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5화

Author: 임서아
주현우를 주씨 가문에서 쫓아내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허아연에게 그의 재산 절반을 나눠주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다.

이유 없이 재산을 절반 넘긴다는 건 절대 동의할 수 없었다.

허아연과의 관계에서 허아연은 그 정도 가치가 없었다.

전서진은 주현우처럼 돌아서지 않고 여전히 난간에 기대어 두 손은 걸친 채 고개만 돌렸다.

"그러니까 아연이에게 재산을 나눠주기 싫어서 이렇게 질질 끄는 거면 아연이에게 너무 불공평한 거 아냐?"

주현우가 피식 웃었다.

"불공평하고 말고 할 게 어디 있어. 허아연이 선택한 길이야, 난 할아버지가 허아연한테 했던 약속 지키지 않는 것뿐이고. 서진아, 내 재산의 반을 줄 만큼 허아연이 가치가 있는 것 같아?"

결혼하고 싶으면 결혼하고, 이혼하고 싶으면 이혼하고. 허아연은 모든 걸 너무 쉽게 생각했다.

전서진이 주현우를 보며 말했다.

"아연이는 그렇게 큰 욕심이 없어. 정말 좋아하지 않으면 서로 힘들게 하지 말고 그냥 좋게 끝내. 이혼에
Continue to read this book for free
Scan code to download App
Locked Chapter

Latest chapter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04화

    몇 걸음 걷기도 전에 회사 다른 직원들과 동승 그룹 사람들이 다가왔다."주 대표님.""주 대표님."사람들의 인사에 주현우는 아무 일도 없는 듯 당당하게 인사를 받았다.잠시 후 일행이 위층에 도착하자 마침 도착한 권승준도 마주 걸어오고 있었다.권승준을 본 주현우는 무의식적으로 걸음을 늦추며 차갑고 무심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두 사람이 가까워지던 그때, 안서준과 허아연이 룸에서 나와 사람들을 맞이했다. "주 대표님.""비서실장님."권승준과 정중하게 인사를 나눈 안서준은 주현우가 권승준을 초대한 걸 꺼려하든 말든 개의치 않았다.게다가 오늘 두 회사가 정부에서 계약을 체결한 만큼 권승준을 식사 자리에 초대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고의적인 의도도 다분하긴 했다. 허아연이 연애를 한다면 권승준을 선택하겠다고 안서준에게 밝힌 뒤였다.안서준 옆에 서 있던 허아연은 권승준을 보더니 환하게 웃으며 인사했다."비서실장님."환하게 웃는 허아연을 돌아본 주현우는 마음이 쓰라렸다. 주현우와 함께 할 때면 환하게 즐거운 표정을 지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눈을 떼지 못하는 주현우와 달리 허아연은 눈길조차 주지 않고 권승준에게 인사하며 함께 룸으로 들어갔다.안서준과 인사를 나눈 주현우도 무심하게 룸으로 들어갔다.자리에 앉을 때 권승준이 허아연을 위해 옆자리를 비워두고 의자를 빼며 말하는 모습에 주현우는 더 부아가 치밀었다."안 선생님, 여기 앉으세요."권승준의 배려에 허아연이 웃으며 다가가 앉았다."네, 감사해요. 비서실장님."말하며 권승준이 빼준 의자에 앉았다.잠시 후 직원들이 음식을 내오기 시작하자 권승준은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면서도 틈틈이 허아연을 챙기며 음식을 집어주기도 했다.허아연도 거절하지 않고 웃으며 고맙다고 말했다.안서준은 정중하게 사람들을 상대하면서도 주현우나 허아연과 권승준 쪽을 구경하듯 바라보았다. 주현우가 사무동 매입에서 도움을 주긴 했지만 그렇다고 허아연과 권승준의 만남을 지지하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이 정도는 2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03화

    잠시 눈이 마주쳤지만 허아연은 대수롭지 않아하며 시선을 거두었다.지금의 허아연은 더 이상 주현우 앞에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잠시 후, 다들 계약서를 다 확인하고는 서로 옆자리 동료들과 눈빛을 확인하고는 상대 회사 직원들과 눈을 맞추며 말했다."계약서는 문제없습니다."사람들이 대화하는 사이, 주현우와 안서준도 계약서 검토를 마치고 옆에 놓인 펜을 들어 각자 서명했다.이어서 계약서를 맞바꿔 상대방 계약서에도 서명했다.서명을 마친 안서준이 당당하게 일어나 주현우한테 걸어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주 대표님, 좋은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 태광 건물 인수도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주현우가 끼어들지 않았다면 태광 그룹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 했을 것이다.안서준의 손을 마주 잡은 주현우가 웃으며 말했다."안 대표님도 별말씀을요. 좋은 협력이 되길 바랍니다."주현우의 말이 끝나자 안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주 대표님, 염색하시니까 훨씬 활기 있어 보이시네요."주현우가 대꾸하기도 전에 안서준이 이어 말했다."호텔에 경주 그룹 직원분들 위해 점심 식사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저희 동승 그룹을 환대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 인사라고 생각해 주세요." 안서준이 식사 자리를 마련했다는 말에 주현우가 답했다."좋습니다, 이따 가겠습니다."이어서 양측은 회의실에서 잠시 더 얘기를 나누다가 차를 타고 호텔로 향했다.안서준과 얘기하고 계약서에 서명하는 내내 주현우는 계속 허아연이 신경 쓰이고 눈길이 갔다. 다만 허아연의 담담한 거리감이 자꾸 마음에 걸렸다.잠시 후 안씨 남매가 인사를 하고 자리를 뜨자 주현우도 정부 청사를 나섰다.주차장에 세워둔 마이바흐 앞에서 기사가 막 차 문을 열어주는데 오원빈이 헐레벌떡 뛰어왔다.주현우가 차창을 내리고 바라보자 숨을 헐떡이던 오원빈이 검사 보고서 두 장을 다급하게 건네며 말했다."대표님, 검사 결과 나왔습니다. 모근 검사 결과로는 머리카락이 두 사람 것이었습니다."주현우는 오원빈이 건넨 보고서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02화

    바로 휴대폰을 꺼낸 안서준은 주현우에게 전화를 걸어 태광 건물 양도에 관해 만나서 얘기하자고 약속을 잡았다.주현우는 그 건물을 가지고 있어봤자 쓸모가 없었고 어차피 합리적인 가격에 인수할 생각이었기에 굳이 실랑이를 벌이지 않았다.사업하는 사람에게 제일 중요한 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돈을 버는 것이었다. 주현우와의 통화 중에 두 사람은 건물 매입 문제에 대해 거의 확정 지었다. 안서준이 부른 가격은 태광과 협의했던 희망 가격 그대로였고 일부러 경주 그룹의 가격을 깎아내리지 않았다. 사실 주현우가 부지를 매입한 가격이 곧 안서준이 부른 가격이었다. 태광이 높은 가격을 부른 건 안서준이 강성시에서 온 데다 사무실 건물이 필요했고 태광은 자금이 시급했기 때문이었다. ……두 사람이 건물 양도 얘기를 마치고 전화를 끊자 주현우의 사무실 문을 노크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원빈이 들어와 문을 닫고 앞으로 다가와 말했다."대표님, 찾으셨어요."주현우는 서랍을 열어 어젯밤 챙겨둔 머리카락을 건네며 말했다."이거랑 허아연 DNA 데이터와 대조 검사해봐. 같은 사람인지 확인해."비록 이미 사망 신고로 호적이 말소됐지만 경찰 시스템 데이터베이스에는 여전히 허아연의 DNA 자료가 남아 있었다.주현우도 따로 갖고 있었다.그러니 대조 검사만 하면 안시연이 정말 허아연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오원빈이 주현우가 건넨 머리카락을 받아 들고는 말했다."알겠습니다, 대표님. 바로 병원에 다녀오겠습니다."말을 마친 오원빈은 허아연의 머리카락 샘플을 들고 병원으로 향했다.사무실 문이 닫히고 나서야 주현우는 시선을 거두었다.이제는 허아연이 인정하든 말든 상관없이 그냥 진실을 알고 싶었다.한참 생각에 잠겨 있던 주현우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다시 일에 집중했다. 안서준은 주현우와 양도 가격을 합의할 때 계약 일정을 금요일로 정했다. 태광 그룹과 한동안 실랑이를 벌일 줄 알았는데 주현우가 나타나면서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금요일 오전, 안서준은 정부 청사로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01화

    허아연의 말이 끝나자 한참 동안 말없이 쳐다보던 안서준은 그제야 손을 뻗어 계약서를 받아 들었다.계약서를 펼쳐 앞부분을 볼 때까지는 안서준도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하지만 주현우가 제시한 가격을 본 순간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역시 다른 꿍꿍이가 있었던 거였다.허아연이 건넨 계약서를 다 읽은 안서준이 웃으며 말했다."인심 한번 후하네. 아직 미련을 완전히 못 버린 모양이야."안서준의 말에 허아연이 말했다."그럼 이 계약서는 서준 씨한테 넘길 테니 직접 얘기해봐요. 볼일이 있어서 스타라이트 테크에 좀 다녀와야겠어요."안서준이 말을 마치고 나가려는 허아연을 불러 세웠다."허아연."안서준의 부름에 허아연이 바로 돌아서며 바라보았다."더 할 얘기 있어요?"시선을 떨구고 허아연을 바라보던 안서준은 손에 든 계약서를 힐끗 쳐다보고는 물었다."주현우가 이렇게 통 크게 나오는데 마음 흔들리지 않았어?"허아연이 안서준을 향해 웃으며 말했다. "주현우 오래 알고 지냈잖아요. 원래 돈에 관해서는 늘 시원시원했어요. 나한테만 그러는 게 아니라 원래 그런 성격이에요."예전에도 오씨 가문과 오성 그룹에 놀라울 정도로 쏟아부었다. 스캔들 상대 여자들한테도 씀씀이가 후했다.허아연의 말에 안서준의 눈빛이 저도 모르게 약간 누그러졌다.그 눈빛을 본 허아연은 혹시라도 안서준이 오해하거나 잘못된 힌트를 줬을까 걱정되어 바로 덧붙였다. "걱정 말아요, 주현우와는 아무 일도 없을 거예요. 만약 연애를 한다면 권승준을 선택할 거예요."사실 여러 사람을 만나도 권승준과 있을 때가 제일 부담이 없었다.물론 안서준과 안씨 가문에도 진심으로 고마웠다. 다만 고맙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감정을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았다. 주현우와의 실패한 결혼 생활이 가장 좋은 본보기였다.일부러 들으라고 하는 듯한 허아연의 말에 안서준은 웃음이 터졌다."이젠 머리도 잘 돌아가네, 나 들으라고 그런 말도 할 줄 알고." 안서준의 장난스런 말에 허아연이 진지하게 말했다."오빠, 정말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400화

    오예은이 세상을 떠난 뒤 주현우는 3년이나 그리워하며 오랜 시간 동안 오씨 가문을 챙겨주었다. 허아연이 떠난 뒤에는 2년 만에 머리가 새하얗게 셌고 다시는 결혼하지 않는다고 했다. 설령 본인의 대체품이라 해도 허아연은 원하지 않았다. 허아연의 침묵과 거듭된 거절에 주현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정말 아연이가 아닌 걸까?뚫어져라 쳐다보며 자신의 얼굴에서 일말의 단서라도 찾으려는 듯한 주현우를 본 허아연이 깍듯하게 인사했다. "주 대표님,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조심히 가세요."주현우의 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시선을 거둔 허아연은 바로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 밖에 서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멀어지는 허아연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주현우의 눈빛이 한없이 어두워졌다. 예전엔 허아연이 늘 이렇게 자신을 바라봤다는 걸 주현우는 모르고 있었다.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더니 세상일은 돌고 도는 법이었다.허아연의 모습이 사라지고 나서도 문 앞에 한참을 서 있는 주현우에게 사람들이 이상한 눈빛을 보내자 그제야 걸음을 옮겨 차로 돌아갔다. 하지만 차에 타고도 바로 시동을 걸지 않고 몸을 기울여 조수석 시트에 떨어진 긴 머리카락 몇 가닥을 주워 들었다.십중팔구 허아연의 머리카락일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조수석에는 최근 돌아온 허아연 외에 아무도 앉은 적이 없었다. 여자는 더더욱 없었다. 주현우는 조심스레 머리카락들을 챙겼다.……호텔.방으로 돌아온 허아연은 계약서를 한쪽에 내려놓았다.시간이 너무 늦었기에 안서준을 찾아가지 않고 옷을 챙겨 욕실로 향했다.다만 오늘 주현우 때문에 마음이 조금 흔들린 건 사실이었다. 예전 일들도 평소보다 더 많이 떠올랐다.사실 허아연은 주현우가 이런 모습이길 바라지 않았다.자취를 감추었던 그때는 단순하게 주현우 곁을 떠나서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었을 뿐이었다. 주현우에게도 떳떳하게 오지은과 함께할 자유를 주고 싶었을 뿐이다.그런데 2년 만에 돌아왔는데도 여전히 오지은과 결실을 맺지 못했다는 게 너무 뜻밖이었다. 주현우가

  • 버린 건 나였지만, 무너진 건 너였다   제399화

    허아연의 솔직한 말에 주현우는 가슴이 쓰렸다.돌직구를 던지면 허아연이 거절할 거라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까지 대놓고 거절할 줄은 몰랐다.여유롭게 걸어가던 주현우가 허아연을 돌아보며 웃었다."안 선생님은 교진시에 온 지 얼마 안 됐으니까 누구든 좀 더 알아봐도 되잖아요. 게다가 아직 미혼이시고 권 비서실장님과 정식으로 사귀는 것도 아니잖아요.""제가 안 선생님한테 마음을 표현하는 건 정당한 거예요. 게다가 옛말에 예쁜 딸 하나 두면 구혼자가 셀 수도 없이 많다고 했잖아요." 주현우의 논리에도 허아연은 무심하게 말했다."주 대표님은 참 융통성이 있으시네요.""안 선생님이니까요."며칠 동안 고민한 끝에 주현우가 내린 결론은 허아연이 정체를 인정하느냐 마느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다시 한번 허아연을 잡아서 제대로 된 연애를 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허아연에게 잘해주고 싶었다.자신 때문이라는 주현우의 말에도 허아연은 동요하지 않았다. "시간이 늦었네요, 호텔로 돌아가야겠어요.""네, 데려다드릴게요."두 사람은 주차장으로 향했다.호텔로 돌아가는 길, 허아연은 고개를 돌려 창밖의 야경만 바라보며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숨소리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침묵하는 허아연을 보며 주현우도 무슨 말을 할지 몰랐다. 반쯤 이동했을 무렵, 주현우가 핸들을 쥔 채 허아연을 슬쩍 곁눈질하더니 웃으며 물었다."안 선생님, 저한테 불만 있으세요?"허아연이 고개를 돌리며 깍듯하게 답했다."아니요, 괜한 생각하시는 거예요."말을 마치자 다시 정적이 흘렀다.허아연은 다시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30분 뒤, 허아연이 호텔 앞에 멈춰선 차에서 내리자 주현우도 따라 내렸다.한 손은 바지 주머니에 찔러 넣고 다른 손은 밖에 내놓고 있었다. 앞에 다가선 주현우는 내놓고 있던 오른손으로 허아연의 머리카락이며 얼굴을 쓰다듬으려 했다.하지만 거리감이 느껴지는 허아연의 눈빛에 다시 천천히 손을 내렸다. 그 모습을 본 허아연은 고개를 들어

More Chapters
Explore and read good novels for free
Free access to a vast number of good novels on GoodNovel app. Download the books you like and read anywhere & anytime.
Read books for free on the app
SCAN CODE TO READ ON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