격으로 인해 그는 입이 떡 벌어졌고 믿을 수 없는 표정으로 물었다.“사, 사숙님, 사실입니까?”자음은 자기의 귀를 의심하였다.공간의 법칙을 깨달았다니!시간이 없다면 공간이 왕이었다!성황급 수사가 천지 법칙 중의 하나만 장악하면 꼭 신선으로 될 수 있다.삼천 가지 법칙 중에서 공간 법칙은 유아독존의 존재라고 불렸다.공간 규칙을 깨닫는 것은 다른 법칙보다 훨씬 어려웠다.그래서 자음은 이태호의 말을 들은 후 충격에 빠진 것이었다.“못 믿으면 한번 보여 줄게요.”이태호는 웃음을 머금고 손을 들자 강렬한 법칙의 힘이 흘렀다. 순식간에 자음의 주변 공간이 격렬하게 요동치면서 그를 층층이 감쌌다.자음은 곧바로 공간이 성황 경지인 자기에게 미약한 속박감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이로써 그는 이태호가 틀림없이 공간의 법칙을 장악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태호는 자음의 충격적인 표정을 보고 손을 거두자, 주변 공간이 곧바로 원상태로 복구하였다.충격에서 정신을 차린 자음은 이마에 흐른 땀을 닦고 이태호를 향해 감탄을 터뜨렸다.“사숙님, 정말 괴물 같은 분이시네요...”그는 수천 년 동안 수련해왔지만 창란 세계에서 공간 규칙의 힘을 깨달은 수사를 본 적이 없었다.신선으로 비승한 수사들도 마찬가지였다.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