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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장

Author: 달빛 종소리
“형님! 저, 형님의 동생이라고요!”

이정이 투덜거리며 외쳤지만, 이현은 더 이상 그의 말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이미 맞은편에 앉아 있는 지윤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이현은 잔을 높이 들어 그녀에게 가볍게 건배를 제안했다. 지윤도 급히 자신의 찻잔을 들어 같은 높이에 맞췄다. 두 사람의 손이 공중에서 살짝 부딪히며 맑은 소리가 울렸다. 서로를 향한 미소가 오가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이들 중 몇몇은 부러움에 속을 태웠다.

“태정왕 전하 납시오!”

환관의 우렁찬 외침이 울려 퍼지자, 화기애애하던 분위기가 순식간에 경건해졌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왕과 왕후가 입장하는 길에 예를 올렸다. 찬양의 음악이 장중하게 울려 퍼졌다.

태정왕이 용좌에 앉자, 손을 들어 모두에게 자리를 권했다.

신하들과 대신, 여러 나라에서 온 사신들이 차례로 왕에게 축하의 인사와 예물을 바쳤다.

잔치 내내 왕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그만큼 오늘 밤의 연회에 흡족했던 것이다. 식사가 끝나자, 왕은 공을 세운 이들에게 상을 내리기 시작했다.

“아가씨, 괜찮으세요?”

서연이 조심스레 물었다.

살짝 얼굴이 붉어진 채윤은 관자놀이를 누르며 말했다.

“조금 취한 것 같아.”

“그럼 잠시 밖으로 나가서 쉬실까요?”

“그래, 그러자.”

채윤은 조용히 일어나 왕께 예를 갖춘 뒤, 서연의 부축을 받으며 연회에서 빠져나가 인근의 휴게실로 향했다.

그 모습을 본 지윤이 중얼거렸다.

“언니가 좀 취했나 보네…”

‘그래도 서연이 있으니까 괜찮겠지.’

그 마음속의 생각을 들은 이현이 살짝 시선을 옮겨 채윤이 사라진 쪽을 힐끗 보았다가, 다시 지윤의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그는 요즘 들어 점점, 이 여인이 자신의 삶에서 가장 눈부신 존재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연회 내내, 지윤은 맛있는 음식들을 즐기며 어린아이처럼 행복해했다. 그의 귀에는 끊임없이 그녀의 속마음이 들려왔다.

‘와, 이거 진짜 맛있다!’

‘이건 별로네…’

맛있는 음식을 찾을 때마다 눈이 반짝이고, 슬쩍 아버지나 어머니 접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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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실과 지윤, 지은이 급히 무단전 침전 안으로 들어섰을 때, 이미 궁녀들은 대강의 정리를 마친 뒤였다. 그러나 공기 속에는 아직도 옅은 피 비린내가 남아 있었다.세 사람의 눈빛이 동시에 날카로워졌다. 장 덕비가 어혈 제거약을 들고 막 입에 대려는 순간이었고, 침상 옆에는 성유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안 돼!”세 여인의 외침이 겹쳐 울렸다. 선두에 있던 주실이 성큼 다가가 그 약그릇을 쳐내 바닥에 떨어뜨렸다.쨍그랑!그릇은 산산이 부서졌고, 짙은 갈색의 탕약이 침상 곁으로 사방에 튀었다.“왕비 마마!”소 시중이 경악하며 소리쳤다.“어찌하여 장 덕비 마마의 어혈 제거약을 막으시는 겁니까?”“그게… 아니, 그러니까…”주실은 선뜻 설명을 잇지 못했다. 이미 그 약에 문제가 있다는 확신이 머릿속에 굳게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왕비…”창백한 얼굴의 장 덕비가 의문스러운 눈빛으로 올려다보다가, 이내 고통스러운 비명을 질렀다. “아… 아악! 배가… 배가 너무 아파요! 아아!”비명이 채 끝나기도 전에, 피가 다시 장 덕비의 몸 아래로 흘러내리기 시작했다.연약한 몸이 하얀 침상 위에서 고통에 몸부림쳤고, 핏자국은 점점 넓게 번져 갔다.“어의!”주실이 준비해 두었던 자신의 어의들을 크게 불렀다. 몇 호흡도 지나지 않아, 주실 측의 어의들이 급히 뛰어 들어왔다.“무단전의 어의, 산파, 궁녀, 내관을 모두 잡아 무단전 앞에 꿇려라!”호위병들이 일제히 답했다.“네, 왕비 마마!”무단전 안은 다시 한 번 아수라장이 되었다.진 시녀장은 홍춘궁의 궁녀들을 이끌고 들어가 장 덕비를 간호하게 하며, 병풍을 촘촘히 세워 안을 가렸다.동시에 호위병들은 무단전에 있던 어의, 산파, 궁녀, 내관들을 모두 끌어내어 전각 앞에 꿇게 했다. 소 시중조차 예외는 아니었다.주실은 자신이 데려온 어의들이 장 덕비를 살피는 것을 확인한 뒤, 지윤과 지은을 이끌고 전각 밖으로 나왔다.무단전 소속의 모든 인원들은 차가운 바닥 위에 꿇린 채,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상태로 자신

  • 문제적 군주의 아내   31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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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적 군주의 아내   31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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