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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 입을 막는 자

作者: smkorty
last update 公開日: 2026-07-24 16:10:05

-수양대군 집-

수양대군은 자신의 방 안에 있는 난의 가지를 치며 심복의 보고를 받고 있었다.

"한명회가 아직도 움직이지 않았다고?"

"대군마마의 뜻대로 움직였다면 지금쯤 의금부에서 소문이 퍼졌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아무런 움직임이 없습니다."

난을 치던 행동을 멈추고 고개를 든 수양대군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감히... 내 뜻을 거스를 생각인가.”

“그리고 거란족 족장 말입니다. 아무래도 만만한 자가 아닙니다. 바리칸을 조선으로

데려오라고 지시했다 합니다.”

수양대군은 아무 말 없이 다시 가위를 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꽃이 아니라 아직 피지 못한 난의 봉오리가 잘려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는 잠시 잘려 나간 봉오리를 내려다보다가 차갑게 입을 열었다.

"거슬리는 것은... 피기 전에 잘라내야 한다.”

"허면 거란족 사신단을 없앨 묘책을 세울까요?"

수양대군은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아니다."

"지금 사신단을 건드리는 것은 괜한 부스럼을 만드는 일이다."

"명나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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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다 핀 사랑을 다시 피우리라    95. 뒤집힌 약조

    수양대군은 자신의 약조를 모두 적은 뒤 붓을 내려놓고 지우를 바라보았다.“자, 이제 마마께서도 쓰시지요.”“무엇을 말입니까?”“전하와 함께 모든 것을 내려놓고 더는 나와 맞서지 않겠다고 말입니다.”지우는 잠시 수양대군을 바라보다 담담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지요.”지우는 수양대군이 건넨 붓을 받아 들었다.그리고 천천히 자신의 약조를 종이 위에 써 내려갔다.잠시 후 수양대군은 지우가 작성한 내용을 천천히 훑어보았다.“이 정도면 되셨습니까?”“예.”지우 역시 수양대군이 작성한 문서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빠진 내용은 없었다.“그럼 마지막으로 서로 수결을 하지요.”수양대군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수결까지 하자는 말씀입니까?”“그래야 서로 약조를 어기지 않겠다는 증표가 되지 않겠습니까?”수양대군은 잠시 지우를 바라보다 피식 웃었다.“참으로 철저하시군요.”“목숨이 걸린 약조니까요.”“좋습니다.”수양대군은 다시 붓을 들어 자신의 약조 아래에 수결을 두었다.그리고 붓을 지우에게 내밀었다.“이제 마마 차례입니다.”지우는 잠시 붓을 바라보다 천천히 받아 들었다.그리고 자신의 약조 아래에 수결을 두었다.붓이 종이에서 떨어지는 순간, 수양대군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번졌다.“이제 서로 물릴 수 없게 되었군요.”지우도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그러게요.”하지만 지우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자신의 약조가 아니었다.수양대군의 수결이 남겨진 문서였다.그 순간이었다.밖에서 갑자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비켜라!”“전하를 뫼시어라!”수양대군의 표정이 굳었다.“무슨 소란이냐?”쾅!대답 대신 방문이 거칠게 열리며 군사들이 안으로 들이닥쳤다.“뭐 하는 짓이냐!”수양대군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뒤이어 김종서가 천천히 방 안으로 들어왔다.수양대군은 애써 당황한 기색을 감추며 그를 노려보았다.“지금 이게 다 무슨 짓이오?”그러나 김종서는 대답하지 않았다.오히려 옆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그리고 그 뒤에서

  • 못다 핀 사랑을 다시 피우리라    94. 종이 위의 덫

    “칼부터 거두세요.”떨리던 지우의 목소리가 방 안의 침묵을 갈랐다.수양대군의 눈썹이 미세하게 움직였다.“뭐라 하셨습니까?”“대군마마의 목에서 그 칼부터 거두시라고 했습니다.”조금 전까지 흔들리던 지우의 눈빛은 어느새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었다.수양대군은 그런 지우를 흥미롭다는 듯 바라보았다.“아직 중전마마께서 제게 명을 내리실 처지는 아닌 듯합니다만.”“협상을 원하신 건 숙부님 아닙니까?”수양대군의 미소가 아주 조금 옅어졌다.지우는 그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협상은 서로 원하는 것이 있을 때 하는 겁니다.”“…….”“숙부님은 제게 원하는 것이 있고, 저는 숙부님이 가진 청명초가 필요합니다.”지우의 시선이 수양대군의 손에 들린 자루로 향했다.“그러니 협상을 하려면 적어도 제가 말을 할 수 있게는 해주셔야죠.”잠시 침묵이 흘렀다.그러다 수양대군이 낮게 웃었다.“하하…….”그는 천천히 금성대군의 목에서 칼을 거두었다.“좋습니다.”스릉—칼날이 칼집으로 돌아갔다.금성대군이 굳은 표정으로 지우를 바라보았다.“마마.”“괜찮습니다.”지우가 짧게 대답했다.“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하지만…….”“대군마마.”지우가 금성대군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그리고 지우는 아주 미세하게 고개를 저었다.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뜻이었다.금성대군은 이를 악물었지만 결국 입을 다물었다.그 모습을 지켜보던 수양대군이 다시 자리에 앉았다.“자, 이제 말씀해 보시지요.”그는 청명초 자루를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툭.“중전마마께서는 무엇을 원하십니까?”지우는 잠시 청명초를 바라보았다.저것만 있으면 단종을 살릴 수 있었다.하지만 수양대군이 아무 대가 없이 그것을 내놓을 리 없었다.“먼저 숙부님의 조건부터 듣겠습니다.”“제 조건은 이미 말씀드렸을 텐데요.”“제가 궁금한 건 그런 애매한 말이 아닙니다.”지우가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제가 정해 드린 자리에서, 제가 허락한 대로 살면 된다고 하셨죠.”“

  • 못다 핀 사랑을 다시 피우리라    93. 다시 시작된 협상

    상자가 옆으로 밀려나는 순간, 사내와 금성대군의 눈이 정면으로 마주쳤다.“너희는……!”사내가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이었다.스릉—금성대군이 순식간에 칼을 뽑아 사내를 공격했다.“윽!”사내 하나가 비명과 함께 바닥으로 쓰러졌다.“이놈!”옆에 있던 사내가 곧장 칼을 뽑았다.챙!금성대군이 그의 칼을 받아냈다.“중전마마, 뒤로 물러나십시오!”지우는 품속의 청명초 자루를 움켜쥔 채 뒤로 물러났다.“감히 상단에 숨어들어 와!”사내가 칼을 거두었다가 이번에는 금성대군이 아닌 지우를 향해 내리쳤다.“마마!”금성대군이 급히 몸을 돌리려던 순간이었다.저벅, 저벅, 저벅—또 다른 발소리가 들려왔다.그것도 한두 명이 아니었다.금성대군의 표정이 굳었다.“벌써 몰려온 건가…….”지우 역시 창고 입구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이상했다.발소리는 창고 밖이 아니라—비밀 공간의 더 깊은 안쪽에서 들려오고 있었다..“이런…….”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결국 해독약에 쓰일 약초를 찾으러 여기까지 오셨군요.”지우의 표정이 굳었다.비밀 공간 한쪽에 있던 조그마한 문이 열리더니 백윤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다.“백윤…….”금성대군의 눈빛이 날카로워졌다.“네가 어째서 여기에…….”백윤은 대답 대신 지우의 손에 들린 자루를 바라보며 희미하게 웃었다.“제법 용케 찾아내셨습니다.”지우는 청명초가 든 자루를 품속으로 끌어당겼다.“당연하죠.”그녀가 백윤을 차갑게 노려보았다.“전하를 살릴 약재라면 제가 뭔들 못하겠습니까?”“역시 중전마마답군요.”백윤은 유들유들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허나 찾는 것과…….”그의 시선이 지우의 품속으로 향했다.“가지고 나가는 것은 다른 문제이지요.”“무슨 뜻이지?”금성대군이 칼을 움켜쥐었다.백윤은 대답하지 않았다.대신 두 사내를 향해 가볍게 고갯짓했다.그 순간이었다.“대군마마!”한 사내가 금성대군을 향해 달려들었다.챙!금성대군이 급히 칼을 들어 공격을 막았다.그러나 바로 그 틈을 노

  • 못다 핀 사랑을 다시 피우리라    92.벽 너머의 비밀 2

    텅—마지막 울림이 사라지자 지우는 곧바로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한명회의 말대로 벽 뒤에 빈 공간이 있다는 것은 확인했다.문제는 그곳으로 들어가는 방법이었다.‘분명 근처에 입구가 있을 거야.’지우는 벽을 따라 천천히 시선을 움직였다.그러다 한쪽 구석에 놓인 커다란 나무 상자 두 개에서 시선이 멈췄다.다른 물건들과 달리 두 상자는 나란히 벽에 바짝 붙어 있었다.지우의 눈빛이 달라졌다.“대군마마.”“왜 그러십니까?”지우가 상자를 가리켰다.“만약 비밀 공간으로 들어가는 문을 숨기려 한다면…….”금성대군의 시선도 상자로 향했다.“그 앞에 무언가를 놓아 가리는 게 가장 간단하지 않겠습니까?”“그렇죠. 그럼 일단 이 상자부터 치워 보죠.”금성대군이 상자 한쪽을 들려 하자 지우도 곧바로 반대편으로 돌아갔다.“마마께서도 드시려는 겁니까?”“예. 아무리 대군마마라도 이걸 혼자 드는 건 무리잖아요.”“아무리 그래도…….”지우는 대답 대신 상자 한쪽을 번쩍 들어 올렸다.금성대군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 결국 반대편을 들었다.“하나, 둘.”두 사람은 힘을 맞춰 상자를 옆으로 옮겼다.이어 두 번째 상자까지 치워내자 금성대군은 짧게 숨을 몰아쉬며 벽에 기대었다.하지만 지우는 별다른 기색도 없이 상자가 가리고 있던 벽부터 살폈다.금성대군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봤다.“마마는 괜찮으십니까?”“네?”지우가 뒤늦게 그를 돌아봤다.“아…… 예. 제가 보기보다 힘이 좀 셉니다.”“보기보다가 아니라 꽤 많이 센 것 같습니다만.”“그런가요?”지우는 어색하게 웃으며 다시 벽으로 시선을 돌렸다.편의점에서 일하며 무거운 상자며 음료 묶음을 수도 없이 옮겼다고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그보다 이것 좀 보세요.”지우의 표정이 진지해졌다.상자가 놓여 있던 자리의 벽은 다른 곳과 달리 나무판 사이의 틈이 아주 미세하게 벌어져있었다.금성대군이 지우의 곁으로 다가와 그녀가 가리킨 곳을 살폈다.“확실히 다른 곳과는 조금 다르군요.”그는

  • 못다 핀 사랑을 다시 피우리라    91. 벽 너머의 비밀

    금성대군과 지우는 한참을 달린 끝에 진한상단 앞에 도착했다.상단은 얼마 전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분주했다.수레와 짐꾼들이 끊임없이 드나들고 있었다.지우가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조사를 받은 뒤에는 어떻게 됐습니까?”“당시 행수는 옥에 가뒀습니다.”금성대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하지만 형님께서 자신과는 관련이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하셨습니다. 결국 행수만 교체됐고 상단은 그대로 운영되고 있습니다.”“그럼 대놓고 들어가긴 어렵겠네요.”“우리가 다시 조사한다는 걸 알면 형님께 곧바로 들어갈 겁니다.”“그러면 청명초를 옮길 수도 있겠군요.”지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그러다 상단 안으로 들어가는 짐꾼들을 바라보며 눈빛을 반짝였다.“대군마마.”“예?”“꼭 중전과 대군의 모습으로 들어갈 필요는 없잖아요.”금성대군도 그녀의 시선을 따라가더니 희미하게 웃었다.“무슨 생각이신지 알겠습니다.”마침 짐을 짊어진 짐꾼 두 사람이 다가오고 있었다.금성대군이 그들을 불러 세웠다.“잠시만 기다리시오.”“무슨 일이시오?”금성대군은 엽전 몇 닢을 꺼냈다.“당신들의 옷과 짐을 잠시 빌립시다.”“뭐요?”두 짐꾼이 경계하는 눈빛을 보였다.“대체 어디에 쓰시려는 겁니까?”“그건 알 필요 없소.”“그렇게 말씀하시면 더 수상하지 않습니까?”금성대군은 피식 웃으며 묵직한 엽전 주머니를 꺼냈다.찰그랑—“이 안에 든 엽전을 원하는 만큼 드리겠소.”두 짐꾼의 눈빛이 흔들렸다.“정말입니까?”“마음이 바뀌기 전에 결정하시오.”두 사람은 서로 눈치를 살피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잠시 후.진한상단에서 떨어진 골목.지우는 낡은 짐꾼 옷을 내려다보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머리에는 천까지 둘러 얼굴을 가렸다.“설마 제가 이런 모습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네요.”금성대군이 피식 웃었다.“꽤 잘 어울리십니다.”“지금 놀리시는 거죠?”“그럴 리가 있겠습니까.”“표정은 아닌데요?”금성대군이 헛기침했다.“그보다 들어

  • 못다 핀 사랑을 다시 피우리라    90. 한명회의 단서

    지우가 한명회를 만나기 위해 다시 북방 마을로 돌아왔을 때, 한명회는 여전히 마을 한쪽에 머물고 있었다.빠른 걸음으로 다가오는 지우를 발견한 한명회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하지만 지우의 뒤를 따라오는 금성대군을 발견하자 그의 눈빛에 묘한 흥미가 스쳤다.“이리 빨리 다시 뵙게 될 줄은 몰랐는데, 또 뵙는군요.”한명회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았다.“게다가 이번에는 금성대군마마까지 대동하셨고요.”그 말에 금성대군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말을 잘 가려서 하시는 게 좋을 것이오.”한명회가 슬쩍 금성대군을 바라보았다.“제가 무슨 실수라도 했습니까?”“중전마마께서는 그대에게 기회를 주실 생각이신 듯하나…….”금성대군이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나는 다르오.”두 사람의 시선이 정면으로 맞부딪쳤다.“솔직히 말해 나는 아직 그대가 우리 편이 될 거라는 기대를 거의 하지 않고 있소.”한명회는 잠시 금성대군을 바라보다 피식 웃었다.“오히려 마음에 드는군요.”“뭐요?”“적어도 속으로 의심하면서 겉으로 웃는 분은 아니시니까요.”금성대군의 표정이 더욱 굳어졌다.“지금 농을 하자는 것이오?”“그럴 리가 있겠습니까.”한명회는 태연하게 대답한 뒤 지우에게 시선을 돌렸다.“그보다…….”그의 눈빛이 조금 전과 달리 진지해졌다.“중전마마께서 이리 급하게 다시 저를 찾아오신 것을 보니.”한명회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제게 무언가 물으실 것이 생긴 모양이군요.”지우는 곧바로 대답했다.“청명초.”한명회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지우는 그 작은 변화를 놓치지 않았다.“역시 알고 있군요.”“…….”“수양대군이 청명초를 어디에 숨겼습니까?”한명회는 아무 말 없이 한동안 지우를 바라보았다.그러다 이내 다시 옅은 미소를 지었다.“모릅니다.”지우의 눈빛이 가늘어졌다.“정말 모른다고요?”“예. 청명초라는 이름은 들어봤습니다만, 직접 본 적도 없습니다.”그때 금성대군이 날카롭게 물었다.“정말 모르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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