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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ผู้เขียน: 제구
중연시 도심의 5성급 호텔 스위트룸 안.

유혜린은 전화를 내려놓은 뒤 침대에서 내려와 옷을 주워 입기 시작했다.

남자의 팔이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그가 물었다.

“그 같잖은 놈이 돌아온 거야?”

점잖지 못한 손길에 유혜린은 자꾸만 몸에서 힘이 빠졌다. 그녀가 몽롱한 눈빛으로 옷을 벗으려고 할 때 두 손이 멀어졌다.

매혹적인 외모를 가진 남자가 웃으며 말했다.

“6년간 숨어 있더니 죽으려고 돌아왔나 보네. 잘 됐어. 세 식구, 아니 네 식구가 전부 모이게 해야지.”

유혜린은 옷을 입으며 물었다.

“민식 오빠, 난 사실 잘 모르겠어요. 오빠랑 지현 이모는 왜 서씨 집안사람들을 그렇게 미워해요?”

남자는 유혜린의 턱을 쥐고 입을 맞췄다.

“예쁜아, 묻지 말아야 할 건 묻지 마. 아는 게 많다고 해서 마냥 좋은 건 아니니까.”

남자의 이름은 주민식이었다. 그는 주지현의 친아들로 서현우와 동갑이었다.

주지현이 꾸민 일 때문에 서현우와 중연시 4대 가문 중 하나인 진씨 집안의 진아람은 황당하게도 함께 하룻밤을 보냈고 그로 인해 진씨 집안은 크게 노여워했다.

당시 서현우가 잡혔다면 그는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점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서현우는 남강의 변방으로 도망쳤다.

서현우가 도망치자 서씨 집안의 상속권은 서나영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서나영은 여자였고 성격도 서씨 집안의 가업을 이을 성격이 아니었다.

당시 서태훈도 무척 화가 났고 엄청난 대가를 치러 겨우 진씨 집안의 화를 달랠 수 있었다. 그는 서현우에게 완전히 실망했고 주민식을 후계자로 점찍어 그를 서씨 집안의 가업에 참여하게 했다.

주지현과 주민식은 그때부터 서씨 집안의 가업을 하나둘 삼키기 시작했다.

서태훈이 눈치챘을 때 서씨 집안 조상님이 물려준 저택마저 더는 그의 것이 아니었다.

그렇게 서씨 집안의 가주가 쫓겨났다.

두 사람은 깔끔한 차림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 주차장으로 향했다. 그들은 스포츠카를 끌고 엔뉴 호텔로 향했다.

약 30분 뒤, 차는 엔뉴 호텔 앞에 멈춰 섰다.

유혜린은 주민식의 팔에 팔짱을 꼈고 두 사람은 함께 환히 밝혀진 로비 안으로 들어섰다. 그런데 아무도 보이지 않아 미간이 구겨졌다.

“이 멍청한 놈들이 또 농땡이를 부리네요. 우리 아빠가 돌아오면 제대로 혼쭐내야겠어요.”

주민식은 눈을 접으며 웃었다.

“됐어. 뭘 걔들 때문에 화를 내고 그래? 가서 서현우나 보자. 6년 만이라 그런지 보고 싶네.”

“그래요.”

유혜린은 생글생글 웃으며 주민식과 함께 엘리베이터에 올라 5층 버튼을 눌렀다.

잠시 뒤, 5층에 도착하자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두 사람은 여유 넘치는 걸음으로 복도를 지나 502호 앞에 섰다.

유혜린이 손을 들어 노크하려 했다.

“성민아, 문 열어!”

방 안에서 서현우는 꼼짝하지 않았다.

TV 화면은 정지된 채였지만 서나영에 대한 고문은 끝나지 않았고 이제야 절반 정도 지났을 뿐이다.

서현우는 그 모습을 냉정하게 다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했고 유혜린 등 사람들의 악랄함을 너무 얕봤다.

동생을 성적으로 학대하지는 않았으나 무시무시한 고문 때문에 서나영의 몸과 마음은 모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서현우는 도시 전체를, 나아가 이 세계를 망가뜨리고 싶었다.

그는 6년간 변방에서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국민을 지키기 위해 목숨 걸고 싸웠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건 무시무시한 악마가 여동생을 죽도록 괴롭히는 것이었다.

모든 것이 헛되게 느껴졌다.

서현우의 명령이 없었지만 홍성은 문을 열었다.

유혜린은 군복을 입은 예쁘장한 여자를 보는 순간 당황했다.

그리고 그 잠깐 사이, 주민식과 유혜린 두 사람은 방 안으로 끌려 들어왔고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굳게 닫혔다.

유혜린은 비틀거리다가 하마터면 넘어질 뻔했지만 주민식에게 기대어 겨우 중심을 잡을 수 있었다. 얼굴이 피범벅이 된 채로 바닥에 무릎을 꿇은 성민을 본 순간 유혜린은 깜짝 놀라 말했다.

“성민, 너!”

성민은 부들부들 떨기만 할 뿐 꼼짝할 수 없었다. 고개를 푹 숙인 그는 유혜린도, 서현우도 감히 바라보지 못했다.

주민식의 시선이 군복을 입은 서현우에게 옮겨졌다.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경멸하듯 웃음을 터뜨렸다.

“현우 형, 오랜만이다. 6년 동안 어디 있었던 거야? 집안 곳곳 찾아봐도 머리털 하나 보이지 않던데.”

서현우는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주민식도 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

주지현이 서씨 집안으로 시집온 뒤 주민식은 서현우를 많이 괴롭혔다. 다행히도 지금의 서현우는 더는 어릴 때처럼 병약한 아이가 아니었다. 매번 주민식이 서현우를 괴롭힐 때마다 서현우는 주민식을 호되게 팼었고 주민식은 울면서 주지현을 찾아가 일러바쳤다. 그리고 서태훈은 잘못을 뉘우치라는 의미에서 서현우에게 무릎 꿇고 있으라고 했다.

하지만 매번 서태훈이 호통을 치면서 서현우에게 잘못을 인정하냐고 물을 때마다 서현우는 굴복하지 않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너랑 저 여자 무슨 사이야?”

서현우가 물었고 주민식이 대답했다.

“내 여자친구이자 유상혁의 딸이지.”

“성민, 네가 날 속여?”

유혜린은 그제야 깨달았다.

서현우를 잡았다니, 서현우가 성민을 잡아 그녀를 속인 것이었다.

다음 순간, 유혜린의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

그렇다면 서현우는 그녀가 사람을 시켜 서나영에게 했던 짓을 전부 알고 있을 것이다.

“유혜린.”

서현우는 유혜린의 이름을 읊으면서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삽시에 무시무시한 살기가 휘몰아쳤다.

유혜린과 주민식은 눈앞의 서현우가 사냥감을 고르는 야수처럼 느껴졌다. 엄청난 위압감과 함께 두 사람은 심장박동이 빨라졌고 숨도 쉴 수 없었다.

서현우의 눈빛이 그들을 향하는 순간, 그들은 마치 산처럼 쌓인 시체들과 강이 되어 흐르는 피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유혜린은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저도 모르게 주민식을 잡았지만 주민식도 같은 처지였다. 두 사람은 그렇게 바닥에 주저앉아버렸고 당장이라도 오줌을 지릴 것만 같았다.

서현우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홍성.”

“네!”

홍성이 온몸에서 살기를 내뿜었다.

“내 동생이 당한 만큼 돌려줘. 죽지 않게 적당히 해.”

“네!”

서현우는 성민에게 시선을 돌렸다.

“네가 옆에서 알려줘. 내 동생한테 한 짓들 유혜린에게 똑같이 해.”

성민은 덜덜 떨었다.

“전...”

“싫으면 네 살점을 한 조각씩 잘라주겠어. 걱정하지 마. 천 번 잘라도 죽지는 않을 테니까.”

성민의 바지춤이 또 한 번 젖었다. 그는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고 있었지만 한시라도 지체할세라 다급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라는 대로 할게요! 전부 따를게요!”

“서현우!”

유혜린은 고함을 질렀다. 그녀의 눈동자에는 두려움과 원망이 가득했다.

“감히 내 몸에 손을 대려고 해? 내가 누군지 알아? 난 유상혁의 딸이야! 나한테 그딴 짓을 한다면 우리 아빠가 널 갈기갈기 찢어 죽일 거야. 그리고 네 가족도 전부 죽여버린 뒤에 시체는 들개한테 던져줄 거야!”

유혜린을 바라보는 서현우의 눈빛은 평온했다. 그는 마치 벌레를 보는 듯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날 죽이고 싶어서 안달 난 사람은 널리고 널렸어. 그리고 넌 줄 설 자격도 없고.”

홍성은 손을 뻗어 유혜린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긴 뒤 그녀를 벽 쪽에 있는 십자가로 끌고 갔다.

“아!”

유혜린은 아픈 듯 소리를 질렀다.

“서현우! 네가 감히 그럴 수 있겠어? 민식 오빠, 날 구해줘요! 구해달라고요! 아!”

홍성이 유혜린의 배에 주먹을 꽂아 넣자 유혜린은 고통 때문에 몸을 말면서 반항조차 하지 못했다.

그리고 홍성은 손쉽게 유혜린의 팔을 십자가에 고정했다.

홍성이 갑자기 머리를 홱 돌렸다.

“성민, 네가 지휘해.”

성민은 바닥에 주저앉은 채로 벌벌 떨면서 말했다.

“먼저... 먼저... 배를 졸랐습니다...”

홍성은 피가 묻은 밧줄을 유혜린의 배에 두른 뒤 밧줄 양쪽을 잡고 힘껏 당겼다.

사실 두 남성의 힘을 합쳐도 홍성보다 힘이 약했다.

유혜린의 배는 눈에 보일 정도로 심각하게 졸렸고 마지막엔 손목 두 개를 합친 것만 한 굵기가 되었다.

“아악!”

처절한 비명이 유혜린의 입에서 터져 나왔고 비린내 나는 더러운 것들이 함께 토해졌다.

유혜린이 겪고 있는 고통은 서나영이 겪었던 것보다 훨씬 더 컸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주민식은 겁을 먹은 채로 뒷걸음질 치더니 의자 하나를 들고 서현우에게 덤벼들었다.

서현우는 주민식을 걷어찼고 주민식은 벽에 쿵 부딪혔다.

그는 괴로운 듯 신음하면서 잔뜩 구겨진 얼굴로 큰소리를 쳤다.

“서현우, 넌 끝장이야! 끝장났다고! 감히 유혜린에게 손을 대? 유상혁 삼촌이 절대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 넌 죽었어! 서태훈도 죽을 거고 너희 모두 죽을 거야! 이제 이 세상에 널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아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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