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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화 밤이 끝난 자리

Author: 花柳響
last update publish date: 2026-08-02 00:24:01

 긴 밤이 겨우 잦아들 무렵에는 빗소리도 한결 약해져 있었다.

 태윤은 내 옆에 누운 채 한동안 거친 숨을 고르고 있었다.

 맞잡은 손만은 끝까지 놓지 않았다.

 잠시 뒤 아주 낮은 목소리가 들렸다.

“……후회해?”

 너무 작아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나는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평소의 차가운 강 대표라면 절대 입에 올리지 않을 질문이었다.

“무서웠어.”

 솔직히 답하자 얽힌 손가락이 굳었다.

“그래도 후회는 안 해.”

 그가 나를 돌아봤다.

“내가 여기 왔으니까.”

“……그래.”

“대신.”

 이번에는 내가 그의 손을 조금 더 세게 잡았다.

“앞으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혼자 결정하지 마. 싫다고 하면 오늘처럼 멈춰.”

“알았어.”

“진짜?”

“지킬게.”

 짧은 대답이었다.

 거창한 맹세보다 지금은 그 정도면 충분했다.

 태윤은 몸을 조금 일으켜 내 목 가까이 얼굴을 기울였다.

 사파이어에는 손을 대지 않고 그 위의 맨살에 가볍게 입술을 댔다.

“……계속 내 곁에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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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락한 상속녀, 7년 만에 첫사랑의 전속 하우스키퍼가 되었다   제164화 돌아가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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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몰락한 상속녀, 7년 만에 첫사랑의 전속 하우스키퍼가 되었다   제163화 둘만의 저녁

     접시가 바뀔 때마다 처음 맛보는 향이 입안에 번졌다. 나는 얼마 전 본 영화와 다음 휴일에 가 볼 쇼핑몰 이야기를 꺼냈다. 일부러 해준이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태윤도 이사회에서 있었던 우스운 일이며 학창 시절의 실수를 들려주었다. 맞은편에서 와인잔을 드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이 아빠이기 전에 내가 좋아했던 그 남자가 보였다. 그런데 메인 요리가 나온 뒤부터 태윤의 시선이 자꾸 테이블 끝으로 향했다. 뒤집어 놓은 휴대전화였다. 대화에는 꼬박꼬박 대답하면서도 몇 분마다 그쪽을 흘끗거렸다.“고기 맛있지?”“응. 소스가 꽤 괜찮네.” 서둘러 포크를 집는 손이 평소답지 않았다. 나는 나이프를 내려놓았다.“신경 쓰이면 확인해.”“뭘?”“아까부터 휴대전화만 보고 있잖아.” 태윤은 물을 한 모금 마시고서야 입을 열었다.“둘만의 저녁인데 그러고 싶진 않아. 다만 아무 연락도 없으니까 오히려 걱정이 돼. 욕실에서 미끄러졌을 수도 있고, 해준이가 울어도 이동훈 씨가 우리를 배려하느라 전화를 안 할 수도 있잖아.”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하겠다는 약속까지 해 놓고, 그는 이미 일어나지도 않은 사고를 몇 가지나 떠올리고 있었다. 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해준이가 잘 먹었는지, 잠들기 전 두꺼운 그림책을 읽어 달라고 조르지는 않았는지 마음 한구석에 걸렸다.“봐도 돼. 나도 궁금해.” 태윤은 짧게 미안하다고 하고 휴대전화를 들었다. 화면을 켜자마자 굳었던 얼굴이 풀렸다.“영상이 와 있었어. 무음으로 해 둬서 몰랐네.” 그가 화면을 내 쪽으로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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