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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1화

Author: 유애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녀가 경성을 떠난 후 경천에게 이상이 생기면 큰일이었다.

그렇게 아이들과 상의하였는데, 찰떡이 자진해서 원경릉을 대신해 돌아가 혈액 검사 샘플을 양여혜 교수에게 전달하겠다고 했다.

여섯 아이 중에서 찰떡만 의술에 특별한 관심을 보였다. 다른 아이들도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찰떡만큼 열정적이지는 않았다.

그래서 원경릉은 샘플을 그에게 맡기고, 최대한 빠르게 다녀오도록 했다.

경단도 오랫동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그리고 큰외삼촌을 보지 못해, 같이 가겠다고 했다.

경단이 그렇게 말하자, 환타와 칠성도 함께 가겠다고 나섰다.

결국 원경릉은 아이들을 모두 보내기로 하고, 만두만 남겨 여동생과 함께 있도록 했다.

아이들은 원래 내일 무상황을 찾아뵈려 했지만, 시간이 촉박해 먼저 현대에 다녀온 후 다시 방문하기로 했다.

그들은 즉시 출발하여 빠르게 경호에 도착한 뒤, 경호를 통해 22세기로 돌아갔다.

그곳에서 재빨리 혈액 샘플을 양여혜 교수에게 전달한 후, 바로 집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돌아온 아이들을 본 어르신들은 너무 기뻐, 이틀 동안 맛있는 음식을 가득 준비했다.

셋째 날, 연구소에서 검사 결과를 받아야 했지만, 교수 어르신이 아이들에게 물었다.

"다들 돌아왔으니, 휘종 어르신을 만나러 가지 않을래?"

네 아이는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다.

"그럼, 가죠."

휘종제 어르신은 집안 어른이었는데, 이전에 이곳에서 생활하며 공부할 때도 늘 찾아와 안부를 묻고, 장난감도 사 주고 함께 나가 놀면서 정성을 다해 보살펴 주었다.

아이들은 과일 한 바구니를 들고 버스를 타고 휘종제 어르신과 태자 어르신을 찾아갔다.

휘종제 어르신은 아이들을 보자 무척 감격하며, 한 명씩 끌어안았다. 그리고 북당에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말을 덧붙였다.

"이렇게 오랜만에 왔는데, 며칠은 머물러야지."

하지만 찰떡이 고개를 저었다.

"어르신, 그건 안 돼요. 혈액 샘플을 어머니한테 가져다드려야 하기에, 오늘 돌아가야 합니다."

"벌써 돌아간다고? 이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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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의 왕비   제3403화

    원경릉과 일행은 밖에서 기다리며, 큰일을 겪은 위왕과 정화가 오랜만에 나누는 대화를 방해하지 않으려 했다.그러나 정화는 몇 마디 말만 나눈 뒤 곧바로 나왔고, 표정도 꽤 평온해 보였다. 그녀는 우문호 일행에게 예를 갖추며 인사한 후, 그제야 원경릉에게 물었다."이제 상처에는 큰 문제가 없겠지요?"원경릉이 답했다."안심하셔도 됩니다. 곧 다시 활기차게 움직일 수 있을 것입니다."정화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다행입니다."그녀들은 밖으로 나가 담소를 나누었고, 남자들은 모두 위왕의 방으로 들어가, 불쌍한 척도 못 하는 그를 놀렸다. 하지만 위왕은 미소를 지었다. 가장으로서, 그는 정화와 아이들의 버팀목이 되어야 하기에, 불쌍한 척을 해서는 안 되었다.한편, 원경릉과 안왕비는 정화를 데리고 밖으로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경릉은 그녀의 도착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말했다."정말로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안왕비는 정화에게 차를 권했다. 먼 길을 온 정화의 모습에 안왕비는 못내 기뻐했다. 안왕비는 위왕과 정화가 함께 하기를 가장 원하는 사람이었다.정화는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원경릉을 바라보며 말했다."사실 그가 정말로 위험에 처했는지는 몰랐습니다. 그날 밤, 갑자기 마음이 불안하고 잠을 이룰 수 없어, 무슨 일이 생긴 것 같아 마지막으로 그를 한 번이라도 보고자 한 것 뿐입니다."그러자 미색이 다가와 물었다."그를 아직도 미워하십니까?""미색아!"원경릉과 안왕비가 동시에 그녀를 나무랐고. 미색이 어깨를 움츠리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냥 궁금해서 그렇지.’원경릉이 미색을 흘겨보고, 정화를 바라보며 다가갔다."그래요? 아직도 그를 미워하십니까?"미색은 원경릉을 흘겨보며 속으로 생각했다.‘똑같이 물어볼 거면서.’정화는 궁금증에 휩싸인 그녀들의 표정을 바라보았다. 다들 진심으로 관심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정화는 잠시 침묵한 후, 조용히 입을 열었다."예전에 제가 강북의 무당들에게 납치되어 절벽 동굴에 갇혔습

  • 명의 왕비   제3402화

    위왕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열심히 죽을 마셨다. 비록 다쳤지만, 먹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였다.해 질 무렵, 다섯째 일행이 도착했다.저택에 돌아오자마자 위왕이 진짜로 상처를 입었고,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사실에 다들 공포에 사로잡혔다. 원 선생이 조금이라도 늦게 도착했다면, 셋째를 잃었을 것이었다.안왕이 내공을 많이 소모한 탓에 허약한 어르신처럼 걷고 있는 모습에, 우문호가 분위기를 풀어주기 위해 그를 향해 농담을 던졌다.“이번 일로 빚진 거 조금 갚았다고 생각하십시오. 평생 빚을 갚으면, 다음 생엔 더는 빚지지 않을 것입니다.”하지만 안왕은 오히려 다섯째의 손을 꼭 붙잡고, 눈가를 붉히며 말했다.“네가 그 꿈을 꾸지 않았더라면… 황후가 오지 않았더라면… 셋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다. 난 다음 생, 다 다음 생을 다 바쳐도 그의 은혜를 갚을 수 없을 것이야.”갑작스러운 안왕의 감격스러운 말에 다섯째는 깜짝 놀라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그럼 우리를 잘 대접해 줘야 합니다. 먹고 마시고 노는 것 전부 형님께서 책임지시지요.”“책임지마! 당연히 책임지지!”안왕은 즉시 뒤돌아 하인들에게 술과 안주를 준비해, 손님들을 대접해주라는 명을 내렸다.그렇게 다섯째가 도착한 지 사흘째 되는 날, 정화와 호위가 강북부에 도착하였다. 그들이 성에 들어서자, 곧바로 한 사람이 달려나와 정화군주가 왔다고 고했다.병상에 누워 쉬고 있던 위왕은 이 말을 듣자마자 벌떡 일어났다.“왔다고? 정말 왔다고? 이렇게나 빨리 소식을 받고 달려온 것이냐? 그래도 열흘은 걸릴 텐데.”그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 이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군주가 와서, 상처가 나은 것을 보면, 거짓 소식으로 속였다고 하실지도 모릅니다. 화도… 내실 텐데.”위왕은 놀라움에서 벗어나기도 전, 그의 말을 듣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는 급히 다시 누웠다.“안 나았다. 내상은 아직 회복되지 않았어.”“안색이 저보다 더 좋아 보이는데, 그 말을 누가 믿겠습니까?”“아픈

  • 명의 왕비   제3401화

    그러자 정화는 강북부의 위왕을 떠올렸다.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나라가 평화로우니,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나라가 평화롭다고 해서 변경까지 평화롭다는 보장은 없었다.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문을 열고 나갔다.그녀의 저택에는 부하가 많지 않았다. 아이들을 돌봐야 했기에, 믿을 수 있는 시녀들과 마마들은 모두 남겨두어야 해서, 그녀는 그저 호위 한 명만 데리고 말을 타고 성을 나섰다.날은 아직 완전히 밝지 않았다. 그녀가 위왕부의 호패를 보여주자, 성을 지키는 장병들이 바로 성문을 열어주었다.그녀의 마음속에는 오직 하나의 생각 뿐이었다. 바로 그에게 정말 무슨 일이 생겼다면, 마지막으로 꼭 한 번은 봐야 한다는 생각 말이다. 성에서 십 리를 벗어나자, 해가 천천히 떠올랐다. 새벽 햇살 속에서 그녀는 말을 몰아 달리고 있었다. 그녀는 몹시 말랐고, 옷도 헐렁해서, 바람만 불어도 날아갈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연약해 보이는 사람에게도 끈질긴 생명력과 강한 인내심이 있었다. 그녀는 고삐를 꽉 쥐고, 흔들리는 말 위에서 끝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았고, 눈동자 속에는 온갖 풍파를 겪은 담담함까지 담겨 있었다.식량을 챙기지 않아, 정화는 직예에 도착하자마자 음식을 사서 다시 길에 올랐다. 오랫동안 그녀 곁을 지켜온 호위는 그녀가 비록 군주의 신분을 갖고 있어도 고생을 잘 견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쉬자고 권하지도 않았다. 두 사람은 떡을 먹으며 다시 달렸다.수술 이틀째가 되자마자 위왕은 깨어났다. 상태는 비교적 양호했지만, 완쾌까지는 시간이 걸릴 예정이었다. 특히 다리 상처로 인해 신경까지 다쳐서, 완치 후에도 재활을 거쳐야만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었다.안왕은 줄곧 그의 곁을 지켰다. 물도 챙겨주고, 몸도 닦아주고, 배뇨까지 모두 직접 처리해주었다.그렇게 사흘째가 되는 날, 위왕은 다행히 조금 정신을 차렸다. 그는 안왕을 바라보다, 다시 자기 자신을 바라보았다."우리 형제는 그저 남들과 달리 멀쩡한 팔이 두 개일 뿐이네."안

  • 명의 왕비   제3400화

    안왕은 깜짝 놀랐다.“그가 꿈을 꿨다고? 셋째 형님이 사고를 당하는 꿈을?”“예!”“언제 꾼 꿈이더냐?”원경릉은 많이 지친탓에 깊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말했다.“아마 저녁 해시쯤 인 것 같습니다.”안왕이 물었다.“저녁 해시? 강북부에 있던 것이냐? 해시에 꿈을 꿨는데, 어떻게 자시가 되어 도착한 것이냐?”원경릉은 멈칫하다가, 그제야 무심코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이제 와서 며칠 전에 꾼 꿈이라고 수습하려 해도 방법이 없었다. 다섯째와 함께 온 것이 아니라, 홀로 왔기 때문이다.안왕은 여전히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사실 그는 황후에게 무슨 능력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황후에 관한 일은 늘 완전히 드러나지 않아, 무슨 상황인지 제대로 알 수 없었다.안왕은 셋째 형님의 일로 마음이 무거운 터라, 더 캐묻지도 않았다. 사실, 더 캐묻는다고 해도 소용이 없었다. 아무리 황후가 대단하다 해도, 그를 해치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그를 해칠 사람이었다면, 진작 그를 죽였을 것이다.그는 다만 셋째가 위험에 빠진 것을 다섯째가 꿈에서 알았다는 것이 놀라왔다. 게다가 그 꿈 하나로 황후를 먼저 급히 보내왔다는 것도 놀라웠다.꿈을 꾸는 건 어쩌면 이상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형제끼리는 어느 정도 교감을 하니 말이다. 하지만 꿈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황후를 심야에 먼저 보낸다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그는 예전에도 다섯째를 대단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단순한 존경을 넘어, 그들의 형제애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원경릉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방으로 들어갔다.그리고 수술이 끝나자마자, 그에게 산소를 공급하고 주사를 놓았다.큰 상처들은 처리했지만, 얼굴과 손에 있는 작은 상처들은 아직 손도 못 댄 상태였다. 원경릉은 생리식염수를 꺼내 천천히 상처를 닦아주었다.얼굴에는 작은 상처들이 여러 군데 있었고, 손에 특히 많았다. 그녀는 예전에 그가 강북부에서 병사들과 함께 산을 오르고 밭을 일구며 텃

  • 명의 왕비   제3399화

    수술실은 즉시 가장 빠른 속도로 준비되었고, 원경릉은 직접 소독했다. 소독이 끝난 후에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었다.그 후 위왕을 이송했는데, 이송하는 사람들도 전부 소독을 마쳤다.문이 닫히는 순간, 본격적인 대수술이 시작되었다.원경릉은 마음이 몹시 아팠다.과거 사생활은 그렇다 해도, 그는 정말 훌륭한 신하였고, 뛰어난 장군이자 좋은 형제였다.수년간 그가 얼마나 고생했는지도 모두가 알 수 있을 정도였다. 다들 그가 속죄를 위해 스스로 고통을 택했다고 말하지만, 원경릉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양심의 가책이 없는 사람은 속죄조차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양심이 있는 사람이라도 속죄의 방법은 다양하다. 1년, 2년 정도 고생하면 본인과 타인에게도 속죄한 것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었다.하지만 그는 십여 년 동안 매일 이 춥고 황량한 변경에서 모진 세월을 견디며 고통 속에서 살아왔다. 속죄하려는 마음도 있긴 하겠지만, 원경릉은 북당의 변방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컸다. 비록 예전엔 그에게 화가 난 적이 있긴 했지만, 지금은 오로지 존경과 가족으로서의 따뜻한 감정만이 남아 있었다.그래서 수술 중 그의 옛 상처와 새로운 상처를 볼 때마다 그녀의 마음은 찢어질 듯 아팠다.조금만 늦었더라도 그는 목숨을 잃었을지도 모른다.이 모든 것은 안왕의 도움도 컸다. 변경의 바람과 모래가 그들 형제가 진정한 화해를 할 수 있게 이끌었다.그때 태상황이 그를 변경으로 보낸 것은 그에게 새로운 삶을 주는 기회였고, 북당에도 십 수년의 안정을 가져다 준 일이었다.위왕의 복부 상처는 너무 깊었고, 어깨와 등에도 칼에 찔린 자국이 있었다. 부상 당시 출혈도 심각해 생명이 위태로웠다.수술이 끝났을 땐, 이미 날이 밝아 있었다.원경릉은 혼자 수술을 집도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 이미 익숙해지긴 했지만, 이번 수술은 유난히 위험했다. 그녀는 행여나 너무 늦게 도착한 것은 아닌지, 마음이 조마조마했다.위왕은 언제나 강한 사람이었기에, 그녀는 그가 이번에도 버텨내길 바

  • 명의 왕비   제3398화

    위왕의 병사들이 저택 문 앞에 모여 무릎을 꿇고 있었다.위왕은 오랜 세월 병사를 이끈 뛰어난 장군이었기에, 병사들의 모든 선망을 받고 있었다. 그가 사고를 당한 일만으로도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의원들이 하나둘 고개를 저으며 떠나는 모습과 안왕비가 하늘에 기도를 올리려 무릎을 꿇은 것을 보고 병사들도 애타는 마음에 함께 무릎을 꿇었다.주변의 백성들 역시 사정을 듣고 자발적으로 찾아와, 저택 밖에 몰려들었다. 위왕은 평소 허세를 부리지 않았으며, 이웃들과도 농담을 주고받는 친근하며, 모두에게 사랑받는 왕이었다. 사실은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일부러 몰락한 왕인 척했고, 그런 모습 덕에 백성들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한편, 저택 안에서는 안왕이 위왕에게 내공을 주입하며 심맥을 지키고 있었는데, 곧바로 의술이 뛰어난 의원을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모두 함께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원경릉은 도착하자마자 이 광경을 목격했고, 다섯째의 꿈이 사실인 것에 깜짝 놀랐다. 누군가가 큰일을 당한 것이 분명했다.그녀는 곧 사람들의 기도 속에서 위왕의 이름을 들었고, 사고를 당한 이가 정말 셋째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그리고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함께 기도하는 모습에 감격을 금치 못했다. 그녀는 위왕이 북당을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바쳤는지도 절실히 느꼈다.그녀는 워낙 빠르게 달려온 터라, 출발해서 도착까지 한 시진도 걸리지 않았다. 그녀는 길가에 말을 세우고, 서둘러 가려고 했지만 가득 찬 인파에 가로막힌 탓에, 어쩔 수 없이 큰 소리로 외쳤다.“의원입니다, 비켜주세요!”그 외침에 사람들은 바로 길을 내주었고, 원경릉은 재빨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문 앞에 서 있던 집사는 안왕과 함께 경성에서 온 사람이라 원경릉을 알아보았다. 집사는 기쁨에 복받쳐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황후마마께서 오셨다니…! 위왕은 무탈할 것입니다.”병사들과 백성들은 그 말을 듣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황후가 직접 뛰어오셨다니? 그리고 다들 그제야 마음을

  • 명의 왕비   제3397화

    우문호 일행은 강북부로 향하는 내내 북방의 풍경과 풍속을 경험했다. 그로 인해 속도는 매우 느리긴 했지만 말이다.그날 밤, 우문호는 갑자기 악몽에서 깨어나 온몸에 땀을 흘리며 거칠게 숨을 내쉬었다. 그의 얼굴에는 공포가 가득했다.그러자 원경릉이 벌떡 일어나 그를 껴안으며 물었다.“무슨 일이오? 악몽을 꾼 것이오?”우문호는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았다. 아직 날씨가 덥지 않은 데다가 북방에 있어 오히려 날씨까지 쌀쌀했기에, 그는 아직도 악몽이 생각나는 듯, 창백한 표정을 지은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꿈에서 셋째 형님이 피투성이인 채 죽어가고 있었소…”원경릉은 그저 꿈이라 생각하고 위로해 주려 했지만, 이내 우문호의 강한 감응 능력을 떠올렸다. 갑자기 나타난 이 꿈이 형제간의 영적 감응일지도 몰랐기 때문이다.우문호도 점점 불안한 생각에 빠졌다.“강북부가 비록 평온해 보여도 사실 북당에서 가장 복잡한 곳이오. 온갖 사람들이 섞여 있고, 북막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네. 게다가 셋째 형님도 무모한 사람이니, 진짜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닐지 걱정되오. 원 선생, 어서 빨리 가야겠소.”원경릉이 서둘러 옷을 입으며 말했다.“아니, 내가 먼저 가겠소. 정말 상처를 입었다면, 내가 가야지 도움이 되지 않겠소? 게다가 난 빨리 갈 수 있잖소.”“좋소. 그럼 먼저 가시오. 우리도 곧 출발하겠소.”우문호는 너무 생생한 꿈 탓에, 더 이상 천천히 갈 수 없었다.“사람을 불러야겠소.”원경릉은 재빨리 옷을 입은 후, 우문호에게 포옹하고 이마에 입을 맞췄다.“먼저 가겠소.”“조심하시오.”우문호가 말을 다 끝내기도 전, 원경릉은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다.원경릉이 사라지자마자 우문호는 방 문을 두드리며, 출발하자고 소리쳤다.우문호의 소리에 모두가 깜짝 놀랐다. 이 밤중에 출발이라니, 무슨 큰 일이 생긴 걸까?이때 수보가 겉옷을 걸치고 나오며, 우문호의 팔을 잡고 물었다.“무슨 일입니까?”우문호가 답했다.“나도 모르네. 하지만 셋째 형님에게 무슨 일

  • 명의 왕비   제3396화

    스무 명이 넘는 자 중 단 한 명만 생포하고 나머지는 전부 섬멸되었다.안왕은 재빨리 위왕의 혈을 눌러 지혈한 후, 중상을 입은 위왕을 데리고 저택으로 돌아왔다. 먼저 의원을 찾으러 간 사람이 있었기에, 의원은 이미 저택에 도착해 있었다. 이때 안왕이 피투성이가 된 채, 의원의 옷깃을 움켜잡았다.“살리시게, 살려야 하네. 꼭 살아야 하네.”의원이 바로 약상자를 내려놓으며 말했다.“진정하십시오.”의원이 위왕의 옷을 가위로 자르자마자, 상처가 바로 드러났다. 다행히도 먼저 지혈한 덕분에 저택까지 돌아올 수 있었다.하지만 심각한 부상 상태와, 깊은 복부의 자상 때문에 장기를 다친 것으로 판단한 의원은 간단한 처리를 마친 후, 안왕에게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소인의 의술이 부족한 탓에, 치료를 감당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경성에서 다치셨다면, 희망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강북부는 의료가 낙후된 지역이다. 비록 혜민서를 설립한 이후 의사를 집중적으로 양성하긴 했지만, 경성에 비하면 여전히 많이 부족했다.안왕이 숨을 헐떡이며 눈에 핏줄을 세우고 소리쳤다.“중상을 입었는데 어찌 도성으로 돌아가란 말인가? 긴 여정을 견딜 수 있을 것 같은가?”의원이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쉬었다.“그것도 참 문제입니다. 황실 친왕이 자금단을 가지고 계신다고 들었는데, 혹시 저택에 있습니까?”“없네!”안왕은 위왕의 호흡이 점점 미약해지는 모습을 보며 절망감에 휩싸여 털썩 주저앉았다.“내가 갖고 있던 자금단은 이미 먹은 지 오래된 것이네.”“경성… 경성으로…”의식을 잃은 위왕은 그저 경성이라는 말만 중얼거렸다.안왕은 눈물을 닦으며 무릎을 꿇었다.“형님, 조금만 더 버티십시오. 의원이 약을 썼으니, 황후가 오실 때까지 며칠만 버티십시오.”심각한 상황이니, 경성으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돌아가려면 최소 일주일 이상은 걸리지만, 황후는 아마 사흘 안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경성으로……”위왕은 의식을 잃기 전까지 계속해서 경성을 찾았다. 그곳은 그가 너무

  • 명의 왕비   제3395화

    위왕은 마음속에 또 하나의 걱정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다섯째가 곧 강북부에 오는 것이었다. 비록 이 일은 소문내지 않았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순행했으니, 소문이 새어나가게 마련이다.설령 그가 강북부에 온다고 밝히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의 최종 목적지가 강북부라는 것은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 그는 북막인들이 다섯째에게 해를 가하려는 것은 아닐지 걱정되었다.아무래도 단 한 순간도 북막인의 야심은 멈춘 적 없었기 때문이다.그래서 그는 방심하지 않고, 허점을 찾아내겠다는 결심을 다지며 이들을 감시했다. 확실한 증거가 없는 어디까지나 본인의 추측일 뿐이기에, 그는 이 일을 아직 넷째에게 말하지 않았다. 섣불리 말을 꺼냈다가, 그들이 진짜 금나라 상인이라는 것이 밝혀지기라도 한다면, 두 나라의 사이만 영향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비록 무장이지만, 외교적인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아주 작은 불씨라도, 마음먹은 자가 부추기면 걷잡을 수 없는 큰불이 될 수 있는 법이기에, 섣불리 행동해서는 안 되었다. 그리고 감시 끝에 마침내 이상한 점을 포착했다. 처음엔 열댓 명 정도였던 이들 무리는 이틀 사이 스무 명 이상으로 늘어났다. 새로 온 자들은 앞선 사람들과는 다르게, 군인이라기보다는 강호 인사의 분위기를 풍겼으며, 무공 또한 약하지 않아 보였다.위왕은 경계심을 품고, 밤새 직접 사람들을 이끌어 조사에 나섰다.앞서 만났던 금나라 사람들은 여전히 질문에 순순히 응했지만, 새로 온 강호인들은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 위왕의 질문에도 그저 시큰둥한 태도만 보이며 북당인이라는 것을 증명했다. 위왕은 건방진 그들의 태도에, 몇 마디 호통을 쳤고, 그 모습에 강호인들은 참지 못하고 바로 위왕에게 손을 쓰려고 했다.위왕은 조사하기 위해 온 터라, 데리고 온 부하도 단 몇 명 뿐이었기에, 상대가 일반적인 조사에도 이렇게 쉽게 공격하려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앞서 온 금나라인들이 말리려 했지만, 그들이 손을 쓰자, 사태가 수습되지 않을 것을 알았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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