ログイン미나의 이야기를 듣고 서현덕이 한숨을 쉬었다.“미나 씨 말대로 인파가 너무 많고,연단을 중심으로 사방에 개방되어 있어요.만약 어디서 총이라도 쏜다면….”묵묵히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에 잠겼던 최정일이 나섰다.“일단 이렇게 합시다. 예고 살인 조직원들을 찾는 것은미나 씨와 신들에게 맡기고,서 형사와 나는 주최 측과 접촉해 보는 게 어때?”“뭐?”서현덕과 형사들이 최정일을 쳐다보았다.“일단 심광흠 후보 경호팀에게 위험을 전달하는 거지.유세를 막는 게 급선무니까.”서현덕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이었다.일단 시도는 해봐야 했다.그때, 무전이 들렸다.“대원 총 30명 유세 현장 도착.대원들은 서현덕 형사의 지시를 기다려라.”김형석 팀장의 목소리였다.“내 지시? 내가 뭘 해야 하지?”무전을 듣고 서현덕이 중얼거렸다.무얼 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총괄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그때, 미나가 앞으로 걸어 나갔다.“어디 가요?”최정일이 부르자 미나가 최정일과 형사들을 돌아보았다.“최정일 피디 말대로 두 분이 함께 유세를 막아보세요.”미나가 다시 형사들과 최정일을 바라보았다.“저와 신들은, 그놈들을 꼭 잡을게요.”결의에 찬 표정을 지어 보이던 미나가 무선 이어폰을 끼고,마스크를 쓰고는 당당하게 걸어갔다.서현덕은 미나가 성큼성큼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더니뭔가 결심을 한 듯 후배들을 돌아보았다.“일단 최 피디 말대로 나와 최정일 피디는 심 후보 경호팀과 접촉하고,너희들은 새로 도착한 요원들과 함께 수색에 들어간다.”형사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서현덕이 무전기를 켰다.“수사본부 전원 들으세요. 서현덕입니다.이제부터 존칭은 생략합니다.2인 1조로 유세 현장을 감시하라.민간인이든 경찰이든, 수상해 보이면 현장에서 체포하라.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무고한 시민이 다치지 않게 하는 것이다.긴급상황이다. 그리고 무전에 항상 귀를 기울여라.”서현덕은 무전으로 현장에 출동한 대원들에게 지시한 후,최정일과 함께 연단 쪽으
그때였다.“경찰청장님, 오십니다.”둘이 돌아보니,벌써 경찰청장이 수하들을 데리고 종합상황실로 들어서고 있었다.“대통령 후보가 뭐 어떻다고?”청장이 다가오며 물었다.사무실로 들어서며 둘의 대화를 들은 모양이었다.“여, 여긴 어쩐 일이신지?”수사본부장이 더듬거렸다.“예고 살인 문자 때문에,용산 공원에 수사본부 요원들을 출동시켰다는 말은 도대체 뭐야?”경찰청장도 수사본부 출동 정보를 입수한 모양이었다.예고 살인 문자, 그것도 엄청난 일을 일으킬 것 같은문자 내용에 전 경찰이 긴장한 상태였다.그런데 대통령 유세 현장에 긴급 출동이라니.경찰청장은 그냥 보고를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었다.“뭔가 착오가 있은 것 같습니다.”수사본부장의 어이없는 말에 김형석 팀장이 수사본부장을 노려보더니다시 경찰청장을 돌아보았다.“착오가 아닙니다. 제보가 있었습니다.그리고 저희들 입장에서는,모든 경우에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김 팀장은 경찰청장 앞에서도 물러설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이 본부장, 어떻게 된 일이야? 제보가 뭐야?”수사본부장이 뭐라고 말을 못 하고 있자,김형석 팀장이 다시 나섰다.“청장님. 예고 살인이 오늘 있을 심광흠 후보 유세 현장에서일어날 수 있다는 제보가 있습니다.그래서, 제가 선제 대응 차원에서 대원들을 용산 공원으로 출동시켰습니다.문자의 내용으로 봐서, 그냥 무시할 수는 없었습니다.”“뭐라고?”경찰청장이 놀란 얼굴로 둘을 번갈아 보았다.“아직 그냥 제보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잘못된 제보에 큰 행사를 막는다는 것은 아무래도….”수사본부장이 무마하려 하자 김 팀장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제보가 현실이면 어떡할 겁니까?”김형석 팀장이 수사본부장을 노려보았다.경찰청장이 이마를 짚으며 중얼거렸다.“이게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서현덕과 형사들이 유세 현장에 도착하였으나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너무 많은 인원이 모여 있었고,경찰 등 경호 인력도 많아서 누가 무슨 일을 꾸밀지도대체
용산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던서현덕과 형사들은 팀장의 무전을 들었다.“팀장님이 벌써 본부장에게 보고한 건가요?”이민영이 놀란 표정으로 돌아보았다.서현덕이 권총에 실탄을 장착하며 대답했다.“아니지. 그럴 시간이 어딨어? 이건 팀장님 결정이야.”“우린 이제 뭘 해야 하죠?”최우영도 재킷에 권총을 넣으며 물었다.서현덕은 막상 그 질문에 할 말이 없었다.누가, 어떻게, 무슨 일을 저지를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이었다.“일단, 조금만 기다려 봐.”믿을 사람은 한 사람뿐이었다.미나의 차가 신호를 무시하며 달리고 있었다.최정일은 과격한 미나의 운전에 놀랐지만,한 손은 조수석 손잡이를 꼭 잡은 채 통화를 이어가고 있었다.“박 팀장님. 지금 실제 상황이에요.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TV 화면에 경고 자막을 넣을 수는 없을까요?용산 공원에 있는 사람들은 예고 살인에 대비하라고?”“뭐라고? 어떻게 넣어? 증거도 없는데,잘못 자막 넣었다가 더 큰 혼란이 오면 어떡해?그리고 편성에서 그걸 해주겠어?”박은희 팀장의 말이 맞긴 했다.“아, 그렇다고 국장에게 얘기할 수도 없고.”박 팀장이 중얼거렸다.“절대 안 됩니다. 국장은….”옆에서 듣고 있던 미나가 최정일의 대화에 끼어들었다.“소용없어요. 일단 포기해요.”최정일이 전화를 끊었다.방송을 통해 용산 공원 유세장의 위험을 알리고 싶었으나,그럴 상황이 아니었다.“현장까지 10분 남았어.”미나가 내비게이션을 보며 외쳤다.“알았어. 이제 우리 먼저 간다.”세 신들이 몸을 일으켰다.“그래요. 가서 일단.”미나가 잠시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뭔가 보이면 그냥 날려버려요.”세 신들이 결의에 찬 표정으로 달리는 차를 빠져나왔다.공중으로 치솟은 세 신들이 용산공원 쪽으로 힘차게 날아갔다.“가서 어떻게 할 거죠?”최정일은 미나의 계획이 궁금했다.“저도 잘 모르겠어요.신들이 뭔가 발견하기만 기다려야죠.”“발견 못 하면.”“발견할 겁니다. 그리고….”미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유세장의 경찰과 보안요원들은 현장 배치를 마치고 임무에 들어간 상태였다.공원 주차장에는 수십 대의 경찰버스와 경찰차, 소방차들이 대기 중이었다.그 사이 소형 경찰버스 한 대에서검은 전투복과 검은 마스크로 무장한 경찰들이 내렸다.다수는 소총과 수류탄으로 무장한 상태였고,일부는 권총을 찬 채 일렬로 걸어갔다.앞선 사람이 수신호를 하자, 대열이 각자 흩어졌다.권총을 찬 채, 유세장 뒤편으로 가던 한 남자.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무전기에 대고 속삭였다.“후미 2번 배치 완료.”그러자 무전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최종 불발 시 대피하는 표적을 잡도록.”“네.”그 남자는 유세 차량이 늘어선 연단 뒤쪽 주차장 한 곳에부동자세를 취한 채 섰다.잠시 후, 주위를 두리번거리더니 검은 마스크를 내리고얼굴에 흘러내리는 땀을 닦았다.박신이었다.무전기에서 소리가 들렸다.“후미 1번 배치 완료.”그 소리에 박신은 주차장 반대쪽에서 이쪽을 쳐다보는 남자를 확인했다.이수호였다.둘은 서로 수신호를 주고받고, 다시 부동자세를 취했다.박신은 어깨띠에 매달린 수류탄을 손으로 확인했다.박신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팀장님. 진짜입니다. 일단 유세를 막아야 해요.그리고 수사본부 요원들도 전원 출동시켜 주세요.”서현덕은 무전 대신 전화로 김형석 팀장에게 연락했다.보안을 위해서였다.서현덕은 박미나의 전화를 받자마자 즉시 김형석 팀장에게 연락했다.수사본부 상황실에서 서현덕의 전화를 받은 김형석 팀장은 반신반의했다.하지만 그냥 무시할 수도 없었다.“근데, 그 무당, 말을 어떻게 믿지?무당을 믿고 수사본부가 움직인다는 게 말이 돼?”“최정일을 구한 게 누구였나요?그리고 보셨잖아요. 인왕산에서 그녀가 한 행동들.그녀가 틀린 게 있었나요?”김형석 팀장은 뭐라고 대꾸할 수가 없었다.머릿속이 복잡해졌다.일단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다.“알았어. 일단 본부장에게 보고해 볼게.”“안 돼요.”서현덕의 다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안
미나는 불길한 예감이 휩싸였다.양양도 뭔가가 떠올랐는지 신음을 내질렀다.“그래, 요즘 뭐가 있지? 그래, 선거가 있다고 했나?”그 소리에 미나의 표정이 얼어붙었다.“대통령 후보!”미나의 외마디에 한창 휴대전화를 검색하던 최정일이 놀라 돌아보았다.“네?”“대통령 후보에요. 대상자가.”“뭐라고요?”최정일의 눈이 커지더니 휴대전화를 바쁘게 검색했다.“안 그래도 뿌리 같은 걸 검색하니까…여기… 기사에… 대통령 후보들 뿌리 논쟁….민주주의의 뿌리냐 적폐의 뿌리냐….”미나가 급하게 최정일의 말을 끊었다.“오늘 뭐가 있죠? 행사 같은 거?”최정일이 인터넷을 다시 검색하다가 얼굴이 파래졌다.“오늘, 제1야당 심광흠 후보 출범식이 용산 공원에서 열립니다.”미나가 세 신을 쳐다보았다. 양양이 다시 오른쪽을 가리키며 말했다.“이쪽이면 용산 방향이야.”미나가 즉시 차의 시동을 걸었다.서현덕과 최우영, 이민영, 송영석 형사는 이태원 일대를 샅샅이 뒤졌지만,오은정의 흔적을 찾을 수는 없었다.이런 인파 속에서 찾기란 사실 힘들었다.“일단 철수할까요?”최우영이 지친 표정으로 말했다.서현덕도 더 이상 헤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느꼈다.“그래야 할 것 같다.”그때, 휴대전화 문자가 울렸다.형사들뿐만 아니라, 거리의 인파들 사이에서도 알람이 여기저기서 울려왔다.서현덕은 재빨리 문자를 확인했다.‘마지막 예고. 이제부터 폭풍우가 몰아친다.이 사회의 썩은 뿌리부터 차례대로 쓰러지리라.’예고 살인 문자였다.서현덕은 인상을 찡그리면서 문자를 재차 확인했다.형사들뿐만 아니라, 거리의 인파들도 문자를 보고여기저기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일단 차로 가자.”서현덕이 차로 뛰어갔다. 형사들이 재빨리 차에 올랐다.“이게 무슨 뜻이죠? 마지막 예고라니.”“마지막이면 그나마 다행인 거 아닌가요?”서현덕은 후배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수사본부와 무전을 연결했다.“팀장님. 예고 문자 보셨죠?”“응. 보고 있어.”“이게 뭘까요?”김형석 팀장
박 사장이 빠지자, 앞쪽의 대형 스크린이 켜졌다.예상대로 미스터 내일이 나타났다.특유의 가면과 변조된 목소리. 미스터 내일이 조직원들을 돌아보았다.“전사 여러분. 이제 끝이 보입니다.사실, 그동안 우리가 벌여온 일들은 일종의 연습에 불과합니다.조직원을 강하게 단련시키기 위한 훈련과 같은 겁니다.본격적인 미션은 지금부터입니다.”미스터 내일이 일단 말을 멈추고 조직원들을 둘러보았다.실내는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우리가 이 사회를 바꿀 겁니다.우리가 세상을 바꿀 겁니다.적폐를 무너뜨리고 우리 전사들의 세상을 만듭시다.그리고 그 결과는 위대하고 그 열매는 달 겁니다.모든 영광이 여러분과 함께할 겁니다.”미스터 내일의 말이 끝나고 나자,여기저기서 ‘믿습니다.’, ‘미스터 내일 만세.’ 등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박신도 그들을 따라 목청껏 외쳤다.하지만, 왠지 눈물이 나왔다.미스터 내일을 위한 투쟁심이나 용맹함과는 거리가 먼 눈물이었다.인생의 끝이 어디로 갈지 모르는,예상하지도 못한 운명의 파도에 올라탄, 회한의 눈물이었다.박미나와 최정일은 휴대전화 문자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다시 날아온 예고 살인 문자.그리고 그냥 예고 문자가 아니었다.이전과는 다른, 공포가 몰려왔다.‘마지막 예고. 이제부터 폭풍우가 몰아친다.이 사회의 썩은 뿌리부터 차례대로 쓰러지리라.’둘은 문자를 보고 또 보았다.먼저, 마지막 예고라는 글이 신경 쓰였다.“마지막 예고가 뭘까요? 이제 마지막이라는 건가?”최정일이 심각한 표정으로 박미나를 쳐다보았다.문자를 들여다보던 박미나가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었다.“아니요. 아닐 겁니다.이제 예고를 하지 않겠다는 뜻이겠죠.”“네?”미나는 세 신이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뭔가 맞아들어가는 느낌이었다.이제 본격적인 폭풍이 몰려올 것 같은 느낌.미나가 최정일을 돌아보았다.“폭풍우가 몰아친다, 진짜 폭풍우 같은 거대한 사건들이 들이닥칠 거예요.”최정일은 그저 미나를 쳐다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