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 connecter같은 시각, 태건은 어두운 얼굴로 전화받고 있었다.
-확인해 봤는데, 김 회장이랑 만난 거 맞아. 예약도 백재연 이름으로 했더라고.
태건의 손가락이 책상 위를 천천히 두드렸다.
백재연이 이 시점에서 김 회장을 만났다. 최근 태건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김 회장이 갑자기 정인 재단에 하던 투자금을 전부 회수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 여파로 정인 재단에서 진행하던 의료 센터 설립도 일시 중단된 상태였다. 그런데 갑자기 두 사람이 만났다? 절대 친목 목적으로 만났을 리 없었다.
“목적은? 들었어?”
태건의 물음에 지훈이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아니. 워낙 보안이 철저해서 엿들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대. 서빙하던 직원이 방에 들어갔을 땐 아무 말도 없어서 들은 게 아무것도 없고.
태건이 천천히 미간을 좁혔다.
“어쨌든, 결국엔 그쪽이랑 계
같은 시각, 태건은 어두운 얼굴로 전화받고 있었다.-확인해 봤는데, 김 회장이랑 만난 거 맞아. 예약도 백재연 이름으로 했더라고.태건의 손가락이 책상 위를 천천히 두드렸다.백재연이 이 시점에서 김 회장을 만났다. 최근 태건이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김 회장이 갑자기 정인 재단에 하던 투자금을 전부 회수한 상태였다.그리고 그 여파로 정인 재단에서 진행하던 의료 센터 설립도 일시 중단된 상태였다. 그런데 갑자기 두 사람이 만났다? 절대 친목 목적으로 만났을 리 없었다.“목적은? 들었어?”태건의 물음에 지훈이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아니. 워낙 보안이 철저해서 엿들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대. 서빙하던 직원이 방에 들어갔을 땐 아무 말도 없어서 들은 게 아무것도 없고.태건이 천천히 미간을 좁혔다.“어쨌든, 결국엔 그쪽이랑 계속 같이 가겠다는 거네.”-내 생각도 같아.책상을 두드리던 손을 멈춘 그가 입술을 잘근 물었다.“둘이 왜 갑자기 삐걱거렸는지, 그걸 아는 게 중요할 것 같은데…….”태건이 고민하던 그때, 남직원이 문을 두드렸다.“잠깐만. 들어오세요.”태건이 핸드폰을 잠깐 내려놓으며 말하자, 곧이어 문이 열리고 남직원이 안절부절못한 모습을 하고 안으로 들어왔다.“저, 본부장님……. 다름이 아니라 결재를…….”결재 서류를 들고 우물쭈물거리는 모습에 태건은 가볍게 고갯짓으로 옆에 쌓여있는 서류들을 가리켰다.“위에 놓고 가세요.”태건의 입장에서는 놔두면 알아서 볼 테니 놓고 가라는 말이었지만, 남직원
김 회장은 들뜬 얼굴로 사진을 확인하다, 이내 미간을 좁히며 백재연을 바라봤다.“이거, 자네 딸 아닌가?”“맞습니다.”백재연이 태연한 얼굴로 답했다. 그녀의 대답에 김 회장의 얼굴이 조금씩 굳어졌다.“자네 딸은 강태건이, 그 놈이랑 결혼한 걸로 알고 있는데?”김 회장이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사진을 바라봤다.여자를 밝히기로 유명한 그였지만, 아무 여자에게나 손을 뻗을 만큼 멍청하지는 않았다.과거 몇 번의 추문으로 곤욕을 치른 뒤로는 더더욱 그랬다. 그 뒤처리를 도맡은 건 바로 백재연이었다.그런데 사진 속 여자는 대건 그룹의 며느리였다. 아무리 김 회장이라 해도 함부로 건드릴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다.그러나 김 회장과 달리 백재연은 태연한 얼굴로 술잔을 들었다.“걱정 마세요. 회장님이 우려하시는 일은 없을 테니까요. 그 아이, 곧 이혼할 예정이거든요.”백재연의 말에 김 회장의 표정이 조금 풀어졌다.“그래? 어쩌다 이혼을?”“그야 뭐, 이 바닥에 결혼은 다 비즈니스 아니겠습니까? 똑같은 비즈니스라면, 이득이 더 큰 쪽으로 가는 게 낫죠.”“하긴 그건 그렇지.”김 회장이 고개를 끄덕이자, 백재연이 피식 웃으며 그를 바라봤다.“그리고 회장님이 그 아이를 마음에 들어 하실 결정적인 이유가 있습니다.”“그게 뭔가?”김 회장의 물음에 백재연이 입꼬리를 비릿하게 올리며 말했다.“회장님은 꽃꽂이를 좋아하시잖아요.”“그치. 아름다운 것들이 한데 뭉쳐 있는 건 참으로 보기 좋거든.&rdqu
“맛있게 드셔주시니까 감사하네요.”술잔이 채워지자, 김 회장은 다시 곧바로 한 번에 잔을 비웠다.깔끔하게 비워진 술잔을 내려놓자, 백재연은 회 한 점을 집어 그의 앞접시에 내려놨다.“안주도 좀 드세요.”오늘따라 꽤 좋은 서비스에 김 회장의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가기 시작했다.김 회장은 회 한 점과 백재연을 번갈아 봤다. 그러곤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백재연이 건넨 회를 곧바로 입에 가져갔다.“그래서. 요즘 하는 일은 잘 되고 있나?”김 회장이 쩝쩝 소리를 내며 백재연을 향해 물었다. 백재연은 들고 있던 젓가락을 조용히 내려놓으며 싱긋 미소 지었다.“회장님이 요새 도와주지 않으셔서 그런가, 조금 힘드네요.”백재연의 말에 김 회장이 웃음을 터뜨렸다.“푸하하! 이봐, 나 귀 아직 잘 들려. 최근에 또 장학생 선발했다던데?”“그거는 매년 하고 있는 작은 사업인걸요. 회장님께서 도와주시던 사업에 비하면 별것 아니죠.”백재연이 술병을 들었다.김 회장이 자연스럽게 빈 술잔을 들이밀자, 백재연은 부드럽게 웃으며 그의 잔을 채우기 시작했다.“매번 도와주시던 분이 안 계시니, 힘들더라고요.”백재연의 말에 김 회장이 피식 웃었다.“그치. 또 나만큼 우리 백 이사장 부탁 들어주는 사람도 없지.”백재연은 김 회장을 보며 작게 미소 지었다.“참. 요새 그 친구는 어떤가요?”“누구?”백재연의 물음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김 회장이 이내 탄식을 내뱉었다.“아아, 그 간호사 아가씨.
잠깐의 소동이 끝난 후. 출근 준비를 마친 태건이 현관으로 향하다 문득 걸음을 멈췄다.그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닫힌 방문으로 향했다. 소파에서 도망치듯 방으로 향한 뒤, 채원은 한 번도 방에서 나오지를 않았다.태건은 한동안 방문을 바라보다 천천히 그 앞으로 다가갔다. 똑똑. 가벼운 노크 소리가 울렸다.“윤채원.”이름을 불렀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태건은 잠시 기다리다가 다시 한번 문을 두드렸다.“자?”이번에도 대답은 없었다. 혹시 잠든 건가. 고개를 갸웃거리다 돌아서려던 순간이었다.퍽, 퍽. 문 너머에서 아주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현관문으로 향하려던 발걸음을 멈춘 그가 문 가까이 귀를 가져다 댔다. 퍽. 또 한 번 비슷한 소리가 났다.이불인지 베개인지 모를 무언가를 애꿎게 두드리는 소리였다.“…….”순간 태건의 입꼬리가 꿈틀거렸다.안 봐도 방 안에서 무슨 일이 있는 건지 훤히 보였다. 분명 얼굴이 새빨개진 채, 침대 위에서 혼자 이불을 두드리고 있을 게 뻔했다.입술 안쪽을 꾹 깨문 태건이 고개를 숙였다.웃음을 참아보려 애썼지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막을 순 없었다. 마음 같아서는 그대로 문을 열고 들어가 놀리고 싶었지만, 시간은 그를 기다려주지 않았다.결국 태건은 잠시 고민하다 문 너머를 향해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갔다 올게. 저녁에 봐.”그의 목소리에 안에서 들리던 소리가 뚝 멈췄다.분명 들은 거겠지. 대답을 들을 수 없는 건 아쉬웠지만, 태건은 그런대로 만족하며 몸을 돌렸다.얼마 지나지 않아 현관문이 열렸다 닫히고, 집 안에는 다시 정적이 내려앉았다.그런
입술을 잘근 물던 채원은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많이 피곤해 보이니까, 자신을 간호해 줬던 것도 있으니, 그 빚도 갚을 겸 조금만 기다리기로 했다.단지 그 이유였다. 깊이 잠들었으니 조금 있으면 팔에 힘도 풀릴 것이고, 그때 조용히 빠져나가면 됐다.그렇게 생각하며 채원은 불편하게 꺾여 있던 몸을 아주 조금 움직여 자세를 고쳐 잡았다.그러자 기다렸다는 듯 태건이 채원의 허리를 더 끌어안았다.“…….”이 이상 밀착할 수 있을까 싶을 만큼 태건의 몸이 너무 가까이 붙어 버렸다.채원은 다시 얼굴이 홧홧해지는 걸 느꼈다.“…… 진짜 자는 거 맞지?”혹시나 싶어 물었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없었다.채원은 입술을 삐죽이며 그의 가슴께를 바라봤다.조금만 기다리자, 정말 조금만. 그렇게 생각하며 조용히 있으니, 규칙적인 숨소리와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고요한 거실에 울려 퍼지는 일정한 소음 때문일까, 아니면 피부에 고스란히 느껴지는 온기 때문일까.채원은 저도 모르게 몸에 들어갔던 힘을 조금씩 풀었다.어느새 조금만 기다리자던 생각도 조금씩 희미해지고, 눈꺼풀도 조금씩 무거워졌다.그렇게 밤이 깊어지는 사이, 소파 위에는 서로를 끌어안은 두 사람의 고른 숨소리만이 나란히 이어졌다.* * *커튼 틈 사이로 아침 햇빛이 천천히 스며들었다.눈부신 느낌에 태건은 미간을 찌푸리며 천천히 눈을 떴다.흐릿하던 시야가 선명해지면서 태건은 미간을 좁힌 채 주변을 둘러봤다.처음엔 자신이 어디에서 잠든 건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다 거실에서 그대로 잠이 들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태건은 저릿한 느낌에 천천히 시선을 내렸다.“…….”순간 태건의 몸이 그대로 굳었다.저릿하던 팔의 감각도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었다.품 안에 채원이 잠들어 있었다.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채 잠이 든 그녀가 고른 숨을 내뱉고 있었다.태건은 당황한 얼굴로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며 눈만 깜빡였다.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던 찰나, 어젯밤의 기억이 조금씩
“태건 씨. 여기서 자면 안 돼요. 방에 들어가서 자요.”하지만 여전히 태건은 미동이 없었다. 얼마나 피곤한 건지, 깊게 잠든 그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채원은 한 번 더 깨울까 고민하다가, 이내 고개를 저었다.이렇게까지 해도 일어나지 않는 거면 굳이 피곤한 사람을 깨우지 않는 게 더 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이대로 두자니, 넥타이 하나 풀고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소파에 잠든 모습이 신경 쓰였다.한참을 고민하던 채원은 작게 한숨을 내뱉으며 몸을 일으켰다.“진짜 손 많이 가네…….”툴툴거리면서도 그녀의 손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먼저 테이블 위에 펼쳐져 있던 서류부터 조심스럽게 한쪽으로 모았다.혹시나 순서가 뒤섞일까 그대로 포개놓고, 굴러다니던 펜도 서류 옆에 가지런히 내려놨다.마지막으로 노트북까지 닫고 한쪽에 정리한 그녀는 고개를 돌려 태건을 바라봤다. 여전히 태건은 세상모르고 잠들어 있었다.“감기 걸리면 어쩌려고…….”작게 혀를 차며 중얼거리던 그녀가 몸을 돌렸다.방으로 돌아간 그녀는 침대 끝에 놓여 있던 담요 하나를 챙겨 거실로 나왔다.다시 소파로 걸어 온 그녀가 담요를 펼치며 태건의 앞에 도착했다.“여기서 자면 불편할 텐데…….”작게 중얼거리며 그녀가 몸을 숙였다. 태건의 몸 위로 담요를 덮어주려던 순간이었다.순간, 태건의 손이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놀란 채원의 어깨가 크게 움찔거렸다. 무슨 일인지 확인할 새도 없이, 손목을 잡은 손에 갑자기 힘이 들어갔다.“잠깐……!”순식간에 당겨지면서 방심한 그녀의 몸이 저항 한 번 하지 못하고 그대로 앞으로 끌려갔다. 중심을 잃은 채원의 몸이 그대로 소파 위로 무너졌다.“앗……!”채원이 짧은 비명을 내질렀다.소파 위로 쓰러진 몸을 단단한 가슴팍이 받아내고, 곧이어 두 팔이 그녀를 포획했다.채원의 두 눈이 순식간에 커졌다.방심한 사이 소파에 누워 태건의 품에 안긴 꼴이 돼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태건의 얼굴이 너무 가까웠다숨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