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 2208화

Author: 유애
자객은 누구인가

우문호는 뱃사공을 무섭게 노려봤으나 뱃사공은 온통 아내한테 정신이 팔려서 우문호가 노려보든 말든 신경 쓰일 리가 있나?

비록 위급한 상황이었으나 두 사람이 서로 아끼고 보호하는 모습이 한결같다.

원경릉이 약상자를 가지고 기어가자 뱃사공이 아내를 보호하며 우문호에게 적의를 드러내는데 우문호가 뱃사공을 밀치며 말했다.

“야, 이놈아, 아내 상처를 치료해주려는 거야!”

뱃사공은 우문호의 살벌함을 알고, 우문호의 몸에서 위엄이 뿜어져 나와 자신을 짓누르자 망설이더니 천천히 비켜 원경릉이 하는 걸 지켜봤다.

원경릉은 아낙에게 마취주사를 놓아 고통을 멈췄다.

우문호가 입구를 지키며 마음속으로 열불이 치밀었다.

이번 암살 기도는 우문호가 집을 나오며 미행을 발견했을 때 벌써 준비를 시작해 원 선생과 뱃사공은 선실 안에 있으면 아무 위험이 없었을 텐데, 선실에서 위험이 발생해 원 선생은 자객의 손이 아니라 하마터면 뱃사공의 노에 맞아 죽을 뻔했다.

밖에 전황은 갈수록 분명해 지면서 나장군이 상황을 완전히 통제하고 암살기도는 종식되었다.

호수에 그들이 고용했던 놀잇배와 상대의 배를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다 가버렸고 호수에 떠다니는 잡다한 집기는 그들이 도망칠 때 배의 무게를 가볍게 하기 위해 던지고 도망간 것이다.

“나리!”

나 장군이 검은 옷을 입은 사람 하나를 가리켰는데 그자는 팔과 가슴에 검을 맞고 나 장군에게 목을 잡힌 채로 꿇어 앉았다.

“이번 시도를 계획한 자로 다른 자객들은 다 이자의 말을 들었습니다.”

우문호가 바람을 맞으며 우뚝 서 있고 나장군이 꿇려 놓은 검은 옷을 입은 자를 내려다보며 천천히 검으로 얼굴을 가린 복면을 벗기자, 이자의 얼굴이 드러났는데 우문호는 안색이 확 변했다.

“적중양(狄中良)?”

적중양은 적위명의 서자로 적귀비의 이복동생이다.

그는 적씨 집안이 그런 풍파를 만났을 때 가장 가볍게 연루된 자로, 무공밖에 모르고 다른 일은 전혀 관여하지 않아 적씨 집안이 무너질 때 앞장선 자는 죽였으나 남은 자는 엄하게 꾸짖은 뒤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Related chapters

  • 명의 왕비   제 2209화

    안왕부로 간 우문호밤중까지 정신없이 바빠서 휴가는 자연스럽게 없어지고 사건을 처리하고 초왕부로 돌아오니 이미 날이 밝았다.우문호는 속으로 너무 미안해서 원경릉에게 말했다. “나갈 때 대략 생각이 있었는데 요행을 바라는 마음이 있었나 봐. 그들이 덤비지 않으면 우리가 정말 이틀간 놀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 결과적으로 이렇게 돼서 미안해.”원경릉이 우문호를 보고 창백한 얼굴로 억지로 웃으며 말했다. “바보, 뭐가 미안해? 한밤중의 고요함과 편안함이 살해 기도록 바뀐 거니 본전치기지 뭐.”우문호가 큰 손으로 원경릉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놀랐지? 안색 좀 봐, 뱃사공이 널 때린데 아직 아프지?”“괜찮아, 안 놀랐어. 처음도 아니고 안 무서워.” 원경릉이 우문호의 손을 꼭 잡았다. 사실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리는 건 그래도 괜찮은데 걱정되는 건 두 번 세 번 연거푸 암살시도를 당하니 막 북당에 왔을 때의 위험이 떠올랐다.우문호는 원경릉이 뭘 생각하는지 알고 다독거리며 말했다. “이런 날은 금방 끝날 거야. 걱정하지 마.”“응!” 원경릉이 최선을 다해 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실 머리가 너무 아프고 뱃사공과 아낙의 손이 엄청 매워서 통증이 귀까지 이어져 윙윙 울렸다.“방에 가서 좀 쉬어.” “자기야!” 원경릉이 우문호의 옷자락을 잡고 말했다. “적중양은 적씨 집안사람인데 그자가 말한 사왕야는 안왕인데. 정말 안왕일까?”“꼭 안왕이라고 할 수 없지만 모든 건 다시 조사를 해야지.” 우문호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런 일은 원경릉이 너무 많이 알지 않는 게 좋다고 결정했다. 사실 넷째가 전에 아내를 보호하던 방법이 맞다. 바깥 일은 본인이 어떻게든 짊어지면 되므로 집안의 여인에게 알려서 같이 걱정하게 만들어서는 안된다.더욱이 오늘밤 원 선생은 얼굴이 완전 창백해져서 영혼이 가출할 만큼 놀랐다. 우문호는 그동안 원경릉이 계속 자신을 걱정하느라 무서운 일을 겪고 편한 날이 없었다는 생각에, 지금 모든 걸 장악하고 있지는 않지만 충분한 힘과

  • 명의 왕비   제 2210화

    안왕을 보러 간 우문호안왕이 나가서 문 앞에 도착하자 안색이 무거워졌다.본관에서 우문호를 보자 약간 망설이다가 안으로 들어가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렇게 일찍?”우문호는 안왕의 표정이 피곤하고 정신이 살짝 없는듯 한 모습이라 말했다. “어젯밤 밤이슬 맞으러 갔다 왔어? 이 시간까지 안 일어나고.”안왕이 의자에 앉아 우문호를 노려보며 웃더니 말했다. “넌 애가 다섯인데 밤에 잠이 오냐?”우문호도 안왕을 노려보며 말했다. “왜 못 자?”“애들이 한밤중에 깨서 울고불고 난리 안쳐?”우문호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거의 그런 적 없는데.”안왕이 한숨을 쉬고 억울하다는 듯하지만 목소리에 사랑이 뚝뚝 떨어지며 말했다. “우리 딸은 왜 그렇게 울어대지? 밤새 몇 번을 우는지, 배고프다고 울고 쉬했다고 울고 거의 잠을 잘 수가 없어. 다섯째야, 무슨 비법 같은 거 없어? 하룻밤만이라도 편안히 잠 좀 잤으면 소원이 없겠다.”안왕은 한동안 이렇게 친근한 말투로 우문호에게 말한 적이 없고 이렇게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표정을 보이다니 우문호를 보고 미소가 굳어지며 처량함이 흘러나왔다.안왕의 이 눈빛은 마치 해질녘 길거리에서 배고파 뻗어 있는 늙은 개 같아서 안왕이 애써 감추려고 해도 우문호는 한눈에 알아채고 마는 것이다.“애들이 울고불고 해도 결국 클 텐데 뭐.”우문호는 손에 찻잔을 쥐고 이 말을 마치더니 잔을 내려놓고 말했다. “넷째 형, 우리 사이에는 돌려서 말할 필요 없으니까, 어젯밤에 내가 습격을 당했는데 자객 중 한 명을 잡았어. 적중양이라고, 그 이름 낯설지 않을 거야.”안왕의 눈빛과 기분이 무거워졌지만 미소를 지으며 웃음의 의미를 알 수 없도록 말했다. “당연히 안 낯설지. 그래서 그자가 내가 지시했다고 해?”“아니 지시했다고는 안 했어, 하지만 한 마디, 언젠가 사왕야가 날 없애 버릴 거라고 했지.” 안왕이 소리 내 웃었으나 눈에는 분노를 감추었는데 그 분노는 결국 매서운 웃음으로 바뀌고, “믿어?”“어떨 거 같아

  • 명의 왕비   제 2211화

    암살시도와 안왕우문호가 의심의 눈빛으로 넷째의 이런 반응을 보는데, 안왕과 관련이 없다는 걸 거의 확신할 수 있었다.사실 적중양이 넷째라고 진술했지만 우문호는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안왕이 아니다.누군가 안왕을 끌어들여 국면을 어지럽히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넷째의 반응을 보면 그는 사실전에 이 일을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에게 사건을 알리고 적중양의 죽음의 소식을 전했을 때 조금도 놀라지 않고 슬퍼하지도 않았다. 적중양은 넷째의 작은 처남이나 넷째 말을 들어보면 적중양에게 미움이 있는 것을 말이다.그래서 그는 알게 되었다.우문호는 입궁해 내각으로 갔다.그리고 냉정언과 구사를 소집해 이 일을 분석했다.냉정언이 살살 탁자를 두드리며 늘 그렇듯 눈을 게슴츠레하게 뜨더니 말했다. “이 일은 안왕 전하께서 계획했을 가능성이 크지 않습니다. 안왕 전하는 지금 끈 떨어진 연으로 태자 전하와 대항할 본전이 없고 어렵사리 경성에 돌아왔는데. 움직인다면 이 시점이 아닐 게 틀림없어요. 잊지 말아야 할 게 안왕 전하의 딸이 막 태어났다는 점입니다.”구사가 냉정언의 말을 듣고 다른 의견을 내세웠다. “안왕 전하께서 자본도 능력도 없기 때문에 지금의 혼란한 상황을 틈타 한몫 보려는 거죠. 그리고 마침 딸이 막 태어나서 매일 집에서 아내와 같이 있으니 사람들에게 의심받을 일도 없어요. 두분 어떻게 된 거죠? 안왕 전하께서 어떤 분입니까? 잊으셨나요? 사람이 일단 야심이 생기면 내려놓을 수 없어요. 어쨌든 전 안왕 전하께서 좋은 사람으로 변했다는 걸 못 믿겠습니다.”우문호가 치명적인 질문을 던졌다. “만약 혼란을 틈타 한 몫 잡기를 원했다면 왜 덤벙대는 적중양을 썼을까? 적씨 집안이 비록 가문이 몰락했어도 능력 있는 자가 적지 않은데, 날 죽이는 이런 큰 일이라면 적위명이 직접 하지 않았을까? 어쨌든 이런 천재일우의 기회는 그르치면 다시는 못 잡을 수도 있어.”“그것도 일리가 있네요.” 구사가 멍하니 냉정언을 보고 말했다. “냉대인, 누구 같으세요

  • 명의 왕비   제 2212화

    안 왕비에게 솔직하게안 왕비가 일어나 안왕을 물끄러미 보고 눈에 가벼운 근심이 덮이며 유모에게 말했다. “아이들 안고 나가게, 왕야와 나눌 말이 있으니.”유모가 예를 취하고 아이를 받아안으려는데 안왕은 주는 게 아쉬워 여전히 어르며 말했다. “할 말 있으면 해, 우리 사이에 못 할 말이 뭐가 있어?”안 왕비가 유모와 시녀를 손짓으로 내보내고 문을 닫더니 안왕 앞에 앉아 말했다. “원래 바보인 척하려고 했는데 당신이 태자 전하께서 오셔서 딸이 착하게 잘 있냐고 안부를 물었다는 그 말은 못 믿겠네요. 전에 수많은 일을 못 보고 못 들은 체했던 건 당신이 뭘 하든 상관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아무리 큰 일이 벌어져도 기껏해야 내 목이 떨어질 뿐이지만 지금은 못 그래요. 우리 딸을 생각해야 하니까요. 우리 딸이 휘말리게 하고 싶지 않아요. 우리 딸이 요 부인의 두 군주들처럼 되게 할 수 없어요.”안왕이 고개를 들지 않고 손가락으로 여전히 딸의 볼을 만지는데 몸은 굳어지고 표정도 순간 굳어졌다.“왕야, 말해 주세요. 무슨 일이죠?” 안 왕비가 안왕의 손을 잡고 울며 애원했다.안 왕비 비로소 고개를 들고 안 왕비의 두 눈에 공포와 눈물이 가득한 것을 보고 마음이 아려와 안 왕비의 눈물을 훔쳐주고 한동안 바라보더니 한숨을 쉬고 말했다. “작은 처남이 죽었어.”안 왕비가 놀라서 숨이 가빠지며 말했다. “어떻게 그럴 수가? 누가 죽였죠?”“작은 처남이 사람을 데리고 다섯째를 죽이려 했어!” 안왕이 쓴웃음을 지었다.안 왕비 화들짝 놀라서 말했다. “걔가 태자 전하를 시해하려 했다고요?” 어떻게 그럴 수가?”“몰라, 태자가 그렇게 말하더군.”“그럼 물어보러 안 가요?” 안 왕비가 마음이 급했다. 적중양이 태자를 죽이려 했다면 태자는 넷째를 오해할 수 있지 않을까?안왕은 어쩔 수 없다는 눈빛으로 말했다. “연아야, 이 일은 내가 개입할 수도 조사할 수도 없어. 심지어 물어볼 수도 없고.”안 왕비 가슴이 천천히 내려앉았다. ‘그래, 지금

  • 명의 왕비   제 2213화

    깨어난 주재상처음엔 주재상이 중독되었고, 다음엔 태자 부부가 자객을 만났으니 조정에 커다란 파문이 일었으며, 자객 중 한 명이 적씨 집안사람이란 소리를 듣고 일부 관리는 참지 못하고 삼사(三司)가 협동하여 이 사안을 심리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안풍친왕을 외에 지금 안왕까지 말려든 상황이라 국면은 혼란 그 자체다.이런 어수선한 정국을 우문호도 어쩌지 못한 채 이렇게 무르익어가도록 내버려 두고 지금 그는 곧 경성으로 들어올 독고에 모든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명령을 하달해 변경에서 북막의 동향을 엄밀히 주시하도록 하고 일단 이상이 발생하면 바로 보고하도록 했다.주재상이 깨어났다. 그리고 그가 깨어나서 처음 내린 명령은 주명양에게 독주를 내리는 것이었다.집안의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라고 주씨 집안의 가장은 마음 속으로 알고 있었지만 꿇어앉아 딸을 위해 애원했다.주재상이 그를 노려보며 무겁게 한 마디 했다. “쓸모없는 놈!”주씨 집안의 가장은 몇 년 동안 제 구실을 못했다. 오히려 자기 아내와 딸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연달아 문제를 일으켜 재상이 그에 대해 여간 실망한 게 아니다.주씨 집안 가장은 애간장이 끊어지도록 울며 주씨 집안의 선조까지 들먹였으나 주재상은 단번에 내치고 험악한 눈빛으로 말했다. “살아있는 사람도 날 막지 못하는데 지금 죽은 사람을 들먹이느냐?”“아버지, 아무리 사나운 호랑이도 자식은 먹지 않는 법입니다. 걔도 아버지의 친 손녀가 아닙니까.” 주씨 집안 가장은 절망적으로 울었다.주재상은 퀭한 눈으로 냉정하게 아들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럼 난 너의 누구냐? 걔가 독을 탈 때 내가 자신의 친 할아버지인 걸 생각했어? 걔가 죽지 않으면 주씨 집안은 조만간 걔로 인해 멸문지화를 당하고 말 것이다. 이 일은 태자 전하께서 죄를 묻지 않아서 망정이지 죄를 묻기로 치면 걔는 적과 내통한 대역 죄인이야. 넌 주씨 집안의 모든 사람을 걔와 함께 순장하고 싶으냐?”주씨 집안 가장이 울며 말했다. “아버지, 태자 전하는

  • 명의 왕비   제 2214화

    독주어멈과 시위 몇 명이 독주를 가지고 와서 기다리자 주명양은 극도로 화가 나서 어멈의 뺨을 때리고 분기탱천하더니 말했다. “다들 썩 비켜 나 나갈 거니까.”나이든 어멈은 집안일을 주관하는 자로 이미 주 씨 집안에서 일 한지 오랜 세월이 되었다. 심지어 재상도 어멈에게 상냥하게 대할 정도인데 따귀를 맞아본 적이 있을 리가.하지만 어멈은 원망하지 않고 주명양을 바라보며 평온하게 말했다. “첫째 황자비 마마, 나리의 명으로 쇤네 술을 가져왔습니다.”“나리는 무슨 나리? 무슨 술?” 주명양이 뒤에서 천천히 들어오는 시위 중 한 명이 술잔을 받쳐 들고 문지방을 넘어서는 것을 보고 죽일 듯이 노려보며 천천히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어멈은 주명양이 한 걸음 물러서자 앞으로 한걸음 다가섰는데 얼굴에는 손자국이 분명히 나 있지만 전혀 동요하지 않는 눈빛으로 말했다. “첫째 황자비 마마, 나리께서 이미 깨어나셔서 분부하신 것으로 마마께 술을 드리라고 하셨습니다.”주명양은 경악해서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나더니 말했다. “할아버지께서 일어나셨다고? 어의가 속수무책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무슨 술이야? 난 안 마실 거니까 가지고 가.”어멈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첫째 황자비 마마 두려워 마시지요. 이 술은 쇤네가 고른 것으로 드시고 난 뒤 큰 고통 없이 곧 길에 오르실 겁니다.”“꺼져, 꺼지라고!” 주명양이 몸을 돌려 의자를 어멈에게 휘두르다가 던지고 문으로 달려갔다.시위가 바로 막으며 팔을 잡아 끌어 안으로 넣었다. 주명양이 미친듯이 큰 소리를 지르며 몸부림을 치는데 두다리를 뻗대고 사람을 찼지만 이들은 집안의 법도를 관할하며 적지 않은 하인들을 벌 주었던 경험이 있어서 자신들의 방법으로 주명양을 안으로 끼워 밀고 그대로 의자로 눌렀다.그중 한 사람이 주명양의 입을 잡고 벌리는데 힘이 세서 주명양은 얼굴과 턱을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 그리고 어멈의 그림자가 덮쳐오더니 담담한 표정으로 주명양 앞에 서서 분부했다. “나리의 명이시다. 깔끔하게

  • 명의 왕비   제 2215화

    주재상과 소요공의 비밀 이야기어멈이 직접 주재상에게 이미 주명양을 처리했다고 보고했다.재상이 한동안 침묵하더니 고개를 들고 말했다. “초왕부에 서신을 보내 사람이 없어졌다고 해라.”“예!” 어멈이 물러났다.주재상이 천천히 침대 의자에 앉았다. 이 계획을 실시하기 전에 이미 주명양이 여기서 문제를 일으킬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이 순간 예상대로 되고 말았다.하인이 소요공을 모시고 왔는데 고개를 들어보고 다시 눈을 감고 살짝 한숨을 쉬었다.소요공이 하인들을 내보내고 문을 닫고 주재상 곁에 앉아 술 한 병을 건네며 말했다. “계획이 성공했네, 귀영위가 의심스러운 선비족 사람이 경성으로 온 것을 알아냈어, 체격으로 봤을 때 독고야. 지금 경성에 들고나는 건 전부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어, 임소 쪽도 철저하게 태자 전하께 씨가 말랐고 자네가 깨어나도 상관없네. 정보는 새나가지 않을 거야.”주재상이 눈을 뜨고 술을 받고 소요공도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을 보고 말했다. “십팔매(十八妹), 넌 사는 게 즐거워?”느닷없이 아명으로 불려도 소요공은 전혀 개의치 않고 바닥에 앉아 양반다리를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말했다. “재상 자리에서 물러난 뒤로 즐겁지. 몇 년간 조정 일에는 별로 관여를 안 했잖아, 매일 꽃 재배하고 짐승 키우고 사람이랑 같이 안 지내니까 안 좋을 리가 있어?”“진작에 물러났어야 했어. 그런데 지금은 때가 아닌 거 같아.” 주재상이 술을 한 모금 하더니 강렬한 술이 목을 타고 흘렀다. “어릴 때부터 매일 그림자 속에서 살았어, 주 씨 집안이 소위 야심찬 대계를 위해 내 목숨을 희생하려고 했을 때 적성루가 날 구했지. 하지만 그때 우리들은 목숨을 부지하는 것 만도 얼마나 힘들었나? 전장에서 살아남아 공을 세우려고 몸부림을 쳐도 살얼음판 같아서 몇 번이고 목숨을 잃을 뻔하지 않았나, 작은 기쁨과 사소한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았어. 겨우 세상이 안정되자 너랑 나는 또 조정에서 반평생을 바치고 이제 다 늙어서 이렇게 앉아 돌이켜 보니……”

  • 명의 왕비   제 2216화

    주명양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 차이“사람은 항상 약한 고리가 있는 법이지!” 주재상이 말하며 일어나더니 말했다. “가세, 궁에 들어가자고. 극이형이 기다린지 오래됐어. 우리 알차게 한 잔 해야지.”소요공도 웃으며 말했다. “맞아, 가서 제대로 한 잔 하면서 그때 일도 얘기하고 맞다, 세자 전하는 아직 자네 집에 있나? 좀 어떠시지?”“아직 여기 계시네, 좋아지셨다고는 하는데 불러서 같이 궁으로 갈까?”“그것도 좋지!”주부에서 초왕부로 서신을 보내 첫째 황자비가 급사했음을 알렸다.우문호는 없고 사식이가 이 일을 원경릉에게 알리자 원경릉이 다 듣더니 사식이에게 사람을 보내 주명양 일은 주재상 쪽에서 설명하고 대외적으로도 무마시켜야 한다고 전했다.사람을 보낸 뒤 사식이가 원경릉과 같이 앉아 마주 보는데 좀 믿을 수가 없어서 말했다. “주명양이 정말 죽었을까요?”“그랬겠지. 주씨 집안에서 그녀를 보호할 이유가 없으니.” 원경릉의 마음도 기쁘지 않았다.만아가 밖에서 들어오며 이 일을 듣고 표정이 굳어졌다.“만아야, 괜찮아?” 사식이가 만아가 정신을 못 차리는 걸 보고 물었다.만아가 앉으며 고개를 흔들더니 말했다. “전 괜찮아요, 단지 둘째 아가씨가 이지경까지 갈 거라곤 생각 못 했어요.”“시기의 문제였지. 그 여자는 날뛰지 않으면 죽을 거야.” 사식이는 한이 풀렸다. 주명양이 얼마나 간악하고 못됐는지가 아니라 이기적인 게 금수만도 못하다는 것으로 자기만 아는 정도가 아니라 기고만장해서 다른 사람을 괴롭혔다.만아는 주명양의 시중을 든 적이 있으므로 써 준 은혜도 있어 마음이 사식이처럼 그렇게 통쾌하지 않고 심지어 조금 가슴이 아프고 슬펐다.사식이가 말했다. “너 주명양 때문에 괴로워하지 마. 그 여자가 전에 네 주인이었지만 너에게 잘 못했고 걸핏하면 욕설과 매질을 했어. 그리고 널 내쫓아서 하마터면 굶어 죽을 뻔했다고, 넌 기억을 못 하는 거야 안 하는 거야, 우리는 그런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사람이 아니야.”만아가 사식이

Latest chapter

  • 명의 왕비   제3392화

    “예, 그립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놀고 싶기도 합니다.”그는 말하다가, 갑자기 신이 난듯 몸을 들썩이며 말을 이어갔다.“여긴 정말 재미있습니다. 아홉째와 나가면 큰 산도 있고, 꽃도, 나무도 많습니다. 물고기도 많고, 사람도 많고, 뭐든지 엄청 많았습니다.”우문호는 웃으며, 못내 안쓰러움을 느꼈다. 예전에 그를 궁 안에 가두고, 거의 밖으로 데리고 나가지 않았다. 게다가 다른 사람이 그를 데리고 나가는 것도 신경 쓰였다.“이곳이 마음에 들면, 좀 더 오래 있어도 된다.”우문호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예, 정말 좋습니다. 다만, 형님과 형수님이 그리웠습니다. 이렇게 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여덟째는 흥이 오른 상태로 그의 팔짱을 끼며 말했다.“어서 들어가시지요! 아홉째가 형님이 내일 오신다고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했습니다.” 그는 뒤돌아 원경릉에게 외쳤다.“형수님, 빨리 따라오십시오. 맛있는 거 많습니다.”미색은 웃으며 꾸짖었다.“이 무심한 녀석, 다섯째 형수님만 챙기고, 여섯 형수가 배고픈지는 묻지도 않는 것이냐?” 여덟째는 그제야 미색을 본 듯, 놀라서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여섯째 형수님도 오셨습니까? 여섯째 형님도 오신 것입니까? 와, 너무 좋습니다!”“질투하다니?”원경릉은 미색의 어깨를 가볍게 토닥이며 미소를 지었다.“여덟째는 너보다 나를 더 좋아하는 것이다.”“아유, 참!”미색은 일부러 그렇게 말했다.여덟째는 바로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항상 그림과 책자를 선물하는 여섯째 형수님도 좋아했기 때문이다.그는 말을 더듬으며 말했다.“그... 그럼 같이 드시지요. 음식 많습니다.”“장난이다. 난 질투 안 해.”미색은 기쁘게 말했다.여덟째는 그제야 마음을 놓았고, 다들 웃으며 안으로 들어갔다.원경릉이 만아에게 말했다.“정말 이곳에서 즐겁게 지내고 있구나. 예전보다 훨씬 활발해졌고, 말도 많이 하네. 이 모든 게 아홉째 덕분이다.”만아는 웃으며 말했다.“예, 둘이 시간이 날 때마다 밖으로 나가, 더

  • 명의 왕비   제3391화

    원경릉은 발끝을 들어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우문호는 그런 그녀를 와락 끌어안으며 말했다.“원 선생, 행복하오?”“행복하오.”“하하하. 지금이 아닌, 나와 함께했던 모든 날이 행복했냐고 물어보는 것이오.”“모든 순간이 당연히 행복하고, 기쁘오!”원경릉은 스스로를 자조하듯 웃었다.“나 같은 집순이가 이렇게 결혼생활이 행복할 줄 누가 알았겠소?”한때 그녀는 자신이 평생 결혼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고, 사랑 없는 삶도 부족함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그녀는 사랑을 중요하지 않다고 여겼었지만, 사랑은 사실 정말로 중요했다.산꼭대기에 앉아, 차가운 바람을 맞고 있었지만, 추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의 풍경을 눈에, 그리고 마음에 깊이 새기고 싶었다.그리고 함께 늙어간 후, 다시 천천히 되새기고 싶었다.영산에서 내려온 후, 그들은 다시 여정을 이어나갔다. 이번 목적지는 바로 남강이었다.명절이 지난 뒤, 아홉째는 여덟째를 데리고 먼저 남강으로 돌아갔다. 다들 그가 그곳에서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남강 땅은 오랜만이었다. 마지막으로 발을 디딘 건, 정화를 구하러 갔을 때였다.남강으로 가는 내내 홍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냉정언이 물었다.“남강에 가면, 못난이를 만날 것이오?”“만나야지.”홍엽이 답했다.“물론 만나야지!”못난이는 오랜 시간 그와 함께했던 사람이니, 만나야 했다. 못난이가 종종 편지를 보내오긴 했지만, 자기 상황은 거의 말하지 않았다.반면 아홉째는 편지에서 북강의 소식을 자주 전해주었다.지금의 남강은 어느 정도 통일되어 있었고, 북강과 남강도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었다. 그동안 이익 문제로 양측의 왕래가 더욱 빈번해졌다.아홉째는 편지에서 못난이가 북강의 민심을 얻었고, 성격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져,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하다고 전했다.홍엽의 마음엔 기대와 기쁨이 섞여 있었다. 그도 지금 잘 지내고 있으니, 못난이도 잘 지내길 바랐다.우문호는 남강에서 돌아온 후, 변방으로 갈

  • 명의 왕비   제3390화

    그 일을 떠올리자, 꿈에서 본 일이라 그런지 마치 얼마 전에 있었던 일처럼 느껴졌다.그때 그들은 죽을 만큼 힘든 소년들이었는데, 지금은 한없이 한가한 노인이 되었다.세월은 덧없이 흘러갔고, 그동안 그들은 많은 사람들을 잃었다.무상황은 자신의 황후였던 소봉을 떠올렸다.그들은 줄곧 전형적인 황제와 황후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는 나라를 다스렸고, 그녀는 후궁을 다스렸다. 비록 그가 그녀를 괴롭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많은 애정을 주지도 않았다.그렇게 평범하게 평생을 함께했지만, 그녀가 떠나는 날, 그는 마음속 한 조각이 떨어져 나간 듯한 슬픔을 느꼈다.평생 함께했던 사람이 자신보다 먼저 떠날 거라 생각하지 못했기에 더욱 아팠다.세 사람은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있다, 다시 길을 나섰다.유아독존과 관련된 일이 생각보다 커졌지만, 모든 소란은 결국 가라앉게 될 것이다. 모든 소문도 점점 사그라들기 마련이니, 그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하지만 세 사람이 여행하는 영상이 점점 유명해지면서, 유아독존은 더 심하게 비난을 받았다.현실에서 함부로 욕설을 내뱉으면 얻어맞을 수도 있지만, 인터넷에서는 당당한 명분이 있었기에 악성 댓글을 다는 자들은 마음껏 욕을 퍼부었다.그리고 어느 날, 추 어르신이 오래도록 인터넷의 댓글을 훑어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긴 듯했다. 그는 이내 해가 지는 장면을 찍어 짧은 영상을 올렸다. 그리고 영상에 한마디만 덧붙였다.“분쟁 없이, 오직 평화만 있기를.”그는 모든 다툼이 끝나길 바랐고, 누군가를 벼랑 끝으로 몰지 않기를 바랐다. 단지 말로만 승부를 겨루는 사람은 그들의 적이 아니기 때문이다.음... 무엇보다 적이 될 자격도 없었다!영상이 올라간 지 이틀 뒤, 유아독존은 마침내 사과 영상을 올렸다. 그는 질투와 시기로 무술을 모독한 것을 사죄했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직접 그들의 계정을 태그해 진심으로 사과했다.진심 어린 사과는 항상 용서를 가져오는 법이다. 그리고 악성 댓글을 달던 사람들도 마침내 욕설을 멈췄다.

  • 명의 왕비   제3389화

    삼대 거두는 늦은 시각이 되어서야 일어났고, 숙취에서 깨어나니, 이미 날이 밝아져 있었다. 그들은 아직 잠에서 깨지 않아, 눈앞의 모든 것이 몽롱해 오늘이 무슨 날인지조차 모를 정도였다.태양이 서서히 떠오르며 하늘에 떠 있는 주황빛 구름은 점점 짙은 금빛으로 변했고, 금빛 가장자리에는 붉은색이 덧씌워져, 눈부시게 아름다웠다.소요공이 눈을 비비며 말했다."꿈을 꿨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동시에 그를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무슨 꿈을 꿨는가?""꿈에서 숭이가 사내에게 속았는데, 우리가 직접 나서서 복수를 해줬다네."추 어르신과 무상황은 놀라서 동시에 숨을 들이켜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귀신이 곡할 노릇이네."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며 깜짝 놀라 외쳤다."자네도 꾼 것인가?""그렇네!""그렇네!""설마 우리 셋이 똑같은 꿈을 꾼 것이오?"소요공도 깜짝 놀랐다.그 일은 그렇게 중요한 일도 아니었고, 어떻게 된 일인지 가물가물할 정도로, 그저 그런 일이 있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기억할 정도였는데, 꿈에서는 그 장면 장면이 또렷하게 떠올랐다.그리고, 이 꿈은 당시 엄청난 부담을 받고 있던 그들에게 정말 훌륭한 감정 해소가 되었다. 그들은 모든 고통과 억울함, 스트레스를 주먹질로 시원하게 풀어냈다.한편, 무상황은 자신이 황후를 소홀히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때 무슨 상황이었는지 기억하는가?"추 어르신이 흥분한 듯 말했다."물론 기억은 나네. 당시엔 소봉이가 궁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적성루 사람들을 많이 그리워했네. 게다가 나도 자네들과 어울리느라 바빠서 황후를 소홀히 했네. 그래서 적성루 상궁과 숭이를 궁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게 했지."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했지만, 꿈속에서 다시 겪은 덕분에 자세히 생각났다.그때 어서방의 회의가 끝나고, 소복이 무심히 물었다."폐하, 황후 마마를 오랫동안 못 뵙지 않으셨습니까?"그는 소복의 말이 소봉을 보러 가자는 암시라는 것을 단번에 알아차렸다.

  • 명의 왕비   제3388화

    개혁은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 특히 나라가 이미 망가진 뒤라, 보수파들은 북당이 더는 흔들림을 견딜 수 없다고 여겨, 더 이상 변화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자 소국공은 소복을 부상으로 임명했고, 소복은 부상이 된 후, 온갖 수단으로 보수파를 하나 하나씩 무너뜨렸다.그는 협박, 욕설, 생떼, 무례, 끈질긴 설득 등 다양한 방식으로 보수파를 공략했고, 심지어 마지막에는 돗자리를 말아, 상대의 대문 앞에 깔고는, 저녁엔 문 앞에서 잠을 청하고, 낮에는 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북당의 발전을 가로막는 자라고 비난까지 했다.그렇게 보수파가 무너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휘 형과 형수가 대주에서 돌아왔다. 그는 드디어 애써 노력한 끝에, 그들에게 기대에 부응할 만한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다. 하지만 성공의 길은 여전히 멀었다. 가난 때문에 발생한 난장판은 아직도 평정되지 않았다.휘 형과 형수는 사실 그의 혼례를 치르기 위해 돌아온 것이었다.그는 이제 황후를 책봉해야 할 시기였고, 황후 후보는 일찌감치 정해져 있었다. 바로 숙왕부에서 지낸 적 있는 소복의 딸이었다.소복의 딸이 원래 무슨 이름이었는지, 그는 이미 기억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복이 부상 자리에 오른 뒤, 딸의 이름을 소봉으로 새로 지었기 때문이다.소복의 꿈은 언제나 직설적이었다. 소봉의 이름은 '소가에서 나온 봉황'이라는 단도직입적인 뜻을 담고 있었다.소봉은 아버지 소복과는 달리 성격이 반듯하고 강직했다. 당시 그는 온갖 일로 정신이 없어 남녀 간의 감정 따위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사모의 감정보다 그에게 나라가 더욱 중요했었다.하지만 황제로서, 그도 후사를 마련하는 것이 북당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그에게 사모의 정에 대해 조금 느낀 적 있는지 묻는다면, 아마도 소가의 셋째 딸, 소낙연의 이름을 들었을 때이다.다만 그도 그녀의 이름만 알고 있었을 뿐, 나중에야 소낙연이라고 자칭했던 여인이, 사실 그의 형수인 라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시절

  • 명의 왕비   제3387화

    그렇게 그들은 만취해 하늘을 이불 삼고 땅을 침대 삼으며, 마치 처음 전장에 나섰던 그 시절로 돌아간 기뿐을 느꼈다.그 시절에는 전쟁이 치열해, 종종 땅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잠을 청하곤 했다. 여섯째는 당시에 항상 설사를 했었다. 셋이 몰래 전장에 나가려 했기에, 선생과 형수를 속이기 위해, 스스로 배탈을 자초한 후, 돈을 조금 챙기고는 전장으로 향했었다. 전쟁터에서 정말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다들 마음속으로 두려움이 가득했었다. 가난을 제외하고,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없었다.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그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러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적군이 승전가를 부르며 전우를 죽이고, 나라를 침탈할 때, 그들은 한 번도 죽음을 생각해 본 적 없었다.죽음에 관해 생각한다고 해도, 죽더라도 이 땅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그들은 그렇게 잠에 들었고, 꿈속에서 막 즉위하던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났다.숙왕부도 여전히 그대로였고, 적성루는 인파로 붐볐으며, 전쟁으로 인해 찢어지게 가난했다. 휘 형과 형수는 대주로 빚을 갚으러 갔다. 북막과의 전쟁을 위해 대주의 30만 대군을 빌려왔지만, 갚을 돈이 없어 휘 형을 인질로 넘겼다.휘 형이 떠난 후, 조정은 서출의 어린 새 황제를 신경 쓰지 않았다.그들은 조정에서 대신들과 첨예하게 대립해야 했고, 매번 언쟁 후에는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채, 어서방에 돌아가 주저앉곤 했다.즉위할 때 휘 형은 최선을 다하면 좋은 황제가 될 수 있다고 격려해 주었다.그래서 그도 그렇게 믿었지만, 막상 황위에 올라보니 전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때로는 있는 힘껏 버텨도 소용없었다.하지만 퇴로 또한 없었다. 휘 형이 말했듯이, 퇴로가 없는 것이 오히려 가장 좋은 길이었다. 두 눈 질끈 감고 힘껏 돌진하다 보면, 결국 승리하게 된다.다행히 조정에 그들을 도와주는 이들도 있었다. 장 대인과 소복이 큰 도움을

  • 명의 왕비   제3386화

    그들은 사생활을 모조리 보여주는 것 같아, 팬들이 따라오는 것을 막았다.하지만 팬들은 놀랄 만큼 열렬한 애정을 보이며 기어코 그들 뒤를 따랐다.그 모습에 다들 처음엔 못마땅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이해하기로 했다. 모두 예전에 많은 사람이 따르고, 시중을 받으며 전성기를 가졌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익숙하기도 했다.어쨌든, 그들은 지금 행복하게 차를 몰며 독고 도로를 달리며 아름다운 풍경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팬들도 그들의 모습을 기록했다. 다투기도 하고, 술을 마시며 농담을 주고받고, 무술을 연습하는 모습 등, 그들의 사소한 순간들 모두 영상으로 편집되어 올라갔다 .그리고 곧 사람들은 퇴직 여행 계정에 한 명이 아닌, 세 명이 함께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상에 등장한 사람은 '십팔매'라 불렸는데, 많은 네티즌이 그 이름을 듣자마자 웃음을 터뜨렸다.얼굴에 약간의 여드름 자국이 있고, 항상 무표정으로 자기를 과인이라고 부르는 노인은 '여섯째'라 불렸다. 비록 엄숙해 보이지만, 실은 장난기가 많아 두 사람을 몰래 놀리고는 입을 막고 웃기도 했다.항상 핸드폰으로 독서하는 노인은 '주대'라고 불렸다. 박학다식하며, 말할 때마다 고사성어를 인용해, 십팔매와 여섯째가 싸울 때 몇 마디로 갈등을 풀어낼 정도로 인품이 뛰어났다.팬들은 이들의 이름만 들어도 웃음이 터질 지경이었다.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듣고, 어릴 때부터 함께해왔고, 나이가 들어서도 여전히 함께 여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많은 사람들이 깊이 감동하였다.그렇게 어느 날 밤, 그들은 야외에서 술을 마시고 반쯤 취한 채, 바닥에 누운 채로 별이 가득한 하늘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이 장면 역시 팬들에게 촬영되었다.늘 털털한 십팔매는 두 손을 머리 뒤에 괴고 은하수를 바라보다가 갑자기 감탄하며 말했다."우리 정말 많이 늙었네. 앞으로 몇 년이나 더 살 수 있을까?"여섯째가 그의 머리를 한 대 가볍게 쳤다."길 위에서는 불길한 말 금지네."십팔매가 입을 열었다."

  • 명의 왕비   제3385화

    사건은 결국 크게 번져지고 말았다. 의도가 불순한 사람들이 소요공 일행에게 해명하라고 했지만, 그들은 이미 신시의 유명한 목호에 도착한 뒤였다. 목호의 아름다움에 빠져서 댓글이나 메시지를 볼 시간조차 없었다.지금 추 어르신은 노인이 시를 읊고 글을 짓는 데만 정신이 팔려, 어디를 가든 꼭 한 편의 시를 남긴 후, 돌아가서 희 상궁에게 보여주려고 했다.그들에게 있어 인생은 이미 반 이상 지나온 것이었다. 과거에 300년을 살겠다고 다짐한 만큼, 수많은 일을 겪고 수많은 적을 마주했기에, 이번에 만난 유아독존은 그냥 한 번 겨루었을 뿐이기에 바로 잊혀졌다.목호 여행을 마친 뒤, 그들은 차로 독고 도로로 향했다.그들은 캠핑카를 타고 북쪽으로 쭉 올라가며 길가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했다. 영상도 많이 찍었지만, 편집할 시간이 없어 업로드는 하지 못 했다. 편집으로 추 어르신의 시간을 많이 빼앗었다 보니, 그가 그동안 풍경을 놓치는 일도 많았었다. 눈도, 손도 한 쌍뿐인 데다, 다른 두사람은 편집을 전혀 몰랐기에 북당의 수보인 추 어르신 혼자 애써야 했다.그래서 영상 업데이트는 잠시 미루고, 길가의 풍경을 잘 감상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들은 짧은 영상 제작에 정신을 빼앗겨 소중한 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초심을 잃고 싶지도 않았다.하지만, 그들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팬들과 여행 중인 배낭 여행객, 캠핑카 족들이 줄줄이 따라붙으며 영상을 빨리 올리라며 재촉했다.댓글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쫓아와서 소리치며 재촉하는 모습에 추 어르신은 그만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리고 내심 이렇게 자신들을 좋아해 주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날 저녁, 추 어르신은 무상황과 십팔매에게 대결을 시켰다. 그리고 편집 없이 원테이크로 촬영해, ‘사나이로 태어나서’라는 배경음악과 함께 바로 영상을 올렸다.영상에 무상황이 처음 등장하기는 했지만, 대부분 등을 돌리고 있었다. 무상황의 무공은 소요공만큼 뛰어나지는 않았지만, 기술이 다양해서

  • 명의 왕비   제3384화

    유아독존은 깜짝 놀라 기절할 뻔했다.그는 링 위에서 인생을 마감할 것 같은 공포를 느꼈고, 평생 이렇게 큰 공포를 느낀 적 없었다. 눈앞의 이 노인은 공격할 때, 눈빛에 살기가 서려 있었던 데다가, 전장에서 수많은 사람을 죽인 장군과도 같은 위압감을 뿜어내고 있어, 그저 한 번 눈만 마주쳤을 뿐인데 온몸이 얼어붙을 정도였다.그는 다시는 이런 공포를 겪고 싶지 않아졌다.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박수 소리 속에서 그는 자신의 거만함과 어리석음, 그리고 비열함 때문에 앞으로 모두의 조롱거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때 소요공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살려달라고 빌지 않겠다면, 그냥 일어나거라. 난 어린애랑 진지하게 겨룰 생각이 없으니."처음에는 소요공도 유아독존이 꽤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그저 밥이나 축내는 무능한 자였다. 이런 사람이 수백만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는 게 어이없을 정도였다. 자신의 팔로워 수가 그보다 적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괜히 기분까지 상했다.유아독존은 수치와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소요공의 표정에 갑자기 불쾌한 기색이 드러나자, 다시 겁에 질리고 말았다. 그는 파랗게 질린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터벅터벅 무대를 내려갈 뿐이었다.소요공은 이번 대결로 엄청난 스타가 된 반면, 유아독존은 몰아치는 욕설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더 이상 아무런 영상도 올리지 않았다. 팬들은 그의 이전 영상이나 D을 통해 사과를 요구했다. 유아독존은 과거 소요공의 영상에 댓글로 욕설을 퍼부었지만, 그는 이 점에 대해서 사과하지 않았고, 마치 죽은 사람처럼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며칠 동안 여러 매체가 어르신들에게 연락을 보내 방송 출연을 요청했지만, 그들은 DM도 보지 않고, 어떤 연락에도 응하지 않았다. 그들은 철저하게 신비주의를 유지하며 인기를 이용하지 않았다.게다가, 이 일로 일정을 늦추지도 않았다. 새로 올라온 영상을 보고 나서야, 팬들은 그들이 이미 새로운 도시로 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영상에는 그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