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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ผู้เขียน: 제구
노래방 룸 밖에서 홍성이 바른 자세로 서있었다.

열 명이 넘는 부하들은 바닥에 널브러져 기절한 것 같았지만 사실 모든 이들은 심장이 터져 목숨을 잃었다.

서현우는 성민의 옷깃을 잡고 밖으로 나와서 바닥에 널브러진 사람들을 힐끗 보고는 신경 쓰지 않았다.

모두가 더러운 돈으로 목숨을 연명하는 처지였기 때문에 그들 목숨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서태훈은 더 이상 홍성의 실력에 놀라지 않았다. 그들 역시 룸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죽었다는 사실을 모르는 그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이 떨렸다.

이번에 그는 철저히 유상혁의 미움을 사버렸다.

유상혁! 중연시 어둠의 세력의 왕인 유상혁을 말이다!

아무리 4대 가문이라고 해도 체면을 차려야 하는 인물이 아닌가.

서씨 일가가 아무리 잘나가는 시절이라고 해도 서태훈은 감히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존재였다.

“내가 좋은 아버지가 아니란 건 잘 알지만 이번에는 내 말 좀 들으면 안 돼? 내가 나영이 구할 테니까 넌 어서 중연시를 떠나. 이번 생에 다시는 돌아오지 마! 현우야, 우리 서씨 가문의 대가 여기서 끊기길 바라는 거야? 이렇게 부탁하마.”

서현우는 아버지의 애걸복걸을 들으며 기절한 성민을 홍성에게 던지면서 말했다.

“아버지가 나영이를 구한다고요? 지금 나영이가 어떤 상황인지 알기나 해요? 병원에 누워있어요! 내가 오지 않았다면 진작 죽었을 거라고요! 아버지는 나영이가 어떤 괴롭힘을 당했는지 알기나 해요?”

“뭐?”

서태훈이 급히 물었다.

“나영이가 구출됐어? 어느 병원이야?”

“구출? 허.”

서현우가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구출된 게 아니에요. 고문을 당하다 지키는 사람이 한눈을 판 사이 마지막 힘을 짜내 5층에서 투신한 거라고요! 오장 육부가 파열되어 얼굴이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어요! 목숨이 붙어있긴 하지만 죽은 것과 다름이 없는 상태에요. 이게 바로 제 동생이고 당신 딸이에요! 서태훈 당신은 정말 좋은 아버지네요.”

심호흡을 한 서현우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가세요. 중연시를 떠나요. 내가 나영이 복수할 테니까. 나영이한테 상처를 준 모든 사람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만들 거예요. 모든 일이 끝나면 그때 돌아와요.”

“나는... 나는...”

극심한 고통을 느끼는 서태훈은 몇 년은 더욱 늙어 보였다.

그는 힘껏 주먹을 쥐며 무능력한 자신을 원망했다.

서현우는 그를 신경 쓰지 않고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나갔다.

홍성은 한 손으로 성민의 발을 끌고 말없이 천천히 서현우의 뒤를 따랐다.

삼중문 노래방 밖에서 서태훈은 망연자실하게 서있었다.

8월의 저녁 바람은 겨울의 찬바람처럼 서늘하게 뼛속을 파고들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서태훈은 정신을 차리고 굴욕적인 눈빛으로 한 방향을 바라보았다.

그건 서씨 저택이 있는 방향이었다.

그는 힘겹게 그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지금 상황에서 그들 식구를 구할 수 있는 건 오직 그 사람뿐이었다.

비록 그 사람이 그에게 모욕과 상처를 줬다고는 하지만 마지막 기회였다.

아들과 딸을 위해 어떻게든 시도해 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서태훈은 낮은 신음 소리를 뱉어내며 불길을 향해 뛰어드는 나방처럼 어둠 속을 향해 뛰어갔다.

...

화려한 네온사인을 입은 도시는 현란함을 자랑했다.

서현우는 가는 길 내내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의 뒤에서 성민을 끌고 따라가는 홍성 역시 아무런 말도 없었고 다만 눈빛에는 연민과살기가 담겨 있었다.

남자는 너무도 많은 짐을 짊어지고 있었다. 그는 너무도 힘들어 보였다.

그때 서현우가 순간 발걸음을 멈췄다.

고개를 들어 밝은 간판을 보았다.

엔뉴 호텔.

서현우는 무의식적으로 주먹을 쥐고 무서운 살기를 내뿜었다.

동생은 바로 여기에서 치가 떨리는 고문을 받고 창문을 통해 탈출한 것이다.

그는 건물 전체를 붕괴해 버리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그는 다시 다리를 들어 호텔 안으로 들어갔다.

딸랑 하는 소리와 함께 유리 문이 열렸다.

“어서 오세요.”

진한 화장의 카운터 직원이 얼른 몸을 일으켰다.

서현우가 입을 열었다.

“502호 룸 줘요.”

“네?”

카운터 직원의 미소가 굳어버렸다.

‘502호? 그 방에 사람이 묵을 수 있나?’

이어 그녀는 시선을 옮겨 얼굴이 피범벅 된 성민을 발견했다.

“성...”

카운터 직원은 비명을 지르려다가 얼른 입을 막고 공포에 찬 눈빛으로 서현우를 바라보았다.

군복을 입고 성민에게 손을 댄 이 남자는 누구란 말인가.

그녀는 손을 내려 테이블 아래의 비상 버튼을 눌렀다.

서현우가 담담하게 물었다.

“호텔에 다른 손님은 없죠?”

“없어요...”

직원은 고개를 저었다.

오후에 사건이 터졌기 때문에 각종 조사를 받느라 정신이 없었던 탓에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서현우는 첫 손님이었다.

“그럼 영업 중지해요. 홍성, 문 잠가.”

“네.”

홍성은 성민을 내던지고 문 앞으로 가서 문을 닫고 열쇠를 걸어 잠그고 손에 힘을 주더니 쇠로 된 열쇠를 일그러뜨렸다.

카운터 직원은 그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저게 사람이야?’

연약해 보이는 여자가 아니라 기골이 장대한 사내라고 해도 쇠로 된 열쇠를 쉽게 일그러뜨릴 수는 없을 것이다.

이어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뒤로 주춤주춤 물러났다.

‘위험해!’

타다닥...

조급한 발소리가 들리며 계단과 양쪽 엘리베이터에서 사람들이 나타났다.

여기는 보기에는 호텔이었지만 사실상 지하에는 사설 불법 투기장이 있었다.

유상혁의 산하에 있는 사업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

카운터 직원이 긴급 버튼을 눌렀을 때 그들은 이미 이곳에 어떤 일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고 모두 올라온 것이다.

두 명을 확인한 우두머리에 있던 남자는 멈칫하더니 이내 음습하게 웃으며 말했다.

“고작 두 명이 여길 쳐들어와? 겁대가리를 상실했군! 남자는 죽이고 여자는 데려와!”

사람들이 그들을 향해 돌진했다.

홍성은 묵묵히 허리춤에서 붉은색의 비수를 꺼내고 번개 같은 속도로 그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

삼중문 노래방에는 폴리스 라인이 쳐졌다.

이천용은 번호판이 없는 검은색 벤에 앉아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상황을 주시했다.

이어 부하가 다가와 정중한 태도로 입을 열었다.

“보스. 32명의 부하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모두가 일격에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천용이 침을 삼키며 말했다.

“묻어.”

“엔뉴 호텔에서 35명의 부하들이 죽었습니다. 무기를 사용했고 피바다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천용은 한참을 침묵했다.

“보스?”

“이것도...”

이천용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낮은 소리로 말했다.

“묻어.”

“네.”

부하는 자리를 떴다.

이천용은 복잡한 마음으로 한참을 그렇게 앉아있었다.

차에서 내린 그는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부르르 떨었다.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는 순간에도 그의 손은 덜덜 떨렸으며 몇 번이나 라이터를 켜려고 시도를 하다가 신경질스럽게 라이터를 바닥에 던져버렸다.

그저 담배를 입에 물고 하늘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까만 하늘이 마치 피 웅덩이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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