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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장

Author: 달빛 종소리
양성이 명을 받으며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왕자님... 한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

“무슨 일이냐?”

이현은 그가 쉽게 답하지 않는 것을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

“이번 전투는 너무 위험합니다. 감히 말씀드리오니… 저는 대신 수도에 남아 왕자비 마마를 호위하고 싶습니다… 왕자님.”

“…”

이현은 말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 눈빛… 너도 우리 ‘연기’에 끼어들 셈이냐?’

‘연기가 아닙니다! 진심입니다! 제 마음속 진심 그대로입니다!’

이번만큼은 절대로 왕자비의 치맛자락에서 떨어질 생각이 없었다. 지난번에 효성은 그저 왕비의 지시에 따라 움직였을 뿐인데, 머리를 쓰지도 않고도 왕자에게 칭찬을 잔뜩 받았다.

‘쳇! 그때 나는 속이 뒤집혀 피를 토할 지경이었지! 그러니 이번에는 반드시 내가 왕자비 마마의 곁에 남고야 말겠다!’

“…”

이현은 한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 그럼, 효성. 너는 군을 준비하거라.”

효성은 양성을 곁눈질하며 모든 걸 알아챘다는 듯 미소 지었다. 이어 두 손을 모아 고개를 숙였다.

“명 받들겠습니다, 왕자님.”

임무가 모두 정리된 것을 보자, 지윤은 남편의 목에 두 팔을 슬며시 감아 올렸다. 그리고 까치발을 올리며 유혹하듯 눈을 마주했다.

“서방님, 모든 준비가 끝났다면… 잠깐만, 시간을 내주실 수 있으신가요…?”

음성도, 눈빛도, 분위기도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었다.

이현은 단호하게 말했다.

“곧 출정해야 해.”

하지만 그 차가운 말투와는 달리, 이미 두 팔은 작은 허리를 감싸 끌어당기고 있었다.

시녀들과 측근들은 눈치 있게 고개를 돌리고 등을 돌렸다.

“하지만… 효성이 병력을 모아 군의 형세를 갖추려면…”

이현은 지윤을 품에 안은 채, 낮게 속삭였다.

“아직… 어느 정도 시간이 남아있긴 하지.”

지윤의 입가에 잔잔하고도 매혹적인 미소가 피어올랐다.

“그렇다면… 그 시간만이라도 저에게 내어주실 수 있을까요?”

“그 시간에… 무엇을 하려는 것이야?”

이현이 시선을 낮추며 물었다.

“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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