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uk엘레노어는 허리에 감긴 무게를 느끼며 눈을 떴다. 어느새 해는 하늘 높이 떠있었고 온 몸을 짓누르는 무거운 감각은 어제의 기억을 떠오르게했다. 그의 흔적이 남은 목덜미는 이불이 스칠 때마다 흠칫할 정도였다. 옆자리에는 테오도르가 그녀를 안고 아직 잠들어 있었다.
- 이렇게 늦잠을 자도 되는건가?
엘레노어는 테오도르를 깨워야 하나 잠시 고민하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일어났어요?"
그 떄, 자는 줄 알았던 테오도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눈을 찡긋 뜨더니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꺠어있었네요. 이렇게 늦게까지 있어도 되나요?"
엘레노어가 짐짓 엄격하게 말하자 그는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며 말했다.
"글쎼...내가 아무리 게을러도 아드리안보단 나을거요."
아드리안이라는 이름에 엘레노어는 헛웃음을 지었다. 한때는 그 이름만 들어도 표정관리가 되지
별궁 동편 유폐실의 창은 쇠빗장이 가로지른 채였다.바깥에는 북부군 근위 둘이 교대로 섰고, 식사는 하루 세 번, 문 틈으로만 들어왔다. 편지도, 면회도, 어떤 대화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아드리안은 유폐 이틀째부터 식판 소리로 시간의 흐름을 유추했다. 그리고 발자국 소리로 경비의 교대 시간 또한 파악할 수 있었다.로제린은 이미 버린 패였다. 임신 소식이 거짓이라는 것, 그걸 이유로 이 판을 짰는데 모두 망쳤다. 전부 다 그녀의 탓으로 돌리는 중이었다. 자신이 이 끔찍한 유폐실을 벗어난다 하더라도 몸뚱이 빼고 전혀 쓸모없는 저런 짐짝을 끌고 동부로 갈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필요한 건 군과 명분, 그리고 자기 몸 하나뿐이었다.그는 나름 머리를 짜냈다. 자신에게 음식을 갖다주는 자들 중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을 찾기로 말아다. 그게 바로 마르셀이다. 동부 영주 가문에서 궁으로 올려 보낸 하인으로, 아드리안의 유년기부터 곁을 지킨 얼굴이었다. 테오도르가 섭정이 된 후에도 그는 유폐실 배식 당번으로 남았다.아드리안은 사흘을 기다려, 감찰관이 복도 끝으로 물러나는 틈에 수프 그릇을 밀쳐 내며 속삭였다."마르셀. 네 동생은 아직 하벨트 영지에서 마구간을 쓰지."마르셀의 손가락이 쟁반 가장자리에서 하얗게 질렸다."전하, 감찰이""감찰은 내가 푼다. 네가 할 일은 쪽지 하나야. 거절하면 네 이름부터 감찰에게 고할것이다. 네가 유폐실에 나와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말이지."아드리안은 익숙하게 협박을 흘렸다. 아드리안은 품에서 은화 세 닢을 꺼내 식판 밑에 밀어 넣었다."이건 착수금이다. 성공하면 동부에서 네 가족의 인생이 바뀔만한 금액을 쥐어주지."은화를 받아든 마르셀은 결국 고개를 숙였다. 아드리안은 그제야 식판을 도로 끌어당겨, 아무 일도 없던 척 식사를 시작했다.그날 밤, 그는 방안을 뒤져 남은 종이 짜투리에 짧은 메시지를 적었다. 필기구가 지급되지 않은 탓에 잉크는 등잔 심지 그을음과 식초, 침을 섞은 것이었다.황태자로서의 모든 걸 압수당한
"당신은 밤에는 누구보다 거칠지만 여기...내면은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인 거 알아요?"엘레노어가 테오도르의 귓가에 속삭였다. 손가락으로 가슴을 콕콕 찌르는 그녀의 장난스러운 손길에 그는 저절로 미소를 지었다."레온과 인사부터 하세요. 오랜만에 보지 않아요?"그녀는 테오도르의 등을 떠밀었다. 테오도르는 어색하게 레온과 아이들이 놀고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아이들이 먼저 테오도르를 알아보고 뛰어왔다. 레온은 자신의 아버지임에도 어색하게 바라만 보고 있었다. 테오도르는 그에게 다가가 어색하게 머리를 쓰다듬고 말했다."아픈 곳은 없느냐?"무뚝뚝하고 서툴기 짝이없는 질뭉이었다. 레온은 잠시 그를 바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테오도르는 잠시 말을 입 안에서 고르고 말했다."너는 누가 뭐래도 내 아들이다.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단다. 그리고 네가 들은 모든 것들은 네 잘못이 아니고 어른들의 못난 부분 떄문이지. 그러니 그 일로 네가 마음 쓸 이유는 없다."레온은 가만히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아까 간신히 멈췄던 눈물이 다시 고이는 듯 했다. 테오도르의 뒤에서 부자의 대화를 바라보던 엘레노어는 다가와서 레온을 다시 품에 안아주었다. 따스한 체온이 느껴지자 삼키려던 눈물이 다시 터져나왔다. 8살 정도의 아이가 그런 일이 있을 때 우는 건 당연했지만 상황은 아이를 제대로 울지 못하게 만들었나보다. 한참을 흐느낀 레온의 울음이 잦아들자 막내인 엘레나가 다가와 그의 손을 잡아 끌었다."오빠빠...가서 놀아."레온은 그 작은 손에 잡힌 채 작게 웃으며 눈물을 훔치더니 다시 아이들과 정원 한 쪽으로 사라졌다. 테오도르와 엘레노어는 그제야 티테이블에 앉을 수 있었다. 레온을 달래느라 차가 조금 식어있었다."차를 새로 올리라 할까요? 조금 식었는데.""괜찮습니다. 바로 마실 수 있어서 좋군요."
엘레노어는 허리에 감긴 무게를 느끼며 눈을 떴다. 어느새 해는 하늘 높이 떠있었고 온 몸을 짓누르는 무거운 감각은 어제의 기억을 떠오르게했다. 그의 흔적이 남은 목덜미는 이불이 스칠 때마다 흠칫할 정도였다. 옆자리에는 테오도르가 그녀를 안고 아직 잠들어 있었다.- 이렇게 늦잠을 자도 되는건가?엘레노어는 테오도르를 깨워야 하나 잠시 고민하며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일어났어요?"그 떄, 자는 줄 알았던 테오도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눈을 찡긋 뜨더니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었다."꺠어있었네요. 이렇게 늦게까지 있어도 되나요?"엘레노어가 짐짓 엄격하게 말하자 그는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으며 말했다."글쎼...내가 아무리 게을러도 아드리안보단 나을거요."아드리안이라는 이름에 엘레노어는 헛웃음을 지었다. 한때는 그 이름만 들어도 표정관리가 되지 않았지만 며칠 전, 그가 로제린과 아드리안을 유폐한 뒤로 그의 이름을 듣는 것이 불편하지 않았다. 마음에 걸리던 것이 해결되어서 그런 것 같았다.편안한 그녀의 표정을 보자 테오도르도 짐짓만족스러운 듯 말을 이었다."무리하지 마시오. 오늘은...그냥 이렇게 쉬어도 좋소."로맨틱하거나 감미로운 말을 쏟아내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는 언제나 짧은 말에 마음을 담아서 이야기 해주었다. 지금도 그 한마디에 엘레노어가 염려하던 것들이 뒷전으로 밀리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누워만 있을수는 없었다. 철들 무렵 황태자비가 되어 평생 규칙적인 생활을 해온 엘레노어는 그의 입가에 짧게 입을 맞추고 몸을 일으켰다. 허리부터 하체까지 묵직한 기분이 들었지만 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었다. 테오도르는 살짝 구겨지는 그녀의 이마를 보고 혹시나 불편한 건 아닌지 전전긍긍했다."불편한 것 같은데...좀 더 누워있지 그러십니까?""아닙
테오도르의 시선은 엘레노어를 잡아먹을 듯 훑었다. 거친 숨이 서로에게 닿으며 마치 열흘을 굶은 새끼 사자가 어미의 젖을 찾듯 움직였다. 손가락과 입술은 서로의 몸을 하나라도 더 만지겠다는 듯 움직이며 흔적을 남겼고 그 행동에 수치심이나 계산은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엘레노어가 그의 허리에 다리를 감고 말했다."빨리...들어와요."테오도르는 뜻대로 바로 움직이지 않았다. 손가락으로 그녀의 뺨을 쓸며, 눈가를 혀로 핥으며 속삭였다."지금?"목구멍 안쪽을 긁는 맹수의 목소리였다. 엘레노어는 대답 대신 허리를 감은 다리에 좀 더 힘을 주어 당겼다."빨리...!""제대로 말해야 해줄 건데?"테오도르는 다시 그녀을 애태우며 말했다. 그의 입술은 단단하게 솟아오른 그녀의 유두를 희롱했고 엘레노어는 허리를 비틀며 그의 것에 자신의 것을 비벼댔다."...뭘? 빨리...넣으라니까."그녀가 체면을 내려놓고 말했지만 그는 아직 멀었다는 듯 그녀의 가슴을 움켜쥐며 혀를 더욱 빠르게 놀렸다. 엘레노어의 목이 젖혀지며 바튼 신음이 들리왔고 아랫배가 축축히 젖어들었지만 그녀의 뜻대로 해주지 않았다."가슴만으로 가고 넣으면 더 조이더라고.""그런 말...좀..."엘레노어의 얼굴이 더욱 빨갛게 물들었다. 그의 말대로 가슴만으로도 가버릴 것 같았다. 엘레노어의 손이 그의 어꺠를 파고들 듯 움켜쥐었다. 허리가 파들거리며 경련했고 입에서는 더 이상 신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가슴 만으로 이렇게 느낄 수 있단 걸 그 때 알았다."하...아아...테오도르..."그녀의 반응을 느낀 테오도르가 그제서야 자신의 것을 그녀의 입구에 문질렀다. 그리고 천천히 무게를 싯자 축축히 젖은 채 다물려 있던 입구가 벌어지며 그를 맞이했다. 두 몸이 완전히 겹쳐지자 엘레노어는 지금과는 다른 반응을 보여주었다. 가만히 있어도 내벽이 떨려서 그를 저절로 움켜쥐듯 졸라댔다. 테오도르는 그 느낌이 만족스러운지 씨익 웃어보였다. 엘레노어의 피부에 소름이 끼치는 것이 느껴졌다. 추워서가 아니었다. 그는 그
복도에 칼날이 부딪치는 소리가 사라지고 로제린의 비명도 잦아들었다. 아드리안은 숨을 헐떡이며 테오도르를 바라보며 서있었다. 도망치거나 호통을 치고 싶었으나 위압감 때문인지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테오도르는 그의 앞에 서서 아무 말 없이 아드리안을 내려다 보았다."난...난 이 일에 대해 몰라."아드리안은 애써 현실을 부정했다.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고 눈동자는 불안하게 흔들렸다. 테오도르는 검을 그의 목 아래에 겨누고 그를 바라보았다. 아드리안은 덜덜 떨면서 계속 말을 이었다."로제린이...우리가 함께 지내기 위해서는 그 방법 밖에 없다고 했어. 근데...어떤 방법으로 그랬는지는 정말 몰라!"절박한 목소리로 아드리안이 외쳤다. 뒤쪽에서 북부군에 포박된 로제린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뭐라고? 지금 내 탓으로 돌리는거야? 멍청하게 나 하나 제대로 지켜주지 못한게? 이게 다 너 때문이잖아!"로제린이 악에 받친 목소리로 외치자 아드리안이 그녀를 돌아보았다. 이미 그녀를 바라보는 시선에 애정따윈 없었다."닥쳐! 다 너 때문이야. 네가 유혹하지만 않았어도.""뭐라고? 내가 널 유혹해? 야!"아드리안의 말에 화가 난 로제린이 몸을 버둥대며 덤벼들 듯 몸을 움직였다. 그러나 북부군에 의해 저지되었다. 테오도르는 두 사람의 다툼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기분이었다. 더 이상 들을 필요도 없었다. 두 사람의 혐의가 확인 된 이상 제대로 된 조사가 필요했다.그는 손짓을 하며 말했다."아드리안 황태자를...방에 유폐시키고 로제린은...감옥에 투옥시켜. 내가 친히 심문한다.""뭐...뭐라고? 심문? 미쳤어?! 내가 누군지 알아!? 날 심문한다고? 이 미친새끼야! 아드리안! 도와줘...제발...아악!"로제린이 욕을 퍼부으며 테오도르를 향애 악담을 퍼부었지만 북부군은 꿈쩍도 하지 않고 그녀를 끌고 사라졌다. 아드리안은 멍한 표정으로 별궁에 끌려가 유폐되었다. 어느정도 일이 일단락 된 듯 싶었다. 남은 건 조사다.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황제의 업무를 대리할 사람이 필요했
로제린은 끌려가는 내내 패악질을 멈추지 않았다."안돼! 놔! 아드리안! 어디있어!"북부군 병사 둘이 그녀의 양팔을 붙잡아 끌어내리는 내내 로제린은 발버둥치며 바닥에 굴렀다. 그녀는 병사의 손을 물어 뜯거나 할퀴는 걸 맘추지 않았고 발로 차기도 했지만 그들의 힘을 이겨낼 수는 없었다. 그녀의 악에 받친 목소리가 복도에 울려 퍼졌지만 그들의 걸음은 멈추지 않았고 누구도 그녀를 돌아보지 않았다."아드리안! 아드리안! 아악!"그 때, 목이 터져라 부르던 아드리안이 복도 끝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숨을 헐떡이고 있었는데 로제린의 비명을 듣고 급히 달려온 것 같았다."무슨 짓이지? 당장 내려놓지 못해?"아드리안이 외쳤다. 그리고 그의 시선은 복도 끝에 서있는 테오도르에게 향했다. 테오도르는 그에게 천천히 다가오며 말했다."폐하, 로제린은 임신하지 않았습니다. 다른 의사가 확인 했습니다. 로제린과 짜고 거짓을 고한 의사도 처벌해야 합니다."아드리안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녀의 임신했다는 말에 속아 그동안 너무나 많은 일을 해온 것이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러나 그를 괴롭게 하는 사실은 그걸로 끝나지 않았다. 테오도르는 기다렸다는 듯이 더욱 많은 이야기를 시작했다."그리고...로제린이 폐하의 식사에 독을 넣도록 사주한 걸 알고 계셨습니까?"북부군에게 붙잡힌 채 바닥에 구르던 로제린이 눈을 치켜뜨고 외쳤다."아니에요! 아니야! 저는 아무것도 모른다고요!"아드리안의 얼굴이 더욱 심각하게 굳어졌다. 분명 그 부분은 로제린이 알아서 한다고 했고 자신도 선황제가 죽었을 때 그녀를 잠시 의심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다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죽였는지는 아는 바가 없었다. 자칫했다가는 로제린과 함께 선황제 시해로 엮이게 된 상황이었다. 그는 어떻게든 이 사실을 부인해야 했다.아드리안은 떨리는 주먹을 다잡으며 테오도르를 노려보았다."숙부...지금...나와 로제린을 모독하는 것이 선을 넘은 걸 알고 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